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선생님, 당신은 나를 탓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내가 가장 위급할 때 용감하게 나서서 제 어머니를 구했고 제 목숨도 구했습니다. 강 선생님은 제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맹세합니다, 오늘부터 정박양의 목숨은 강 선생님의 것입니다, 당신이 원할 때 언제든지 가져가십시오, 저는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그는 말하면서 울음을 터뜨렸고, 기쁨과 참회가 오가는 말을 내뱉었다. 강책은 미소를 짓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손을 뻗어 그를 부축했다."그렇게 단호하게 말하지는 마세요. 저는 의사이고 환자를 고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정박양 씨, 당신도 의학을 공부했으니 앞으로도 이것을 좌우명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의사가 사람을 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어떤 명예나 이익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세요."“알겠습니다, 선생님.”정박양이 고개를 끄덕였고, 눈물을 훔치며 계속해서 말했다. "이번에 석관이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것은 내 몸에서 장기를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제가 곧 그 사람을 고발해서 평생 감옥살이를 하게 만들겠습니다!” 강책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그 일은 일단 서두르지 마세요.”“네? 왜죠?” "석관은 큰 물고기인데 아직 그물을 걷어낼 때가 아닙니다. 정박양 씨, 먼저 경찰에 가서 사맹지 대장에게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하고, 다른 일은 경찰에 맡기고 간섭하지 마세요.” 그는 말을 하며 한 장의 은행 카드를 정박양의 손에 쥐여 주었다."이 카드에는 비밀번호가 없고 안에는 천만 원이 있습니다. 제가 빌려준 셈으로 치고 나중에 돈이 생기면 다시 돌려주세요. 이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어머니를 돌보고 완전히 회복시키는 겁니다.” 정박양은 어리둥절했다."아뇨, 이 돈은 받을 수 없어요.""강 선생님, 당신이 저의 어머니를 치료한 것은 이미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당신의 돈을 더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그는 은행 카드를 강책에게 돌려주려 하자 강책은 그를 노려보다가 차갑게 말했다
날이 어둑어둑 해지고, 강책은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사람을 도와주는 일에 뿌듯함을 가지고 있는 강책은 안좋은 일도 순식간에 잊어 버렸다. 동시에 강책은 석관에게 부담감을 주면 3일이 지나지 않아 석관이 마지막 행동을 해보일것이며, 석가부자들은 한번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강책은 기쁜 마음으로 집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가족들이 모두 그에게 달려 들었다. 모두들 적극적인 태도로 그를 앉혔다. 그의 장인어른은 그릇을 건네주고, 그의 장모님은 반찬을 집어주고, 그의 아내는 그에게 마실 것을 대령했다. 강책은 그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어머님, 아버님, 왜 그러세요? 왜 갑자기 저한테 잘해주시는 겁니까?” 정계산이 자리에 앉아서 한숨을 내쉬었다.“아침에 그렇게 화낸 거 미안해. 사과하고 싶어서 말이야. 책아, 곰곰히 생각해 보았어. 네가 있었기에 우리 정가가 큰 고비도 넘겼는데 감사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부족하다고 화 내고, 잔소리해서 미안하다.” 소청도 옆에서 말을 덧붙였다.“책아, 내가 네 장인어른이랑도 다 얘기 다 끝냈어. 전부 다 네 결정대로 따르기로 했어. 일 때문에 힘들면 그만 해도 돼. 네 실력으로 좋은 자리를 왜 못 찾겠어?” 강책은 그제서야 아침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사과를 받고 있다고 깨달았다. 그는 웃으며 답했다.“어머님, 아버님. 아침부터 너무 황당한 말을 한 제 탓도 있어요. 구매매니저라는 높은 위치의 직업을 제 마음대로 퇴사하겠다는 말을 꺼내면 안됐어요.” 정몽연이 옆에서 말했다.“여보, 내가 엄마,아빠한테 다 말했어. 여보는 퇴사하면 이제 아무것도 하지 말고 누워서 푹 쉬고, 건강만 챙기면 돼. 우리 가족이잖아, 가족 중 한명이 힘들면 나머지 가족이 배려해주고, 보살펴주는 건 당연한거야.” 너무 오랜만에 들었던 탓일까, 강책은 그녀의 말에 감동을 받았다. 이것이 바로 가족이 갖춰야 할 모습이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좋아, 하지만 퇴사하기전에 딱 한가지 일은 끝내야만해.” 라며 말했다.
