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돼,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원용진은 이미 잘린 원석을 보며 넋을 잃었고, 얼굴에는 핏기가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6억. 그가 6억 원으로 산 원석 하나가 평범한 돌이라고? 이건 너무나도 큰 손실이 아닌가! 원용진에게도 6억 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일로 기진 앞에서 체면을 구겼다는 것이고, 지부 총 지배인인 그가 사장의 면전에서 사기를 당하다니, 그야말로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기진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원용진의 활약에 실망하는 눈치였다. 사실 그들뿐만 아니라 구경꾼들도 모두 상당히 실망했다, 그들은 모두 훌륭한 옥석이 나올 걸 기대했으며 그 기적의 순간을 두 눈을 목격하고 싶었지만 결국 쓰레기 같은 돌멩이만 볼 뿐이었다. 흥이 순식간에 깨지자 수많은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옆에 있던 강책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의 말을 듣지 않으니 손해를 보았고 방금 원용진이 강책의 의견을 들었다면 이렇게 체면을 구기지는 않았을 터. “사장님, 제 것도 부탁드립니다.”강책은 자신의 원석도 그에게 건넸다. 사장이 강책의 원석을 받더니, 희끄무레한 깨진 돌덩이라는 것을 알고 돌연 흥미를 잃었다. 일반적으로 사장은 이런 깨진 돌 같은 건 자르지 않았지만 손에 쥐여 줬으니 한 겸사겸사 잘라줘도 문제는 되지 않았다. 사장은 무심코 원석을 기계 절개 부분에 넣고는 아주 쉽게 자르며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가 보기에 이것은 볼품없는 원석이었고, 주얼리숍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원석이니 땅에 버려져도 주우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딸깍.겨우 절반도 자르지 않았을 때,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잘라진 곳을 보자 원석 내부에서 에메랄드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건 분명 옥석이다! 그의 기분이 순식간에 고조되었다. 이렇게 작은 부분만 절개했을 뿐인데도 옥이 드러났다는 건 그의 경험상 순도가 매우 높은 천연 에메랄드일 가능성이 컸다. 이런 옥석은 돈이 있어도
"제길!” 원용진은 화가 나 발을 동동 굴렀고, 그 쓰레기 원석을 주워 들고는 홧김에 전에 원석을 샀던 가게로 돌아갔다. 그는 다짜고짜 잘린 원석을 카운터 위로 쾅 내리쳤다."사장님, 설명해 주시죠!"가게 주인이 다가와 원석을 한 번 보고는 일부러 모르는 척을 했다.“원 팀장님, 무슨 일이시죠?” "무슨 일? 당신이 내게 판 원석은 불량품이고 안에는 석회석만 있을 뿐 어떤 옥석도 들어 있지 않아요! 이 원석은 기껏해야 100만 원에 팔릴 텐데 어떻게 6억에 팔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사장은 웃으며 고의적으로 물었다.“그럼 어떻게 해결하길 원하시죠?” "어떻게 해결하냐니? 당장 환불해 줘요!” 가게 사장이 웃었다. "원 팀장님, 그 업계에 오랫동안 계시면서도 어떻게 규율을 조금도 모르십니까?” 그의 말에 원용진은 얼어붙었다, 그가 어떻게 그 규칙을 모를 수 있단 말인가? 이곳에서 물건을 살 때는 그 자리에서 물건과 돈을 주고받으며 거래가 끝나면 그 뒤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만약 아주 적은 돈을 주고 최고급 옥석을 산다면 그것은 사장님이 재수 없는 것이고, 많은 돈을 지불하고 불량품을 샀다면 산 사람 스스로 재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겨루는 것은 바로 눈치와 운이다.눈치와 운으로 겨루고 싶지 않다면 직접 절단된 옥을 사면 될 뿐, 그 물건들은 가격에 따라 품질이 다르고 그 누구도 속이지 않는다. 원석을 사려면 어쩔 수 없이 규칙대로 해야 했고, 원용진도 그 규칙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조급한 이유는 너무 처참히 당한 데다 기진 앞에서 창피를 당해 화가 단단히 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몹시 화를 내며 말했다."나는 상관하지 않으니, 반드시 환불을 해줘야 할 겁니다!” "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이 시비를 가리도록 해보죠.” 사장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모두 다른 주얼리숍 사장들이었다. 이곳에서는 집집마다 서로 아는 사이였다. 원용진은 이렇게
