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전에는 하현이라는 이름이 귀에 익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 나는 게 있었다. “하현, 하 회장?”“설마 조 회장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던 바로 그 하현?”“세상에! 조남헌은 조 회장 아들 아니야? 진주희는 조 회장의 수제자잖아?”“그들이 어떻게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지지할 수 있겠어?”“그런데 그가 지회장이 아니라면 어떻게 사람들이 이렇게 깍듯하게 대할 수 있겠어?”“용문주가 진작에 용문 대구 지회장을 내정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설마 이 분 아니야!?”“그럼 전의 링은 웃음거리가 되는 거 아니야!?”“아니. 아니야. 그런 농담 하지마. 적어도 우리는 지금 성준영 같은 인물이 하 회장의 손바닥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잖아……”여러 가지 의론이 있었다. 왕화천 혈통의 용문 자제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하현이 링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장면과 진주희와 조남헌이 깍듯이 대하는 장면은 얼마나 사람을 놀라게 했는가?아무리 바보라도 눈 앞의 이 사람이 지회장이라는 것은 알 것이다. 그가 지금은 아니라고 해도 진주희와 조남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면 그는 결국 그렇게 되지 않겠는가!김애선은 온몸이 뻣뻣해지더니 가냘픈 몸이 가늘게 떨렸다. 그녀는 하현과 접촉했던 모든 과정을 회상했고 순간 하현이 처음부터 끝까지 관찰하는 태도로 왕화천을 상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왕화천 만큼 강하다는 것은 그의 눈엔 우스갯소리일 뿐이다. 그리고 그녀 주변의 아름다운 귀부인들은 하나같이 똥을 씹은 표정이었다. 그들은 다른 능력은 없었지만, 평소 누가 상위자이고 누가 미끼인지 한눈에 분간 할 수 있는 능력은 있었다.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하현 앞에서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때 바닥에 엎드려 있던 성준영은 힘겹게 일어나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가 하현이야? 조 회장님을 죽이
하현은 계속해서 담담하게 말했다. “성진호를 죽인 것은 도대체 누가 한 짓이야? 당시 현장에 용문 자제들이 많이 있었으니 나에게 정의를 세워 줄 수 있을 거 같은데.”“이런 일들은 내가 원래 너희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하지만 기왕 용문주가 나를 용문 대구 지회장의 임무를 맡겼으니.”“나는 용문 자제들에게 한 두 가지 설명을 해야 할 필요가 있어.”“현재 진주희와 조남헌 이 둘은 이미 모든 경위를 알고 있어. 내 설명을 믿고 지금 내 휘하에 투입되었어.”“왕 부회장 혈통만 남았어.”“내가 대구에 와서 상석에 앉은 이상 그럼 누구도 내 걸음을 막지 못해.”“오늘 밤 나 하현은 여기에 있을 테니 불복하는 사람은 자유롭게 링 위에 올라와봐. 누구든 이길 수 있으면 지회장 자리를 넘겨 줄게!”하현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의심의 여지가 없는 분위기였다. 장내는 냉기가 돌았다. 하현이 정말 용문주가 내정한 용문 지회장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만약 그렇다면 그의 신분을 누가 거역할 수 있겠는가?설령 왕화천이라고 해도 거역할 자격은 없지 않겠는가?게다가 하현은 여유로워 보였지만 말 속에는 살의를 내포하고 있었다. 일부 왕화천의 충신들은 하현의 눈빛에 휩쓸려 순간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더없이 자신 없는 느낌이었다. 동시에 어떤 사람들은 출입구가 언제 닫힐지 모르는 상황에서 오늘밤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느꼈다. 왕화천은 냉랭한 기색이었고 이때 천천히 단상 위에 일어서서 하현을 응시하며 말했다. “하씨, 쓸데없는 소리가 왜 이렇게 많아?”“만약 네 말대로 용문주가 너를 지회장으로 밀어줬다면 그 어르신이 너에게 그 지회장 영패를 줬겠지?”“그 영패는 어디 있어? 네가 꺼낼 수 있으면 내가 너를 회장으로 모실게!”왕화천 주변의 충신들은 어리둥절해 하다가 큰 소리로 말했다. “맞아, 네가 지회장 영패를 꺼낼 수 있다면 네가 지회장이야!”“만약 못 꺼내면 네가 한 말은 전