정홍민이 누군지 물으려고 하던 찰나 정자옥이 먼저 “오빠, 내가 찾아 온 사람이야.” 라며 말했다. 그리고는 문을 향해 “들어 와요.” 라며 말했다. 문이 열리자 못생기고, 삐쩍 마른 남자가 들어왔다. 생김새 만으로도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정홍민이 고개를 흔들고는 ‘무슨 이런 남자를 데리고 왔어?’라며 생각했다. 하지만 정자옥은 “그쪽이 악명이 높다는 공윤수 맞나요?” 라며 물었다. 공윤수는 입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미소 사이로 보이는 누런 이빨은 더럽게 느껴졌다.“정여사님, 조금 실례되는 질문 아닙니까? 하지만 저는 그 악명 높은 ‘공윤수’가 맞습니다.” 정자옥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듣자하니, 일을 그렇게 잘한다고 하던데요. 청부매장도 시켜 준다고 들었습니다.” 라며 말했다. “하하, 그건 여사님이 주신 금액에 따라 일 처리가 달라집니다.” “강책을 매장 시켜주세요, 얼마든지 드리죠.” 공윤수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익숙한 이름이에요. 어디서 들었더라?” 라고 물었다.정자옥은 “항성 주얼리에서 구매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라며 답했다. “아, 생각 났어요. 예전에 생방송으로 원석 품질까지 진행했던 걸로 기억해요.” “네, 맞아요. 그 사람이에요. 돈은 얼마정도 들까요?”공윤수는 “쉬운 상대는 아닌 거 알고 계시죠? 적어도 2000만원은 필요합니다.” 라며 말했다. 업계에서는 비싼 금액이였지만 강책을 매장 시키기 위해서라면 2000만원은 가치 있는 돈이였다.“좋아요. 근데, 어떻게 매장시킬 생각인거에요? 색다른 방법을 가지고 계신 건가요?” 공윤수가 웃음을 터뜨렸다.“한 사람을 매장시키는 건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강책과 닮은 사람을 찾아서 나쁜 짓을 하는 겁니다. 여러 주얼리 회사들과 계약한 뒤, 그 회사를 망하게 하면 결국 그 회사는 곧 강책에게 고소장을 던지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강책은 곧 다 뒤집어 쓰게 되면서, 저희는 매장에 성공한 겁니다.” 공윤수가 생각해낸 ‘강책 대타’ 방법은 탁월했다. 자신들에
그 다음 날 정오, 주얼리 샵.공윤수는 사진을 들고 사방곳곳을 돌아다니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모두 관찰하기에 바빴다. 자신의 부하직원들 중에는 단 한명도 강책과 닮은 사람이 없었으며, 조금 닮은 사람이 있긴 해도 주얼리 업계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였다. 주얼리 샵 안에는 분명히 원석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고, 어쩌면 강책과 닮은 사람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직접 나와 찾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지나가는 사람마다 한명씩 대조하다가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몸이 좋은 남자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 남자는 다름아닌 강책이였다. 퇴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기진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지 몰라 그에게 선물을 먼저 준비하기 위해 주얼리 샵에 들른 것이였다. 이 곳에서 1등급 원석을 골라 기진에게 주면서 기회를 틈타 퇴사에 관해 말할 생각이다. 여러곳을 둘러보는 강책의 모습이 공윤수의 눈에 들어왔고, 공윤수는 사진을 들어 대조 한 뒤 두 눈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강책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의 앞을 막고는 사진을 들어 눈썹부터 시작해 입까지 모두 대조하기 시작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복사한 것 처럼 똑같았다. 공윤수는 입가에 웃음이 번졌고, 강책은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웃는 모습에 왠지 모를 역함을 느꼈다. “뭐하시는 겁니까?” 공윤수는 그의 말에 답하지 않고 되물었다.“젊은이, 원석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는 지요?”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만, 기초는 알고 있습니다.”공윤수는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기초지식만 알고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 위에서 천천히 지식을 쌓고, 강책과 똑같은 얼굴로 나간다면 안 속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봐요, 청년. 혹시 강책을 아십니까?” 강책은 의도를 알수없는 질문에 눈살을 찌푸리고는 겉모습을 바라보며 마음도 얼굴과 같을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강책이요? 그 항성 주얼리의 구매 매니저 말씀하시는 거죠? 업계에서 유명하지 않습니까, 이 쪽
