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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69화

떠나가는 정박양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석관의 자상한 얼굴은 서서히 험상궂어졌고, 정박양이 완전히 떠나자 석관은 마치 마귀가 된 듯 하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석문병이 말했다.

"저런 바보도 의학을 배운다고, 이런 작은 의약 원리도 모르다니, 정말 쓰레리 같군. 자신의 어머니한테 결명자를 먹이다니, 하하, 이제 곧 하늘로 가시겠구먼!”

석관은 수염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

"이건 그를 탓할 수 없지, 맞지 않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너무 어려서 이 사회의 험악함을 몰라. 한 번 실패를 겪게 되면 더 지혜로워지겠지.”

그러자 석관이 웃으며 물었다.

“앞으로요? 아버지, 잘못 말한 거죠?”

석관은 그제야 반응했다.

"맞군, 내가 잘못 말했어. 다음 생에부터 조심을 해야지, 하하하.”

석 씨 부자가 마주 보고 웃었다.

그들이 보기에 정박양과 그의 어머니는 모두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한편, 약을 들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 정박양은 두말 없이 곧바로 약을 달이기 시작했다.

이 약은 두 시간 동안 달여서야 완전히 달여졌고, 정박양은 그릇에 약을 붓고 살짝 식힌 뒤 어머니의 병상 앞으로 가져갔다.

"엄마, 이건 내가 석관 선생님한테 받은 약이야, 이 약을 먹으면 병이 나을 거야.”

"자, 엄마, 내가 부축해서 약 먹여줄게.”

정박양의 부축을 받으며 어머니는 힘겹게 일어나 두 손을 떨며 약을 들고 왔는데, 아직 마시지도 않았고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나고 토할 것 같았다.

“아들아, 이게 무슨 약이니? 냄새만 맡아도 괴롭구나."

그러자 정박양이 말했다.

"엄마, 이 약은 입에 쓰니까 조금만 참고 마셔, 다 마시고 나면 괜찮아질 거야.”

그의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고 약사발을 들고 메스꺼움을 참으며 꿀꺽꿀꺽 다 마셨다.

그러자 마신 지 2분도 안 됐는데 갑자기 몸에 이상한 신호가 왔다.

온몸이 서늘하고 뱃속에는 파도가 치는 듯 괴로워하며 나중에는 피를 한 모금 토해냈다.

"엄마!!!"

이 모습을 본 정박양은 깜짝 놀라 약사발을 내던지고 어머니를 부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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