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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40화

강책은 장규민이 자기를 찾아올 거라고 예상했었다. 석관이 일으킨 문제를 장규민 혼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책이 학교를 떠나서 바로 병원에 온 것은 빨리‘억제제’를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병원은 약재가 많으니 약을 만들기 용이했다. 이 맞춤형 억제제도 몇 시간 걸려 만들었다.

강책은 이를 대비해 신온에게 부탁했었다. 장규민을 만나면 자기가 약을 조제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니 밖에서 기다려달라고.

하지만 도리어 난감한 상황이 연출됐다.

신온은 수치 당했을 강책을 생각하고는 불같이 화가 났었다. 장규민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마음먹고는 장규민에게 강책의 말을 그대로 전달해주지 않았다. 장규민을 보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 문전박대까지 하고 말았다.

근데 이것도 어쩌면 강책의 부탁대로 하는 게 아닌가. 장규민을 기다리게 하라고 했지, 어떻게 기다리라고는 하지 않았다.

장규민이 무릎을 꿇은 것도 자기 선택이며 신온이 요구한 적 없다.

신온 역시 강책을 대신해서 화를 내준 게 아닌가.

어찌 됐든 신온의 마음속에 강책은 완전무결한 존재이다.

신온은 강책을 사랑하고 있다. 강책과 한평생 함께 있을 수 없더라도 다른 사람이 강책을 모욕하는 것은 절대 참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강책이 좋게 말해달라고 했지만, 신온은 들어줄 수가 없다 이 말씀이다.

한 편, 강책은 장규민이 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못내 딱해 보였다.

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신온, 저건 아니지.”

신온은 다시 얼굴색을 바꾸며 말했다. “그가 교내 사람들 앞에서 너를 모욕한 게 더 못 할 짓이야. 무릎 꿇은 것도 내가 시킨 게 아니라 장규민이 스스로 한거라고.”

그 둘의 대화가 장규민에게도 들렸다. 그도 대충 상황을 파악하게 되었다.

이럴 때일수록 굽히고 들어가야지. 아니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장규민이 그들에게 말 걸었다. “맞아요, 강책 씨. 제가 혼자 반성하려고 무릎을 꿇은 겁니다. 강책 씨한테 용서를 구하고 싶어서요. 신온 선생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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