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사연을 알았으니 강서준을 용서하기로 했다. 다들 모여서 이혼을 강요하는 장면을 보니 왠지 가슴이 짠했다.대하국의 전신이자 수호신인데 SA 가문에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다니.하지만 강서준은 윤정아를 거절했다.“아저씨, 전 초현씨와 이혼하지 않아요. 아무리 냉정하게 굴어도 이혼하지 않을 거예요.”“에휴.”윤종복이 한숨을 내쉬며 윤정아를 데리고 가버렸다.몇 걸음을 가던 윤정아가 뒤를 돌아보며 강서준을 봤다. ‘이 남자를 머릿속에 꼭 기억할 거야.’대하국의 전신이 자신의 처녀 몸을 가져간 것까지 기억하려고 강서준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이렇게 헤어지면 영영 못 볼 것만 같았다.두 사람이 떠난 뒤 강서준이 다시 SA 가문 사람들을 돌아봤다.김천용을 보고 웃었다.“할아버지, 약속 하셨잖아요. 더는 이혼을 언급하지 않겠다고요. 그런데 지금 우르르 몰려와서 이혼을 강요하고 있네요.”김천용은 지팡이를 짚고 담배를 피웠다.지금의 김초현은 보통 인물이 아니다. 강중에서 수백 명의 의원을 둔 신의다.김초현의 앞날이 창창할수록 SA 가문도 좋은 일만 가득할 것이다.모두 흑룡이 준 것이니 무조건 김초현과 부부의 인연을 맺어야 한다.“서준아, 예전과 상황이 다르잖냐. 내가 생각해도 너는 초현이와 어울리지 않아. 이렇게 하지. 우리 가문에서 20억을 준다고 하니 나도 사비를 털어서 20억을 줄게. 우리 가문을 위해 애쓴 보상이라고 생각해.”강서준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전에 그런 일을 겪었으니 사람이 변할 거라 생각했는데 조그마한 희망이 보였다고 태도가 완전 바뀌었다.“알았어요.”더 할 말이 없는 강서준은 뒤돌아섰다.강서준의 뒷모습은 햇살에 비추어도 외로워 보였다. 김초현은 달려가서 잡고 싶었다.“초현아, 가자.”하연미가 김초현의 팔을 끌어당겼다.“나중에 이혼을 신청하자. 참, 흑룡을 불러서 얼굴이라도 볼까? 비록 퇴직했지만 그래도 흑룡이고 신의잖니.”모든 사람들이 김초현을 바라봤다.“초현 언니, 어서 전화해 봐.”“나도 흑룡을 보고
서청희는 출발하지 않고 옆에 앉은 강서준을 측은하게 바라봤다.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가엽기도 하도 유감스럽기도 했다.대하국의 수호 전신이자 천하제일 신의가 슬픈 표정을 짓다니 믿기지 않았다.“초현이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게 어때요? 신분을 얘기하면 이혼하지도 않을 텐데.”서청희는 가슴이 아팠다.“그럴 수 있다면 진작에 했겠죠.”강서준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됐어요. 이 일에 신경 쓸 시간이 없어요. 출발해요. 차고지로.”“강서준 씨…”“네?”강서준이 시선을 돌렸다.“왜 그래요?”서청희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삼키고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은 제가 도와드리죠.”“네?”강서준이 의아했다.서청희가 시동을 걸고 방향을 틀었다.“누가 차고지에 간대요? 강용 그룹에 갈 거예요.”“이봐요, 뭐하려고요?”강서준이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서청희가 대답했다.“초현은 내가 흑룡의 전 여친이라는 걸 알아요. 우리 강용 그룹에 가요. 초현이가 확실하게 마음을 접도록 내가 도울게요.”그때 강서준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그러네. 왜 생각 못했지? 김초현이 이혼하려는 이유가 흑룡 때문이 아닌가?’“이번에 신세 좀 질게요.”강서준이 웃으면서 말했다.그러자 서청희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김초현과 강서준이 이혼하면 그녀에게도 기회가 생기게 되니 정정당당하게 강서준에게 고백할 수 있다.하지만 강서준은 김초현만 사랑한다. 두 사람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줄 수밖에 없었다.강용 그룹에 도착하고 대표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진수가 다가오며 인사를 올렸다.“도련님, 초현 씨한테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만나고 싶다고 하네요.”강서준이 입을 열기 전에 서청희가 대답했다. “오라고 하세요.”진수가 강서준을 쳐다봤다.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락하세요.”“네.”진수가 사무실에서 나갔다.강서준이 옷을 갈아입고 인피가면을 썼다.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서청희는 사무실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치마가 허벅지 위로 올라가 하얗고 늘씬한
