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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86화

차는 아스팔드 도로 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때, 정홍민은 대체 누가 강책과 상대를 할 수 있을가에 대한 생각에 빠졌다. 인정하긴 싫지만 자신과 강책은 차이가 너무 크다. 항상 자신만만하고 하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만능이며 다른 사람 머리 위에 서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달랐다.강책의 실력을 보고 나서야 무엇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인지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정가의 가주를 빼앗은 것은 잘못된 선택일 수도 있다. 보기에는 좋지만 자리의 무게를 건뎌야 했다. 만약 자신이 그저 보통 신분의 사람이였다면 매일 강책과 경쟁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었다. 정홍민은 강책을 상대할 사람을 떠올리고는 여러 이유들을 생각하며 이름을 지워버렸다. 정홍민은 자신의 인맥이 넓게 퍼져있다고 생각했지만, 급한 상황에 믿을 만한 사람은 찾지 못했다. 계속 고민하던 와중에, 한 이름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정홍민은 낮은 목소리로 “동생아, 일단 집까지 데려다줄게.” 라며 말했다. 정자옥이 물었다.

“응? 일단이라니? 오빠 설마 강책한테 가는 거 아니지?”

정홍민은 씁쓸한 웃음을 짓고는 “내가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라며 답했다.

“그럼 어디 가는데?”

“강책 이길 수 있는 사람 만나러.”

정자옥은 궁금한 듯 “강남구에 그런 사람이 있다고? 누군데? 궁금해.” 라며 물었다.정홍민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그 사람의 이름은 함부로 밖으로 내뱉을 수 없어 계속 머뭇거리고는 천천히 말을 꺼냈다.

“박아진.”

정자옥은 이름을 듣고는 모든 것을 깨달은 듯 했다. 그 여자라면 강책을 상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머뭇거릴 수 밖에 없었다. 박아진은 정홍민과 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하면서 정홍민을 짝사랑하던 여자였다. 정홍민은 잘생기기도 했고, 집안도 좋았으며, 특출나게 똑똑했기 때문에 그를 짝사랑 하던 학생들이 많았다. 매번 한 바구니의 편지를 받아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박아진은 그 많은 학생 중 1명이였다.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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