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이 담담하게 말했다."오, 무슨 일이길래 사 대장이 직접 와서 물어보는 거죠?” 사맹지가 대답했다."다름이 아니라 이전 학교 학생들의 중독 사건과 관련해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조사에 협조해 주셔야겠습니다.” 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먼저 응접실에 가서 기다리세요. 제가 정리하고 잠시 후에 오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기다리죠.” 말을 마친 뒤 사맹지는 사람을 데리고 떠났고, 정박양 또한 데리고 갔다. 경찰이 동행하면 의학사 사람들은 더 이상 정박양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고, 그의 목숨은 당분간 안전할 것이다. 사맹지가 떠나자 석관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석문병이 말했다."아버지, 왜 우리가 막 손을 쓰려고 하자마자 사맹지가 조사를 하러 온 거죠? 너무 우연의 일치 아닌가요? 내 생각엔 이놈들이 이미 우리 모두를 노린 것 같아요, 우리가 정박양에게 손찌검을 할 줄 알고 온 거라니까요.” 확실히 그의 말대로 인 것 같았다. 석문병도 눈치를 챈 정도이니 석관은 더더욱 그들의 속셈을 더 잘 알 수 있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이놈들은 분명 별로 호의를 보이지 않겠지, 수사한다는 건 거짓이고 정박양을 데리고 간 게 진짜 목적이야. 만약 그렇다면 그들이 갖고 있는 단서가 무섭군. 어쩌면 우리 행동은 이미 그들의 시선에 노출돼 있고 우리는 아직 모르고 있는지도 몰라.” 그러자 석문병도 무섭게 다가왔다."아버지,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도망쳐요?” 석관은 고개를 저었다.“지금 도망을 치면 자백을 하는 거나 다름없지. 그리고 우리는 원하는 걸 얻지 못했는데 넌 남은 인생을 가난하게 살고 싶은 게냐?” 석문병은 고개를 저었다.그는 소탈함에 익숙해져서 계속 고달픈 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다. 석관이 말했다."극단적인 일을 벌일 수밖에 없을 것 같군. 문병아, 너는 요 며칠 동안은 정박양만 주시하고 손을 대지 말고 내 명령에 따라 행동하거라.”손을 쓰지 않거나, 손을 쓴다면
"강 선생님, 당신은 나를 탓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내가 가장 위급할 때 용감하게 나서서 제 어머니를 구했고 제 목숨도 구했습니다. 강 선생님은 제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맹세합니다, 오늘부터 정박양의 목숨은 강 선생님의 것입니다, 당신이 원할 때 언제든지 가져가십시오, 저는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그는 말하면서 울음을 터뜨렸고, 기쁨과 참회가 오가는 말을 내뱉었다. 강책은 미소를 짓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손을 뻗어 그를 부축했다."그렇게 단호하게 말하지는 마세요. 저는 의사이고 환자를 고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정박양 씨, 당신도 의학을 공부했으니 앞으로도 이것을 좌우명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의사가 사람을 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어떤 명예나 이익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세요."“알겠습니다, 선생님.”정박양이 고개를 끄덕였고, 눈물을 훔치며 계속해서 말했다. "이번에 석관이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것은 내 몸에서 장기를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제가 곧 그 사람을 고발해서 평생 감옥살이를 하게 만들겠습니다!” 강책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그 일은 일단 서두르지 마세요.”“네? 왜죠?” "석관은 큰 물고기인데 아직 그물을 걷어낼 때가 아닙니다. 정박양 씨, 먼저 경찰에 가서 사맹지 대장에게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하고, 다른 일은 경찰에 맡기고 간섭하지 마세요.” 그는 말을 하며 한 장의 은행 카드를 정박양의 손에 쥐여 주었다."이 카드에는 비밀번호가 없고 안에는 천만 원이 있습니다. 제가 빌려준 셈으로 치고 나중에 돈이 생기면 다시 돌려주세요. 이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어머니를 돌보고 완전히 회복시키는 겁니다.” 정박양은 어리둥절했다."아뇨, 이 돈은 받을 수 없어요.""강 선생님, 당신이 저의 어머니를 치료한 것은 이미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당신의 돈을 더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그는 은행 카드를 강책에게 돌려주려 하자 강책은 그를 노려보다가 차갑게 말했다
