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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3화

한우식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마냥 고고하고 지적일 것만 같던 강예리가 이토록 모질게 변하다니.

역시 여자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온순할 것만 같던 사람이 마음을 독하게 먹으니 아예 감당이 되지 않았다.

강예리가 바로 그런 여자였다.

곧이어 덩치 큰 두 사내가 들어와 한우식의 머리를 짓누르고 그의 두 손 모두 책상에 짓눌렀다.

팔뚝이 엄청 굵은 다른 한 사내가 장작 패는 도끼를 들고 들어오더니 높게 치켜들었다.

밖에는 한우식에게 사기당한 수많은 여자들이 둘러싸여 그를 맹비난했다.

다들 더 예뻐지기 위해 한우식을 찾아왔건만 얼굴이 잔뜩 일그러지고 후유증도 심해져서 시도 때도 없이 병이 재발한다.

이런 나날을 대체 어떻게 감당하란 말인가?

악마 같은 한우식이 처벌을 받는 모습에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이 후련했다. 아무도 그를 위해 나서는 이가 없었다.

강예리가 싸늘한 눈빛으로 쏘아붙였다.

“봤어 한우식? 현장에 모인 수십 명 중에 단 한 명도 널 위해 나서는 자가 없어. 네가 얼마나 극악무도한 짓을 저질렀는지 이젠 알겠어? 모두가 너 때문에 분노를 삭일 수 없어. 다들 네가 천벌받길 바라고 있어! 이 인간의 두 손을 당장 잘라버려. 두 번 다시 사람을 해치지 못하게 말이야!”

그녀의 명령을 거부할 자는 없었다.

덩치 좋은 사내가 도끼를 치켜들더니 한우식의 손을 토막 내려 했다.

안달이 난 한우식이 비명을 질렀다.

“예리 씨, 제가 예리 씨의 얼굴을 철저히 치료해 드릴게요. 이번엔 절대 후유증 없을 겁니다!”

순간 강예리의 마음이 흔들렸다.

사실 그녀는 가슴에 쌓인 분노를 삭이기 위해 한우식의 두 손을 잘라버리라고 했다.

그 분노는 과연 무엇일까?

사기당한 건 제쳐두고 강예리의 얼굴이 전보다 더 미워진 것이 포인트였다.

대체 어느 여자가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겠는가?

한우식의 절규를 들은 그녀는 완치할 확률이 아주 낮다는 걸 알면서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대답했다.

“멈춰.”

그녀는 한우식을 째려보며 물었다.

“내 얼굴을 철저히 치료해 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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