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흑룡에게 고마움을 전하지 않았는데 그가 죽었다.오수영도 침묵했다.그 당시 그녀는 어렸고 공부도 잘하지 못했다.그녀를 자극해 변화시킨 게 강서준이다.그녀는 강서준을 만나지 못했으면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다른 사람도 침묵했다.예전에 반장이었던 강서준이 뜻밖에도 흑룡이었고 국가를 위해 큰 공을 세우고 국가의 안전을 지키다 결국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추모식 후 한 사람씩 차례차례 인사를 건넸다.정오 무렵이 되어서야 추모식이 끝났다.돌아가는 길에 강서준은 김초현을 부축하며 얼굴에 근심이 서려있었다. "여보, 산길 조심해요, 넘어지면 안 되니까 내가 업어줄까요?""아, 아니에요." 김초현은 얼굴이 붉어졌다, 보는 눈이 많은데 시선을 집중시키기 싫었다.이 장면을 본 서청희는 부러움이 느껴졌다.김초현을 이렇게 매 순간 챙겨주는 남편이 있는 게 부러웠다.사람들이 용천장으로 돌아왔다.김초현은 용천장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갈 생각이었다.그런데 NE 그룹이 SA 그룹을 공격하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오늘 아침 법원에서는 집안 모든 사람들의 계좌를 정지시켰고 큰 별장을 경매에 내놓는다고 한다.김초현은 이 소식을 즉시 강서준에게 전했다.강서준은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NE 그룹의 돈은 다 갚은 거 아니에요? 그런데 왜 그 사람들이 또 그런 짓을 한 거예요?"김초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르겠어요, 아마 어제 서동윤한테 그렇게 한 것 때문에 지금 꼬투리를 잡는 것 같아요.""돌아가서 알아볼게요."김초현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러 갔다.강서준은 임지수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지수야.""아, 강서준."임지수는 놀라서 급하게 일어나며 물었다. "강서준, 무슨 일이야?"강서준은 자신의 번호를 건네주며 그의 어깨를 몇 번 두드렸다. "난 강중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나중에 어려움이 생기면 전화해."말을 끝낸 그는 돌아서서 나갔다.그는 김초현을 데리고 강중으로 돌아갔다.강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오후 2시였다.김초
강서준이 2억 원을 이체하겠다는 말을 들은 김초현도 그제야 어제의 일이 떠올랐다. 어제 용천장에서 강서준은 정용익에게 입금한 돈을 다시 돌려받았다.그녀는 밤에 물어보려고 했다.그런데 너무 많은 일들이 생긴 바람에 물어볼 새가 없었다."서준씨, 돈 어디에서 난 거예요?" 그녀는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그게..." 강서준은 머쓱해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남자들은 항상 비상금을 만들어요, 이건 내가 지난번에 카드에서 몰래 빼놓은 거예요, 나중에 돈이 없을 때 힘들가 봐, 그래서..."그 말을 들은 김초현은 말을 하지 않았다.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 강서준의 돈을 사용했기에.하연미의 얼굴도 곧 어두워졌다.지금 집안 사정도 어려운 마당에 강서준이 자신의 돈을 꺼내 김천용을 도와주는 것이 못마땅했다."할아버지, 계좌번호가 어떻게 되세요?"강서준은 김천용을 바라봤다.소파에 앉아있던 김천용도 자신이 어느 날 강서준이라는 데릴사위에게 의지해 돈을 받으며 살게 될 줄은 몰랐다.그러나 계속 살아야 했다.지금 그들은 카드의 돈을 사용할 수 없었다, 강서준의 돈 없이는 그들은 한 끼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그는 거절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강서준, 이 돈은 내가 너한테 빌린 거야, 추후에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기게 되면 내가 10배로 갚을 거다."다만 이 말을 할 때도 그는 자신이 없었다.SA 그룹은 WE와 NE 그룹에게 잘못을 저질렀다. 저 두 그룹은 오대 상업 연맹에 속한다.SA 그룹이 다시 궐기하기는 힘들었다.김천용은 계좌번호를 알려줬다.강서준 돈을 이체했다.김천용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다른 가족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들은 전부 김초현의 가족에게 빚을 진 셈이다.김위헌은 불만스럽게 말했다. "강서준, 네가 돈을 줬다고 우리가 고마워할 거라고 착각하지 마, 김초현만 없었으면 우리는 아직까지도 큰 별장에 살았을 거야.""그래, 김초현이 사고를 쳐서 그들에게 미움을 산 거잖아.""10년 전에 쟤를 쫓아냈어야 했어.
