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예운은 자신만만했다.강서준이 어떤 질문을 해도 자신을 이긴 뒤에 말하겠다고 했다.“알았다.”강서준도 쓸데없이 묻지 않았다.형검이 개봉되지 않았을 때 그냥 날카로운 무기에 불과할 뿐 아무런 위력도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형검을 들면 검에서 거대한 힘이 전해지는 것이 느껴졌다.이 힘은 절대적으로 그의 검기를 한층 끌어올려 주었다.검을 가로 들자 무형의 검기가 맴돌아쳤다.“그쪽은 무기 없어?”강서준이 차분하게 물었다.“너를 상대하는 데 무기까지 쓸 필요 없어.”“하하하.”강서준이 소리 내어 웃었다.그가 7단일 때 8단 강자를 살해했다.비록 구익이 연거푸 전투를 벌인 탓에 중상을 입어서 8단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하지만 8단도 만만치 않았다.강서준이 호탕하게 웃고는 신속하게 공격했다.한순간에 진예운의 앞에 나타나 형검으로 무찔렀다.강서준이 공격해 오자 진예운은 가볍게 몸을 들어 유령처럼 뒤로 물러났다.동시에 강서준을 일장으로 공격했다.보기엔 평범한 장법이지만 거대한 힘이 담겨 있었다.이 힘으로 형검을 세게 공격했다.그의 공격 속도가 너무 빨라 강서준은 미처 방어하지 못했다.띵!형검에서 청량한 소리가 전해졌다.강서준은 거대한 힘이 형검을 통해 자신의 몸에 퍼지는 걸 느꼈다.그 힘에 체내의 혈기가 소용돌이 치더니 목구멍으로 뜨거운 액체가 올 것 같았다.하지만 그는 나오려는 피를 억지로 삼켜버렸다.“강력한 힘이군.”강서준은 속으로 놀랐다.8단 강자와 맞붙은 적이 있었지만 당시 구익에 비하면 진예운의 힘은 놀랄 만큼 강력했다.강서준은 그 힘에 밀려 계속 뒤로 물러났다.진예운은 그에게 아무런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몸을 번쩍 들어 맹렬하게 공격했다.순간 강서준의 주변에 수많은 장인이 나타났다.장인마다 거대한 힘이 실려 천지를 파괴할 것만 같았다.강서준이 형검을 휘두르며 속도를 극치로 끌어내 이 장인들을 부숴버렸다.먼 곳에 귀신 가면을 쓴 사람이 서 있다.천문 문주, 김초현이 그곳에서 천산관 정상에서 벌
천절십삼검의 위력을 보던 그녀도 흐뭇하게 웃으며 작게 중얼거렸다.“천절십삼검 역시 대단해. 상대방이 얼마나 강했으면 처음부터 이 절학을 보여줬을까.”승부는 김초현도 예측할 수 없었다.강서준의 상대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이다.진예운은 더는 물러날 곳이 없어 속도를 최대로 올려 계속 도망 다녔다.하지만 검기는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그가 어디로 도망가든 계속 쫓아왔다.“제기랄!”창백한 얼굴이 의기소침해졌다.슈우웅!그때 어쩔 수 없이 검을 뽑았다.허리춤에서 가느다란 검을 뽑고 가볍게 흔들자 몇 개의 검기가 환화되었다.땡땡땡!검기가 허공에서 부딪쳤다.진예운이 펼친 검기가 천절십삼검의 검기를 공격하는 동시에 기회를 잡아 신속하게 강서준을 향해 돌진했다.그의 속도는 번개처럼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강서준의 앞에 나타났다.그리고 가느다란 검을 앞으로 질렀다.강서준이 형검을 들고 저항했다.촤아악!두 검이 부딪치자 두 사람은 모두 뒤로 튕겨 나갔다.강서준이 검을 막아내기 바쁘게 진예운이 다시 공격했다.그의 검술은 괴이한 속도로 빠르게 공격해왔다.너무 빠른 속도 대문에 강서준은 힘에 겨워서 한 걸음 두 걸음씩 물러나다가 방심한 끝에 팔을 베었다. 검에 베인 상처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너무 빨라. 검의 궤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막는 게 버거워.”강서준은 속으로 당황했다.그가 놀라는 사이 뒤에서 무서운 기운이 전해지더니 곧이어 진예운이 앞에 나타났다.“망했어.”강서준은 왠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눈에 보이는 것은 잔영뿐이었다.진예운의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 허공에 잔영만 남겨서 시야를 혼란시켰다.강서준이 갑자기 홱 돌아 검을 앞으로 찔렀다.무서운 검기가 휘몰아치며 갑자기 나타난 진예운을 막아냈다.하지만 놀랍게도 강서준이 진퇴했다.그 그림자도 잔영이었다.진짜 진예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강서준의 안색이 점점 굳어졌다.이 순간 눈으로 보는 것이 도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진예운의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 육안
