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왕의 한마디에 박운 장군의 비서 진하늘이 너무 놀라 기절해서 죽었다.그러나 그의 운명을 바꿀 순 없었다.이쯤 되면 수사에서 필경 무언가가 드러날 것은 뻔했다.홀에 수백 명이 모여들었다.그러나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딱딱딱!구두가 바닥에 닿으며 소리를 냈다.무장한 군인 두 명이 다가와 진하늘을 끌고 갔다.어깨에 별 하나를 단 창백한 얼굴의 박운은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이, 이게 무슨 일이지?박운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자신이 강중에 온 이후로 처음 소요왕을 만난 순간이었다. 그런데 소요왕을 이곳에서 만나다니.소요왕은 진욱을 바라보았다.진욱은 한눈에 봐도 두 발이 나른해진 채 온몸에 힘이 빠져 땅바닥에 자빠져있었다.딱딱딱.소요왕은 걸어가 입을 열었다. “강북의 경찰 특공대 부대장이 진욱이던가?”굳어버린 진욱의 얼굴에서 땀이 흘러넘쳤다.소요왕은 기사가 적힌 용지를 꺼내 바닥에 내팽개쳤다.기사를 주어 보던 진욱은 순간 두 눈이 하얗게 질려 기절해 버렸다.“흑흑, 여보…” 김지연은 진욱을 안고 눈물을 흘렸다.궁금해 난 김천용은 기사를 주었다, 그러더니 얼굴이 이내 창백해졌다.이것은 진욱이 장군으로 연임된 시기부터 받은 뇌물들의 자세한 기록들이 적혀진 목록이었다.“끌고 가.”소요왕의 명령에 무장한 군인 두 명이 다가와 진욱을 강제로 끌고 갔다.김지연은 눈물을 끊임없이 흘렸다.가족들도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뭘 멍하니 있는 거지, 내가 직접 연행해야 하는 건가, 당장 꺼져.”소요왕의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강서준은 틈만 나면 자신에게 트집을 잡아댔다.많은 부자들이 소요왕의 명령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벗어나기 시작했다.이혁은 CCTV를 통해 이 장면을 보더니 입을 삐죽거렸다. “형님, 저 집안사람들을 높이 추켜세워주고 다시 나락으로 보내버리는 꼴이 아주 잔인하네요.”담배를 피우는 강서준의 안색은 여유로웠다.파티에 참석했던 많은 부자들이 돌아갔고
살면서 가장 영광스러운 날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가장 창피한 날이었다.게다가 QS 그룹의 백소희가 5조 원의 비용을 갚아라고 했다.SA 일가에는 그럴 돈이 없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김천용은 화가 나서 집안에서 마구 던져버렸고 골동품과 가구들이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가족들은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김천용이 화가 난 건 누구나 알고 있었다, 지금 입을 열었다간 상황만 더 악화할 뿐이었다.화가 난 김천용은 소파에 앉아 진정을 하더니 하연미 가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연미야, 이제 우리 집안을 구할 수 있는 건 너뿐이다, 네 조카가 QS 그룹에서 일한다고 했잖니? 백 대표와 함께 일 할 정도니, 네가 우리를 위해 나서다오.”“저...”하연미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김초현은 소파에 앉아 어두워진 얼굴로 낮게 말했다.“할아버지, 걔가 바로 강서준과 바람이 난 여자예요.”“탁!”김천용은 손바닥으로 탁자를 내리쳤다.비록 그는 여든이 되었지만 악력이 남아 있어 탁자가 흔들렸다.“바람이 나면 또 어때, 이번의 난관만 잘 벗어난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초현아, 얼른 강서준에게 연락해, 강서준이 하윤지와 함께 있다고 한다면 다시 집으로 돌아오라고 하거라.”“할아버지...”김초현은 억울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5조 원을 내지 않기 위해 강서준에게 연락을 하라고?“할아버지, 우리가 그를 SA 일가에서 쫓아냈잖아요, 연락을 하시려면 직접 하세요, 전 그럴 수 없어요.”“초현아, 이 일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그분은 QS 그룹의 대표님이시다, 오늘 너도 봤겠지만 소요왕과도 친분이 있는 사이다, 진짜 거물인 셈이지, 우린 그런 사람의 눈밖에 나서는 안된다, 수백억은 우리도 만들 수 있는 금액이지만 5조는 턱도 없다.”김천용은 피폐해진 얼굴로 핏기 하나 없었다.“이 할아버지가 너에게 이렇게 애원한다.”“저...” 김초현은 말을 하려다가 멈추었다.하연미도 합세했다. “초현아, 강서준에게 다시 돌아와달
