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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거실에는 강서준과 윤정아 둘만 남아 있었다.

한창 순수한 어린 소녀 앞에서 강서준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두 사람이 관계를 가졌던 건 누군가의 모함이었다.

남녀의 관계로 따지면, 강서준은 당연히 윤정아를 책임져야 했다. 하지만 강서준은 자신에게 닥친 많은 일들을 해결하는게 더 중요했다. 그래서 윤정아를 책임질 수 없었다.

게다가 지금에서야 윤정아를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건 오히려 그녀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게 분명했다.

“정아 씨, 사실 그게…”

강서준은 옷자락을 힘껏 잡아당기고 있는 윤정아를 난감하게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정아 씨도 알다시피 제 상황이 좀 그래요. 제가 지금 처리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요. 게다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목숨이고요. 그래서 정아 씨를 책임질 수 없어요. 초현 씨도..."

윤정아는 고개를 들어 강서준을 바라보며 그의 말을 끊었다.

“서준 씨, 저도 알아요. 다 알고 있다고요. 저도 서준 씨를 찾아오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 마음이 통제가 안된다고요. 저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그저 서준 씨 곁에 머물면서 서준 씨를 보살 펴 드리고 싶은 것뿐이에요. 멀리서 서준 씨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저는 만족해요.”

예상치 못한 그녀의 어른스러운 말에 강서준은 놀랐다.

거실에는 침묵이 흘렀다.

서청희는 문 밖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두 사람이 서로 대화를 멈춘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와서 자리에 앉아 강서준에게 물었다.

“대화는 잘 끝났어요?”

강서준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지난번 일은 제 실수였어요. 제가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 한근명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았을 텐데. 그럼 이런 일도 없었을 거고 결국엔 다 제 잘못이에요. 정아 씨는 아무런 잘못이 없어요.”

윤정아는 황급히 손을 저으며 말했다.

“서준 씨, 저를 책임지라고 강요하는게 아니에요. 저는 그냥…”

하지만 설명할수록 강서준에게 강요하는 것 같아서 윤정아는 난감했다.

사실 윤정아는 강서준의 곁에 머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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