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홍민은 당연히 쉽게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가아들의 내연녀는 더더욱 건들면 안되었다. 정홍민이 간이 백개라도 박아진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정홍민 집안의 배신 사건이 터지고 나서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에 박아진은 한번 더 정홍민을 찾아 갔었다. 그녀는 정홍민에게 정홍민이 만약 자신의 비밀 연인이 되기만 한다면 조가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동시에 집안 가주의 위치로 올라가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런 제안에도 정홍민은 그녀를 거절했었다. 첫번째로, 조가 아들이 마음에 걸렸으며, 두번째는 정홍민은 자존심이 쎈 사람으로 여자에게 빌붙어서 가주의 위치로 올라갈 수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그는 박아진을 한번도 좋아한 적이 없었다.그 다음으로 정홍민은 단 한번도 박아진에게 연락을 한 적이 없었다. 오랜 시간동안 박아진은 별장 안에서 세월을 보내며 어느 덧 그녀의 나이는 30살이 넘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그녀의 외모도 지키기 어려워 지는 동시에 조가에서 쫓겨 날지도 모른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무능한 현실과 오랜 시간의 외로움이 섞여 그녀를 괴롭혔기애 박아진은 잠시나마라도 기댈 수 있는 어깨가 필요하고 있을 것이다. 정홍민은 강책을 상대할 수 있을 수 있는 사람은 박아진 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힘을 통해 조가와 연락하여 강책을 처리하는 것이다! 박아진은 조가 아들의 순위에서 아슬아슬 하지만 조가의 주요세력은 경성에 있기 때문에 조가의 영향력으로 강남구에 있는 강책을 해결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박아진이 입만 열면 조가가 강남구의 세력으로 강책을 단숨에 처리할 수 있다고 정홍민은 생각했다.차 안에서 정자옥은 유심히 정홍민을 바라보고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오빠, 진짜 그 여자 찾으러 갈거야?” 정홍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자옥은 불안해하며 말 했다.“결혼은 반대야! 그 여자가 얼마나 오빠한테 빠진 줄 알아? 오빠가 조금만이라도 여지를 주면 오빠는 들어가
“오빠, 진짜 다 결정 한 거지?” “응.” “그럼 같이 가.”정홍민은 잠시 멈칫하고는 고개를 둘러 정자옥을 바라보았다.“너무 위험해, 또 다른 일이 벌어지면 어떡하려고 그래?” “위험하니까 같이 가는거야, 동시에 내 남편한테도 알려서 준비라도 해놓아야 상황에 대비할 수 있잖아.” 정홍민은 깊은 감동을 받았다.“그래, 같이 가자.” 정남매는 그렇게 조가 아들의 호화로운 별장으로 향했다. 멀리서 경비원이 다가와 이름을 물어 본 뒤, 몇 분이 지나서 경비원이 “저희 마님께서 정홍민이라는 사람만 들어보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라며 다가왔다. 정홍민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정자옥에게 말했다.“차 안에서 기다려. 절대 다른 곳은 가지 말고.” 정자옥은 “응, 오빠 조심해.” 라며 말한 뒤, 남매는 헤어졌다. 경비원의 안내 아래, 정홍민은 별장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유럽풍의 인테리어가 가득 들어가 있는 로비가 그를 반겼다. 로비 위에는 샹드리에가 달려있으며, 옆쪽으로는 용 조각 모양의 그림이 장식되어 있었다. 레벨이 다른 재벌들만이 구매할 수 있는 별장이 분명했다. 정홍민도 이런 곳에서 살 수 있는 패기는 없었다. 경비원, 하인들 모두 철수하고 집 안에 남은 사람은 정홍민 한 사람 이였다. 그는 가만히 박아진을 기다렸다. 박아진의 등장하기 기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예전의 그는 박아진을 굉장히 싫어했으며, 한 평생 자신의 인생에서 사라져주길 바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 상황은 반대가 되었다. 지금의 정홍민은 그녀가 꼭 필요했다. 이때, 구두의 또각또각 소리가 온 집을 채웠다. 정홍민은 고개를 들었다. 다름아닌 그가 기다린 박아진 이였다. 그녀는 어깨를 내놓은 긴 원피스를 입고 마치 공주처럼 천천히 계단을 밟으며 내려갔다. 박아진은 관리를 열심히 한 탓에 피부도 매끄럽고, 촉촉하며 얼굴에는 주름 하나 없어서 서른 살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다른 사람이 보면 20살로도 충분히 오해 할 수 있었다. 그녀가 발걸음을 멈
