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무리를 한 건지 강서준은 확실히 피곤했다.그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잠시만 쉴게요."송나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서준 씨, 저랑 같이 올라가요.""네."그는 송나나의 안내를 받으며 2층 방으로 향했다.방에서 나온 그녀는 방문을 살며시 닫더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소파에 앉은 그녀는 서청희를 한번 바라보더니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청희 씨, 서준 씨와 어디까지 나갔어요?"서청희는 실눈을 뜨더니 말했다. "헛소리하지 마요.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칫, 누굴 바보로 아세요? 서준 씨를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다정한데요." 송나나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서청희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김초현이 존재하는 한 자신과 강서준은 함께 할 수 없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 송나나는 서청희의 아리송한 표정을 보고 물었다. "설마 서준 씨가 또 초현 씨랑 만나고 있어요?""네."서청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송나나는 입을 삐죽거렸다. "초현 씨가 비록 예쁘긴 하지만 그래도 보고 있으면 짜증이 나요. 서준 씨가 얼마나 잘해주는데 그런 서준 씨를 속상하게 하잖아요. 제가 서준 씨였으면 절대 초현 씨를 선택하지 않았을 거예요. 청희 씨를 선택했을 거예요."서청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만해요. 보니까 사람들 꽤 많이 데려온 것 같던데, 셰프도 같이 왔겠죠?""네, 있어요."송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서청희가 말했다. "식사 준비 시작하라고 해줘요. 지금은 피곤해서 배가 안 고프겠지만 조금 뒤면 무조건 배가 고플 거예요. 엄청 배가 고플 수도 있고요.""그럴게요."송나나는 바로 셰프들에게 요리를 시작하라고 지시를 내렸다.송나나는 소파에 앉아 서청희와 담소를 나눴다.JN 가문의 집사 이준성이 다가와 말했다. "아가씨, 입구에 오랫동안 서있는 사람이 있어요. 물어도 대답이 없고요.""응?"송나나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누군데?"이준성이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요.""직접 가봐야겠네."송나나
서청희가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비도 오는데 우선 안으로 들어가죠."윤정아는 고개를 저었다.송나나가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 "우선 들어가요. 서준 씨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지금 쉬고 있어요. 깨어나면 만날 수 있을 거예요."윤정아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별장에 들어서자 가정부가 따뜻한 물을 건네주었다.윤정아는 그것을 받아 가볍게 한 입 마셨다.송나나는 서청희를 한 번 바라보더니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청희 씨, 어떡해요?"서청희도 두 손을 벌리며 말했다. "저도 몰라요. 서준 씨가 깨어나면 직접 대면하게 해야죠."서청희는 강서준이 윤정아에게 결혼 약조를 한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 이런 일에 엮이고 싶지 않았다.서청희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강서준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았다. 김초현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윤정아까지 불쑥 나타나는 상황은 그녀를 골치 아프게 했다.곧 식사 준비가 되었다.송나나는 소파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서청희와 윤정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저, 제가 서준 씨를 깨울까요?""네." 서청희가 손짓했다.윤정아도 바짝 긴장한 상태였다.그녀는 전에 강서준과 대면하는 장면에 대해 상상한 적 있었다.머릿속에서 수많은 장면을 상상했지만 막상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만나게 될 줄 그녀도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두 손으로 힘껏 옷자락을 비볐다.송나나는 윤정아를 한 번 보더니 일어나서 2층으로 갔다."서준 씨, 식사해요."강서준은 부스스하게 잠에서 깨었다. 한 시간가량 숙면을 취한 덕에 강서준은 정신이 훨씬 맑아졌다. "네."그는 일어나서 눈을 비비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옷을 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아래층으로 내려간 그는 멍하게 굳어버렸다.그는 얼떨결에 소파에 앉아 어찌할 바를 모르는 표정의 윤정아를 바라보았다. 몇 분간의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어, 어떻게 여기에 있어요?"윤정아가 고개를 들었다.강서준을 보는 순간 그녀의 심장도 함께 떨렸다.강서준의