진예운은 자신의 검을 보고 입을 떡 벌렸다.강서준이 8단에 도달하고 천절십삼검과 기이한 신공을 익혔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다.그가 강서준을 뚫어지게 쳐다봤다.강서준의 몸에 은은한 금빛 광선이 돌고 있었다. 전에는 없던 것이다.전에 동인으로 변했을 뿐 지금처럼 금빛 광선은 보이지 않았다.그가 심호흡으로 애써 진정하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건 무슨 무공이야?”“알 자격 없어.”강서준이 차갑게 말했다.속내를 알 수 없는 적은 그저 쓰러트리는 방법밖에 없다.강서준이 형검을 다시 들며 소리쳤다.“계속 공격해.”“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진예운은 강서준이 보여준 무공에 충격을 받았지만 두려워하지 않았다.그는 천하에서 최고의 무학을 익혔기 때문이다.강서준이 아무리 방어력이 좋아도 그를 무찌를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진예운이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강서준이 수상함을 느꼈다.“또 잔영이군.”그는 다시 한번 놀랐다.진예운의 몸놀림은 정말 기괴했다.순간, 뒤에서 위험한 기운이 전해져 오기에 홱 돌아서서 검으로 찔렀다.땡!두 검이 부딪쳤다.이번엔 진예운의 검이 단번에 부러졌다.하지만 그는 검이 부러진 순간을 놓치지 않고 손을 번쩍 들어 강서준의 가슴에 일장을 날렸다.강서준은 금색 기벽으로 공격을 막았지만 진예운의 힘이 너무 강했다.아무리 금색 기벽이 보호하고 동인으로 변했어도 장법의 충격을 이기지 못해 뒤로 물러나며 피를 토했다.동시에 몸에 음한진기가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이 진기는 하마터면 그의 피를 얼어버리게 했다.그가 신속하게 천강기공을 이끌어내 지강지양의 진기로 음한진기를 몸 밖으로 내보냈다.강서준이 거대한 바위 위에 착륙했다.진예운은 수백 미터 떨어진 허공에 서서 강서준을 주시했다.그는 전처럼 태연하고 여유를 부리지 않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강서준의 방어력은 그의 예상을 뛰어넘었다.“네가 이겼다.”진예운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 일장에 온몸의 힘을 담아 공격한 것이다.그런데 강서준은 겨우 피
진예운이 패배를 인정하다니 강서준은 믿어지지 않았다.오늘 결단코 생사를 걸고 결전을 벌여 한 사람을 죽어야 끝장이 날 거라고 생각했었다.그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의경 심법으로 치료를 시작했다.“정말 음한한 진기였어.”강서준은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했다,이미 음한진기를 제거했지만 지금도 추위를 느꼈다.격전이 끝나자 멀리서 지켜보던 김초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소리 없이 사라졌다.강서준이 치료하고 있을 때 진예빈이 나타났다.그녀는 치료하고 있는 강서준을 방해하지 않고 옆에서 지켜봤다.인기척을 느낀 강서준이 치료하면서 그녀에게 물었다.“다치지는 않았어요?”진예빈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강서준이 다시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에요? 그자는 누군데 큰오빠라고 불러요? 설마 천산파 제자입니까?”진예빈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우리 큰오빠예요. 10년 전에 천산파를 떠났어요. 그때 난 열살밖에 되지 않아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도 몰랐는데 나중에 아버지한테서 들었어요.”“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어요?”강서준은 사뭇 진지했다.천산파의 일이긴 하지만 그에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다.그렇다면 그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니 알 필요가 있었다.진예빈이 생각을 하다 입을 열었다.“다 그 비적 때문이예요.”“무슨 비적이요?”“현영진공이요.”“네?”강서준이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뭐라고 했어요. 현영진공이요?”“네.”진예빈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10년 동안 감추었던 집안일을 털어놨다.강서준은 그제야 외부인들이 실전되었다고 여겼던 현영진공이 천산파에 소장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그렇다면 그의 할아버지도 틀림없이 천산파에서 현영진공을 배웠을 것이다.진예빈이 물었다.“큰오빠 배후가 누군지 말하지 않았어요?”강서준이 상처를 치료하고 안정을 취한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섰다.“묻기 전에 이미 사라졌어요. 그 사람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서 쫓아가지 못했어요. 큰오빠는 실력이 너무 강해요. 내가 8단에 이르고 천절십삼검을 펼쳐도