기진과 강책은 모두 좋은 의도였지만 안타깝게도 원용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이것은 그에 대한 모욕이었다. 그는 마치 상갓집 개와 같아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정말 크나큰 치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기진이 다시 말을 꺼낸 뒤였다.“강신의의 활약에 정말 놀랐습니다. 마침 이쪽 지부에 구매 관리자 자리가 계속 비었으니 강신의에게 맡기면 좋을 것 같은데요.”이게 대체……원용진은 다급해졌고, 또 화가 났다. 구매 관리자 자리가 계속 비어 있는 이유는 원용진이 이 자리를 계속 겸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각 회사 내에서 구매 부서는 모두 엄청난 돈을 버는 부서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뒤로 챙길 수 있는 이익이 매우 많았고, 원용진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이 자리에 있으면서 얼마를 벌었는지 모른다. 지금 구매 매니저 자리를 강책에게 양보하려는 것은 그의 살을 베는 것과 같다.오늘 그와 강책의 활약은 기진이 판단을 끝냈고, 수준 차이가 현저했다. 특히나 강책은 이사회 사람이기도 하고,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기에 그에게 구매 매니저 자리를 주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원용진은 마음속으로 원하지 않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불쾌한 기분은 참을 수 없어도 참아야 한다.그는 강책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강책을 천 번 갈기갈기 찢어 놓았지만, 얼굴에서 웃음을 짜내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건넸다."강신의 축하해요, 아니 지금은 강 팀장이라고 불러야겠네.” 강책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당연히 원용진의 분노를 알고 있었다. 그 누구라도 구매 부서의 매니저 자리에 앉으면 바늘방석에 앉는 것과 같을 것이고, 이 자리는 반드시 원용진의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강책은 개의치 않았다.작은 회사의 팀장도 강책이 손을 쓰지 못하면 유사와 정홍민 같은 고수들과는 어떻게 겨룬단 말인가? 말을 나누는 사이에 큰일은 이렇게 정해졌다.세 사람은
그가 담담하게 물었다."차 안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는데.”남자는 강책을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았다.“생트집을 잡는 건가?” "그렇다면?" 강책이 웃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남자는 두말없이 칼을 들어 강책의 명치를 향했고, 손이 매우 맵고 빨랐다.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이렇게 빠른 속도로 찌른다면 일반적인 사람은 전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강책은 귀신처럼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가볍게 칼을 빼들고 뒤에서 남자의 목을 움켜쥐었다."너 너무 조급해, 진정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책은 힘껏 누르더니 그대로 남자를 땅바닥에 눌렀고, 그 남자는 얼굴과 바닥이 완전히 밀착되자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고 실신했다.강책의 막강한 몸놀림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그들은 잇달아 무기를 들고 걸어왔다.강책은 두려움 없이 맞이했다.하나, 둘, 셋.3초 만에 다섯 명의 건장한 남자가 모두 바닥에 누워 기절했다.강책이 손을 뻗어 차 문을 잡아당긴 뒤 안에 있던 여자와 아이에게 말했다."괜찮아요, 당신들은 안전합니다.” 여자는 아이를 안고 나와 강책에게 끊임없이 감사 인사를 했다.“당신들은 어쩌다 여기 갇힌 겁니까?”강책이 묻자 여자가 대답했다. "남편 퇴근을 마중 나왔는데 이 사람들한테 막혔어요. 저들은 뭘 한다는 말도 없고 돈도 뺏지 않고 그냥 차에 가만히 있으라고만 하면서 저희 사진을 몇 장 찍었어요.”돈도 뺏지 않고,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채 사진만 몇 장 찍었다고? 이것은 공갈 협박처럼 들렸고, 그렇다면 또 다른 괴한들이 존재해 여자의 남편과 교섭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남편 성함이 어떻게 되죠?"강책이 물었다.“조산하요.”……늦은 밤, 정 씨 집안 회장 사무실 안. 정홍민은 소파에 앉아 진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몇 모금 들이켰다. 그의 앞에 중년 남자가 서 있다.정해 제조의 부총재인 조산하."정 회장님, 한밤중에 무슨 일로 저를 찾으신 겁니까?”조산하의 말투는 좋지
