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가문이라... 죽고 싶어 작정한 모양이군."강지는 화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다 충동적으로 움직이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강서준의 실력은 강씨 가문의 젊은이 중에서 가장 강했다. 하지만 강지는 4대 가문을 상대로 강서준을 지켜낼 자신이 없었다. 만약 그가 나타난다면 4대 가문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것이기 때문이다.강지는 빠르게 뒷마당으로 왔다."할아버지, 저 강지입니다."강지는 오두막 밖에서 큰 목소리로 말했다.끼익.오두막 문이 열리고 한 노인이 뒷짐을 지고 밖으로 나왔다. 그는 강지를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긴장한 기색을 보아하니 무슨 일이 일어난 모양이구나.""오늘은 서준의 천수 즉위식이 있는 날입니다. 하지만 4대 가문에서 실력 제고의 비결이 네 폭의 그림에 있다고 착각하여 즉위식에서 서준을 납치할 예정이랍니다. 그림의 비밀을 캐묻기 위해서 말입니다."강지는 마땅한 생각이 없어서 강철구의 의견을 물으러 왔다.강철구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4대 가문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자신들의 그림을 진짜 우리 가문에서 훔쳤다고 생각하나?""할아버지..."강지는 고민하는 바가 있는 듯 말을 얼버무렸다. 그러자 강철구가 불만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우물거리지 말고 얼른 말하거라.""네... 4대 가문의 그림을 훔친 사람이 강천일 수는 없을까요? 저는 강서준이 강천한테서 배웠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강철구는 차가운 말투로 답했다."헛소리하지 말거라. 그건 말도 안 되는 것이다.""안 그러면 강서준의 발전을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사실 저는 오래전부터 강천이 살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그림을 훔친 사람은 틀림없이 강천일 것입니다. 40년 전 집안에서 쫓겨난 일로 보복하고 싶어 이런 일을 꾸몄겠지요.""내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다.""알겠습니다, 할아버지. 그럼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강서준을 구하는 게 맞는 걸까요? 내버려 두는 게 맞는 걸까요? 고수 한 명을 잃는 것과
교토.강서준은 군대 차량을 타고 적염군 본부에 도착했다.군사 구역의 사무실.제복을 입은 여자가 또 다른 제복을 들고 걸어왔다. 제복 구두는 나무 바닥 위에서 듣기 좋은 뚜벅 소리를 냈다.여자는 강서준과 2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말했다."적염군 늑대선봉대 대장, 천수님을 뵙겠습니다. 이건 천수님의 제복입니다."강서준은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여자의 목소리에 정신 차린 그는 머리를 들어 늑대선봉대 대장을 바라봤다.강서준은 물론 늑대선봉대를 기억하고 있었다. 이는 적염군 내부의 특수부대로 300명 정도의 소규모 부대에 속했다. 하지만 적염군 중에서도 가장 막강한 대원으로 이루어졌기에 주로 고난도 임무를 위주로 집행하고는 한다.늑대선봉대 대장의 이름은 양유빈으로 코드네임 천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의 계급은 부지휘관으로 별 하나만 더 달면 장군이 될 수 있었다."그래, 책상 위에 올려놔.""천수님, 제가 환복을 도와드리겠습니다."강서준은 양유빈을 힐끗 바라보더니 문을 가리켰다."옷을 내려놓고 나가서 기다려.""네. 그런데 약간 서두르셔야 할 겁니다. 관객분들이 입장하기 시작했습니다.""그래.""그리고 관객들에게 하실 말씀은 제가 직접 준비했습니다."양유빈은 종이 한 장을 건넸다."국가와 부모님에게 감사를..."강서준은 종이를 힐끗 보더니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이게 뭐야?"그는 단호하게 종이를 쓰레기통 안에 버렸다."천수님, 이건 제가 며칠 동안이나 생각한...""이만 나가 봐."양유빈은 말없이 밖으로 나갔다.사무실 밖.장군 제복을 입은 50대 남자가 양유빈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한쪽으로 끌어당기며 물었다."어때? 천수님이 너를 마음에 들어 하더냐?"양유빈은 남자를 힐끗 노려보고는 바로 몸을 돌렸다."유빈아, 이건 내가 큰 힘을 들여 만든 기회야. 소중히 여겨야지..."남자는 쫓아가면서 말했다.사무실.강서준은 바로 제복으로 환복했다. 이는 적염군 총사령관의 제복이었는데 천