강서준은 스쿠터를 타고 별장으로 갔다.안으로 들어서서 여러 물품들이 난잡하게 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김천용은 소파에 앉아 담배만 피우고 있었고, 집안의 핵심 인원 몇 명를 제외하고는 모두 서 있었다.그는 집안으로 들어서며 놀란 듯 물었다. “아이고, 팔순 연회를 제왕궐에서 연다고 하더니 왜 다 집에 모인 거예요? 어떻게 된 일이죠?”그는 소파에 앉아 눈물을 흘리는 김지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지연은 왜 이렇게 있는 거예요, 경찰 특공대 부대장이라던 남편은 어디 간 거죠?” 그는 말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가족의 안색이 별로 안 좋았다.하지만 지금 그들은 강서준에게 부탁을 하는 입장이었으니 가만히 있었다.김위헌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서준, 너 하윤지와 특별한 사이잖아, 걔가 지금 QS 그룹의 백대표와 함께 일하는 사이이니 네가 나서서 우리를 도와줘.” “응?”강서준이 걸어가 김초현 옆에 앉았다.김초현은 몸을 옆으로 살짝 움직여 그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왜 이러는 거죠?” 강서준이 의아한 척 물었다.그는 가족들을 바라보았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말해야 제가 돕죠, 초현씨, 말해봐요.”김초현은 강서준을 힐끗 보더니 낮은 소리로 “오늘은…”라고 속삭였다.그녀는 오늘 일어난 일을 낱낱이 이야기했다.“하하…”강서준은 심드렁하게 웃음을 터뜨렸다.“장군의 비서, 경찰 특공대의 부대장까지…인과응보네요.”사람들의 안색이 보기 안 좋게 변했다.김해는 차갑게 말했다. “강서준, 너도 우리 집안의 사람이다, 어떻게 강 넘어 불 구경하는 것처럼 말할 수 있어?”“제가 강 건너 불구경 하면 안 되나요? 좋습니다, 전 그럼 가보죠.”강서준이 몸을 일으켜 나서려고 하자 김초현이 그를 끌어당기며 부탁했다.“강서준, 내가 이렇게 빌게요.”강서준은 김초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초현씨, 난 당신 사촌 동생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에요, 당신이 본 그게 진실이 아니에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당신이라는 걸
강서준의 말에 적잖게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데릴사위가 어디서 그렇게 큰 힘이 생겨서 소요왕까지 나서게 만든단 말이지?가족들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알아차렸다.강서준이 연기를 하는 것 같았다.강중에서 소요왕에게 나서라고 명령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김천용은 심호흡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강서준, 너도 이 집안의 사람이니 가만히 눈을 뜨고 보고만 있을 건 아니지?”강서준은 목소리를 높였다.“절 내쫓으려고 하지 않았던가요? 초현씨와 이혼하길 원하지 않으셨나요?”“아니, 내쫓지 않겠다.”“이혼하지 않아도 돼요, 여전히 이 집안의 사위에요.”가족들은 분분히 입을 열었다.김천용은 김초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초현아, 너 무슨 뜻이야?”김초현은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집안의 위기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다시 한번 기회를 줄게요.”강서준은 하연미에게 물었다. “어머님, 무슨 뜻이죠?”하연미는 급히 입을 열었다. “이혼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이혼은 안 해도 된다, 누가 이혼에 대해 입을 연다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다.”강서준은 매우 만족스러웠다.진작에 이랬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김초현을 바라보았다. “초현씨, 하윤지에게 연락해요.”“내가?”김초현은 어안이 벙벙했다.“그래요, 하윤지는 당신 사촌 동생이잖아요, 그리고 먼저 오해를 한 것 가족들이니 먼저 사과를 하면 걔가 백 대표님에게 부탁을 할지 누가 알겠어요? 하윤지가 백 대표의 곁에 있다면서요? 백소희가 누군데요, 신도시의 총책임자가 고작 5조 원이 부족할까요?”김초현은 자신이 강서준과 하윤지를 오해한 것이라고 여겼다. 맞는 말이었다, 알고 지낸 지가 하루뿐이었는데 서로 눈이 맞기엔 너무 일렀다.“그래요, 해볼게요.”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하윤지에게 전화를 걸고 스피커 모드로 전환 시켰다.“하, 하윤지, 나야, 초현.”“어, 초현 언니, 나 지금 바쁜데 무슨 일이에요?””지난번 그 일, 내가 너랑 서준씨 사이를 오해했어, 우리가 잘못했어, 미미관