그의 말에 조산하의 머리는 타들어갈 것 같았고,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것은 명백한 협박이었다. 그는 기백 있는 정 씨 집안의 가주가 이렇게 비열한 수단을 쓸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사실 이는 이상하지 않다. 정홍민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정홍민은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산하의 가슴을 찔렀다. 그는 화가 나서 돌아가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며 소리쳤다."정홍민, 내 아내와 아이의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건드리면 경찰에 신고해서 당신을 잡아가게 할 거야!” 정홍민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그래, 그럼 경찰에 신고해 봐요. 경찰에 신고하면 당신 아내와 아이는 머리카락 한 올 조차도 남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 당신이 날 감옥에 들여보내도 나는 2년이면 다시 나오는데,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평생을 보내겠죠. 조산하 씨, 선택해 보세요.” 사람이 체면을 포기하게 되면 천하무적이 된다. 정홍민은 뻔뻔스러움이 극에 달했고, 이런 뻔뻔한 사람을 어떻게 대할 수 있겠는가? 조산하는 이를 악물고 발을 동동 구르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정홍민 같은 사람과 어울리고 싶지 않았고, 은혜를 입은 정봉성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정홍민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그의 아내와 아이가 목숨을 잃게 된다. 조산하는 마지못해 허리를 굽혀 땅에서 그 장부를 주워들었고, 정홍민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게 맞죠, 시무를 아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인데, 돈을 눈앞에 두고 어떻게 그냥 갈 수가 있겠어요?”그러자 조산하는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나는 내 아내와 아이만 무사하면 돼.” “그래요.”조산하는 초라한 표정으로 장부를 들고 현장을 떠났고, 넋을 잃은 상태로 정해제조 사옥에 다다랐다.말이 사옥이지 허름한 2층짜리 작은 건물이 다였다. 그는 입구로 들어와 2층으로 내려왔고, 사무실 안에 아직도 불빛
”정 선생님, 저희는 신고를 받고 왔습니다. 당신 회사가 탈세와 위조 장부 조작 혐의로 고발당했습니다, 지금 조사에 협조해 주세요. 재무실 문을 열어 장부를 확인해 봅시다.”정봉성은 넋을 잃고 말았다. 이 회사는 페이퍼컴퍼니였고, 자주 계좌이체를 하지만 모두 정당한 계좌인데 어떻게 탈세 혐의를 받을 수 있단 말이지?위조 장부는 더더욱 말이 안 됐다.그가 몇 마디 더 물어보려 하자 정자옥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아이고, 둘째 동생, 어떻게 된 거야? 내가 몇 번이나 충고했는데, 사람은 반드시 정직하고 관대해야지 어떻게 법을 어기는 일을 할 수 있단 말이지?” "네가 이렇게 하면 정해 제조가 망하는 거 아니겠어?” 그녀는 분명 남의 재앙을 보고 즐거워하려고 온 것이다. 정자옥은 정봉성이 그녀의 프로젝트를 빼앗은 일로 정해 제조가 망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계속해서 말했다."정 선생님, 당장 수사에 협조해 주세요.” 말투가 상당히 엄숙했다. 정봉성은 차마 말대꾸를 하지 못하고 열쇠를 꺼내며 대답했다.“따라오세요.” 그는 경찰을 데리고 복도 끝 재무실로 들어가 열쇠를 꽂고 문을 열었다.그러자 강책이 뒤에서 조산하를 바라보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물었다. “조산하 씨, 왜 이렇게 땀을 많이 흘리세요?”조산하는 침을 꿀꺽 삼키며 대꾸했다.“아뇨, 그냥 좀 더울 뿐입니다.” "더우세요? 아, 맞다. 보통 이 시간에 아내분께서 마중을 나오시지 않나요? 왜 오늘은 안 오신 거죠?” 조산하는 아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아내가 오늘 잠시 일이 생겨서 조금 있다가 올 겁니다.” 그러자 강책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조산하 씨, 당신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용서할 만하지만 그렇다고 큰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됩니다.”“그게 무슨 말이죠?”“아무 의미 없어요, 그냥 조금 느낀 바가 있어서요.” 말을 마친 강책은 재무실로 향했다.조산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강책이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았고, 강책이 뭘
