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도 한때 남황 장군이었으니 28개국 무도종사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다.그런 상황에서 강서준이 자신을 데리고 10만 대군의 추격을 피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고 있었다.“이제 어떻게 할 계획입니까?”강서준이 가볍게 손을 저었다.“먼저 치료부터 해. 몸이 회복되면 네가 할 일이 많아.” “네.”이혁이 대답했다.소요왕이 생각보다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중환자실에 돌아왔다.“아까 말한 거 이미 처리했어요.”강서준이 서류봉투를 열어봤다. 주민등록증에 적힌 이름은 강은미였다.이름에 대해 소요왕이 설명했다.“10년 전 강한 그룹의 먼 친척으로 사촌 여동생으로 설정했어요.”강서준이 피식 웃더니 서류를 은미에게 던져 주었다.새 주민등록증을 받은 은미는 가슴이 묘하게 설레었다. 그동안 지하 세계에서 블랙리스트로 살았지만 지금은 합법적인 신분을 갖게 되었다.“감사합니다. 강 형님.”“됐어. 먼저 진료소에 가서 기다려. 이혁이 퇴원하면 지시를 내릴 거야.”“네.”은미가 고개를 끄덕였다.“이혁, 이만 갈게.”강서준은 이혁에게 인사하고 중환자실에서 나왔다.김호 부부는 김현을 보러 병원에 가고 김초현이 혼자 집에 남았다.소파에 앉아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보고 있을 때 강서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김초현이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것 봐. 한의학대회 홍보영상이 올라왔어.”강서준은 김초현 옆에 일부러 바짝 붙어 앉았다. 두 사람의 살결이 느낄 정도로 말이다.김초현이 다시 동영상을 열었다. “봐, 대박이다. 가슴이 너무 벅차는데?”“대하국 5천 년의 문명, 5천 년의 계승. 한의학은 대하국 5천 년의 문화가 남긴 정수입니다.”동영상에서 감격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강중 한의원 거리가 나오면서 한의원마다 소개를 시작했다.“한의학대회는 1년에 한 번 성대하게 열리는 대회로서 전국 각지에서 백만 명이 넘는 한의사들이 참가합니다. 수십년 동안 명성을 떨친 한의사들부터 무명인 한의사까지 약의 도시인 강중에서 최고의 영광을 쟁취
솔직히 말해서 강서준은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한의학대회에서 신의 칭호를 얻는 건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으니까.그보다 진짜 실력을 감추고 티가 안 나게 해야 되니 고민되었다.강서준의 말에 김초현이 안심했다.지금 모든 희망을 강서준에게 걸고 있다. 만약 실패하면 SA 가문은 철저하게 망하고 다시는 상류층 가문에 들어설 수 없게 된다.탕탕탕!식구들이 모여 앉아 저녁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강서준이 일어서 문을 열러 나갔다.김천용과 김해 가족 그리고 김철 가족이었다. 20명이 넘는 사람이 문 앞에 서 있는 걸 본 강서준이 이마를 찌푸렸다.“할아버지, 무슨 일이죠?”“그게, 들어가서 얘기하자.”“들어오세요.”강서준이 집안에 들어오게 길을 내주었다.김천용 일행을 본 하연미가 인상을 찌푸렸다.“아버지, 앉으세요.”김호가 벌떡 일어서며 물었다. “식사는 하셨어요? 챙겨드릴까요?”“뭘 챙겨?”하연미가 쌀쌀맞게 말했다.“사람이 몇인데, 밥통 하나 갖고 되겠어?”김해 가족과 김철 가족만 해도 20명이 넘었으니 턱없이 부족했다.김천용만 자리에 앉고 다른 사람은 뒤에 서 있었다.강서준이 물었다.“2억을 드렸는데 아직도 집을 못 구했어요?”김천용은 그 사이 더 늙어버린 것 같았다. “WE 가문과 NE 가문에 사죄하고 수많은 중개사를 만났지만 SA 가문이라는 말에 다 거절하더구나. 그래서 호텔에 갔는데 우리 가문 사람을 안 받아준다고 하더라고.”“김초현, 다 너 때문이야!”김인영이 김초현에게 삿대질을 했다.“네가 아니었다면 WE 가문에 죄를 지을 일도 없을 거고 우리도 이런 꼴이 되지 않았어. 다 네가 이렇게 만들었어!”김인영은 오래전부터 김초현이 눈에 거슬렸다.김초현 때문에 SA 가문이 곤경에 빠지고 남자친구마저 떠났다. 그 뿐인가, 별장에서 쫓겨나 길바닥에 나앉게 되자 따뜻한 물에 몸을 씻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김위헌도 나서서 욕을 했다.“씨발 년이, 얼굴이 좀 반반하다고 그렇게 잘난 줄 알아? 노석