서청희가 강서준을 끌어당겼다.“초현이 올라오는데 뭐하고 있어요? 빨리요.”그리고 몸을 강서준에게 바짝 붙였다. 그녀의 따뜻한 체온을 느낀 강서준은 살짝 긴장되었다.아무리 연기라고 해도 김초현이 마음을 접게 하기 위해 격렬하게 입을 맞춰야 했다.쑥스러운 강서준에 비해 서청희가 더 대담하고 적극적이었다.…..김초현은 흑룡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섹시한 원피스를 골라 입었다.오는 내내 하연미의 말이 귀에 맴돌았다. 일리가 있었다. 흑룡에게 몸이라도 바쳐서 옆에 두고 나중에 결혼하려고 생각했다.그런 희망에 잔뜩 부푼 김초현은 진수의 안내를 따라 강용 그룹 대표 사무실 밖에 도착했다.사무실 앞에서 진수가 말했다.“초현 씨, 대표님이 사무실에 계십니다. 원래는 대표님께서 부르지 말라고 하셨는데 초현 씨가 자꾸 대표님을 찾아오시니 이렇게 몰래 모셔온 겁니다. 대표님을 보시면 제가 데려왔다는 말씀하시면 안 돼요.”“알겠어요. 고마워요.”김초현이 빙그레 웃었다.진수가 돌아서서 갔다. 김초현은 가방에서 거울을 꺼내 얼굴을 비추었다.그리고 립스틱을 꺼내 덧바르고 입술을 살짝 오물거렸다.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순간 경악했다.소파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끌어안고 격렬한 키스를 하는 중이었다.여자는 속옷만 입고 남자는 자켓을 벗었다.그 장면을 본 김초현이 석고처럼 굳어버리고 눈물이 주책없이 줄줄 흘러내렸다.인기척을 느낀 서청희가 시선을 돌렸다. 김초현을 본 순간 황급히 강서준을 밀치고 원피스를 주워 입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면서 말했다.“어머, 초현아. 이런 모습을 보여줘서 어떡해? 참, 내 남자친구 사무실에 무슨 일이야?”“응?”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김초현이 그제야 반응했다.강서준도 자켓을 입고 다정하게 웃으면서 서청희의 날씬한 허리를 감싸 안았다.“초현 씨, 오셨어요? 소개할게요. 서청희라고 제 여자친구에요. 두 사람 구면이죠?”우르릉 쾅!강서준의 말은 마치 청천벽력 같았다.김초현은 멍 하니
강서준은 진심으로 고마웠다.서청희가 도와준 덕에 김초현이 완전히 마음을 접고 다시는 흑룡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면 이혼하지 않을 확률이 줄어든다.잠시 생각을 하던 강서준은 너무 지나친 요구가 아니니 들어주기로 했다.“알았어요. 오늘만이에요.”서청희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불만을 토로했다.“이봐요. 내 남자친구 하기가 그렇게 싫어요? 나도 나가면 남자들이 줄을 선 몸이라고요.”강서준이 피식 웃었다.“내게 초현이 있잖아요. 나중에라도 알게 되면 어떻게 설명하라고요?”“그만하고 가요. 쇼핑이나 해요.”서청희는 더 이상 따지지 않고 강서준의 팔짱을 꼈다. 진짜 연인인 것처럼 다정하게 말이다.강서준도 하루 남자친구가 되겠다고 약속했으니 선을 넘지 않은 이상 다 받아줄 마음이었다.한편, 김초현은 엉엉 울면서 강용 그룹에서 나갔다.지금까지 흑룡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했다.자신을 좋아해서 뒤에서 몰래 도와주고 신의 명칭까지 준 거라 생각했다. 그 때문에 다시 희망을 품고 몸을 바치기로 했는데 대표 사무실에서 그 장면을 본 순간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이번 생은 정말로 실패했다.“왜?! 무엇 때문에?!”김초현이 목놓아 울었다. 지칠 때가지 슬프게 울다가 집으로 돌아갔다.“초현아, 왜 이렇게 빨리 왔어?”하연미가 다가와 축 처진 김초현에게 물었다.“왜 그래? 무슨 일이 있었어? 흑룡을 찾으러 간 게 아니야?”“엄마, 그만 해.”김초현은 암담한 눈빛으로 소파에 앉았다. 생기라고는 볼 수 없고 혼이 빠져나간 사람 같았다.하연미가 옆에서 다정하게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흑흑흑”김초현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아, 아니 울지 마. 엄마에게 말해 봐. 내가 도와줄게. 응?”“흑, 흑룡이 여자친구가 있었어. 서청희, 내 절친인 서청희가 여자친구래. 내가 사무실 문을 열었을 때 둘이 옷을 벗고 붙어 있는 걸 봤어. 내가 조금만 더 늦게 들어갔더라면 그 두 사람…”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아니.”하연미도 당