김초현은 강서준의 품에 안겨 목놓아 울었다.강서준은 그녀를 껴안았다.매혹적인 향기가 코로 퍼졌다.그는 김초현을 껴안고 한참을 위로했다.김초현은 그제야 울음을 멈추고 물었다. "여보, 지금 우리 가문은 완전히 망했어요, 밥 먹는 것부터 문제예요, 그런데 당신이 무슨 수로 우리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다시 일어서게 해줄 거예요?""아직은 없어요, 근데 바로 생길 거예요, 우선 가족들한테 고생 좀 하게 내버려 둬요, 그동안 너무 잘난 체 하고 살았어요.""네."이 지경까지 된 지금 김초현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이제 그녀는 강서준을 막연하게 믿을 수밖에 없었다.그동안 강서준은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그녀를 도와 몇 번의 난관을 극복했다.강서준은 몸을 일으켜 말했다. "참, 나갔다 올게요.""네."김초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강서준이 밖에 나가서 무엇을 하냐고 묻지도 않았다.강서준은 일어나서 방을 빠져나와 하연미와 김호에게 인사를 건넨 뒤 밖으로 나왔다.그는 차를 몰고 보통 진료소로 향했다.그리고, 그때.QS 그룹의 부대표 사무실.서청희가 정장을 입고 있었다.붉은 정장 세트에 검은 스타킹과 붉은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붉은 머리의 굵은 웨이브가 어깨에 늘어졌다, 그녀의 피부는 하얗고 붉은 입술이 그녀의 도시적이고 성숙한 이미지를 더욱 돋보였다. 그녀의 손에는 펜이 들려 있었고 펜은 손끝에서 빙글빙글 돌았다."강서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그녀는 생각에 잠겨 있다.그녀는 항상 강서준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강중으로 돌아온 후 적지 않은 소문을 들은 데다 강서준을 직접 만난 뒤 그의 몸에서 어떤 장점도 발견하지 못했다.그런데 용천장에서 강서준은 무서운 의술을 보여주었다.은침 몇 개를 이용해 그녀 체내의 독을 빼내줬고 체내의 춘약을 다 해독해 줬다.강중에 다시 돌아온 뒤 그녀는 의료 거리의 의사들에게 물었다.돌아온 대답은 전부 불가능하다는 말이었다.늙은 중의사는 은침만으로 이미 전신에 퍼진 독을 몰아낼
귀견수는 지하 정보망을 장악했다.강서준에게 큰 도움이 된다.그는 반드시 귀견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귀견수의 정보가 없으면 그는 무슨 일을 하든지 조심스럽게 해야 했다."예."명령을 받은 무영은 즉시 전화를 걸었다. "바로 준비해, 할 일이 있어.""보스, 저도 갈까요?" 은미가 입을 열었다.강서준은 손을 저었다. "괜찮아, 아직 몸이 호전되지 않았으니 치료부터 해.""참......" 은미는 말을 하려다 멈췄다.강서준은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 "왜, 무슨 문제 있어?"은미가 말했다. "사실 전 신분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 상태로 계속 지내기 힘듭니다, 저한테 합당한 신분을 주면 안 될까요?""그래, 알겠어."강서준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이어 무영을 데리고 나갔다.무영은 운전을 해서 귀견수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보스, 흑 장군은 어떻습니까?"강서준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틀 동안 이혁을 보러 가지 않았다.그러나 병원에서 전화가 오지 않았다는 것은 이혁의 상태가 그나마 안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한두 시간 뒤 차는 곧 목적지에 도착했다.정비소 밖.무영이 물었다. "보스, 구체적인 임무가 있습니까?"강서준이 물었다. "형제들은 다 왔어?""5분 안에 모두 도착할 예정입니다.""그래, 우리 먼저 들어가자.""예."무영이 고개를 끄덕였다.강서준은 차에서 내렸다.무영이 그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갔다.온통 기름투성이인 정비사가 다가왔다, 손에는 렌치를 하나 들고 강서준과 무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두 분, 차 정비하시겠나요?"강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들 보스를 찾는데요."정비사의 얼굴은 어두워지더니 급히 말했다. "보스요? 전 무슨 말씀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저희 사장님은 자리에 없습니다."강서준은 그에게 다가가 발을 들더니 걷어찼다.남자는 순식간에 날아올랐고 이내 바닥으로 떨어졌다.많은 사람들이 그쪽으로 눈길을 돌렸다.그리고 20여 명의 사람들이 쇠 파이프를 들고 기세