“맞아요.”강서준은 부인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백소희의 제왕궐은 내 것이에요, 내가 가고 싶으면 가는 곳이죠, 하윤지도 내가 QS 그룹에 입사하게 도와준 거고, 내 말 한마디면 백소희도 들어주죠.”김초현은 눈을 가늘게 떴다.“헛소리하지 마.”가족들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강서준을 바라보았다.김위헌이 불쑥 나서서 물었다.“네 말대로라면 백소희가 네 마누라겠네, 오늘 소요왕을 부른 것도 너라는 말이고?”“그렇다면?” 강서준은 김위헌을 바라보았다.“구라도 작작 쳐.” 김위헌은 콧방귀를 뀌었다.다른 가족들도 안색이 좋지 않았다.더 이상 강서준에게 아부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강서준이 이 위기를 해결해 준 것이 아니기에.하윤지와 하연미는 가족사이었다, 강서준은 이방인에 지나지 않았다.강서준이 한 말이 모두 사실이었지만 가족들은 믿지 않았다, 강서준도 어쩔 수 없었다.그들은 안 믿는 것이 아니라 믿을 수 없는 눈치였다.군대에서 제대한 데릴사위에게 그런 힘이 있다는 걸 누가 믿을 수 있을까?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가문은 진작에 성장했을 것이다.“초현아, 이번 일은 정말 고맙다, 이 집안을 너에게 맡길 것이다, 너를 선택하는 것이 정말 가장 현명한 선택인 거 같구나, 할아버지는 네가 가문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김천용은 김초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가 아직 궁금한 게 하나 있구나.”“할아버지, 말씀하세요.”“10년 전 네가 구한 강한 그룹의 사람이 누구더냐?”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디. 특히 파티에서 몇몇 거물들이 김초현을 지키고 많은 사람들을 무릎 꿇게 한 광경은 김천용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그는 이 모든 것이 10년 전에 김초현이 구해낸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렇기 때문에 그 많은 사람들이 김초현에게 깍듯히 대한 것이다.더 자세한 내막을 김천용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렸다.“그건….”김초현은 난처한 표정으로 강서준을 쳐다보았다.그러더니 낮은 소
”설마, 초현 누나 지금 그렇게 대단해요?”“강씨 가문이 한때 잘 나갔어도 진작에 멸망했는데 그 사람들 초현 누나의 환심을 살 필요는 없잖아요?”“내가 보기엔 미미관의 고이현이 초현에게 반한 거 같아.”그 말에 김초현이 얼굴을 붉히며 변명했다. “함부로 말하지 마”“초현 누나, 고이현은 교토의 고씨 가문 사람이에요. 누나를 마음에 들어하는 건 좋은 일이죠. 그냥 강서준과 이혼해요. 매일 빌붙어 사는 인간이 개똥에도 쓸모 없으면서 허풍만 치고 다니잖아요.”김씨 가문 사람들이 또 강서준과 이혼하라고 부추겼다.강서준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상처가 아물었으니 아팠을 때 고통을 다 잊어버린 듯하다.지금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도 않았는데.김초현이 강서준을 힐끗 봤다.“결혼했으면 그 사람 아내고 전에 오해가 있었다고 해도 지금은 다 풀었으니 다시 기회를 줄거야.”그 말에 강서준의 마음속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면서 저도 모르게 김초현의 손을 잡았다.“역시 여보밖에 없어.”“됐다.”김천용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초현이 미미관에 연락해서 예약 잡고 우리도 선물 준비하러 가자구나. 이번엔 무조건 백 대표에게 양해를 구해야 돼.”김초현은 예약하러 가고 김천용은 직접 선물을 준비하러 갔다.원래 강서준도 한 끼 얻어먹으러 같이 가려고 했다. 왜냐면 미미관은 강중에서 가장 호화롭고 음식도 모두 일품이기 때문이다.하지만 김씨 가문에서 데리고 가지 않으려 한다. 강서준이 또 참지 못하고 허풍을 떨면서 백소희 비위를 상하게 할까 봐.강서준은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다시 집에 들어온 강서준은 소파에 편하게 앉았다.“귀찮은 일 해결했으니 개운하네. 총대 메고 싸우는 것보다 더 힘들어.”그렇게 몇 시간 지난 뒤 식구들이 웃고 떠들면서 들어왔다.“윤지, 백 대표님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네. 밥 한 끼 대접했더니 우리 책임을 묻지 않고 5억도 받지 않았어.”“윤지가 나간 지 얼마됐다고 QS 그룹에 취직했어? 게다가 백 대표 같은 거물도 알고. 우리 하