”졌다고?”커튼 뒤에 있던 사람이 의아한 목소리를 냈다.그 사람 목소리는 쉰 소리가 강해서 여자 같기도 하고 말투가 부드러운 남자 같기도 했다.“진예운, 넌 천제 3단계에 오른 자다. 어떻게 강서준 그 녀석에게 질 수 있냐?”진예운의 창백한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강서준이 무슨 무공을 익혔는지 전신이 구릿빛으로 변하면서 방어력이 강해졌어요. 방어력이 문제가 아니라 그 무공을 펼친 뒤 몸에 금식 기벽이 생겼는데 이 기벽이 더 강력했어요. 검으로 뚫을 수 없어서 전력을 다해 현영장으로 공격했는데 겨우 피를 토하는 정도였어요.”그가 잠시 말을 멈추고 계속 말했다.“계속 싸우면 쌍방이 모두 다칠 것 같았어요. 문주님께서도 그자를 살해하지 말고 실력만 보라고 했으니 먼저 졌다고 말한 겁니다.”커튼 뒤에 사람이 침묵했다.한참 뒤에야 말소리가 전해졌다.“알았으니까 먼저 물러가거라.”진예운이 일어서며 물었다.“문주님, 이제 무엇을 하면 됩니까?”“기다려라. 대란이 오게 되면 뒤처리를 하면 된다.”“네.”진예운이 돌아서 나갔다.천산관에는 나무들이 빼곡히 자라 있고 절벽 아래에 한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검정색 외투를 입고 귀신 가면을 썼으며 손에 검정색 검을 든 김초현이었다.진예운과 강서준의 대결이 끝난 뒤 김초현은 진예운의 뒤를 몰래 따라 이곳으로 왔다.그런데 여기서 그의 기운이 사라졌다.그녀는 절벽 앞에 서서 전방을 주시했다.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 밑에 자욱한 안개가 끼어 있어 아래쪽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김초현은 아래에 내려가려고 했지만 절벽 아래에 진법이 설치되어 있었다.방금 내려가서 하마터면 진법에 갇힐 뻔했다.어쩔 수 없이 후퇴하고 절벽에 서서 고민하는 중이었다.진예운이 동굴에서 나와 절벽 아래에 나타났다.순간 뭔가 수상한 낌새를 발견했다.“누가 왔나?”그는 주변의 경치와 물건들을 둘러봤다.이곳의 경치와 물건들은 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다 세심하게 배치된 것이다. 이것들을 합쳐서 팔괘진을 쳤
최근 천문 문주의 기세가 드높아 특별히 그에 대해 조사했을 때 진사검을 알아냈다.그 전부터 이 검의 내력과 천산파의 설굴에 묻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문제는 생각지도 못하게 이 검이 세상 밖에 나왔다는 것이다.“당신은 도대체 누구야? 그건 사검인데 어떻게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검을 들고 있지?”김초현이 나지막하게 대답했다.“진사검도 알고 있다니 아는 게 많구나. 근데 누가 이 검이 통제하기 힘들다고 했지? 당신 정체가 뭐야?”김초현도 진예운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다.이 사람의 실력이 너무 강하지만 전에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천산파에서 영귀와 격전을 벌일 때도 참가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서로 날카롭게 쳐다봤다.모두 강력한 기운을 발산하자 두 기운이 겹치면서 분위기가 살벌해졌다.어느새 주변의 낙엽들이 두 사람 주변에서 흩날렸다.쿵!바위마저 이 살벌한 분위기에 압력을 받고 갑자기 부서졌다.진예운은 천문 문주의 실력이 강하다는 것을 알아챘다.만약 여기서 싸운다면 주변이 난장판이 될 것이다.“천문 문주, 나중에 또 뵈지.”진예운은 한마디만 남기고 순식간에 먼 곳으로 날아갔다.그의 이동 속도는 매우 빨라 눈 깜짝할 사이에 맞은편 산꼭대기에 나타났다.“흥.”김초현이 코웃음을 쳤다.진사검을 들고 검기를 펼치면서 먼 곳에 있는 진예운을 향해 찔렀다.진예운은 날렵한 몸으로 가볍게 피해버렸다.쿵!무서운 검기가 산을 베면서 주변이 산산조각이 났다.검을 한 번만 휘둘렀을 뿐인데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과시했다.김초현이 쫓아갔을 때 진예운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젠장!”가면 너머로 김초현이 나지막하게 욕했다.그녀가 이곳까지 쫓아온 것은 그자가 강서준에게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강서준이 떠난 틈을 타서 진예운을 살해하려고 했는데 그의 속도가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그녀가 진기를 끌어내 전력으로 쫓아도 역부족이었다.“너무 강해. 저 사람을 제거하지 않으면 무조건 후환을 남기게 될 거야. 내가 영귀의 힘을 완전히
