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올림포스산에서 해발이 만 미터가 넘는 산꼭대기이다. 산꼭대기는 매우 넓고 평평했다.지금 산꼭대기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강자들로 북적거렸다.강자들 중에는 중신의 검을 노리는 자가 있는가 하면 천방 순위를 노리는 자들도 있고 그저 구경만 하려고 온 자들도 있다.동쪽 방향에 위치한 거대한 바위에 한 노인이 앉아 있다.흰색 법포를 입고 손에 법장을 들고 있어 마치 마법사 같았다.그때 모두의 시선이 마법사 노인에게 쏠렸다.노인은 긴 머리는 온통 하얗지만 전혀 늙은 기색이 없이 정정하고 정신이 맑아 보였다.“저 노인이 태일 주교님인가?”“틀림없소. 법포에 ‘태일’ 두 글자를 못 보셨소?”“천방 3위인 초강력 강자군. 태일 주교님은 여태 폐관하느라 100년 동안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 있던데. 세월이 흘러도 정신이 좋아 보이는 것이 100년 전보다 더 강해졌군.”강자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수군거렸다.강서준도 그 노인을 봤다.노인이 천천히 일어서더니 순간 유령처럼 날아와 대회장 중간에 나타났다.강서준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노인이 든 긴 법장에서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이 났다.쿵!법장이 바닥에 꽂힌 순간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바닥이 미세하게 흔들렸다.먼발치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강자들이 당황했고 실력이 낮은 강자들은 휘청거리다가 넘어지기까지 했다.“역시 태일 주교님이야. 이 카리스마, 이 실력이라면 천하무적이지.”“대하에서 온 젊은이 안타깝게 되었구먼. 감히 태일 주교님께 덤벼서 죽는 꼴을 당하는 게 아니야?”적지 않는 강자들이 비웃는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봤다.그들은 강서준이 무조건 죽을 거라고 단정했다.흰색 법포를 입고 법장을 든 노인이 강서준을 보더니 빙그레 웃었다.“젊은이. 자네 용기를 높이 사겠다. 대하에서 온 고대 무술인이지? 자네 조상이 누군지 말해봐. 어쩌면 내가 자네 조상을 알지도 모르니까.”“당신이 태일교의 주교님입니까?”강서준이 노인을 뚫어지게 쳐다봤다.노인이 무심결에 보여준 실력으로
”아니에요?”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주머니안에서 이수빈의 사진을 꺼내 던져주었다.“자세히 보세요.”태일이 날아오는 사진을 잡고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모르는 사람이야.”“그럴 리 없어요.”강서준이 반박했다.“성안 주교님이 분명 천방 순위 3위인 태일 주교님이 납치했다고 했는데, 당신이 아니라고요?”“내 이름은 태일이고 천방 순위 3위 맞다. 하지만 네가 말한 이 여자는 몰라.”“몰라요?”강서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형검을 움켜쥐고 싸늘하게 내뱉었다.“무력으로 때려눕히면 생각이 나려나?”“하하하.”태일이 몸을 뒤로 젖히며 웃음을 터뜨렸다.“젊은이가 자신만만하구나. 내 앞에서 큰소리를 치는 인간은 없었는데 나를 때려눕혀? 하하하. 정말 재미있는 녀석이구나. 정말 나를 때려눕힐 수 있다면 내가 그 여자를 찾아주겠다.”주변 사람들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강서준을 쳐다봤다.“대하에서 온 고대 무술인이 사람 찾으러 왔나 보네.”“그런 것 같군. 태일 주교님이 그 사람을 납치했나?”“설마. 태일 주교님은 그동안 폐관하느라 밖에 나오지도 않았다던데?”그들이 또 귓속말로 수군거렸다.케인은 묵묵히 서서 태일과 강서준을 지켜보았다.강서준은 알고 있다.그가 대응국에 나타난 순간, 글로벌 무술교류대회를 열어 100년 전의 한을 풀려는 생각을 했었다.케인은 그가 태일의 상대가 아니라고 여겼다.강서준의 나이가 많아 봤자 3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생모의 뱃속에서부터 무술을 익혔다고 해도 겨우 30년밖에 안 된다.그러니 태일을 이길 수 없다.태일은 100년 전부터 강자인 몸이였다.100년 동안 폐관을 하면서 무학에만 몰두했으니 지금 실력은 충분히 세계 3위 안에 들 것이다.“강서준. 사람을 찾고 싶으면 다른 곳에서 찾아. 여기서 행패를 부리지 말고.”케인이 강서준에게 축객령을 내렸다.그 말에 강서준이 천천히 형검을 뽑아 태일에게 겨누었다.“태일 주교님께 대결을 신청합니다.”“저 자식이 정말 죽으려고 작정했군.”