“그 다음으로, 리버 주얼리 사람들과 같이 원석을 골라 주세요. 열심히 고를 필요 없습니다. 그냥 마음대로 고르시고, 리버 주얼리 회사가 망하도록 큰 돈을 쓰게 만들어주세요.그리고 철수 하시면 됩니다.” 강책은 가만히 듣다가 불쾌한 표정을 보였다.“결국 사람을 해치는 일 아닙니까? 이렇게 되면 그 회사가 저를 찾아올텐데요?” 공윤수는 큰 웃음을 터뜨렸다.“장훈씨, 살짝 멍청한 구석이 있네. 강책으로 분장하고 남의 돈 펑펑 쓰고, 계약하고 남의 회사 망하게 만들면 우리는 빠르게 도망치는 겁니다. 회사 사람들이 눈치를 챘을 때는 이미 늦었어요. 회사들은 모든 책임을 강책에게 돌릴텐데, 그쪽이랑 저한테 무슨 문제가 생기겠어요?” 강책은 크게 깨달은 듯한 표정을 보였다.“그러니까, 잘못은 우리가 하고 강책이 총대를 매는 건가요?” “맞습니다! 강책은 가만히 있다가 뒤집어 쓰게 생겼으니 무척 당황 할거예요. 장훈씨, 돈 걱정없이 먹고, 즐길 수 있는 동시에 계약서 돈도 가져가고, 일이 잘 되면 저한테 1억 8천만원도 가져갈 텐데, 이걸로 해외로 나가면 그쪽을 어떻게 찾겠습니까?” 그는 말을 잠시 멈추고는 “강책이 할 말 하지도 못하게 만드는 겁니다!” 라며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자, 건배합시다!” 두 사람은 건배를 한 뒤, 공윤수는 먹으면서 자신의 계획을 모두 강책에게 말해주었다. 식사가 끝나고, 공윤수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바로 정자옥에게 전화를 걸었다.“정여사님, 이미 사람을 찾았습니다. 이미 계획 방법을 완벽하게 숙지했고요, 여사님 쪽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전화기 너머로 정자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걱정하지 마세요, 오후에 강책이 와서 계약을 할 거라고 리버 주얼리 회장 원준한테 이미 전해놨으니까요. 그 머저리는 절대로 모를 겁니다.” “절대로 원준이 의심을 사게 해서는 안됩니다.” “네. 제가 강책이랑 친척 사이인데, 저를 어떻게 의심하겠습니까? 원준은 분명히 강책이라고 생각할거에요.
원준은 문 앞에서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은 정홍민, 정자옥 남매 였다. 그는 공손히 두 사람을 회사의 손님 회의실로 안내했다. 비서가 철관음이라는 차를 따라주었다.“두 분의 발걸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덕분에 저희 리버 주얼리가 장수할 수도 있겠습니다.”정자옥은 기뻐할 수 있는 것도 잠시 뿐이라고 속으로 비웃었다. 그녀는 차를 한 입 마시고는 말했다.“원사장님, 과찬이십니다. 저와 강책의 사이가 굉장히 좋기에 한번 와서 계약을 하라고 한것인데, 너무 엄숙한 분위기를 잡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준 같이 둔하고 멍청한 사람은 금방 속아버렸다.“아니죠, 강책은 지금 항성 주얼리의 구매 매니저 아닙니까? 업계에서 제일 잘나가는 사람 아닙니까, 저 같은 사람이 한번 만나는 건 거의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죠. 강팀장이 다른 회사들과 계약하는 것만 보고 저희 리버 주얼리 회사는 오지도 않으시니, 미쳐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정여사님 덕분에, 이런 동앗줄도 타봅니다. 정여사님이 아니였다면 제가 언제 강팀장님 같은 큰 사람을 만나겠습니까?” 원준은 말을 하는 와 중에, 비서에게 물건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물건은 두 상자로, 안은 각각 옥으로 되어 있는 목걸이가 들어가 있었다.“옥 목걸이로 준비해두었습니다, 이건 제 마음입니다. 받아 주시지요.” 정자옥과 정홍민은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말 없이 미소를 지었다. 연극 구경도 하고, 서비스로 목걸이까지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원사장님, 너무 무리하신 거 아닙니까?” “아니요, 이게 뭐라고요. 강팀장님과 계약만 할 수 있다면 이 목걸이들은 한축에 끼지도 못합니다. 이건 당연한거에요.” “그럼, 저희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정자옥도 상자를 들어 목걸이를 꺼내 현장에서 바로 목에다가 걸었다. 이어서 정홍민에게 “오빠, 어때? 어울려?” 라며 물었다. 정홍민은 아무말 하지 않았고,