그런데도 우르르 쓸어와 김초현을 욕하고 있다.김초현과 상관없는 사람들이라면 강서준은 진작에 때렸을 것이다.김천용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네가 모르는 게 있어. 그 일이 있은 뒤로 모든 친척이 왕래를 끊었어.”김해의 아내 이지연이 쏘아붙였다.“다 김초현 때문에 우리 가문이 망했어. 친정집에 전화를 해도 받지 않잖아.”이지연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김초현을 쏘아보았다. 옆에 사람이 없었다면 벌써 뺨을 날렸을 것이다.“아이구.”김천용이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돈이 있을 땐 아부하고 일이 나면 나 몰라라 피하는 게 요즘 세상이잖냐.”김초현은 죄책감에 강서준의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작게 물었다.“여보, 무슨 방법이 없어? 할아버지가 잠시 머물 수 있는 곳을 얻을 수 없을까?”강서준이 김초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알아 볼게.”강서준은 집에서 나와 계단에 앉았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백소희에게 연락했다.“강, 강 형님.”휴대폰 너머로 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연락을 기다렸어요. 괜찮으세요?”“응, 백소희. QS 그룹 산하에 호텔이 있어?”“있어요. 얼마 전에 5성급 호텔을 3개 인수했거든요. 지금 QS 호텔 내부를 인테리어 하는 중이라 아마도 다음 달부터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백소희가 신속하게 상황을 보고했다.“여기 20명 넘는 사람이 있는데 잠시 머물 수 있게 안배해 줘.”“네, 강 형님.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사람을 보낼까요?”“아니야, 주소 찍어줘. 알아서 가라고 해야지. 참, 하윤지에게 귀띔해. 내가 부탁해서 안배한 거라고 말하면 알 거야.” “네.”전화를 끊고 담배를 마저 피웠다.강서준이 집에 들어가자 모두 물끄러미 쳐다봤다.마음이 조급한 김초현이 다가와 물었다. “여보, 어떻게 됐어?”강서준이 피식 웃었다.“해결했어.”“뭐?”김초현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WE 가문과 NE 가문 때문에 어디에도 못 가는데 어떻게 해결한 거야?”“잊었어? 윤지가 QS 그룹에서 일 하잖아. 한 부서의 책임자인데
강서준이 아래층까지 바래다주면서 호텔 이름과 주소를 알려주었다.“강서준, 아니면 우리랑 같이 가 줄래?”누군가 불안한 눈빛으로 겨우 입을 열었다. 대낮에 사람들의 조소와 냉대를 받아서 너무 불안했다. 부동산중개소와 여러 호텔, 게다가 작은 규모인 모텔까지 거절했으니 불안한 건 당연했다.만약 이번에도 내쫓긴다면 저녁에 길바닥에서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몰라 두려웠다.강서준이 손을 흔들었다.“걱정 마. 내가 다 안배했으니까 그런 일은 없어.”강서준은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 백소희에게 전화를 건 것도 김초현의 체면을 봐서 해준 것이다말을 끝낸 강서준은 바로 돌아서 집에 올라갔다.김천용이 가족에게 말했다.“의식주에 모두 돈이 들어가. 돈을 아껴 쓰기 위해서라도 택시 말고 공공버스를 타고 가자.”모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때 부귀영화를 누리던 SA 가문이 지금은 버스를 타는 신세가 되다니. 20명 넘는 사람들이 정거장에 서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백소희는 강서준의 전화를 받고 비서에게 서둘러 안배하라고 지시했다.비서가 QS 그룹 호텔 담당자에게 연락하자 그 담당자도 자신의 비서에게 임무를 내렸다.그렇게 임무를 맡은 호텔 담당자 비서가 호텔 총지배인에게 연락했다.그때 호텔 총지배인은 젊고 이쁜 연예인과 호텔 방에서 한창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전화를 받은 호텔 총지배인은 로비 매니저에게 떠넘기고 휴대폰을 꺼버렸다. 이 밤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 방해 요소를 차단해버린 것이다.하지만 로비 매니저가 부재중인 탓에 호텔 프런트에 연락해 방을 안배하라고 통보했다.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을 거쳐 드디어 지시가 전달됐다.LH 호텔은 강중 5성급 호텔 중의 하나로 QS 그룹에서 인수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당연히 호텔의 100% 주식을 보유했다. 김천용 일행이 호텔 앞에 도착했다.“어서 오십시오.”호텔 입구에서 예쁘장하게 생긴 안내 직원이 나와 김천용 일행을 맞이했다.“고객님, 예약하셨습니까?”김천용이 대답했다. “