거실에는 강서준과 윤정아 둘만 남아 있었다.한창 순수한 어린 소녀 앞에서 강서준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두 사람이 관계를 가졌던 건 누군가의 모함이었다.남녀의 관계로 따지면, 강서준은 당연히 윤정아를 책임져야 했다. 하지만 강서준은 자신에게 닥친 많은 일들을 해결하는게 더 중요했다. 그래서 윤정아를 책임질 수 없었다. 게다가 지금에서야 윤정아를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건 오히려 그녀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게 분명했다.“정아 씨, 사실 그게…”강서준은 옷자락을 힘껏 잡아당기고 있는 윤정아를 난감하게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정아 씨도 알다시피 제 상황이 좀 그래요. 제가 지금 처리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요. 게다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목숨이고요. 그래서 정아 씨를 책임질 수 없어요. 초현 씨도..."윤정아는 고개를 들어 강서준을 바라보며 그의 말을 끊었다.“서준 씨, 저도 알아요. 다 알고 있다고요. 저도 서준 씨를 찾아오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 마음이 통제가 안된다고요. 저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그저 서준 씨 곁에 머물면서 서준 씨를 보살 펴 드리고 싶은 것뿐이에요. 멀리서 서준 씨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저는 만족해요.”예상치 못한 그녀의 어른스러운 말에 강서준은 놀랐다.거실에는 침묵이 흘렀다. 서청희는 문 밖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두 사람이 서로 대화를 멈춘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와서 자리에 앉아 강서준에게 물었다.“대화는 잘 끝났어요?”강서준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지난번 일은 제 실수였어요. 제가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 한근명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았을 텐데. 그럼 이런 일도 없었을 거고 결국엔 다 제 잘못이에요. 정아 씨는 아무런 잘못이 없어요.”윤정아는 황급히 손을 저으며 말했다.“서준 씨, 저를 책임지라고 강요하는게 아니에요. 저는 그냥…”하지만 설명할수록 강서준에게 강요하는 것 같아서 윤정아는 난감했다.사실 윤정아는 강서준의 곁에 머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아, 네. 반가워요.”김초현은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얼마 전 강서준이 관계를 가진 여자에 대해 그녀도 알고 있었다.그것도 결국엔 오해로 끝났다. 그래서 둘을 엮고 싶지 없었다.윤정아가 자신과 김초현 사이를 이간질할 줄 알았던 강서준의 생각이 무색하게 윤정아는 철이 든 모습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강서준은 착한 윤정아에게 큰 마음의 빚을 진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강서준은 사실 모두에게 공평한 신이 윤정아에게 유독 모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 해보니 그녀에게 모질게 군 것은 신이 내린 운명이 아니라 자신이었다.만약에 강서준이 조금 더 책임감 있게 행동을 했다면 그녀는 이런 난감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다.이런 복잡한 문제를 생각하니 강서준은 머리가 아팠다.윤정아는 이미 강서준의 상황을 서청희 에게 전해 들었고 그녀는 그가 두통이 있는것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 “서준 씨, 신경 그만 쓰세요. 두통도 자주 생기면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윤정아는 말하면서 강서준의 머리를 부드럽게 마사지 해주었다.“괜찮아요.”강서준은 윤정아의 손을 살짝 떼내면서 말했다.강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에 기대어 쉬었다.강서준은 줄곧 병원에서 의학 서적을 연구하거나 명상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명상은 진기를 수련하는 첫 번째 단계였다.명상을 통해서 몸속의 기를 느낄 수 있고 기의 존재를 느껴야 만이 기를 제어할 수 있고 기를 제어해야 만이 내공 수련 심범으로 기를 모아 진기를 만들 수 있었다.진기를 만든다는 건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고 보통 사람은 일생을 탐구해도 평생 이런 경지에 오르지 못했다.하지만 강서준은 보통 사람과는 달랐고 이미 오래전부터 무학의 극치에 도달했으며 몸속의 혈기가 너무 강해서 기를 쉽게 느끼고 기를 제어할 수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보름이 지났고 김초현의 몸도 서서히 쾌차하고 있어 퇴원을 할 정도가 되었다.그리고 강서준도 보름 동안의 노력 끝에 마침내 자신의 진기를 모을 수 있었다.그는 의학 서적 하권