강서준이 대응국에 온 목적은 사람을 찾기 위해서다.단서를 쫓다가 올림포스산까지 오게 되었다.태일교의 교주를 찾았지만, 이수빈에 대해 모른다.그의 표정을 보아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심지어 자신을 이기면 대신 사람을 찾아주겠다고 약속했다.강서준이 형검을 뽑았다.8단에 이른 후 처음으로 대결을 벌이는 자리다.그가 시큰둥하게 웃는 태일을 보며 태연하게 말했다.“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대결이나 하죠.”“젊은이. 내가 빈손으로 상대해 주겠다. 내게 접근할 수 있다면 진 걸로 하마.”태일은 자신만만했다.그의 눈에 강서준은 젖비린내 나는 애송 같았다.이런 애송이와는 놀아주는 척하면 된다고 생각했다.선배로서 진짜 실력을 보여준다면 강서준이 다칠 것 같아서 말이다.게다가 세계 각지에서 온 강자들이 보는 앞에서 정말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면 100년 동안 쌓은 명성이 한순간에 무너진다.태일이 아무렇지 않게 법장을 뒤로 던져버리자 정확히 바위에 꽂혔다.그리고 한 손은 뒷짐을 쥐고 다른 손을 내밀었다.“어르신이 괴롭힌다고 생각하지 마. 먼저 공격해.”강서준의 얼굴 근육이 경직되었다.누가 누굴 괴롭힐지 모르는 일인데 말이다.“저도 괴롭히지 않을게요.”강서준도 태일처럼 아무렇지 않게 형검을 뒤로 던져 바위에 꽂았다.그 장면을 보고 다들 깜짝 놀랐다.“대하의 젊은이도 실력이 있나 봐. 그냥 허세가 아닌데?”“젊은 나이에 무슨 실력이 있겠어?”“지금은 저래도 나중에 무릎 꿇고 싹싹 빌걸?”다들 수군거리며 강서준의 실력을 우습게 여겼다.아무리 신비한 나라 대하에서 온 고대 무술인이라고 하지만 필경 나이가 어려서 절대 강자라 생각하지 않았다.당연히 태일의 상대가 못 된다고 여겼다.오직 구양랑과 김초현만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구양랑은 이 기회에 강서준의 실력이 어느 정도로 발전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2개월 전과 얼마나 강해졌지?’김초현은 한편으로 내상을 치료하면서 강서준과 태일 교주를 번갈아 봤다.강서준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그
강서준의 반응 속도는 태일을 초월했다.태일이 당황했다.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 강서준이 이미 공격해 왔다.피하려고 했지만 강서준에게 팔을 잡혀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손으로 공격을 막아냈다.쿵!두 줄기 강한 진기가 부딪치자 굉장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그 뒤로 태일은 강력한 힘이 손바닥을 뚫고 온몸으로 퍼지는 것 같았다.한참 동안 그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뒤로 떠밀렸다.무려 30미터나 밀려서야 강서준의 힘을 막아낼 수 있었다.하지만 팔이 저리면서 전혀 힘을 쓸 수 없었다.갑자기 체내의 선혈이 소용돌이쳐서 진기로 눌렀지만 역부족이었다.“풉!”결국 견디지 못하고 피를 토했다,강서준은 원래 자리에 서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주변이 순식간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싸우기 전엔 다들 강서준을 우습게 여겼다.그들은 강서준이 태일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단정했기 때문이다.마치 쥐가 고양이와 대결하는 것처럼 하찮다고 여겼다.그런데 지금 전투 결과는 그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겨우 한 판 붙었을 뿐인데 태일이 피를 토했다.태일교의 교주이자 100년 동안 이름을 날린 전설적인 태일, 천방 순위 3위인 그 태일이 젊은이의 일장을 받아내지 못했다.모두 두 눈을 크게 뜨고 괴물을 보듯이 쳐다보았다.글로벌 무술 교류대회의 주최인 케인마저 다시 강서준을 쳐다보았다.오랜만에 그의 표정이 엄숙해졌다.“강서준이라는 젊은이 보통이 아니네. 젊은 나이에 이런 실력을 갖추다니 보기 드문 인재야.”강서준은 피를 토한 태일을 보며 여유롭게 말했다.“전력을 다하지도 않았는데 피를 보이면 어떻게 싸워요? 300 라운드 더 싸울까요?”첫 공격에서 벌써 태일의 실력을 간파한 것이다.서방의 경지는 어떻게 구분되는지 모르겠지만 대하의 기준으로 말하자면 태일의 실력은 7단 절정이거나 오장의 경지에 도달했을 것이다.그 정도라면 8단에 접근한 것이니 실력이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만약 모용추가 내단을 주지 않았더라면 강서준은 태일을 상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태일의 안