촤악!뺨을 치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감히 나를 때려?”빡친 박찬이 바로 발을 들어 김인영을 차버렸다.그 바람에 아랫배를 맞은 김인영이 바닥에 넘어졌다.“사람 때려요. 사람 때린다고요!”김위헌의 소리에 경호원이 뛰어왔다.박찬은 달려오는 경호원을 보고 호통을 쳤다.“나 LU 그룹 사람이야. 누가 감히 건드려?”경호원들은 LU 그룹을 알 리가 없지만 잔뜩 일그러진 박찬의 표정에 겁을 먹고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그때 안내 직원이 다가와 키를 건넸다.“고객님, 여기 키를 받으세요. 방까지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그 장면을 본 박찬은 어리둥절했다.‘진짜 받아준다고?’박찬이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이봐, 호텔 총지배인 어디 있어? 이 사람들 누군지 몰라? WE 가문과 NE 가문에서 누구도 받아주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을 텐데. 지금 그 명령을 거부한다 이거야?”안내 직원이 순간 당황했다. SA 가문에 대해 들은 바가 있어 다시 키를 움켜쥐고 프런트로 달려갔다.김천용 일행이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그 모습을 본 박찬이 껄껄 웃더니 휴대폰을 들고 서동윤에게 연락했다.며칠 전, 우연히 NE 가문의 서동윤을 만난 이후로 아부할 기회만 찾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정말 SA 가문이 여기에 온 것에 감사했다.만약 NE 가문과 연결된다면 LU 가문은 꽃길만 걸을 것이다.“동윤 형, 나 박찬이에요. 지난번 파티에서 우리 만났죠? 참, LH 호텔에서 SA 가문 사람들을 만났는데 여기서 방을 내줬다네요?”서동윤은 늦은 밤에 달콤한 잠을 깨운 박찬이 얄미웠지만 어느 호텔에서 SA 가문 사람을 받아줬다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강중에 우리와 맞서는 사람이 있네?”서동윤이 씩씩거리면서 전화를 걸었다.“LH 호텔, 누구 명의인지 알아봐. 내가 작살낼 거야.”안내 직원이 프런트 직원에게 물었다.“민아, 누가 시켰어? 저 사람 김천용이야. WE 가문과 NE 가문이 멸망시킨 SA 가문이라고. 방을 주면 안 돼. 죽고 싶
김천용 일행이 호텔에서 쫓겨났다.“할아버지, 강서준 이 자식이 분명 우리를 엿 먹이려는 짓이 틀림없어요. 안배하기는 개뿔.”“아까 그랬잖아요. 가족들도 믿을 수 없다고 했는데 이제야 무슨 말인이 이해되네. 우리를 돕지 않겠다는 말이었어.”모두 강서준을 욕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그때 박찬이 뒤를 따라 나왔다. 김인영 전 남자친구라 SA 가문과 어느 정도 감정은 남아있었다.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지만 WE 가문과 NE 가문에 잘 보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그냥 이번 기회에 LU 가문이 한층 더 높이 올라가길 바랐다.박찬은 여전히 여자를 끌어안고 김천용 일행을 보며 싸늘하게 웃었다.“김천용에게도 오늘 같이 날이 올 줄이야. 고집불통 늙은이, 예전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돈은 쥐뿔도 없으면서 체면은 겁나 내세우더니 꼴이 좋네?”“박찬, 그만해.”보다 못한 김철의 아들 김진이 나섰다.“네가 김인영과 사귈 때 우리가 섭섭하게 대하지 않았어. 지금 우리 가문이 이 지경이 됐으니 김인영과 헤어진 건 따지지 않겠지만 이렇게 매정하게 굴 건 없잖아.”“섭섭하게 대하지 않았다고?”박찬이 몸을 뒤로 젖히며 웃었다.“웃겨 죽겠어. 그것도 다 우리 가문을 보고 그런 거잖아. 내가 돈 없고 권력이 없어 봐. 너희 가문에서 나를 사람 취급이나 하겠어? 김인영이 나와 사귀고 몸을 내주겠냐고?”박찬이 빈정거리는 말투로 또박또박 말했다.“안 하지. 다 내 돈을 보고 사귄 거지. 정말 어떤 할아버지가 있으면 어떤 손자가 있다고. 너희 가문 사람들은 다 똑같아.”김진은 참지 못하고 주먹을 날렸다.꼼짝없이 정면으로 코를 맞은 박찬이 바로 코피를 흘렸다. 코를 잡은 손바닥에 흥건한 피가 묻은 것을 보고 빡 쳤다.“개새끼, 감히 나를 쳐? 너 가만 안 둬. 가만 안 둬!!”강중에서 모두가 WE 가문과 NE 가문에게 잘 보이기 위해 SA 가문을 주시하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 김진이 먼저 주먹질을 했으니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박찬은 먼저 박소에게 연락했다.
