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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6화

교직원과 학생들은 강책을 내보내기 위해 치열하게 소리치며 투쟁했다. 내보낸다기보다 내쫓는다는 표현이 맞아 보였다.

물론 그 선두에는 총장 장규민도 있다.

강책은 사람들의 거세에도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는 평온한 어조로 장규민을 보며 말했다.

“사람들 모두 제가 떠나기를 바라는 것 같으니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저의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인지병원으로 오세요.”

그는 책상 위의 약을 챙기고는 이내 일어났다.

그가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갈 때마다 주위에 펜과 노트가 날아다녔다. 그는 공개적으로 조리돌림 당하는 죄수처럼 모욕당했다.

강책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박수가 터져 나왔고 모두들 환호성을 질렀다.

장규민은 사람들을 진정시키려는 듯 손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그만. 이제 모두 진정합시다.”

사람들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들은 매우 기뻤다. 강책을 깎아내려서 제 발로 퇴장시켰고 이로써 석관의 명예를 지켰기 때문이다.

장규민은 무대 위의 석관을 바라보며 말했다.

“석관 선생님, 이 자리를 빌려 선생님께 사과를 전하고 싶어요. 이런 치욕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은 제가 관리하지 못해서입니다. 불편하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석관은 착한 척하며 말했다.

“총장님, 그런 말씀 마세요. 보이는 곳에서 날아오는 창은 피하기 쉽지만, 몰래 쏘는 화살은 막아 내기 어렵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저런 놈이 나를 모욕하고 함정에 빠뜨리려고 했으니 총장께서 어떻게 막을 수 있었을까요. 마음 쓰지 말아요.”

장규민은 크게 감격하며 말했다.

“석관 선생님께서는 의술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의덕도 태산처럼 높으신 분입니다. 우리에게 위인 같은 존재입니다!”

장규민의 입에서는 온갖 찬사가 다 흘러나왔다.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석관을 향한 존경이 차올랐다.

회의는 한 시간 넘게 지속되다가 끝났다.

석관은 아들인 석문병과 차례로 교문을 나섰다. 시종일관 자애로운 노인인 척하고 있는 석관의 모습에는 조금의 부자연스러움도 없었다.

그들이 앉은 차가 교문을 지나치자 그의 가면도 벗겨졌다.

차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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