하현의 말할 수 없는 비아냥거림은 왕화천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원래 지회장 영패는 오늘의 큰 비장의 무기였지만 하현이 이 영상을 내보냈을 때 소위 비장의 무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지회장 자리는 어쨌든 주먹으로 만회해야 한다. 왕화천의 안색이 안 좋아지자 하현이 웃으며 말했다. “왕 부회장님, 요즘 저희 둘이 접전이 많았네요. 지회장 자리를 위해 노력을 많이 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이렇게 지회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니 달갑지 않으실 겁니다.”“아니면 이렇게 합시다. 제가 기회를 드릴 테니 당신의 비장의 카드를 다 꺼내세요.”“당신이 나를 놀라게 할 수만 있다면 지회장 자리를 내 줄게요!”하현은 흥이 넘쳤고 여유로웠다. 마치 왕화천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왕화천은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안색이 바뀌고 또 바뀌었다. 그리고는 냉랭하게 말했다. “자, 기왕 하 회장이 이렇게 선의를 가지고 있으니 왕 아무개는 받아들여야지!”“하지만 너는 후회하게 될 거야!”“내 뒤에 있는 힘 때문에 너는 절대 대항할 수 없을 거야!”말을 마치자 마자 왕화천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려고 했다. “참, 진주희.”하현은 마치 갑자기 한 가지 일이 생각난 듯 했다. “왕 부회장님이 전화를 하기 전에 우리가 준비한 선물을 먼저 드리도록 해.”진주희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용문 제자가 선물 상자를 들고 왕화천에게 건네주었다. 왕화천은 자기도 모르게 선물 상자를 열었고 곧이어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구로타 타로!원래 진주희를 상대하기 위해 사용했던 구로타 타로는 지금 머리 하나만 남아 선물 상자에 담겨 있었고 얼굴은 믿을 수 없다는 흉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왕화천은 자기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섰고 가까스로 몸을 바로 세웠다. 다른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쳐다보며 설명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히려 진주희는 마음이 내키는 대로 말했다.
말이 끝나자 조남헌은 직접 선물 상자를 들고 빙그레 웃으며 왕화천 앞으로 갔다. 자신 앞에 선물 상자를 놓였을 때 왕화천은 불길한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왕화천은 심호흡을 하고는 떨리는 오른손으로 천천히 선물 상자를 열었다. “콰르릉______”마치 천둥소리가 울리는 듯 왕화천은 온몸에 소름이 끼치더니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다 바닥에 주저 앉았고 얼굴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머리! 선물 상자 안에는 대구 여섯 세자 중 하나인 정용 정 세자의 머리가 들어있었다! 이것은 또한 왕화천의 가장 큰 빽이자 가장 큰 힘이었다! 이때 조남헌의 웃는 얼굴을 보니 왕화천은 온몸이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그는 조남헌이 절대 정용을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유일한 가능성은 바로 하현이었다! 그래서 하현이 오늘 아무 탈 없이 이 곳에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이다. 어쩐지 정용이 왕가 저택에서 핸드폰으로 평소처럼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답장한 것도 그럴 만하다. 알고 보니 정용은 이미 죽었던 것이다. 이때 하현은 품에서 핸드폰을 꺼내 여유롭게 번호를 눌렀다. 동시에 왕화천의 손도 심하게 떨렸고 핸드폰 화면에 ‘정용’이라는 두 글자가 눈에 거슬렸다. 왕화천의 손은 계속 떨렸지만 어쨌든 연결할 용기는 없었다. 옆에 있던 조남헌은 웃음을 머금고 왕화천을 도와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기 맞은 편에서 하현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 “왕 부회장님, 만약 이것이 당신의 비장의 카드였다면 죄송하지만 당신이 졌어요.”왕화천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꼿꼿해진 몸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고 굽혀지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 원기왕성한 부회장은 늙은이로 변했다. 정용이라는 큰 빽을 잃었으니 그가 무슨 카드를 가지고 올 수 있겠는가?그가 무엇으로 하현과 싸울 수 있겠는가?이때 하현은 핸드폰을 내버렸고 여유롭게 왕화천을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조중천이 죽은 후에 그를 위해 복수 할 생각해 본 적