강서준은 사회자의 소개와 함께 무대 위로 올라섰다. 빨간색 제복을 입은 그는 모든 사람이 시선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잘생겼다.강서준은 무대에 서서 객석을 쓱 훑어봤다. 객석에는 유명한 사람이 아주 많았고, 심지어 왕도 있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은 정계의 거물이었고, 먼 곳에 있는 사람은 상계의 거물이었다.이때 한 여군이 마이크를 들고 무대 위로 올라와서는 강서준에게 건네줬다. 그녀는 다름 아닌 양유빈이었다.양유빈은 강서준과 가장 가까이에 있을 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힘들게 준비한 대사를 버리더니, 사람들 앞에서 무슨 말을 할지 기대하고 있을게요."강서준은 진지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받아 들고는 활짝 웃으며 카메라 앞에 섰다. 그의 웃음을 보고 따라 웃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모자가 참 불편하네요."강서준은 모자를 벗어서 양유빈에게 던져주고는 계속해서 말했다."저의 즉위식에 와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가기 전에 밥이라도 한 번 드셔보세요. 적염군의 식당 밥이 유난히 맛있더라고요."객석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즉위식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발언에 웃음을 참는 사람도 있었다. 정계의 거물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해외에서도 보는 라이브에서 헛소리를 지껄였으니 부끄러움은 그들의 몫이었다.이때 장엄한 국가가 울리기 시작했고, 강서준은 웃음기를 거두고 경건한 자세로 임했다. 국가가 끝난 후, 강서준은 간만에 진지하게 손을 들고 말했다."저는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게 충성하며 절대 이 제복에 저버리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그리고 재직 기간 동안 간신을 참수하고 변경을 지키며 대하를 범하려는 자를 반드시 잡아들여 대하 국민의 안전을 지킬 것을 맹세합니다."강서준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군사 구역에 울려 퍼졌다."짝짝짝!"객석에서는 박수가 들려오기 시작했다."아마 그럴 기회는 없을 거다."이때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는 한 무리의 사람이 있었다."촬영을 중단
사람들은 전부 넋이 나가버렸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강서준은 쉽사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고 태연한 표정을 일관했다. 구현은 강서준의 어깨를 잡고 훌쩍 뛰어오르더니 순식간에 몇십 미터 밖으로 갔다.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기술에 수많은 사람이 입을 크게 벌렸다."가자."구현이 지시를 내렸다.이때 적염군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구현 등을 향해 총기를 겨눴다."천수님을 내놓아라.""감히 적염군 본부에서 납치를 하는 건가?""우리 적염군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구현은 어두운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봤다."조용히 떠나고 싶다면 뒤로 물러나라고 말해요. 만약 총을 쏜다면 피를 흘리는 건 관객이 될 거예요."강서준은 평온하게 손을 흔들었다."괜찮으니까 다들 물러나."적염군은 이제야 천천히 물러났다.구현은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강서준을 데리고 군사 구역에서 나왔다. 군사 구역밖에는 수많은 차량이 있었다. 강서준은 그중 한 차를 타고 빠르게 멀어져 갔다.강서준은 군사 구역에서 꽤 멀리 떨어진 다음에야 덤덤한 말투로 구현에게 물었다."지난번 일 때문에 계속 벼르고 있었는데, 직접 찾아올 줄은 몰랐네요. 제가 아직도 예전처럼 만만한 사람인 줄 알아요?"강서준이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자, 구현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는 분명 혈 자리를 눌러 강서준의 진기를 막았다. 아니, 막은 줄 알았다. 강서준의 진기가 단순한 혈 자리로 막지 못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구현이 뒤늦게 반응했을 때는 이미 차가 폭발한 다음이었다. 강서준의 진기는 자그마한 자동차가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차가 폭발하는 순간, 강서준은 훌쩍 뛰어올라 행렬의 가장 앞으로 왔다. 붉은색 제복은 입은 그는 유난히 눈에 띄었다.구현은 무사히 차에서 빠져나왔지만 다른 사람은 그럴 능력이 없었다. 그들은 폭발하는 차와 함께 산산이 조각나 버렸다.몇십 대의 차가 일제히 멈춰서고, 지강우와 송유나도 차에서 내렸다.