#김초현은 병원에 보름 정도 입원해서 병을 치료한 덕에 총상을 입었던 다리의 부상은 거의 다 나았다.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돌아가서 한동안 안정을 취하면 쾌차할 거라고 의사가 말했다.그녀의 가족들이 찾아와서 김초현의 퇴원을 도와줬다.하연미는 강서준이 김초현에게 준 돈으로 SA 별장 근처에 별장 한 채를 더 사서 그 별장으로 이사를 한 상태였다.이제 김초현은 그룹에서 가장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자 SA 그룹의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최대주주였다.“SL그룹은 최근에 생산을 확대한 결과 많은 기업들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고 주문량도 크게 늘고 있어. 네 덕이 크지.”“네 명성이 한몫했지.”“내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SL 그룹은 더 크게 성장해야 돼. 이렇게 다른 기업의 주문 만 받고는 큰 돈을 못 벌어. 우리가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약을 생산해서 시장에 상장해서 큰돈을 벌어야지. 안 그래?”SA 일가들은 김초현에게 제각각 한마디씩 했다.김초현은 얼굴이 창백해진 강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뭘요?”강서준은 다른 생각에 몰두한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나누는 얘기를 미처 듣지 못했다.김초현이 말했다.“할아버지께서 그러시는데 약을 자체적으로 생산해서 SL 그룹을 세상에 먼저 알리고 난 다음에 시장에 상장해야 된 대요.” “초현 씨가 알아서 하세요. 저도 이런 건 잘 몰라요.”강서준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대답을 했다.그러고는 옆에 서있는 윤정아에게 말을 걸었다.“정아씨, 위에 올라가서 쉬게 부축 좀 해줘요. 조금 피곤하네요.”윤정아는 강서준을 부축하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그가 떠나고 하연미가 다가와 김초현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초현아, 너 진짜 강서준이랑 다시 재결합하고 싶은 거니? 서준은 이제 더 이상 흑룡이 아니야. QS 그룹 회장직에서도 물러났고 이제 그냥 일반인이랑 다름없어. 게다가 지금 독에 중독돼서 곧 죽게 생겼는데. 지금 밖에서 소문이 얼마나 크게 도는지 알아? 곧 걸을 수도 없고 천천히 죽어갈
"잠시만요..."강서준은 방에서 나가는 윤정아를 불러 세웠다. 윤정아는 몸을 돌려 돌아서서 강서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왜요? 뭐 필요한 거 있어요?”강서준은 김초현을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정아 씨는 제가 고용한 사람이지 초현 씨 하인이 아니에요. 빨래할 사람이 필요하면 초현 씨가 따로 고용하세요."“서준 씨, 뭐라고요?”김초현은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언성을 높여 말을 이어갔다.“저희 집에서 지내고 있는 건 정아 씨예요. 가정부랑 다를바가 없다고요. 가정부한테 일 좀 시키겠다는데 왜 시비예요?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요? 서준 씨는 사심없이 정아 씨를 고용한 건 맞아요? 몰래 둘이 눈 맞아서 불미스러운 짓을 한 건 아니고요? 누굴 바보로 알아요?”“진심으로 이 집에 내가 남길 바란다면 그만해요. 안 그럼 진짜 나갈지도 몰라요. 정아 씨, 저희가 나가죠."강서준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김초현은 떠나는 강서준을 잡아당기며 눈물을 글썽거렸다."여보, 제가 잘못했어요. 가지 마요."강서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서준 씨, 어차피 할 일도 없고 제가 하면 돼요. 빨래는 금방 해요.”윤정아는 강서준과 김초현이 싸우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어 서둘러 말했다.“가서 쉬어요.”강서준은 명령조로 말했다.이미 윤정아에게 많은 빚을 진 강서준은 그녀가 여기에서 가정부처럼 불려 다니며 온갖 잡일을 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됐어요, 가서 쉬어요.”김초현도 더 이상 윤정아를 괴롭히지 않았다.“네.”윤정아는 돌아서서 나가려고 했다.그녀는 강서준과 함께 있어서 행복했지만 김초현을 보니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둘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점점 공허하고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김초현을 대신하지 못하는 자신의 상황이 속상했다."여보, 몸은 좀 어때요?""저는 이제 괜찮아졌어요. 초현 씨는요? 어디 불편한데 없어요?""전 괜찮아요. 궁금한 게 있는데 제 몸속에 있는 고독은 왜 아무 반응도 없는 거예요?"김초현은 고개를 저으면