양측의 몸놀림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왕화천은 하현 앞에서 손바닥을 뒤집기는커녕 반항할 힘도 없었다. 지금 꺼져버린 재처럼 된 왕화천은 천천히 몸을 곧게 펴고 섰다. 원망하던 기운은 점차 사라지고 대신 의기소침해졌다. 그리고 난 후 왕화천은 부들부들 떨며 주머니에서 옥 같지만 옥은 아닌 영패를 꺼내 두 손으로 바쳤다. “왕화천……”“지회장님을 뵙습니다!”하현이 손을 흔들자 지회장 영패가 ‘쓱’하고 그의 손으로 날아왔다. 그는 영패를 들고 장내를 둘러보았다. 진주희, 조남헌 등 사람들은 열광적인 표정을 지었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지회장님을 뵙습니다!”장내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고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무릎을 반쯤 꿇었다. “지회장님을 뵙습니다!”왕주아는 흥분한 얼굴이었다. 김애선은 가냘픈 몸을 떨었고 얼굴은 말로는 표현 못할 흉측한 기색이었다. 상석에 앉다니?하현 이 놈이 이렇게 상석에 앉는 거야?용문 대구 지회는 대구에서 여섯 세자보다 결코 지위가 낮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 주변의 귀부인들도 모두 절망적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막 크게 부상한 거물과의 인연을 놓친 느낌은 마치 주식을 매수했는데 실패한 것과 비슷하다. 이 귀부인들은 땅에 머리를 박고 죽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다. 정말 너무 괴로웠다. ……용문 무도관의 한 조용한 방. 하현은 담담한 기색으로 태사 의자에 기대어 있었다. 왕주아는 옆에서 싸늘한 기색으로 하현을 위해 차를 끓이고 있었다. 맞은 편에서 왕화천은 우울한 기색이 극에 달했다. “말해봐. 당신과 나 사이의 약속대로 오늘 너는 주아에게 해명을 해야 해. 그렇지? 왕 부회장?”하현은 담담한 기색으로 찻잔을 들고 한 모금 차를 마셨다. 밖에서 진주희와 조남헌은 왕화천 세력을 처리하고 있었다. 하현은 지금 주아를 위해 해명을 받아내려고 했다. 왕화천은 안색이 변하더니 한 참 후에야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지회장님, 주아야, 당
하현은 이런 자질구레한 일들을 모두 해결한 후 바로 떠났다. 용문 대구 지회의 일은 진주희와 조남헌이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왕가의 일은 왕화천이 권력을 잃은 후 왕주아가 완전히 상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현은 부녀 둘 만의 ‘독립’된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고 주아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었다. 그는 혼자 차를 몰로 향산 별장으로 돌아갔다. 신호등이 빨간 불이 되었을 때 하현은 설은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 동안 설은아에게 먼저 전화를 걸지는 않았지만 설은아가 벌써 강남의 설씨 집안의 모든 자원을 통합해 곧 대구로 온다는 사실을 옆에서 알게 되었다. 대구 정가 쪽은 지금 정용이 죽었으니 설은아가 오면 바로 상석에 오를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하현조차도 이것이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판단할 수 없었다. 세상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설은아의 강인한 성격으로 볼 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그리고 난 후 하현은 또 이슬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요 며칠 용문 대구 지회와 왕주아의 일을 해결하느라 바빠 그녀를 냉대했었다. 또 그녀 쪽에서도 소식이 없어 한동안 심가를 방문하지 못했다. 하지만 슬기의 일도 곧 처리가 되어야 했다. 하현은 지금 대구에서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 이제 슬기 쪽으로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또 슬기에게 메시지를 몇 번 보냈지만 그녀의 답을 기다리지는 않았다. 하현은 슬기가 이미 잘 쉬고 있다고 생각하고 방해하지 않았다. 다음 날 하현은 자다 일어나 정오가 다 되었을 쯤 바로크 호텔로 가서 슬기를 찾았다. 그런데 로얄 스위트 룸에 도착하니 그가 도착하기 30분 전에 밖으로 나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현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는데 이번에는 전화가 잘 연결되었고 맞은 편에서 슬기의 약간 미안해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하 회장님, 죄송합니다.”“오늘 아침 주 아가씨가 저를 찾아와서 도음 단편 영상을 촬영한다고 저를 교외로
