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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한근명의 속도는 아주 빨랐다. 그는 약재 하나를 꺼내들더니 단 몇 초 만에 어떤 약인지 구분했다.

냄새가 아주 옅거나 무향인 약재들은 포기하고 바로 다른 약재를 골랐다.

무대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사회자 두 명도 긴장하고 있었다.

김초현 역시 매우 초조했고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다.

10분은 금방 흘렀다.

"시간 됐습니다."

사회자 김준서가 입을 열었다.

강서준과 한근명은 행동을 멈췄다. 두 사람은 안대를 벗었다.

한근명은 맞은편에 있는 강서준을 한 번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자신감 넘치는 미소였다.

"이제 심사위원들은 무대에 올라가 두 분이 선택하신 재료를 검증해 주세요."

사회자가 입을 열자 몇 십 년 동안 의료계에서 종사한 나이 지긋한 의사들이 무대에 올랐다.

그들은 한근명의 것을 먼저 검증했다.

곧 검증이 끝났다. 10분 동안 한근명은 78개의 문제를 모두 맞혔다.

이어 강서준의 차례가 되었다.

심사위원은 강서준의 첫 번째 문제의 약재를 확인했다. 십여 가지가 들어있는 걸 본 사람들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들은 강서준이 패배했다고 여겼다.

하지만 절차대로 답안을 확인해야 했다. 일일이 검증에 나섰다.

놀랍게도 강서준이 적어놓은 십여 가지의 약재들은 전부 정답이었다.

"어떻게?"

심사위원들은 자리에서 굳었다. 눈을 가린 상태에서 닥치는 대로 한 줌 잡은 약재들을 전부 분별한 것이다. 십여 년 동안 이 업계에서 종사해온 그들도 약재를 일일이 분리해야만 분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강서준이 그걸 해냈다. 그들은 숨을 들이마셨다. 강서준의 실력이 너무 대단했기 때문이다.

한근명도 가까이 다가갔다. 십여 가지의 약재가 뒤섞여 있는 걸 본 그는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혹시 약재 한 움큼을 쥐고 눈을 가린 상태에서 분별한 겁니까?"

"네."

강서준은 덤덤하게 말했다.

한근명은 믿기지 않아 재차 정답을 확인하더니 자리에 굳었다. 한근명은 놀란 듯 소리쳤다.

"이럴 수 없어요. 이렇게 많은 약재들이 함께 섞여있으면 냄새가 혼잡해져 쉽게 분별할 수 없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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