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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70화

정박양은 어리둥절해했다.

"엄마한테 약을 조금 먹였습니다.”

"무슨 약이죠?"

"여기에 처방전이 있습니다."

정박양은 처방전을 건네줬고, 의사가 받아서 보니 숨이 막혀 죽을 뻔했다.

의사는 처방전을 뿌리치고 화를 내며 말했다.

“박양 씨, 당신은 의대생이라 의학에 대한 연구가 깊을 건데 가장 기본적인 의약 원리도 모른다는 말입니까? 당신 어머니의 건강 상태는 당신이 더 잘고 있을 텐데, 어떻게 어머니에게 차가운 성질을 띠고 있는 결명자 약을 먹일 수 있죠? 어머니가 너무 오래 사셔서 빨리 숨을 거두시기를 바라는 겁니까?!”

정박양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사실 이치를 알고 있었고, 혹시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석관의 권유로 자신에 대한 믿음을 포기한 것이다.

정박양은 말을 더듬거렸다.

"이 처방은 석관 선생님이 주신 건데, 석관 선생님께서……”

"석관이요? 하하.”

의사가 말했다.

“그 돈밖에 모르는 석관? 난 진작부터 그 사람이 눈에 거슬렸어요. 옛날 의약계가 신 씨 어르신의 밑에서 얼마나 번창했는데, 다시 그를 보면 지금의 의학계는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네? 석관 선생님은 그럴 분이 아니신데요?”

"왜 아니죠?”

의사가 말했다.

"정박양 씨, 정말 안 되겠군요. 오늘 당신 어머니가 살지 못한다면, 당신이 장본인이고 살인범입니다!”

그러자 의사는 처방전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홧김에 다시 응급실로 들어가 정박양을 홀로 남겨 두었고, 그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지도, 앉아 있지도 않았다.

그는 바닥 위에 내동댕이쳐진 처방전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쳐다보았다.

"내가 정말 사람을 잘 못 믿은 거란 말인가?”

"그럴 리가, 나 같은 가난한 대학생한테서 석관 선생님이 무슨 보답을 받을 수 있겠어.”

"그분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 날 해칠 리가 없잖아. 이 안에 뭔가 분명 잘못됐어.”

정박양은 매우 고통스러웠다.

만약 정말 약 때문에 어머니를 죽였다면, 그도 살 수 없을 것이다.

"안 돼, 꼭 밝혀야 해."

정박양은 황급히 떠나 택시를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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