양심에 찔리는 말이였지만 그녀를 통해 강책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정홍민은 너무 간단하게 생각을 한 것 같았다. 박아진은 미소를 지으면서 두 팔을 벌렸다.“자, 시작해.” 정홍민은 잠시 멈칫했다.“시작이라니?” “연인들이 하는 거.” “어....무슨 말이야?”박아진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런 일을 내가 직접 말해야해? 2층 침실로 가서 연인들이 하는 짓 해야지.” 라고 말했다. 정홍민은 바보가 아니였기에 바로 알아차렸지만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박아진을 사랑하지도 않으며, 그녀가 가지고 있는 세력도 그에게 감당하기 버거웠기에 ‘그것’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아진은 그에게 또 한번 더 증명할 기회를 내던진 것이다. 신체접촉을 해야 그녀가 정홍민을 도와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홍민은 자신 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만약 여기서 이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자신의 인생이 곧 망하게 된다. 강책이라는 큰 산이 자신을 바닥 끝까지 내몰 것이며, 결국 조가 집안도 쉽게 강책을 건들 수는 없게 될 것이다. 그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아무 말 없이 앞으로 다가가 박아진을 공주님 안기로 안아 들었다. 그는 박아진을 안아 천천히 계단을 밟아 위로 올라갔다. 박아진은 마치 왕자에게 안긴 공주처럼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어서 정홍민의 목을 팔로 감고는 그의 얼굴에 입을 맞추었다. 박아진은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점과 이 뒤에는 분명히 이익에 대한 요구가 있다고 해도 전혀 상관이 없었다. 정홍민을 얻을 수만 있다면 다른 건 상관 없었다. 둘은 침실에 도착하고, 문이 닫혔다. 그날 밤, 둘은 연인 사이의 행각을 펼쳤고, 정홍민은 자신의 존엄을 내려놓았으며, 박아진은 더 이상 외로워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 다음 날, 별장의 로비 안에서 박아진은 정홍민을 꼭 끌어안고 앉아있다. 옆 소파에는 한 숨도 제대로 못잔 정자옥이 앉아있다. 자신의 오빠가 박아진과 가까운 사이로 변한 것을 보고,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 지 대
아침 일찍 강책은 혼자서 강남구에서 제일 호화스러운 호텔에 도착하고는 20명 이상과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방을 예약했다. 동시에 음식 준비를 시작하라고 알려두었다. 강책은 핸드폰을 꺼내 목양일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목양일의 목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보스, 무슨 일 이십니까?” 강책은 잠시 뜸을 들이고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모든 부서에 에이스 한 명씩 데려와. 조금 있다가 정확한 위치 알려줄테니까.” 목양일은 깜짝 놀라며 “보스, 뭐하시려는 겁니까?” 라고 물었다. 강책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답했다.“강남구에 이렇게 오래 있었는 데, 한번도 얼굴을 공개한 적이 없잖아. 이제부터 일도 시작할 생각이야.”수년간 강책과 일을 했던 목양일은 강책의 성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보스, 이제 그만하고 싶은 거죠?” 강책은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역시, 나를 제일 잘 알아.” 라며 말했다. “아니, 보스. 강남구 총책임자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 텐데요. 그만하시고 싶어도 위에서 동의를 할까요?” “그때 나도 잠시만 맡는 다고 했었어. 강남구의 상황이 안정되면 그때 다른 사람에게 넘기겠다고 했었고 말이야. 지금 강남구의 치안이나 여러 상황들도 정리가 된 것 같으니까, 다시 예전의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 불만인거야?” “아니요! 보스가 가는 길 항상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강책은 미소를 살짝 지었다.“됐어. 그러니까 얼른 사람들 불러줘. 내 은퇴식을 위해서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연락 돌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어지려하는 순간에 강책이 “이번에는 똑똑히 말해야해, 강남구 총책임자 강책이 식사자리에 출석하라고 했다고!” 라며 말을 덧붙였다. “네, 그렇게 알리도록 하겠습니다.”모든 지시를 내리고 강책은 통화를 끝냈다. 그는 의자에 앉아 강남구에서 있었던 여러 일들을 떠올리며,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넘겨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일만 끝