”하하하하.”태일이 미친 듯이 웃었다.전에 그를 얕잡아 본 건 실수지만 이 정도로 강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하지만 10 초 안에 자신을 이긴다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그가 법장을 들어 올리자, 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을 방출하더니 주변까지 확산하였다.순간 공기마저 얼어붙은 것 같았다.“눈들아, 공격하라!”법장을 휘두르자, 하늘에서 날리던 거위 털 같은 눈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서 강서준을 뒤덮으려 했다.보기엔 폭신한 눈송이 같지만, 거대한 힘이 실려져 있었다.눈꽃 송이마다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지니며 눈보라를 일으켰다.강서준이 피식 웃었다.“별거 아니네.”그도 움직였다. 형검을 들고 역행했다.한 줄기 잔영이 하늘의 눈보라를 격파하고 소리 없이 사라졌다.흥미진진하게 구경하던 강자들은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그때 강서준이 허공에 나타나 태일의 가슴에 칼을 꽂았다.“아니?”여유롭던 태일의 안색이 싹 가시고 대신 충격과 당황한 표정으로 바뀌었다.강서준의 속도는 너무 빨라 그의 눈으로 따라가기 힘들었다.언제 자신의 앞에 나타났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그의 검이 가슴을 눌렀다.만약 강서준이 검에 힘을 줬다면 진작에 몸이 두 동강 났을 것이다.“겨우 이 정도예요?”강서준은 너무나 당황해 진땀을 흘리는 태일을 보며 말했다.“아직 멀었는데 버티지 못하면 어떡해요? 너무 형편없네.”태일은 할 말이 없었다.그가 형편없는 것이 아니다.천방 3위 강자는 세계 3위를 의미한다.그러니 실력이 약하다고 말할 수 없다.그가 약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서준이 너무 강한 것이다.세계 각국의 강자들이 모두 경악했다.강서준이 실력을 보여준 뒤로 그들은 대결이 막상막하로 끝날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단 한 초에 태일이 패배했다.완전히 패한 것은 아니지만 강서준이 봐주지 않았다면 태일은 진작에 검에 찔렸을 것이다.이 장면을 보던 구양랑이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이 녀석이 진짜 괴짜라니까. 작년까지만 해도 7단이었는
태일이 하늘을 보며 포효했다.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만약 케인이나 뱀파이어 가문의 제1혈황에게 졌다면 인정하겠지만 대하의 젊은이에게 진다면 체면은커녕 입장이 곤란해진다.그가 포효하는 동시에 손에 든 법장을 힘껏 휘둘렀다.한 번 휘둘렀을 뿐인데 강력한 힘을 일으키며 맹렬한 속도로 강서준의 머리를 내리쳤다.강서준이 정색하더니 눈 깜짝 할 사이에 수십 미터 밖으로 물러서고는 형검을 휘둘렀다.형검과 법장이 부딪쳤다.강서준의 몸과 검이 일자 형을 이루며 아래에 있는 태일을 진압했다.그는 힘으로 케인을 점점 아래로 제압했다.탕!한참을 버티던 법장이 순간 두 동강이 났다.태일은 무서운 검기에 눌려 마치 끊어진 연처럼 빠르게 바닥으로 추락했다.쿵!태일이 바닥에 곤두박질치는 동시에 굉장한 소리가 퍼졌다.대지마저 희미하게 흔들렸다.그의 하반신이 눈 속에 빠져 한동안 나오지 못했다.현장이 다시 조용해졌다.강서준이 형검을 거두고 평온하게 착지했다.태일은 여전히 눈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피를 머금고 있었다.강서준이 그에게 다가가 내려다보며 말했다.“우리 실력 차이는 조금이 아니라 엄청 나거든요. 내가 봐주지 않았더라면 당신은 진작에 죽었어요.”“너… 풉!”화가 치밀어 오른 태일이 또 피를 토하더니 바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강서준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돌아서서는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몇몇 강자들이 태일에게 다가가 눈 속에서 끌어내고는 치료하러 갔다.이번 전투는 최고의 강자들의 결투였지만 별로 특별한 것은 없었다.케인이 중신의 검을 들고 성큼성큼 대회장 중간으로 걸어갔다.주변을 둘러보다가 강서준을 한참이나 응시하고는 시선을 돌렸다.“대하에서 온 고대 무술인은 역시 강하군요. 오늘 제대로 그 실력을 감상했어요. 강서준과 태일의 대결로 비무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여러분들이 겨루고 싶은 상대를 골라 한 사람씩 도전하세요.”케인의 우렁찬 소리가 끝나자 한 사람이 나서서 천방의 강자에게 도전장