"누가 그래요? 제가 그림 속의 무술을 배웠다고?"강서준이 물었다."쓸데없는 얘기는 이쯤에서 그만두죠."구현은 콧방귀를 뀌더니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잔영을 남기며 순식간에 강서준의 앞으로 다가와 공격을 펼쳤다.구현의 속도는 번개 못지않게 빨랐다. 하지만 강서준의 눈까지 속이기는 한참 모자랐기에, 그는 똑같이 빠르게 손을 올려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두 사람의 진기가 서로 부딪치며 생긴 뜨거운 열기는 강서준과 구현을 전부 뒤로 밀어냈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도 강서준은 상대가 곧 있으면 7단으로 돌파하는 6단 고수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두 사람의 단계는 사실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구씨 가문의 가주가 이 정도밖에 안 될 줄은 몰랐네요."강서준은 입꼬리를 씩 올렸고, 구현은 놀라움을 주체할 수 없었다.구현은 고세인에게서 강서준이 서릉 남궁문파의 남궁철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완전히 믿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늘 직접 겨뤄보니 남궁철이 어떻게 패배했는지 알 것 같았다.구현은 몸을 돌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두 분 뭣들 하고 있어요?"지강우와 송유나는 이제야 정신 차리고 구현의 곁으로 다가왔다. 세 사람은 동시에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흥."강서준은 콧방귀를 뀌더니 손바닥에서 강한 힘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곧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고대 무술인의 검이 손바닥 안으로 날아와 그의 무기로 되었다."이 참에 천절십삼검의 위력을 맛보게 해드리죠.""천절십삼검?"세 명의 가주는 표정이 약간 변했다. 4대 고족의 가주로서 그들은 당연히 천절십삼검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이는 가장 강한 절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높은 위치로 인정받고 있었다.지강우와 송유나는 슬슬 도망가고 싶었다. 두 사람은 가주 중에서도 비교적 젊은 편이었고, 단계가 5단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비록 무술 천재로 평가받기는 하지만 구현처럼 경력이 많은 사람과는 비할 수 없었다."이쯤에서 물러나는 게 좋지 않겠어요?"지강우는
진기가 6단에 이르면 자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었다.진기로 상상하는 모든 걸 만들 수 있었다.검기를 발산하기 위해선 최소한 6단 정도는 진입해야 한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선 극도의 고도 검술이 필요했다. 게다가 당한 진기도 필수 조건이었다. 강서준은 검기를 뿜어냈고 그 장면을 보던 구현은 몸이 굳어버렸다.구현은 몸을 재빨리 피했다.검기가 빠른 속도로 덮쳤다.구현의 몸이 빠른 속도로 아래로 착지하더니 굳힌 얼굴로 두 손을 교차하며 주먹을 날렸다. 훅 훅 훅!주먹의 힘은 보이지 않는 폭풍을 형성해 검기를 막았다.검기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없었다.이 장면을 멀리서 지켜보던 강서준은 깜짝 놀랐다. 구씨 가문의 가주가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 "대단하네요." 구현은 침착한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천절심삽검의 제2 검경에 들어섰을 줄이야.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천하를 그대 손에 넣겠어요. 하지만 무술 연습 시간이 너무 짧아요. 설령 천왕이 온다 해도 구할 수 없을 거예요."구현은 살기를 느꼈다.강서준을 잡아 사도의 비밀에 대해 캐물을 생각이었다.하지만 강서준의 어마어마한 실력에 그럴 수 없었다. 남겨두는 게 오히려 골칫거리밖에 되지 않았다."당신한테 그런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 포인트겠지만요." 강서준은 무덤덤했다."불같은 성격을 지닌 청년이군요."구현이 말했다.순간 20미터가 되는 허공에 나타난 그는 손을 내미었고 강한 진기가 나와 커다란 불꽃을 만들어냈다."천화결?"지강우의 얼굴이 굳었다.송유나 역시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가주님이 성명절학을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만들다니, 진짜 대단한 사람이네요."그녀는 강서준을 한 번 바라보았다.구씨 가문의 무술인들도 흥분에 찼다."천화결은 구씨 가문의 절학 천화결이에요. 수백 년 전에 구씨 가문의 조상님 한 분이 만드신 무학으로 수백 년동안 아무도 그걸 수련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천화결 한 방이면 강서준도 버틸 수 없을 거예요."구씨 가문
