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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6화

“그렇게 급히 동의할 필요 없어요. 일단 내 조건이 뭔지부터 들어봐요. 첫째, 당신에게 당했던 여성들의 돈은 전부 그대로 돌려줘야 해요.”

한우식은 곧바로 그러겠노라 대답했다. 사실 그렇게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그리고 사실 그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강예리의 돈은 돌려줄 필요가 없었다. 강예리가 직접 승낙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둘째, 앞으로 당신은 1년간 매일 10명의 환자를 무료로 진료해야 해요. 만약 인원을 전부 채우지 못하는 날이 있다면 그다음 날 모자란 환자 수만큼 더 진료해야 해요.”

‘뭐라고? 매일 10명의 환자를 무료로 진료해야 한다고?’

한우식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건 좀 어려웠다.

시간과 정력뿐만 아니라 돈도 많이 드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강책의 공로를 이용해 사기를 쳤으니 그 정도 벌은 그리 과한 것이 아니라 그냥 받아들였다.

“셋째.”

강책은 한우식을 힐끗 보더니 그에게 명함 하나를 던져줬다.

“이건 내 명함입니다. 이 명함을 가지고 경주의 명의를 찾아 의술을 배워요. 난 당신이 앞으로 최대한 의술 실력을 높이길 바라요. 흥청망청 지내면서 괜히 우리 의사들 명성에 먹칠하지 말아요!”

한우식은 바닥에 던져진 명함을 보며 다시 한번 눈물을 떨궜다.

이번에는 슬퍼서, 절망해서 우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감동의 눈물이었다.

강책은 그의 인생길을 막지 않고 그에게 창문 하나를 열어주었다.

한우식이 열심히 노력한다면 강책과의 연줄을 이용해 앞으로 의술에서 큰 성공을 거두어 큰돈을 벌고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의 인생에는 아직 희망이 있었다.

인생은 원래 그런 법이다.

벌을 줄 수도 있지만 정말 상대를 완전히 부숴버리거나 죽일 생각이 아니라면 그의 길을 전부 막을 필요는 없다.

사람은 희망이 있다면 절대 막다른 길을 걷지 않을 것이고 자포자기하거나 사회에 보복하지 않을 것이다.

강책의 첫 번째, 두 번째 요구는 한우식에게 벌을 주는 것이었지만 세 번째 요구는 그에게 개과천선할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사실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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