순식간에 피가 흘러나오고 그 사람은 혼절했다.강책은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차를 한 모금 마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누군가가 걸어 들어왔다.이번에는 흰머리에 베옷을 입은 노인이 들어왔다.노인은 눈앞에 있는 사나이를 보고 수염을 만지작거리더니 이내 말했다.“훌륭한 솜씨 군.”그러자 강책은 그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저희가 아는 사이인가요?”“모르는 사이죠.”"그럼 가주시죠, 저는 오늘 저녁 약속이 있고 당신을 초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오늘 당신이 누구랑 약속을 했던 그 약속은 파기되고 저와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강책은 어안이 벙벙했다.“흠? 매우 자신만만하시네요.” 노인은 고개를 들어 시큰둥하게 말했다.“자신만만하다고? 하하, 조 씨 집안사람들이 하는 말이 그런 편인가?”조 씨 집안? “어느 조 씨 집안이죠?” 노인은 강책을 노려보며 대답했다.“어떻게, 설마 경성의 조 씨 집안도 모른다는 말입니까?”경성의 조 씨 집안? 하하, 강책은 화를 내기는커녕 되레 웃었다, 자신이 뜻밖에도 큰놈을 건드렸다니. “경성의 조 씨 집안은 멀리 떨어져 있는데, 강남구와 무슨 상관이죠?”노인이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이게 당신이 상관할 일입니까? 조 씨 집안의 세력은 천하에 퍼져 있고 강남구에도 사람이 몇 있는데 뭐가 그렇게 놀랄 일이란 말이죠?” 확실히 별로 놀랄 일은 아니었다. 경성 조 씨 집안의 방대한 관계망으로 강남구에 사람이 있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다만……강책은 매우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저와 조 씨 집안과는 아무런 관계도 있지 않은데요? 조 씨 집안사람들이 왜 갑자기 찾아온 거죠? 게다가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지도 않고요.” 확실히 강책도 의심스러웠다, 자신이 조 씨 집안에 원한을 살 만한 일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다. 그의 원수 명단에 조 씨 집안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자 노인이 말했다."당신이 어떻게 조 씨
강책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노인은 의외라고 여겼고, 속으로 이 사람이 정말 조 씨 집안의 대단함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건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노인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을 꺼냈다."정말 무서움을 모르는 사람이군, 오늘 내가 당신에게 조 씨 집안의 대단함을 알려주도록 하지!” 말을 하자, 한 남자가 룸을 향해 들어왔고, 바로 경찰의 수장인 사맹지였다. 그는 노인을 보자마자 속으로 중얼거렸다.‘어떻게 총책임자가 조 씨 집안사람을 모셔왔지? 뭘 하려는 건가?’사맹지는 영문을 알지 못한 채 노인에게 공손히 인사를 한 뒤 말했다.“조 씨 어르신, 어떻게 여기 오신 겁니까?” 노인이 뒤를 돌아보았다."아, 나는 단지 경찰 몇 명이 온 줄 알았는데, 사맹지 자네가 올 줄이야.” “정말 열심히 일을 하는구먼, 작은 일도 직접 와서 처리를 하다니.” 그러자 사맹지는 또다시 속으로 말했다.‘총책임자가 직접 참석을 요청하는 식사 자리가 어떻게 작은 일일 수 있단 말이지? 이 어르신은 정말 뭘 모르는군.’그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노인은 계속해서 말을 했다."오늘 이 일은 조 씨 집안의 노부인께서 직접 지명하신 일입니다, 경찰 측과는 상관없는 일이니 이만 사람들을 데리고 철수하는 게 좋을 듯하네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노인이 이 말만 하면 사맹지는 가고 싶지 않아도 가야 했다. 비록 노인은 아무런 직함도 없지만 조 씨 집안 노부인의 집사였고, 강남구 조 씨 집안의 대표 세력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경찰 대장이라도 어떻게 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사맹지는 얼굴을 찡그렸고, 그의 다년간의 사건 처리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노인이 말한 일과 그가 생각한 일이 전혀 하나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그는 탐색적으로 묻기 시작했다."조 씨 어르신, 오늘 이곳에 뭘 하려고 오신 겁니까?” “저희 집안 노부인의 명령을 받아 사람을 데리러 왔죠.”노인이 싸늘하게 말했다.“네? 누굴 말씀하