날이 어둑어둑 해지고, 강책은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사람을 도와주는 일에 뿌듯함을 가지고 있는 강책은 안좋은 일도 순식간에 잊어 버렸다. 동시에 강책은 석관에게 부담감을 주면 3일이 지나지 않아 석관이 마지막 행동을 해보일것이며, 석가부자들은 한번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강책은 기쁜 마음으로 집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가족들이 모두 그에게 달려 들었다. 모두들 적극적인 태도로 그를 앉혔다. 그의 장인어른은 그릇을 건네주고, 그의 장모님은 반찬을 집어주고, 그의 아내는 그에게 마실 것을 대령했다. 강책은 그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어머님, 아버님, 왜 그러세요? 왜 갑자기 저한테 잘해주시는 겁니까?” 정계산이 자리에 앉아서 한숨을 내쉬었다.“아침에 그렇게 화낸 거 미안해. 사과하고 싶어서 말이야. 책아, 곰곰히 생각해 보았어. 네가 있었기에 우리 정가가 큰 고비도 넘겼는데 감사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부족하다고 화 내고, 잔소리해서 미안하다.” 소청도 옆에서 말을 덧붙였다.“책아, 내가 네 장인어른이랑도 다 얘기 다 끝냈어. 전부 다 네 결정대로 따르기로 했어. 일 때문에 힘들면 그만 해도 돼. 네 실력으로 좋은 자리를 왜 못 찾겠어?” 강책은 그제서야 아침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사과를 받고 있다고 깨달았다. 그는 웃으며 답했다.“어머님, 아버님. 아침부터 너무 황당한 말을 한 제 탓도 있어요. 구매매니저라는 높은 위치의 직업을 제 마음대로 퇴사하겠다는 말을 꺼내면 안됐어요.” 정몽연이 옆에서 말했다.“여보, 내가 엄마,아빠한테 다 말했어. 여보는 퇴사하면 이제 아무것도 하지 말고 누워서 푹 쉬고, 건강만 챙기면 돼. 우리 가족이잖아, 가족 중 한명이 힘들면 나머지 가족이 배려해주고, 보살펴주는 건 당연한거야.” 너무 오랜만에 들었던 탓일까, 강책은 그녀의 말에 감동을 받았다. 이것이 바로 가족이 갖춰야 할 모습이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좋아, 하지만 퇴사하기전에 딱 한가지 일은 끝내야만해.” 라며 말했다.
정홍민이 누군지 물으려고 하던 찰나 정자옥이 먼저 “오빠, 내가 찾아 온 사람이야.” 라며 말했다. 그리고는 문을 향해 “들어 와요.” 라며 말했다. 문이 열리자 못생기고, 삐쩍 마른 남자가 들어왔다. 생김새 만으로도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정홍민이 고개를 흔들고는 ‘무슨 이런 남자를 데리고 왔어?’라며 생각했다. 하지만 정자옥은 “그쪽이 악명이 높다는 공윤수 맞나요?” 라며 물었다. 공윤수는 입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미소 사이로 보이는 누런 이빨은 더럽게 느껴졌다.“정여사님, 조금 실례되는 질문 아닙니까? 하지만 저는 그 악명 높은 ‘공윤수’가 맞습니다.” 정자옥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듣자하니, 일을 그렇게 잘한다고 하던데요. 청부매장도 시켜 준다고 들었습니다.” 라며 말했다. “하하, 그건 여사님이 주신 금액에 따라 일 처리가 달라집니다.” “강책을 매장 시켜주세요, 얼마든지 드리죠.” 공윤수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익숙한 이름이에요. 어디서 들었더라?” 라고 물었다.정자옥은 “항성 주얼리에서 구매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라며 답했다. “아, 생각 났어요. 예전에 생방송으로 원석 품질까지 진행했던 걸로 기억해요.” “네, 맞아요. 그 사람이에요. 돈은 얼마정도 들까요?”공윤수는 “쉬운 상대는 아닌 거 알고 계시죠? 적어도 2000만원은 필요합니다.” 라며 말했다. 업계에서는 비싼 금액이였지만 강책을 매장 시키기 위해서라면 2000만원은 가치 있는 돈이였다.“좋아요. 근데, 어떻게 매장시킬 생각인거에요? 색다른 방법을 가지고 계신 건가요?” 공윤수가 웃음을 터뜨렸다.“한 사람을 매장시키는 건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강책과 닮은 사람을 찾아서 나쁜 짓을 하는 겁니다. 여러 주얼리 회사들과 계약한 뒤, 그 회사를 망하게 하면 결국 그 회사는 곧 강책에게 고소장을 던지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강책은 곧 다 뒤집어 쓰게 되면서, 저희는 매장에 성공한 겁니다.” 공윤수가 생각해낸 ‘강책 대타’ 방법은 탁월했다. 자신들에
