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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서청희는 화가 한풀 꺾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흥분했고 김초현의 이마에 손가락질하며 험한 말을 퍼부었다.

“이 정도면 정말 머리에 총 맞은 거 아니야? 어떤 남자가 여자에게 손쉽게 2조 원을 주냐고! 정말 이 돈을 송진이 준 것으로 생각하는 거야?”

김초현은 그녀한테 손가락질 받자, 마음속으로 무척이나 언짢았지만 화를 참으며 냉담하게 말했다.

“서청희, 이건 내 일이야, 네가 뭔데 참견해? 그만두지 않으면 나도 고분고분하게 듣고만 있진 않을 거야.”

“넌 정말 바보야, 이렇게 좋은 남자를 앞에 두고, 언젠가 후회하게 될 거야.”

“그만해요.”

강서준이 언성을 높였다.

서청희는 돌아서서 눈물을 글썽이며 강서준한테 소리쳤다.

“당신도 바보예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울면서 뛰쳐나갔다.

많은 사람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모두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 흥미진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초현에게 쓸모없는 남편이 있었다는 사실이 이젠 온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게다가 그녀가 강서준과 이혼하고 흑룡과 잘 돼간다는 소문도 알파만파 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개인적인 영역의 일이었으니, 사람들도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했다.

송나나는 강서준을 살살 끌어당기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서준 오빠, 괜찮아요?”

강서준이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그는 이어서 김초현을 보고 말했다.

“너랑 끝까지 가지 못해서 정말 아쉽지만... 어쨌든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당신의 축복 따위는 필요 없어.”

김초현의 얼굴빛이 더 어두워졌다.

서청희가 많은 사람 앞에서 그녀를 난처하게 만든 것도 그녀는 모두 강서준이 지시한 것같이 느껴졌다.

그녀도 궁금해졌다.

‘청희도 줄곧 강서준을 싫어하지 않았던가? 두 사람은 어쩌다 이렇게 가까워졌을까...’

어제는 강서준을 대신해서 김초현의 비위를 맞춰주는 척하더니, 오늘은 강서준의 편을 들며 사람들 앞에서 그녀한테 모욕감을 주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니, 설마 그녀들의 우정이 한낱 쓸모없는 인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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