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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제왕궐은 마치 커다란 궁궐 같았다.

서청희는 옆에 서서 테이블에 수북하게 쌓인 담배 꽁초를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뭐예요? 담배를 얼마나 피웠길래.”

“편하게 앉아요.”

강서준이 나태한 모습으로 서청희를 힐끗 쳐다봤다.

“강서준, 정신 좀 차려요! 이혼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잊지 못하겠으면 계속 쫓던가. 꼴이 뭐예요?!”

서청희는 안타까웠다.

“남황의 용수인 흑룡이 무슨 꼴이에요. 대하국을 수호하던 전신의 모습이 어디로 갔어요?”

“날 비웃으러 왔어요? 다 봤으면 나가세요.”

하지만 서청희는 가방을 옆에 놓고 테이블에 쌓인 담배 꽁초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일 초현 28살 생일이에요. 강중 호텔에서 생일 파티를 연대요.”

“아, 그래요?”

잠깐 어리둥절해진 강서준이 그제야 생각났다.

전엔 김초현의 생일을 기억했지만 너무 많은 일들이 발생해 잠시 잊어버렸다.

“네.”

서청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한테 초청장을 보냈더라고요. 알려줬으니 가든 말든 알아서 해요.”

“안 가요.”

강서준이 풀이 죽은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가봤자 야단만 맞고 무시만 당할 텐데.”

“인피가면인지 뭔지 그거 쓰고 가면 되잖아요.”

“그 강서준은 이미 죽었어요. 이 세상에 없어요.”

강서준이 고개를 저었다. 강용 그룹을 해체한 순간부터 그 얼굴의 강서준은 사라졌다.

지금 얼굴이 진짜 강서준이니 더는 인피가면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참. 남황 사건에 대해 알고 있어요?”

서청희가 문뜩 생각나 물었다.

“네.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죠. 지난 10년 동안 대하국과 주변의 작은 나라들 사이에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했어요. 그냥 사소한 싸움이니 큰 전쟁으로 번지지는 않을 거예요.”

서청희가 드디어 청소를 마치고 소파에 앉았다.

“초현의 생일 파티에 정말로 안 갈 거예요? 이대로 포기하려고요?”

“그럼 어쩌겠어요?”

강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

“매달려 봤자 소용없잖아요.”

“정말 이해가 안 가요.”

서청희가 이마를 찌푸렸다.

“초현이 흑룡을 좋아하는 거 알면서 하필이면 다른 신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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