하현은 잠시 보다가 닥치는 대로 몇 개의 로켓을 쏘아 올렸고 순간 화면에서 ‘쌱쌱쌱’ 로켓이 날아올랐다. 주시현은 이 장면을 눈 여겨 보더니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부잣집 오빠, 로켓 쏴주셔서 감사합니다.”“다들 모르실 텐데요. 부잣집 오빠는 저의 1순위 오빠예요. 접속은 잘 안 하시는데 매번 접속을 하실 때마다 많은 선물을 주시더라고요.”“부잣집 오빠, 사랑해요!”말을 하면서 주시현은 조금 어색해하고 있는 슬기를 끌고 와서 ‘부잣집 오빠’에게 인사를 건넸다. 하현이 손을 흔들자 또 천공전신이 등장했다. 주시현의 흥분된 목소리에 하현은 핸드폰 화면을 껐다. 바로크 호텔 입구에 와서 하현은 주시현의 소위 조수라는 사람이 자신을 데리러 오기를 가만히 기다렸다. 바로 이때 갑자기 외교 번호판을 단 도요타 몇 대가 오더니 귀빈 입구에 멈춰 섰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떴다. 도요타 센추리는 섬나라 황실의 전유물이라 일반인들은 이런 차를 전혀 모른다. 이런 차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다. 이 차에 탈 수 있는 사람은 섬나라에서 지위가 매우 높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현은 생로랑 정장을 입은 잘생긴 남자가 가운데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의 곁에는 젊은 남녀 몇 명이 따르고 있었다. 이 젊은 남녀들은 모두 잘생기고 아름다웠지만 모두 섬나라 사람들만의 음울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반면 처음에 나타난 입생로랑 정장을 입은 남자는 대하인이 틀림없었다. 하현이 그의 정체에 대해 추측을 하고 있을 때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기자들 몇 명이 옆에서 튀어나왔고 끊임없이 플래시가 터졌다. “방현진 선생님! 이번에 무슨 목적으로 대구에 오신 건가요?”“선생님은 연경 비즈니스 계의 거물이자 금융 재벌이라고 들었는데 이번에 무슨 목적으로 대구에 오신 건가요?”“방 도련님, 조금만 공개해 주시면 저희도 따라서 돈 벌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방 도련님, 아직 여자 친구가 없다고 들었는데 저도
BMW Z4는 최저가의 고급 컨버터블로 알려져 있다. 진짜 부자들의 눈에는 장난감이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보기에 이런 차는 평소 허세를 부리기에 충분했다. 이때 BMW Z4의 선루프가 열렸고 그 안에 한 여인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녀의 얼굴은 예쁜 편은 아니었지만 메이크업 베이스를 겹겹이 발라 약간의 섬세한 느낌을 연출했다. 이때 이 메이크업 베이스를 짙게 바른 여자가 핸드폰을 꺼내 보더니 잠시 후 또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네가 이 아가씨의 친구야?”“맞아.”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주시현의 조수구나. 미스 차?”차 조수는 차갑게 말했다. “왜 이렇게 비싸게 굴어? 길가에서 기다리라고 한 거 못 들었어? 굳이 나를 호텔 입구까지 들어오게 해야겠어?”“여기 들어오면 주차비가 5천원이나 드는 거 몰라?”“타! 이 아가씨가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차도 한 대 없는 놈을 나보고 데려오라고 하다니.”지금 차 조수는 정말 불쾌했다. 처음에 슬기가 그녀에게 사람을 데려오라고 했을 때 그녀는 무슨 세자 도련님인 줄 알고 특별히 가서 BMW 한 대를 빌렸고 30분 동안이나 화장을 했다. 그러나 사람을 만났을 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하현은 비록 용모가 평범하지 않았지만 문제는 그에게는 어디에도 돈 많은 사람 티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 조수는 요즘 주시현 곁을 따라다니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주시현과 접촉하는 사람은 모두 돈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사람은 딱 봐도 평범한 사람인데 그녀가 어떻게 정면으로 볼 수 있겠는가? 이때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하현을 경비원처럼 대했다. 차 조수 같은 사람의 태도에 대해서는 하현도 별 생각이 없었다. 그의 람보르기니는 부서져 아직도 수리가 되지 않았다. 요 며칠 왕주아의 페라리 488을 몰고 다녔다. 하지만 지금 왕주아는 왕씨그룹의 전반적인 상황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그도 왕주아의 차를 계속 몰고 다닐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