강서준은 침대에 누워 쉬고 있었다.씻고 나온 김초현은 가운을 걸친 채 침대에 누워 있는 강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여보, 나 예뻐요?"김초현의 목소리를 들은 강서준은 침대에서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방금전 샤워를 한 그녀의 머리카락에선 아직 물기가 남아 있었다. 평소의 단정한 목소리와 달리 조금 흐트러진 모습이었지만 충분히 섹시했다.그녀의 야릇한 모습에 강서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강서준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몸이 이런 상태라... 아쉽네요."김초현은 강서준에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강서준의 품에 안긴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독서했나 보네요. 이 책, 혹시 지하 동굴에서 찾은 그 책이에요?""아니요. 그냥 의학 서적이예요. 독극물 해독법에 대해 찾아보고 있었어요."의학 서적 하권에 대해 강서준은 김초현에게 아직 말하지 않았다."차차 좋아질 거예요. 그러니 너무 고민하지 마요."강서준과 김초현은 서로의 체온이 느껴질 정도로 바짝 붙어있었다. 강서준은 그녀의 치명적인 모습에 이성을 잃을까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점점 진정이 되었다.다음날 아침, 김초현은 일찍 집을 나서서 SL 그룹으로 향했다. 그녀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SL 그룹에는 그녀가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졌다. 다리 부상이 아직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녀는 SL 그룹으로 돌아가 업무를 시작해야 했다."서준 씨, 식사하세요."문밖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방문 사이로 윤정아가 들어왔다.캐주얼 하게 옷을 입은 윤정아에게서 가정적인 모습이 보였다.강서준은 다리를 꼬고 침대에 앉아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윤정아가 방으로 들어오고 나서야 그는 눈을 떴다. 갑자기 눈을 부릅 뜬 강서준의 손바닥에서 바람이 휘몰아쳤다. 2미터가량 떨어진 탁자 위에 놓여있던 컵이 순식간에 그의 손에 잡혔다.그 장면을 목격한 윤정아는 기뻐서 외쳤다."서준 씨, 성공한 거 맞죠?"길게 심호흡한 강서준은 윤정아에게 미소를 지으며
강서준이 물었다.“궁금한 게 뭐예요?”강서준의 뒤에 있었던 덕분에 윤정아는 다행히 자신의 빨개진 얼굴을 들키지 않았다.물론 윤정아도 그동안 많은 소문을 들었다. 강서준과 김초현은 오랫동안 함께 살았지만 한 번도 관계를 가지지 않았다는 소문을 그녀도 들은 적 있었다. 윤정아도 그 소문에 대해 궁금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제가 남자였다면 초현 언니의 아름다운 몸매에 반했을 거예요.”“정아 씨, 하고 싶은 얘기가 뭐예요?”강서준은 윤정아가 정확히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윤정아는 그제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서준 씨와 초현 언니가 아직도 관계를 가지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에요?”“네, 맞아요.”강서준도 부정하지 않았다.“음...”윤정아는 잠깐 침묵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사실 저... 저는 괜찮아요.”강서준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뭐가요?”윤정아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서준 씨는 남자잖아요. 욕구가 넘칠 텐데… 서준 씨와 초현 씨는 아직이지만 저... 저는 괜찮아요. 저희는 이미 관계를 가진 사이잖아요. 전 서준 씨 여자예요. ”강서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윤정아가 다급히 말했다.“서준... 서준 씨, 제가 혹시 실수했나요?”강서준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니요. 정아 씨 때문이 아니에요. 제가 정아 씨한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해서 그런 거예요.”“다 제가 원한 일이잖아요.”윤정아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바로 이때 멀리서 검은색 코트에 검은색 모자를 쓴 남자가 다가왔다.그는 강서준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의자에 앉아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며 중얼거렸다.“보기 좋네요. 저는 밖에서 죽을힘을 다해 사투를 벌이는데, 서준 씨는 여기서 이렇게 한가롭게 지낼 줄 몰랐어요.”인기척을 느낀 강서준은 고개를 들어 상대를 바라보며 윤정아에게 말했다.“잠깐 얘기 좀 할게요.”“네.”윤정아는 강서준을 이끌고 걸어갔다.강서준은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떻게 됐어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