강서준이 손을 코트 안쪽으로 가져가더니 은침을 꺼내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겼다.“아!”은침이 귀견수 심복의 손목에 꽂히자 총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보스, 다 도착했습니다.”무영이 다가와 보고했다.“알았어.”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쥐새끼 한 마리라도 못 빠져나가게 차고지를 포위해. 나머지는 나랑 지하로 들어간다.”무영이 신속하게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그 시각, 차고지 밖에 수백 대 승합차가 몰려왔다. 승합차가 멈추고 차문이 열리자 검정색 옷에 무기를 든 남자들이 내렸다.순식간에 차고지는 포위되었다. 강서준은 남은 사람들을 이끌고 차고지로 들어갔다.“보스!”수백 명이 정렬하게 서서 인사를 하자 차고지에 있던 사람들이 매우 당황했다.강서준이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암실 앞에 멈춰 문을 연 순간, 총을 든 사람들이 보였다.지시를 내리기 전에 뒤에서 총을 쏴 암실 입구를 지키던 사람들을 쓰러뜨렸다. 그리고 양쪽으로 가면서 길을 터주었다.강서준은 그 사이로 지하 통로를 지나 깊숙한 곳까지 걸었다. 가는 길 옆에 무장한 용병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강서준이 소환한 1000명의 흑룡군은 수백 번이 넘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이니 상대가 될 리 없었다. 그렇게 지하에 깔린 용병을 쓸고 밀실까지 들어왔다. 지하와 달리 화려하게 꾸민 밀실에서 귀견수의 부하들이 모두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흑룡군이 머리에 총을 대고 있으니 꼼짝할 수 없었다.강서준이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느릿느릿 말했다.“귀견수는? 강서준이 왔다고 전해.”귀견수의 다른 신분은 강중의 신의 방영길이다.평소 지하 밀실에 자주 오지 않으니 심복이 전화를 걸었다.귀견수는 마침 덕망이 높은 한의사들과 다음 해에 열릴 한의학대회에 대해 토론하는 중이었다.한동안 조용하던 개인 휴대폰 소리가 울리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여러분, 잠시 실례하겠습니다.”그리고 신속하게 주방으로 피해 전화를 받았다.“보스, 큰일 났어요. 기지가 공격당했어요.”“뭐?
방영길은 부하들을 데리고 차고지로 향했다.“잠깐…”차고지에 곧 도착할 무렵 갑자기 차를 세웠다. 그리고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렸다.“차고지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가서 살펴봐.”뒤에 따라온 차에서 한 부하가 내리더니 신속하게 차고지로 달려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온 부하가 보고했다.“보스, 차고지가 무장한 일당들에게 포위됐습니다.”당황한 방영길이 목소리를 높였다.“무장한 일당?!”“네, 보아하니 잘 훈련된 군인인 것 같습니다.”“제기랄.”방영길은 화를 참지 못하고 발로 연신 차를 찼다.부하가 물었다. “보스, 이제 어떡합니까?”방영길이 깊은 숨을 마시더니 진정하고 다시 지시를 내렸다.“다들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철수해.”“네.”저 멀리 차고지를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강서준이 군대를 끌고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지하정보망의 운영자로서 심지어 수많은 부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관련 소식을 받지 못했다. 저 군인들은 분명 강서준이 소환한 남황 흑룡군일 것이다. 방영길의 부하들을 기껏해야 용병이니 흑룡군과 맞서 싸울 실력이 턱없이 부족했다.한참을 고민하던 방영길은 방향을 틀어 1000미터 밖에 떨어진 장원으로 향했다. 장원 뒷마당으로 가면 지하로 연결된 암실이 있다. 차고지에 출입구가 여러 개 있으니 지하 통로를 지나면 바로 강서준이 있는 밀실에 도착할 수 있다.밀실에 들어선 순간 방영길의 표정이 굳었다.군인이 부하들 무릎을 꿇리고 머리에 총까지 겨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강서준을 보면서 말할 땐 반가운 듯이 웃었다.“강서준, 귀한 손님이 왔군. 이번엔 어떤 정보가 알고 싶어서 온 건가?”시계를 보던 강서준이 피식 웃었다.“제 시간에 도착했군. 앉아서 얘기하자고.”귀견수는 강서준과 마주 앉았다.강서준이 담배 한 대를 건네자 귀견수는 받기만 할 뿐 불은 붙이지 않았다.“귀견수.”강서준이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방 신의, 재주가 늘었던데?”“강서준, 무슨 웃기지도 않은 말을.”귀견수는 억지로