장검을 짊어진 노인은 다름 아닌 강지였다.모든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는 나서지 않았다.강서준의 실력은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 그는 강서준의 진짜 실력을 보고 싶었다.하지만 예상 밖으로 강서준이 전패하고 있었다.절학을 사용하지 않을 시 그는 생명이 위태로워질 것이다.천강기공부터 발동시켰다.진기가 순식간에 온몸에 모였고 금강신공을 발동시켰고 온몸이 순식간에 구리빛으로 변해 구리 인간이 되었다.땡!또 한 번의 주먹이 날라왔다.강철에 맞은 것 같은 소리가 들려다."저건?"구현은 당황한 눈치였다.강서준의 몸을 날린 주먹은 어느새 얼얼해졌다. 괴력에 의해 십여 미터 가까이 물러나버렸다.지강우가 놀라서 외쳤다. "또 이 신공이네!"송유나는 눈썹을 찡그리고 낮게 중얼거렸다. "도대체 무슨 무공이야? 설마 사도에 기재된 무공인 건가?"강서준의 온몸이 구리빛으로 변한 것을 본 강지의 눈빛도 흔들렸다. 그 역시 이런 무공에 대해 들은 바가 없었다.진기가 세포 하나하나를 흐르는 기분이 든 강서준은 자신이 비정상적으로 강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손에 검을 든 강서준은 뚜벅뚜벅 구현에게 다가갔다. "지난번 제 무공을 없애버리는 바람에 한동안 고생 좀 했어요. 이번에 빚 좀 갚아야 될 것 같은데요.""죽으려고 작정을 했군요."구현은 얼굴을 굳히며 두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의 손에서 진기가 화염검으로 변한 뒤 곧 강서준을 습격해 버렸다.장검을 들고 있던 강서준은 속도를 가해 구현에게 돌진했다. 장검은 화염을 꿰뚫었고 화염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아주 빠른 속도였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누구 하나 그 장면을 제대로 목격한 사람이 없었다.구현과 강지만 그 장면을 제대로 목격했을 뿐이다."아주 빠른 속도군요."구현도 상당히 놀란 눈치였다.그가 대응하기도 전에 날카로운 칼날이 그의 가슴팍에 닿았다."이..."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의 진기는 6단이었고 몸에는 천화결을 품고 있었다. 누구보다 강한 진기를
검을 바닥에 내동댕이 친 강서준은 바닥에 힘없이 늘어진 구현을 바라보았다.6단의 실력을 가진 구현은 쉽게 죽지 않을 거라는 걸 강서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겨룬 이유는 모든 사람들에게 선전포고를 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구현에게 천천히 다가갔다.탁 탁 탁.그의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그의 발소리에 따라 3대 가문의 무술인들의 가슴도 덩달아 요동치고 있었다.지강우와 송유나는 입을 떡 벌린 채 충격을 받았다.강서준이 서릉산에서 남궁문파의 남궁철을 패전시켰을 때부터 그들은 구현이 그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전패할 줄 몰랐다.강서준이 구현을 짓밟고 있는 장면을 강지의 얼굴도 굳었다.그는 강서준이 구현을 진짜로 죽여버릴까 봐 긴장했다.구현은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천년의 역사를 지닌 가문의 세력은 누구보다 뿌리 깊게 퍼져있었다. 구씨 가문에서 이를 기점으로 보복이라도 한다면 진짜 큰일이 날 것이다. 강지는 강서준을 막아야 했다.하지만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강서준은 더 이상 강한 그룹의 사람이 아니었고 강한 그룹과 더 이상 어떤 관계도 없었다.게다가 상황이 이미 종료된 지금 그가 굳이 나설 필요까지 없었다.구현은 비록 죽지 않았지만 큰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바닥에서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그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힘겹게 바닥을 짚고 일어선 그는 자신의 가슴에 있는 혈자리를 몇 번 눌렀다.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앞에 다가온 강서준을 바라보았다.얼굴이 핏줄이 잔뜩 솟아오른 그가 무겁게 말했다. "서준 씨, 뭐 하려는 거죠?""뭐 한다니요?" 강서준은 그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날 죽이는 건 되고 제가 당신을 죽이는 건 안 되나요?""감히 날 죽이겠다고요? 내가 누군 줄 알아요? 구씨 가문의 가주를 감히 죽이겠다는 건가요? 가문의 보복이 두렵지 않은가 봐요?" 구현은 가문을 들먹이며 그를 협박했다."협박하는 건가요?" 강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손바닥을 펴 진기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