박찬은 피범벅이 된 코를 부여잡으며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오늘 SA 일가는 단 한 명도 빠져나가지 못할 줄 알아요."그는 또 LH 호텔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경비원에게 이렇게 말했다."구경났어요? 빨리 이 사람들을 막아야 할 거 아니에요. SA 일가는 WE그룹에 NE그룹까지 건드려 놓고 내가 몇 마디 대변했다고 바로 손을 올렸어요. 두 집안에서 책임을 묻는다면 당신들이 감당할 수나 있어요?"이 말을 들은 경비원은 겁이 나기 시작했다.보안팀 팀장은 즉시 지시를 내렸다."일단 막자."보안팀은 전기 충격기를 들고 달려가 SA 일가를 막아섰다.김천용은 어두운 안색으로 몸을 돌려 박찬을 바라봤다."찬아, 너마저도 우리한테 이렇게 대해야겠나?"뒤따라 간 박찬은 발을 올려 김천용을 바닥으로 차버렸다. 그러고는 거친 말을 퍼붓기 시작했다."이 영감탱이가...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SA그룹은 이제 망했어.""아버지!""할아버지!"SA 일가는 우르르 몰려와서 바닥으로 쓰러진 김천용을 부축해 줬다. 그러고는 화난 표정으로 박찬을 노려봤다.박찬은 단호히 무시를 선택했다.앞을 막아 서고 있는 경비원 때문에 SA 일가는 떠날 수가 없었다."할아버지, 저 배고파요."대여섯 살 되어 보이는 꼬마 여자애가 반짝이는 눈으로 김천용만 바라봤다.김용은 여자애를 번쩍 안아올리며 이렇게 말했다."소미야, 우리 조금만 더 기다리자. 금방 밥 먹으러 갈 수 있을 거야.""아빠, 우리 언제 집 가요? 소미 배고프고 졸려요."김천용은 여자애를 바라보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박찬을 향해 애원하는 말투로 말했다."찬아, 우리가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봐줄 거냐..."박찬은 바닥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일단 김천용 당신은 무릎을 꿇어요."김천용은 몸을 흠칫 떨었다."아버지, 안 돼요.""할아버지, 저 자식 말은 들을 필요 없어요.""할아버지, 그냥 하라는 대로 해요. 저희 더 이상 사람들한테 밉 보이면 안 돼요."누군가는 무릎을 꿇으면
김천용은 체면을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SA그룹을 위해서라면 그는 체면과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자신보다 한참 어린 박찬한테 무릎을 꿇을 수 있었다.그는 그저 SA 일가가 평안하기만을 바랐다.하지만 자신이SA 일가를 짓밟기 위한 박찬의 수단에 놀아났다는 것을 발견한 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SA 일가는 침묵을 유지했다.오직 김진만 겁을 먹지 않고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는 SA그룹에 영향을 주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LU그룹의 가주인 박태휘는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도착했다. 경찰도 그와 함께 동행했다.박태휘는 강중에서 그다지 유명한 축에 속하지 못한다. 하지만 LU그룹의 세력을 빌려 영향력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었다. NE그룹과 WE그룹에 비하면 보잘것없기는 하지만 말이다.박찬이 서동윤한테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빠르게 찾아왔다."아버지."박찬은 앞으로 걸어갔다. 그의 콧구멍에는 아직도 피가 묻어있는 종이가 꽂혀 있었다.박태휘는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이렇게 말했다."아들아, 아주 잘했다. NE그룹과 친하게 지낸다면 우리도 필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을 거야. 강중의 재벌 행렬에 들어설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박태휘는 또 어두운 안색으로 SA 일가를 향해 이렇게 윽박질렀다."누가 감히 내 아들한테 손을 댔다는 말이야?!""내가 그랬어요."김진은 당당하게 나섰다.김진은 20대 초반의 나이에 키는 170cm쯤 되고 약간 통통한 몸매를 갖고 있었다. 그는 오만한 표정으로 바닥에 침을 뱉으며 거친 말을 했다."댁 귀한 아들한테 손을 댄 사람은 나니까 애꿎은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나랑 해결해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상대해 줄라니까."박태휘는 자신과 동행한 경호원 두 명을 힐끔 보며 지시를 내렸다."다리를 부러뜨려라."경호원은 머리를 끄덕이며 김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어쩌자는 게요?!"김천용은 돌연 나서서 막아섰다."이 훤한 대낮에 법이고 뭐고 눈에 뵈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