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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강서준은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갔다.

원장은 소리쳤다. "누리 알고 보면 아주 괜찮은 아이예요! 아주 현명하고요!"

강서준은 원장의 말을 무시하고 걸음을 옮겼다.

강서준은 김초현의 병실로 다시 들어갔다.

밤새 뛰어다닌 탓에 피곤이 몰려온 강서준은 소파에 기대 자신의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하지만 김초현은 전혀 졸리지 않았다.

"여보, 여기 와서 저랑 얘기 좀 안 할래요?" 김초현은 뚫어지게 강서준을 바라보았다.

강서준은 그녀와 시선을 마주했다.

김초현이 간절히 애원하는 모습을 본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불쌍한 그녀를 자신의 손안에 품고 평생을 보듬어주고 감싸주고 싶었다.

하지만 강서준은 그럴 수 없었다.

그는 의자를 옮겨 김초현의 침대 옆에 앉아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저 오늘 많이 힘들어요. 말하기도 힘들어요. 당신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너무 피곤해서 그러는 거예요. 서운해하지 말아요."

김초현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말했다. "퇴원하면 우리 다시 재혼하지 않을래요?"

"초현 씨, 이 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저도 장담할 수 없어요. 저랑 재혼하는 건 초현 씨 자신을 괴롭히는 행동이에요. 당신은 아직 젊고 살 날도 많아요. 제가 운이 좋아 죽지 않는다 해도 전 평생 휠체어에 앉아 살거나 침대에서 식물인간처럼 누워있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절 평생 보살펴줄 거예요?"

강서준은 김초현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의경에 대해 아는 사람이 적을 수록 그에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서청희와 소요왕만이 이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는 김초현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도 쭉 연기할 속셈이었다.

천자가 방심할수록 그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는 암암리에 천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할 수 있게 된다.

"네, 그럴 거예요. 당신을 평생 돌볼 수 있어요." 김초현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강서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팔목을 잡고 있는 김초현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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