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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20화

"네?”

원용진은 흥미를 느꼈다.

"지금은 강책이 구매 매니저죠. 팀장님께서 강책한테 이 불량품들 중 일부만 사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모든 손실은 강책이 부담하게 되겠죠. 이렇게 되면 난 부담을 덜 수 있고, 팀장님은 강책을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할 구실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러면 우리 둘이 각자 원하는 걸 얻는데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이렇게 말을 하니 원용진의 기분이 순식간에 좋아졌다.

그렇다, 강책에게 손실을 떠안기면 그 틈을 타서 그를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 있게 된다.

그럼 구매 매니저 자리는 또 비게 되고 원용진은 이치에 맞게 겸직을 계속할 수 있으며, 기진도 두 번 연속으로 그의 체면을 구기지는 않을 것이다.

"좋은 생각이군.”

원용진은 유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나한테 분명히 해야 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손해를 보게 되는 거죠?”

“이 물건에 600억을 썼고, 당신이 일부분만 가져간다고 하면 200억에서 300억 정도의 손해를 보게 됩니다.”

200에서 300억, 적지 않은 돈이다.

하지만 그 대가로 강책을 물러나게 할 수 있다면 상당한 가치가 있다.

더군다나 이 돈은 항성 주얼리의 돈이지, 원용진의 돈도 아니니 시도해 볼 만했다!

"거래하죠.”

원용진은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고, 두 사람은 잔을 들어 부딪힌 뒤 단숨에 들이켰다.

강책을 겨냥한 음모가 정식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한편 같은 시각, 강책은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어젯밤 일련의 일이 그를 너무 피곤하게 했고, 그 탓에 늦잠을 자고 있는 것이었다.

정신없이 잠을 청하고 있는 사이, 얼굴 위로 무엇인가가 미끄러지는 게 느껴졌다.

눈을 떠보니 강책의 옆에 엎드려서 검은 붓을 들고 있는 정몽연이 보였고, 뭘 그린 건지 알 수 없었다.

"뭐 하는 거야?"

강책은 깜짝 놀랐다.

"아무것도 안 해, 그냥 네 얼굴에 잠자는 걸 좋아하는 거북이를 그렸어, 헤헤.”

강책은 벌떡 일어나 얼른 화장실로 가서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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