그 다음 날 정오, 주얼리 샵.공윤수는 사진을 들고 사방곳곳을 돌아다니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모두 관찰하기에 바빴다. 자신의 부하직원들 중에는 단 한명도 강책과 닮은 사람이 없었으며, 조금 닮은 사람이 있긴 해도 주얼리 업계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였다. 주얼리 샵 안에는 분명히 원석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고, 어쩌면 강책과 닮은 사람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직접 나와 찾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지나가는 사람마다 한명씩 대조하다가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몸이 좋은 남자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 남자는 다름아닌 강책이였다. 퇴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기진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지 몰라 그에게 선물을 먼저 준비하기 위해 주얼리 샵에 들른 것이였다. 이 곳에서 1등급 원석을 골라 기진에게 주면서 기회를 틈타 퇴사에 관해 말할 생각이다. 여러곳을 둘러보는 강책의 모습이 공윤수의 눈에 들어왔고, 공윤수는 사진을 들어 대조 한 뒤 두 눈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강책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의 앞을 막고는 사진을 들어 눈썹부터 시작해 입까지 모두 대조하기 시작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복사한 것 처럼 똑같았다. 공윤수는 입가에 웃음이 번졌고, 강책은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웃는 모습에 왠지 모를 역함을 느꼈다. “뭐하시는 겁니까?” 공윤수는 그의 말에 답하지 않고 되물었다.“젊은이, 원석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는 지요?”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만, 기초는 알고 있습니다.”공윤수는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기초지식만 알고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 위에서 천천히 지식을 쌓고, 강책과 똑같은 얼굴로 나간다면 안 속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봐요, 청년. 혹시 강책을 아십니까?” 강책은 의도를 알수없는 질문에 눈살을 찌푸리고는 겉모습을 바라보며 마음도 얼굴과 같을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강책이요? 그 항성 주얼리의 구매 매니저 말씀하시는 거죠? 업계에서 유명하지 않습니까, 이 쪽
“그 다음으로, 리버 주얼리 사람들과 같이 원석을 골라 주세요. 열심히 고를 필요 없습니다. 그냥 마음대로 고르시고, 리버 주얼리 회사가 망하도록 큰 돈을 쓰게 만들어주세요.그리고 철수 하시면 됩니다.” 강책은 가만히 듣다가 불쾌한 표정을 보였다.“결국 사람을 해치는 일 아닙니까? 이렇게 되면 그 회사가 저를 찾아올텐데요?” 공윤수는 큰 웃음을 터뜨렸다.“장훈씨, 살짝 멍청한 구석이 있네. 강책으로 분장하고 남의 돈 펑펑 쓰고, 계약하고 남의 회사 망하게 만들면 우리는 빠르게 도망치는 겁니다. 회사 사람들이 눈치를 챘을 때는 이미 늦었어요. 회사들은 모든 책임을 강책에게 돌릴텐데, 그쪽이랑 저한테 무슨 문제가 생기겠어요?” 강책은 크게 깨달은 듯한 표정을 보였다.“그러니까, 잘못은 우리가 하고 강책이 총대를 매는 건가요?” “맞습니다! 강책은 가만히 있다가 뒤집어 쓰게 생겼으니 무척 당황 할거예요. 장훈씨, 돈 걱정없이 먹고, 즐길 수 있는 동시에 계약서 돈도 가져가고, 일이 잘 되면 저한테 1억 8천만원도 가져갈 텐데, 이걸로 해외로 나가면 그쪽을 어떻게 찾겠습니까?” 그는 말을 잠시 멈추고는 “강책이 할 말 하지도 못하게 만드는 겁니다!” 라며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자, 건배합시다!” 두 사람은 건배를 한 뒤, 공윤수는 먹으면서 자신의 계획을 모두 강책에게 말해주었다. 식사가 끝나고, 공윤수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바로 정자옥에게 전화를 걸었다.“정여사님, 이미 사람을 찾았습니다. 이미 계획 방법을 완벽하게 숙지했고요, 여사님 쪽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전화기 너머로 정자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걱정하지 마세요, 오후에 강책이 와서 계약을 할 거라고 리버 주얼리 회장 원준한테 이미 전해놨으니까요. 그 머저리는 절대로 모를 겁니다.” “절대로 원준이 의심을 사게 해서는 안됩니다.” “네. 제가 강책이랑 친척 사이인데, 저를 어떻게 의심하겠습니까? 원준은 분명히 강책이라고 생각할거에요.