귀견수가 입을 열었다.“강서준, 너무 네 멋대로야. 지하정보망을 빼앗고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네가 죽길 바라는지 알고 있어? 네 시대는 이제 끝이야.”“뭐 그런 걱정까지 하지?”강서준이 귀견수를 쳐다봤다.“셋을 셀 때까지 대답하지 않으면 날 원망하지 마.”“하나.”“둘.”“셋.”“알았어. 할게.”귀견수가 타협했다. 흑룡군을 앞에 두고 반항할 힘조차 없었다. 살려면 강서준에게 굴복하고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이렇게 죽고 싶지는 않았다.강서준이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모두 예상한 대로였다.“당신 부하들은 내가 다 처리했어. 오늘부터 내가 남황에서 데리고 온 흑룡군을 여기에 두고 써.”귀견수가 심호흡을 했다. 역시 남황에서 온 흑룡군이다.“귀견수, 지금 지하정보망으로 안 돼. 당장 할 일은 규모를 교토와 전 세계까지 확장해야 돼.”귀견수가 강서준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말이야 쉽지. 할 수 있다면 네가 할래?”강서준은 지하정보망 규모 확장을 너무 우습고 쉽게 보고 있다. ‘교토, 전 세계? 애들 장난인 줄 아나?’“귀견수, 말투가 거슬려? 명심해. 당신 목숨줄을 쥐고 있는 건 나야. 비위 거슬리면 죽여버리고 다른 귀견수를 데려올 수도 있어.”강서준은 마치 하찮은 일을 말하듯이 무심하게 내뱉았다.“아니, 내 말 들어보라고. 그렇게 쉬운 게 아니야. 지하정보망은 정당한 거래로 이룬 게 아니라서 한 도시에 침투하려면 비용이 얼마나…”강서준이 손을 들어 말을 끊어버렸다.“그건 당신이 할 일이고. 아무튼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필요한 만큼 자금을 대주고 사람을 줄 수 있어. 하지만 당신도 돈이 부족하지는 않잖아. 반평생 동안 돈을 벌었는데 그 많은 돈으로 뭐 할 거야, 죽을 때 다 가져가려고?”귀견수는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웅얼거렸다.‘나만 돈이 많냐?’“무영.”“네.”강서준이 무영에게 지시를 내렸다.“일단 진료소엔 가지 말고 여기서 귀견수에게 협조하고 일거수일투족을 감
군병원의 중환자실에서 문소정이 한참 이혁의 몸을 닦아주고 있다.며칠 동안 치료를 받은 이혁이 드디어 깨어났지만 여전히 허약했다.그때 강서준이 은미와 함께 병실로 들어왔다. 문소정이 행동을 멈추고 “강 형님.”라고 불렀다.강서준은 손짓으로 인사하고 이혁에게 다가갔다. 눈을 뜬 이혁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깨어났다.“강 형.”이혁이 침대에 누워서 힘없이 불렀다.“미안해요. 내가 폐를 끼쳤어요.”강서준이 침대 옆에 앉았다.“무슨 소리, 다 지난 일이야. 안심하고 치료나 잘해. 몸이 회복되면 다시 나와 싸워야지. 남황을 떠났으니 이젠 강중 상가에서 우리의 터전을 만들어야 돼.”“네.”이혁이 힘없이 대답했다. 강서준은 이혁의 맥박을 짚으며 현재 몸 상태를 관찰했다.자세히 살핀 후 다른 처방을 내주고 소요왕에게 연락했다.“소요왕, 지금 군병원인데 시간 되면 올 수 있어요?”강서준은 직접 찾아가지 않았다. 지금 소요왕은 감시당하는 중이니 괜히 찾아갔다 귀찮은 일을 만들어 주고 싶지 않았다.소요왕이 30분도 안 되는 사이에 중환자실에 나타나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무슨 일입니까?”강서준은 은미를 가리키며 말했다. “신분을 만들어 줘요.”소요왕이 은미를 힐끗 보더니 물었다. “누구입니까?”“그건 알 필요 없고.”“그렇군요.”소요왕은 더 캐묻지 않고 은미에게 나이가 몇 살인지만 묻고 병실을 나갔다.호기심이 많은 문소정이 강서준의 팔을 잡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강 형님, 예쁜 언니는 누구예요?”강서준은 피식 웃기만 할 뿐 설명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혁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담배 피우고 싶어요.”이혁이 힘없이 입을 열었다. 어젯밤에 깨어나서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말했지만 문소정이 피우지 말라고 우기는 바람에 지금까지 참고 있었다.“알았어.”강서준이 담배에 불을 붙이고 이혁의 입에 가져갔다. 아직 팔을 들 수 없는 이혁을 위해 강서준이 직접 담배 시중을 들어줬다.“회복되지도 않았는데 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