그는 오늘 강책 앞에서 사맹지의 체면을 떨어트리며 강책에게 그의 세력을 알게 하고 위세를 부리려는 참이었다. 평소 같으면 사맹지는 참았을 테지만, 오늘의 그는 달랐다. 사맹지는 가볍게 웃으며 안을 가리키며 말했다.“저 안에 있는 사람이 직접 믿지 않는다고 말을 했던가요?”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저 사람은 우물 안의 개구리같이 우리 조 씨 집안의 대단함을 모르더군요. 사맹지 씨, 당신이 저 사람에게 보여……” 노인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사맹지는 손을 들어 그만하라는 제스처를 취했고, 웃음을 거둔 뒤 싸늘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조 씨 어르신, 당신은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옳고 그름을 알지 못하는 겁니까?”응?노인은 순간 넋을 잃었다. 이게 무슨 소리지? 사맹지가 감히 이런 태도로 자신한테 말을 걸다니, 단단히 미친 건가? "사맹지!”“어르신!”사맹지도 화를 내며 소리쳤다."우리 경찰은 시민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지 당신 조 씨 집안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당신들은 그 저 안에 있는 분을 연행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 저분을 연행한다면 저희 경찰이 가만있지 않겠습니다!”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말을 이어갔다.“만약 감히 당신이 함부로 일을 벌인다면, 저는 당신에게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겁니다!” 그러자 노인은 무뚝뚝한 얼굴로 사맹지를 쳐다보았고, 그가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 것은 몇 년 동안 본 적도 없었다. 그가 정말 실성을 한 것인가? "사맹지, 감히 조 씨 집안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말을 하다니, 여기!” 손을 흔들자 그의 부하 10여 명이 뛰어들어왔고, 사맹지도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경찰을 습격할 작정입니까?” 말을 하는 동안, 그는 손을 뻗어 총을 꺼내 노인의 이마에 겨눴고, 동시에 밖에 있던 경찰관들이 뛰어들어 총을 꺼내 쏘려고 했다.사맹지는 매우 싸늘하게 말했다.“모두 명령을 따르도록, 여기 있는 자들은 모두 악질이니 그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발견
사맹지는 노인을 체포한 후에야 룸 안으로 들어갔고, 그는 감히 앉지도 못하고 강책의 곁에 서서 말했다."총책임자님, 이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강책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들은 그저 앞잡이일 뿐이니 잡아봐야 소용없어요. 이렇게 하죠, 조 씨 집안 어르신과 그의 부하들이 모두 잡혔다고 바람을 잡은 뒤, 배후 세력을 잡아내는 겁니다.” 사맹지는 눈살을 찌푸렸다."총책임자님, 이 배후는 경성 조 씨 집안입니다. 너무 괜한 일을 벌이는 건 아닌지 염려가 됩니다.” 그러자 강책은 그를 싸늘하게 쳐다보았다.“당신은 경찰로서 범죄자들을 두려워하는 겁니까?” 그의 말 한마디에 사맹지는 온몸에 식은땀을 흘렸고,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총책임자 님의 분부를 따르겠습니다. 조 씨 집안은 여러 해 동안 경성의 세력을 등에 업고 강남에서 악행을 저질렀고, 아무도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총책임자님께서 이 잡초를 뽑기로 마음먹으셨으니, 제가 반드시 앞장서서 잡초를 뽑는 낫이 되겠습니다!"강책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고, 사맹지는 객실을 떠나 강책이 시킨 대로 했다.반대편.조 씨 집안의 호화로운 별장 안. 박아진은 정홍민에게 팔짱을 끼고 포도를 먹여주며 두 사람은 정말 행복한 커플처럼 보였고, 그들을 지켜보던 정자옥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만약 강책을 수습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정자옥은 진작에 일어나서 떠났을 것이다.정홍민 또한 애써 참고 있었다.이윽고 부하 한 명이 달려와 황급히 말했다."노부인, 큰일 났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그에게로 향했고, 박아진은 정홍민과의 시간에 방해를 받아 매우 언짢았다. 그는 차가운 어조로 물었다."내가 조 씨 어르신을 따라 강책을 데려오라고 하지 않았더냐. 네가 왜 온 거지? 강책은?” "강책은 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무슨 뜻이지? 그럼 조 씨 어르신은? 불러오거라.” "조 씨 어르신도 못 돌아오십니다."박아진은 어리석지 않았고 그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