”맞습니다.”진예운이 대답했다.“바로 그 천문 문주입니다. 그자가 진사검을 들고 있었어요. 당시 난서왕이 천산파 설굴에 남긴 진사검입니다.”그 말에 문주가 한참을 침묵하다 조용히 입을 열었다.“알았으니까 넌 신경 쓰지 말아라. 내가 처리할 것이다.”“네, 문주님. 그럼 가보겠습니다.”진예운은 더는 머물지 않고 신속하게 떠났다.…김초현이 진예운의 뒤를 쫓을 때 강서준은 이미 차를 운전하고 떠나버렸다.반나절 후에 남황성에 도착했다.남황성 흑룡부.강서준은 흑룡부에 머문 시간이 많지 않지만 남황에서 유일한 거처이고 매일 청소해 주는 사람도 있었다.강서준과 이수빈이 거실 소파에 마주 앉았다.“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어요?”이수빈은 지난 날을 회상하며 말했다.“많은 일이 있었어요. 작년 연말에 교토에 지내는 것이 불안해서 엄마를 모시하고 떠났어요.”이수빈은 떠난 후 발생했던 모든 일들을 다 털어놓았다.그녀는 교토를 떠나 유럽의 작은 마을에서 셋집을 얻어 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모녀를 찾아가 납치했다.그 뒤로 여러 곳을 들렀다가 다시 대하로 돌아간 것이다.납치되어 이동할 때 혼수상태에 처하지 않으면 두 눈을 묶어서 자신이 누구한테 납치당했는지 모르고 누가 자신을 남황에 데려왔는지도 몰랐다.“어, 엄마는…”이수빈이 갑자기 흐느꼈다.“그 사람들이 나를 협박하면서 아버지의 행방을 말하라 하고 나더러 자료를 내놓으라고 했어요. 근데 내 손에 자료가 없어요. 흑흑… 엄마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그들에게 시달리다가 돌아가셨어요.”그녀가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그 말을 들은 강서준은 그를 매우 안타까워했다.교토를 떠나기 전에 사람을 보내 이수빈을 보호했더라면 모녀가 납치당하지 않고 그녀의 어머니도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다.그녀가 슬프게 울수록 강서준의 가슴이 더 조여왔다.그가 진지한 표정으로 호언장담했다.“나 반드시 그 새끼들한테 복수할 거예요.”이수빈은 한참이나 통곡한 후에야 안정을 되찾았다.강서준이 위로했다.“걱정하지 마세
강서준은 고대 무술인이고 인품도 훌륭해서 지금까지 그의 결점을 찾지 못했다.이런 남자와 결혼하라면 어떤 여자든 마음이 설렐 것이다.진예빈도 예외는 아니었다.자신을 위하든 문파를 위하든 강서준에게 접근하고 싶었다.강서준이 생각에 잠겼다.진예빈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진예운이 그녀의 큰오빠이고 천산파의 사람이라면 진예빈이 교토에 있다는 것을 알고 분명 찾아올 것이다.진예빈을 통한다면 그의 배후가 누군지 알아낼 수 잇다.진예운도 그렇게 강한데 그의 배후는…강서준은 상상할 수 없고 감히 추측할 수 없었다.그런 생각에 저도 모르게 깊은숨을 들이마셨다.“나도 진예운의 배후가 누군지 알고 싶어요. 내 생각엔 당신 큰오빠는 악랄한 사람 같지 않아요. 아니면 이수빈을 나한테 보내지도 않고 치료도 해주지도 않았을 거예요. 예빈 씨가 교토에 있으면 진예운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때 배후를 알아내세요.”그 말에 진예빈이 해맑게 웃었다.“그럼 이렇게 결정할게요. 저 먼저 천산파에 돌아가서 아버지한테 전해야겠어요. 그리고 교토에 서준 씨를 찾으러 갈게요.”“알았어요.”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요. 나 먼저 갈게요.”“그러세요.”강서준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진예빈은 오래 머물지 않고 흑룡부를 떠났다.강서준은 이수빈이 깨어나길 기다렸다.이수빈이 일어났을 땐 이튿날이 되었다.강서준은 그녀를 데리고 아침을 먹으러 간 뒤에 군부대로 향했다.군부대에서 미리 준비된 전용 헬기를 타고 교토로 갔다.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교토에 도착했다.“수빈 씨, 불편하지 않다면 초현의 집에서 지낼래요?”강서준은 이수빈의 의견을 물었다.“그럴게요.”이수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의 허락을 받고서야 김초현의 집으로 향했다.사합원의 마당에 들어서자 마침 김초현과 강영이 정자에 앉아 한참 웃고 떠들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두 사람은 강서준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동시에 일어섰다.김초현이 이수빈을 힐끗 보며 물었다.“찾아왔네요. 이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