김천용이 별채에서 생신 잔치를 올린다는 소문이 강중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생신 축하하러 간 사람들 대부분이 거물들이기 때문이다. 거물들 중에서 김초현을 보고 간 사람도 있지만 별채를 보고 싶어서 간 사람도 적지 않았다. 별채는 강중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보통이 아닌데 김씨 가문이 어떻게 별채에서 생신 잔치를 올릴 수 있는지 의아했다. 아무래도 김씨 가문이 큰 인물과 관계가 있는 게 틀림없다 여긴다.한데 김씨 가문에서 또 이렇게 멍청한 짓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지금은 또 김씨 가문의 사위가 강북 특수경찰 부대장인데 그 가문에 강백 군부대 장군의 비서라는 것까지 소문이 났다. 그 비서가 나섰기 때문에 별채에서 생신 잔치를 연 것이라고.다만 비서 진하늘이 제대로 안배하지 않아 김씨 가문에서 생일 잔치에서 어리석은 짓을 해 또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제기랄.”“김씨 가문이 다시 부상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다 허풍이네.”“이번에야말로 소요왕과 백소희의 미움을 제대로 샀으니 끝났네. 김초현이 있다고 해도 희망 없어.”…김씨 가문의 문제는 해결됐지만 밖에서는 데릴사위 강서준은 맨날 하는 일 없이 집구석에서 주부 노릇만 하고 김초현은 회사 일로 바쁘다고 소문이 돌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며칠이 지났다.오늘은 추석이다. 일년에 한 번 있는 명절이니 김씨 가족들도 모이기로 했다.그리고 강씨 망령들에게 제사를 올리는 날이기도 하다.강서준이 죄인들에게 주는 마지막 기한이 바로 오늘이다. 죄인들에게 10일 무릎을 꿇고 추석에 자살로 사죄하라고 했지만 한 명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그러니 추석에 강한 묘지 앞에 모여서 10년 전 원한을 끝내려 한다.추석 아침.김초현이 강서준에게 넥타이를 해주면서 당부했다. “오늘 추석이라 가족들이 다 모여. 가족 모임에 가면 함부로 말하지 마. 또 할아버지가 화를 내면 난 더 이상 도와줄 수 없어.”“여보, 정장 입으니까 너무 불편해.”말대로 정장 입은 강서준은 움직임이 불편했다.“아니면 가족 모임에 가지 않을
이혁은 신속하게 상황을 보고했다.강서준이 싸늘하게 물었다. “소요왕 쪽은 준비 다 됐어?”“연락했어요. 그쪽은 이미 준비 완료됐어요. 100대 전투기, 300대 탱크, 500대 장갑차, 1000대 군용차가 군부대에 집결했어요. 지금 강 형 지시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리고 소요왕이 전달해달라 하던데. 마지막으로 도와주는 거라고.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네요.”강서준이 냉정하게 말했다. “관련 있는 사람은 살 생각하지 말아야 돼.”이혁은 휴대폰 넘어로 강서준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강서준이 집을 나서 보통 진료소로 향했다.거기서 큰 사이즈 코트를 갈아입고 전에 준비한 가면을 손에 들었다.10년 전의 원한 오늘 매듭을 짓는다.강중 교외 화월강 근처에 4대 가문 가람들이 모여 있다. 먼 발치에 모두 검정색 난닝구를 입고 손에 칼과 몽둥이를 든 무리가 한군데 모였다. 이 사람들은 모두 지하 세력이다.소인해도 함께 했다.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 어느정도 회복했지만 얼굴에 난 상처는 낫지 않았다. 지금은 예전의 미모를 찾아볼 수 없이 매우 초최해 보였다. 4대 가문과 세력파 단왕과 구지천 그리고 길 양쪽에 선 무리까지 만 명 넘는 인파를 바라봤다.“큰오빠, 이건 우리 가문을 불구덩이에 몰아넣는 거나 마찬가지야.”“흥.”소지영이 콧방귀를 꼈다. “만 명 넘게 모였는데 강씨 집안 잔당이 무섭겠어? 오늘 나타나기만 해봐. 여기가 무덤이 될 거야.”단왕은 침착한 표정으로 무심하게 내뱉었다. “10년 전, 바로 여기에서 강씨 가문을 불에 태웠고 오늘 역시 이 자리에서 강씨 잔당은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거예요.”소지훈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단왕만 있으면 강씨 잔당이 감히 오지 못할 겁니다.”다른 가문 사람들도 모두 믿고 두려워하지 않았다.왕지혁이 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했다. 지금은 오전 9시였다.“저희는 점심 12시에 아버지 장례를 치를 겁니다.”주영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12시가 가장 좋은 시간대라 장례 치르기 적합해요.”“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