강책을 만나기 위해 어젯밤 계속 강책에 대해 알아보았던 원준은 앞에 있는 사람이 다름아닌 강책이라는 것을 단숨에 알 수 있었다. “아이고, 강팀장님! 저희 리버 주얼리에 방문해주셨군요! 정말 영광입니다! 시간을 잘 못 계산해서 마중을 못나간 점에 대해서는 면목이 없습니다.” 강책은 손을 허공에 휘젓고는 미소를 지어보였다.“괜찮습니다. 원준 사장님의 마음은 제대로 알 수 있었습니다. 너무 마음에 두지는 마세요.”이어서 옆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며 “제 비서 공윤수입니다.” 라고 이어서 말했다. 원준은 공윤수에게 다가가 “안녕하십니까.” 라며 악수를 했다. 공윤수도 “반갑습니다.” 라며 예의를 차렸다. 공윤수는 들킬까봐 조마조마 하고 있었지만, 그의 반응을 보고는 전혀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가짜’를 보고도 감동을 한 원준의 모습에 공윤수는 한시름 놓았다. 한편, 손님 회의실 안에서 정남매는 밖에서의 기척을 듣고는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정자옥은 “원준 진짜 머리에 총 맞은 거 아니야? 진짜랑 가짜도 구분 못하다니,큭큭.” 이라며 속삭였다. 이에 정홍민은 “조용히 해, 들키면 큰일나니까 말이야.” 라며 말했다. 적막만이 흐르는 와중에, 원준이 강책을 손님 회의실로 안내했다. 강책이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안에 있던 정남매와 눈이 마주쳤다. 정자옥은 ‘가짜’는 그저 가짜 일 뿐이며, 갖고 놀기에 딱 좋다는 생각을 했지만 마주친 강책의 ‘대타’를 보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버렸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 듯 눈을 비벼 다시 살펴보았다. 닮아서를 떠나 그냥 똑같은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였다. 그녀는 정홍민에게 “오빠, 내가 눈이 안좋은 건가? 저건 진짜 강책 아니야?” 라며 속삭였다. 자신이 공윤수에게 닮은 사람을 찾아오라고 시켰지만 너무 닮은 생김새에 깜짝 놀랐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모두 강책과 일치했으며, 동작하나도 모두 같은 그의 모습에 정자옥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었다.이때, 강책이 정자옥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아이고, 누님,
공윤수는 정홍민과 정자옥의 반응을 보고는 자신이 사람을 잘 찾았다고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하하, 너네들도 깜짝 놀랐지? 내가 찾은 ‘가짜’ 퀄리티 수준이 높지?’ 라며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공윤수는 자기혼자 만족을 하고 있는 중이였다. 강책이 회의실에 들어와 앉아 정자옥을 향해 은은한 미소를 짓고는 물었다.“누님, 원준 사장이랑 계약이라도 하려고 온 겁니까?” 정자옥의 안색이 창백해지고는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원준과 ‘가짜’ 강책의 연극을 보러오기 위함이지, 계약을 하겠다고 온 건 아니였기 때문이였다. 그녀의 반응에 원준은 “정여사님은 오셔서 강팀장님과 저를 이어주려 오신 것이 아닙니까, 다 정여사님 덕분이죠.” 라며 말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사건의 발단이 어디서 부터 시작된 건지 단숨에 알아챘다. 공윤수와 일면식도 없는 자신이 아무 이유없이 그의 표적이 되기는 어렵고, 이 모든 건 정자옥이 시킨 짓인 것이 분명했다. 정자옥은 겨우 자리에 앉았다. 온 몸에는 소름이 돋았으며, 쉽게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가짜 강책을 통해 원준을 공격하려는 생각에 들떴지만, 모든 계획이 물거품으로 변했다. 이때의 정자옥은 꼴이 말이 아니였다. 그는 강책을 까발리고 싶었지만 폭로할 수 있는 것이 없었으며, 앞에 있는 강책은 진짜 강책으로, 원준에게 앞에 있는 사람은 강책이 아니라고 말을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였다. 하지만 만약 여기서 강책을 까발리지 않는다면 강책의 잘난 척을 계속 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녀가 제일 화가 나는 건, 앞에 있는 공윤수는 아무것도 모르고 정자옥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자신만만한 태도였다. 마치 자신이 찾은 ‘가짜’에 자부심을 뽐내는 듯한 모습이였다. 정자옥은 이마를 짚으며 인상을 썼다. 마치 진품을 가품으로 속여 소비자들을 속이는 황당하고 멍청한 판매자 같았다. 정자옥은 단 한번도 이런 ‘판매자’와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 조차 하지 못했다. 제일 중요한 건, 정자옥이 공윤수에게 몇번이나 주의를 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