반쪽짜리 은색 가면을 써서 얼굴을 가렸지만 목소리는 귀에 익었다.일전에 대회에 오지 않겠다던 모용추가 온 것이다.그는 강서준의 옆에 앉아 담배를 물고 엄숙한 표정으로 대각선 쪽에 앉은 구양랑과 가면을 쓴 고문 강자들을 지켜봤다.“내 실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어. 조금만 있으면 절정에 도달하는데 구양랑이 고문의 강자들을 데리고 왔다는 소식을 듣고 생각을 바꿨어. 구양랑은 100년 동안 자신의 야심을 꽁꽁 숨기더니 이제야 발톱을 드러내는구나. 무슨 음모라도 꾸밀까 봐 걱정돼서 달려온 거야.”모용추가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을 말했다.강서준도 멀리 있는 구양랑을 힐끗 보며 귓속말로 소곤거렸다.“저리 많은 고문 강자들을 데리고 와서 뭘 할까요?”“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나 먼저 철수할게. 숨어 있는 자들이 있으니까, 신분이 들통나지 않게 조심해야 하거든.”모용추가 순식간에 강서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숨어 있는 자?”강서준이 턱을 만지며 생각에 잠겼다.‘모용추가 말한 숨은 자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설마 고대 무술인?’그때 태일이 깨어난 걸 발견하고 태일교의 강자들이 모인 곳에 다가갔다.그들은 무기를 들고 잔뜩 경계하는 눈빛을 보냈다.강서준이 그들을 힐끗 쳐다봤다.그저 힐끗 봤을 뿐인데 태일교의 강자들이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강서준이 뒷짐을 쥐고 바위에서 쉬고 있는 태일에게 다가갔다.“태일 교주, 괜찮아요?”“너… 너…”태일의 얼굴이 다시 창백해지면서 입을 벌이고도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강서준이 빙그레 웃었다.“저도 의사나 다름없는데 제가 증상을 봐 드릴까요?”“강서준, 이런 식으로 사람을 모욕하지 마라!”태일이 포효했다.그 바람에 체내의 상처를 건드려 또 피를 뿜어냈다.강서준이 앞에서 알짱거리는 것이 자신을 모욕하는 짓이라고 여겼다.“태일 교주, 섭섭하게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내가 왜 당신을 모욕하겠어요? 질문도 할 겸 치료해 주려고 왔는데. 정말이지, 세게 공격하지도 않았어요. 교주가 습격해서 내가 반격한
전에 부상을 입었을 땐 장기간을 요양해서야 완치되었다.그런데 이 젊은이가 그리 심한 내상을 얼마 되지도 않은 사이에 치료해 냈다.강서준이 다시 물었다.“제가 말했던 그 여자를 진짜 몰라요?”태일이 깊은숨을 마시면서 억지로 자신을 진정시켰다.그리고 강서준을 똑바로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정말 모르는 사람이다. 한 번도 본 적이 없어.”“그럴 리가 없어요. 성안 주교가 분명 당신이 납치했다고 했거든요.”강서준이 태일을 노려봤다.“난 아니야.”태일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돌아가면 내가 찾아 줄게. 우리 태일교의 신도가 그랬을 수도 있으니까.”강서준이 엄숙하게 말했다.“저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에요. 대하에도 필요한 사람이라 꼭 찾아야 해요. 수고스럽더라도 찾아주세요. 나중에 사례금을 두둑하게 드릴게요.”태일은 모를 수도 있다.하지만 성안 주교가 태일을 언급한 이상 분명 그와 연관되어 있다고 여겼다.만약 관련이 없다면 성안 주교가 거짓말을 한 셈이다.태일이 한 노인에게 분부했다.“법왕, 당장 가서 조사해 봐. 사람을 데리고 직접 성안성에 가서 성안 교주를 잡아 와. 태일교에 누가 연루되어 있는지 똑똑히 봐야겠다.”“네. 알겠습니다.”붉은색 법포를 입은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강서준을 힐끗 쳐다보고는 뒤로 물러섰다.태일은 그제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강서준을 뚫어지게 쳐다봤다.그의 뜨거운 시선 때문에 강서준은 소름이 끼쳐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왜, 왜 그렇게 봐요?”어렵게 살아남은 태일은 체통을 무시하고 편하게 바위에 널브러져 앉았다.“넌 정말 대단해. 내가 100년 동안 무술을 익혔는데도 너의 한 초식도 당해내지 못하다니. 스승이 누구야? 네 스승이라면 너보다 더 강하지?”강서준이 피식 웃었다.“난 스승이 없어요. 굳이 말하자면 스승은 이미 돌아가셨어요. 그래도 대하에는 지금도 실력이 강한 강자들이 많아요.”그가 돌아서서 구양랑을 가리키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저 사람 봤어요? 뒤에 가면을 쓴 부하들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