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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교토 천자 저택.

호화로운 거실 테이블에 진수성찬과 비싼 술들이 놓여있다.

천자는 소파에 앉아 술잔을 들며 활짝 웃었다.

“내가 한잔 따를게요.”

천자 맞은편엔 흰색 양복을 입은 강무현이 앉아 있다.

잘생긴 얼굴에 기품이 남달랐다.

강무현은 술잔을 들고 가볍게 한 모금 마셨다.

“천자 형, 할 얘기라도 있으면 바로 말씀하세요.”

강무현이 덤덤하게 말했다.

그제야 천자가 술잔을 내려놓고 진수성찬들을 가리키며 웃었다.

“먼저 드시고 천천히 얘기하죠”

하지만 강무현은 수저를 들지 않았다.

강씨 집안 사람이니 당연히 교토 상황을 알고 있었다. 당국의 거물들은 각자 대표하는 배후가 있었지만 4대고족은 그렇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4대고족에서 누군가 끼어들었을 수도 있다.

“오늘 진수성찬은 차마 못 먹겠는데요? 할 말이 있으면 얼른 하세요.”

천자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테이블 위에서 담배를 들고 불을 붙이더니 한 모금 마셨다.

금세 방안에 뽀얀 담배 연기로 가득 찼다.

“사실대로 말할게요. 왕이 내게 손을 대기 시작했어요. 주 선생과 연락도 닿지 않고 무슨 태도인지 모르겠어요. 강씨 집안이 주 선생과 사이가 비교적 가까우니 여쭤보고 싶어요. 나를 죽이려는 게 주 선생의 뜻인지 아니면 왕의 뜻인지요.”

천자가 강무현을 초청한 것은 오로지 내막을 알기 위해서다.

주 선생이야말로 진정한 거물이다. 30년 전 왕이 즉위한 것도 주 선생이 뒤에서 밀어준 덕분이다. 그러니 왕의 배후에 틀림없이 주 선생이 있다.

비록 주 선생과 몇 번 만나보았지만 그닥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동안 자신이 꾸민 일들은 너무나 철저하게 통제해서 왕과 주 선생은 모른다고 여겼다.

강무현이 천자를 한 번 더 쳐다보더니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쳤다.

“천자 형, 그건 제가 도울 수 없어요. 주 선생이 어떤 분인지 알고 있잖아요. 저는 가문에서도 위치가 낮아 주 선생의 소식을 알아 낼 능력이 없어요.”

그 말에 천자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다.

그동안 잘 감추어 왔다고 여겼다. 무엇을 하든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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