”기억해. 앞으로 옷은 무조건 섹시한 걸로 입어. 살짝 노출은 하되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건 삼가하고. 그러면 남자들이 끝없이 상상의 날개를 펼칠 거야. 그리고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매력을 보여줘야 돼. 남자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도록 말이야.”하연미가 직접 나서서 김초현을 가르치기 시작했다.“눈빛이 아주 중요하단다. 원하는 듯 거절하는 듯한 그런 눈빛 알지?”김초현이 고개를 흔들었다.“에휴, 이렇게 말이야.”하연미가 시범을 보여줬다.윙크를 하면서 살짝 아랫입술을 깨물었다.옆에서 조용히 휴대폰을 보던 김호가 살짝 고개를 들어 그 표정을 본 순간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 하지만 유혹하는 눈빛은 사람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답답해서 바람 좀 쐬고 올게.”“초현아, 할 수 있지?”김초현이 따라서 윙크를 하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너무나 어색했다.“엄마, 너무 부끄러워.”“아이고.”하연미가 한숨을 내쉬었다.“너는 너무 순진해. 27살은 어린애가 아니라 성인이야. 나중에 수많은 남자를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엄마도 가르쳐 줄 수 없어. 본인이 방법을 찾고 알아야 되거든.”하연미는 가르칠 생각을 접었다. 다 큰 딸한테 어떻게 가르칠지 몰랐다.김초현은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무슨 생각을 했는지 갑자기 목까지 벌겋게 달아올랐다.“아, 너무 창피해.”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방으로 들어갔다.김초현이 옷장을 열었다. 옷들이 너무 보수적이었다. 서청희가 입은 옷처럼 노출되었지만 그렇다고 너무 들어내지 않은 옷이 없었다.거울 앞에 서서 옷깃을 당겨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눈을 거슴츠레 뜨고 아랫입술을 깨문 표정을 휴대폰으로 찍었다.찰칵!셀카 사진이 너무 어색해 다시 찍었다. 그 느낌을 찾으려고 몇 장을 찍었는지 모른다.겨우 만족하는 사진을 건졌다. 김초현은 잠시 망설이더니 셀카 사진을 SNS에 올렸다.“오늘 너무 속상했어요.”이런 글과 함께.한편, 서청희는 강서준의 팔짱을 기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됐어요."강서준은 바로 거절을 했다.그는 더 이상 서청희와 가까이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서청희는 사람을 단 번에 매료시키는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왜요? 혹시 저를 사랑하게 될 가봐 두려워요?"서청희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비슷해요."강서준은 부정하지 않고 이어서 말했다."게다가 저는 유부남이에요. 이건 청희 씨한테도 초현 씨한테도 해서는 안 될 짓이고 제가 그럴 위인도 되지 못해요.""저는 상관없어요. 게다가 우리만 입을 다물면 초현이는 모를 거 아니에요."강서준은 연신 머리를 흔들었다. 그는 서청희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꼼수에 걸려든 순간 김초현에게 바로 알릴거라 생각했다.서청희는 미소를 짓고 있기는 하지만 실망스러운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그녀는 강서준을 원했다. 하지만 강서준은 다른 남자들과 완전히 달랐다. 강서준은 민족의 영웅으로서 모든 일에 조심스러웠다. 그러니 바람을 피울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그것보다 방법을 좀 생각해 주면 안 돼요? 저는 이제 어떡해야 할까요...""흠..."서청희는 턱을 만지작대며 고민에 잠겼다. 그녀는 몇 초 동안 고민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일단 고백부터 해요.""더 자세히 말해봐요.""꽃다발을 사도 좋고 초현이 집 아래에서 촛불 이벤트 같은 걸 해도 좋아요. 아무튼 로맨틱하게만 하면 돼요.""알겠어요. 고마워요."서청희에게 묻고 난 강서준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생겼다."서준 씨는 오늘 제 남자친구예요. 초현이 얘기는 여기서 그만! 오늘만큼은 제거라는 걸 잊지 마요."서청희는 아무래도 질투가 나는 모양이었다.강서준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강서준은 오늘 서청희와 함께 있기로 했다. 두 사람은 진짜 커플처럼 쇼핑하고, 밥도 먹고, 놀이동산까지 갔다.서청희는 하루 종일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녁밥을 먹고 난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산책까지 했다."오늘은 여기까지."서청희는 갑자기 강서준의 손을 놓으면서 말했다."오늘 저랑 시간을