정자옥은 좌우를 둘러보며 일이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모습이었고, 정봉성이 웃으며 물었다."왜 그래 누나, 실망한 것 같은데?” "내가 뭘 실망해? 하하, 전혀.”좋은 장면을 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해프닝이 펼쳐지자 정자옥은 잠시도 있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돌렸다.현장에는 정봉성, 강책, 조산하 세 사람만 남았다.강책은 자리에 앉은 뒤 침착하게 말했다. “조산하 씨도 실망한 것 같은데요?” 조산하는 연신 손사래를 쳤다.“제가 실망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전 너무 기쁜걸요. 이 일은 분명 정홍민, 정자옥 그들이 연합해 우리를 상대하기 위해서 판을 짰다는 건데, 이 계략을 피할 수 있는 건 정말 쉽지 않죠.”"확실히 쉽지는 않죠.”강책과 정봉성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고, 옷 속에서 장부 한 권을 꺼냈다. "조산하 씨, 이게 뭔지 아시죠?”조산하는 넋을 잃었다. 이건 자신이 몰래 넣어 놓은 장부가 아닌가? 어떻게 강책의 손에 들어간 거지? 그가 곰곰이 생각해 보다 문득 깨달았다, 이것은 강책의 계획이었다. 그는 몰래 와서 위조 장부를 애니가 그려진 책자로 바꿔치기했고, 정봉성도 이미 상황을 알고 있었으며 두 사람은 서로 짜고서 연극을 한 것이었다. 조산하가 벌인 일을 그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고, 그를 불러들어 프로젝트 논의를 한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던 것이다. "여러분이 다 알고 계신 이상, 저도 숨길 게 없겠네요.”조산하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쓰린 표정으로 말했다."잘못했습니다, 이런 짓을 하면 안 됐는데,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이제 끝났습니다, 정홍민을 도와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으니 내 아내와 아이가……”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입구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여자가 걸어왔다."영감님?"조산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보니 그녀는 바로 자신의 아내였고, 그녀 품에 안겨있는 아이도 자신의 아들이었다! “여보, 아들!”조산하는 감격에 겨워 아내와 아들을 끌어안고 하염없
그러자 강책이 손을 내저었다."소용없어요. 신고를 해도 기껏해야 좀도둑 몇 명만 잡을 수 있을 거고 정홍민을 해칠 수는 없을 겁니다. 게다가 지금은 중요한 시기인데 이런 사소한 일로 진도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되죠.”"그럼 이대로 넘어갑니까?”"아니요, 우리는 원한을 기억하되, 서둘러 복수하지 말고, 힘이 세지는 순간 한방에 반드시 죽여야 해요!” ......한편 정자옥은 정용제조 사옥으로 돌아갔고, 씩씩대며 회장 사무실로 들어갔다. 정홍민은 커피를 타고 있었고, 여동생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그녀의 표정이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예리하게 알아차렸다. "왜 그래? 좋은 연극 보러 가랬는데 왜 그렇게 씩씩대면서 돌아온 거야?”정자옥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무슨 좋은 연극? 다 망했어!” "어?"“경찰은 이상한 애니 책자만 찾았고 위조 장부는 어디에도 없었다고. 오빠, 무슨 실수라도 한 거 아니야?” 정홍민은 눈썹을 찡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앉아서 조용히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모든 과정을 머릿속으로 한 번 훑었다. 이런 상황이 생기면 안 되는 것인데,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 "조산하 그 자식이 일부러 내 지시랑 반대로 행동하고 위조 장부를 보내지 않았단 말인가?""그럴 순 없지, 그의 아내와 아이가 아직 내 손에 있는데 말이야.”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네댓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서로 부축하며 사무실 문으로 왔고, 그들의 옷은 하나같이 단정하지 못했다. “정 회장님, 저희 모두 당했습니다!” "뭐?” 정홍민이 벌떡 일어났다.“누가 이런 거지?” "강책입니다.” "그럼 조산하의 아내와 아이는?” "강책에게 구출되었습니다.” 이제야 정홍민은 무엇이 문제인지 깨달았다. “이 쓰레기들아, 내가 너희를 키운 게 다 헛수고가 됐구나? 사람이 구조됐는데도 나한테 전화 한 통을 안 해?” "알리지 않은 게 아니라 저희 휴대폰을 강책이 다 부숴버렸습니다. 게다가 저희를 큰 나무에 묶어 놓고 갔고, 누군가 저희를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