원준은 문 앞에서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은 정홍민, 정자옥 남매 였다. 그는 공손히 두 사람을 회사의 손님 회의실로 안내했다. 비서가 철관음이라는 차를 따라주었다.“두 분의 발걸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덕분에 저희 리버 주얼리가 장수할 수도 있겠습니다.”정자옥은 기뻐할 수 있는 것도 잠시 뿐이라고 속으로 비웃었다. 그녀는 차를 한 입 마시고는 말했다.“원사장님, 과찬이십니다. 저와 강책의 사이가 굉장히 좋기에 한번 와서 계약을 하라고 한것인데, 너무 엄숙한 분위기를 잡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준 같이 둔하고 멍청한 사람은 금방 속아버렸다.“아니죠, 강책은 지금 항성 주얼리의 구매 매니저 아닙니까? 업계에서 제일 잘나가는 사람 아닙니까, 저 같은 사람이 한번 만나는 건 거의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죠. 강팀장이 다른 회사들과 계약하는 것만 보고 저희 리버 주얼리 회사는 오지도 않으시니, 미쳐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정여사님 덕분에, 이런 동앗줄도 타봅니다. 정여사님이 아니였다면 제가 언제 강팀장님 같은 큰 사람을 만나겠습니까?” 원준은 말을 하는 와 중에, 비서에게 물건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물건은 두 상자로, 안은 각각 옥으로 되어 있는 목걸이가 들어가 있었다.“옥 목걸이로 준비해두었습니다, 이건 제 마음입니다. 받아 주시지요.” 정자옥과 정홍민은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말 없이 미소를 지었다. 연극 구경도 하고, 서비스로 목걸이까지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원사장님, 너무 무리하신 거 아닙니까?” “아니요, 이게 뭐라고요. 강팀장님과 계약만 할 수 있다면 이 목걸이들은 한축에 끼지도 못합니다. 이건 당연한거에요.” “그럼, 저희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정자옥도 상자를 들어 목걸이를 꺼내 현장에서 바로 목에다가 걸었다. 이어서 정홍민에게 “오빠, 어때? 어울려?” 라며 물었다. 정홍민은 아무말 하지 않았고,
강책을 만나기 위해 어젯밤 계속 강책에 대해 알아보았던 원준은 앞에 있는 사람이 다름아닌 강책이라는 것을 단숨에 알 수 있었다. “아이고, 강팀장님! 저희 리버 주얼리에 방문해주셨군요! 정말 영광입니다! 시간을 잘 못 계산해서 마중을 못나간 점에 대해서는 면목이 없습니다.” 강책은 손을 허공에 휘젓고는 미소를 지어보였다.“괜찮습니다. 원준 사장님의 마음은 제대로 알 수 있었습니다. 너무 마음에 두지는 마세요.”이어서 옆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며 “제 비서 공윤수입니다.” 라고 이어서 말했다. 원준은 공윤수에게 다가가 “안녕하십니까.” 라며 악수를 했다. 공윤수도 “반갑습니다.” 라며 예의를 차렸다. 공윤수는 들킬까봐 조마조마 하고 있었지만, 그의 반응을 보고는 전혀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가짜’를 보고도 감동을 한 원준의 모습에 공윤수는 한시름 놓았다. 한편, 손님 회의실 안에서 정남매는 밖에서의 기척을 듣고는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정자옥은 “원준 진짜 머리에 총 맞은 거 아니야? 진짜랑 가짜도 구분 못하다니,큭큭.” 이라며 속삭였다. 이에 정홍민은 “조용히 해, 들키면 큰일나니까 말이야.” 라며 말했다. 적막만이 흐르는 와중에, 원준이 강책을 손님 회의실로 안내했다. 강책이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안에 있던 정남매와 눈이 마주쳤다. 정자옥은 ‘가짜’는 그저 가짜 일 뿐이며, 갖고 놀기에 딱 좋다는 생각을 했지만 마주친 강책의 ‘대타’를 보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버렸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 듯 눈을 비벼 다시 살펴보았다. 닮아서를 떠나 그냥 똑같은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였다. 그녀는 정홍민에게 “오빠, 내가 눈이 안좋은 건가? 저건 진짜 강책 아니야?” 라며 속삭였다. 자신이 공윤수에게 닮은 사람을 찾아오라고 시켰지만 너무 닮은 생김새에 깜짝 놀랐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모두 강책과 일치했으며, 동작하나도 모두 같은 그의 모습에 정자옥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었다.이때, 강책이 정자옥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아이고, 누님,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