무영은 담배 한 대를 꺼내서 강서준에게 건네줬다.강서준은 담배를 받아 들며 물었다."한근명 쪽은 어떻게 됐어?"한근명 쪽은 한의학 하나만 노리고 이렇게 큰일을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강서준은 그들에게 무조건 다른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걸 알아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무영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저희가 계속 추적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제 떠난 이후로 한 번도 행적을 드러낸 적이 없습니다."강서준이 물었다."그 인간들의 목적은?"무영은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러자 강서준이 그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무영이 답했다."지금껏 조사한 정보에 의하면 T 의료원이 임양시에서 연구소를 만들었답니다. 연구소는 3개월 전에 만들어졌는데 완전히 밀폐된 산속에 위치했고 훈련된 군대가 지키고 있습니다. 저희 정보망도 뚫을 수 없는 곳이라 정확히 무엇을 연구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비밀 연구소?"강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만약 이 연구소가 의술 대회와 연관이 있다면 강서준이 이직을 신청하고 강중으로 돌아올 때부터 이미 계획되고 있었다는 것을 뜻했다."밖을 지키고 있는 군대는 혹시 적염군인가?"무영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그건 확인할 수 없습니다.""앞으로 연구소랑 T 의료원을 계속 조사해 줘. 한근명과 천자도 계속 주의를 하고 이상한 점이 있으면 바로 보고하도록 해.""네.""천자 1호 골동품 가게에서는 다른 소식이 없었나?"무영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무런 소식도 없었습니다. 얼마 전 남황 난서왕 고대 유적지에서 나온 보물이 천자 1호 골동품 가게에 있다는 소문이 있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소문일 뿐 확인을 하지는 못했습니다.""그럼 그것도 계속 주의해 줘.""네.""그리고 지금 당장 킬러들을 불러와.""네."무영이 몸을 돌려 나갔다.곧이어 강서준이 수복했던 킬러들이 밀실 안으로 들어왔다."대장님."킬러들은 이구동성으로 입을 열었다.강서준은 그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강서준이 다시 한번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무영이 설명했다."대장님, 귀견수가 만든 지하 정보망은 여러 부문과 연관되어 있어서 관계가 아주 복잡합니다. 오죽하면 강중에 모든 정보를 귀견수한테서 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소문이 돌겠습니까?""지하 정보망은 불법적으로 운영되었고 불법적인 거래도 적지 않게 했습니다. 덕분에 정부의 표적이 되기도 했죠. 정부는 지하 정보망을 조사하기 위해 많은 스파이를 심어 뒀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누가 스파이인지 알아낼 방법도 없으니 전부 잡아서 일일이 고문하고 있었습니다."무영은 간단히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의 앞에는 꽁꽁 묶여 있는 40대 남자가 있었다.밧줄에 묶인 채로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남자는 상처투성이가 된 채로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다."이 사람이 지하 정보망의 정보를 경찰 측에 전달하고 있었습니다."강서준은 남자를 직접 바닥으로 내려놨다. 그러자 남자는 바닥에 널부러진 채로 차가운 눈빛으로 강서준을 노려봤다."죽일 테면 어서 죽여. 내가 눈 하나 깜짝 안 할 테니까."강서준은 몸을 돌려 무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얼른 다 풀어줘!""네?"무영이 멈칫하면서 되물었다.강서준은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너는 자신이 뭘 하는 사람인지 잊었어? 진짜 조폭이라도 된 줄 아는 거야?""아..."무영이 지시를 내렸다."사람들을 풀어주도록."묶여 있던 사람들이 풀려나고 강서준은 남자에게 물었다."이곳에 온 지는 얼마나 됐지?""흥."남자는 콧방귀를 뀌었다.강서준이 말했다."이 사람도 같이 돌려보내.""네."무영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이 자리에 동료가 있으면 당장 데리고 나가."귀견수의 부하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만약 바닥에 널부러진 남자가 스파이라면 지금 나서는 것은 같은 스파이라고 인정하는 꼴이었다."이 사람은 병원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알아서 흩어져."강서준은 한 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