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이 사장에게 물었다.“사장님, 이건 얼마에 팝니까?” 사장은 슬쩍 보고는 하찮다는 눈빛을 보냈다.“그거 원하십니까? 6억이나 주신 원팀장님을 보아 그냥 공짜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차피 쓰레기 중에 쓰레기 원석이에요.” “감사합니다.” 원용진은 강책을 바라보며 “돌을 보고도 좋아하다니, 촌스럽기 그지없어요.” 라고 말했다. 사장은 “새로 오신 분들이 다 그런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고 덧붙였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강책과 원용진은 자신들이 고른 원석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원용진은 헛기침을 하며 “기회장님, 원석을 한번 확인하러 가보실까요?” 라고 안내했다. 기진도 원용진이 고른 원석을 기대하며 자리를 옮겼다. 제일 믿음직한 원석 절단점에 들어갔다. 절단 해주는 사장님과 원용진은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였으며, 그의 원석을 종종 확인했었다. 사장님은 웃으며 원용진을 반겼다.“원팀장님, 오늘은 어떤 원석을 가져오셨을 지요?” 원용진은 상자를 툭툭치며 “1등급!” 라고 말했다. 곧이어 상자를 열어 본 사장은 원석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원팀장님, 이 원석은 제가 공짜로 확인해드리죠!” 높은 등급의 원석을 절단하여 확인하는 건 흔하지 않는 경험이다. 원용진은 마음 놓고 원석을 그에게 넘겼다. 사장은 원석을 조심스럽게 절단기 안에 넣었다. 1등과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 원석은 동시에 주변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도박과 같은 확인 방식에 많은 인파들이 몰려왔다. 사장은 원석의 겉표면부터 안쪽으로 천천히 절단했다. 모든 과정이 조심스러웠다. 겉표면이 잘리고 안쪽에서 옥석의 옥 빛이 비추었다. 사람들은 모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소리를 지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와 다르게 안쪽으로 절단 할 수록 빛은 사라지고 회석만 보였다. 마치 얇은 옥석의 ‘겉옷’에 속은 셈 이였다. 완전히 절단 된 후, 원석의 실제 모습이 나타났다.겉표면의 얇은 옥석재질로 시중에 팔면 100만원도 되지 않을 쓰레기 원석이였다. 원용진의
”말도 안 돼,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원용진은 이미 잘린 원석을 보며 넋을 잃었고, 얼굴에는 핏기가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6억. 그가 6억 원으로 산 원석 하나가 평범한 돌이라고? 이건 너무나도 큰 손실이 아닌가! 원용진에게도 6억 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일로 기진 앞에서 체면을 구겼다는 것이고, 지부 총 지배인인 그가 사장의 면전에서 사기를 당하다니, 그야말로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기진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원용진의 활약에 실망하는 눈치였다. 사실 그들뿐만 아니라 구경꾼들도 모두 상당히 실망했다, 그들은 모두 훌륭한 옥석이 나올 걸 기대했으며 그 기적의 순간을 두 눈을 목격하고 싶었지만 결국 쓰레기 같은 돌멩이만 볼 뿐이었다. 흥이 순식간에 깨지자 수많은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옆에 있던 강책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의 말을 듣지 않으니 손해를 보았고 방금 원용진이 강책의 의견을 들었다면 이렇게 체면을 구기지는 않았을 터. “사장님, 제 것도 부탁드립니다.”강책은 자신의 원석도 그에게 건넸다. 사장이 강책의 원석을 받더니, 희끄무레한 깨진 돌덩이라는 것을 알고 돌연 흥미를 잃었다. 일반적으로 사장은 이런 깨진 돌 같은 건 자르지 않았지만 손에 쥐여 줬으니 한 겸사겸사 잘라줘도 문제는 되지 않았다. 사장은 무심코 원석을 기계 절개 부분에 넣고는 아주 쉽게 자르며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가 보기에 이것은 볼품없는 원석이었고, 주얼리숍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원석이니 땅에 버려져도 주우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딸깍.겨우 절반도 자르지 않았을 때,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잘라진 곳을 보자 원석 내부에서 에메랄드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건 분명 옥석이다! 그의 기분이 순식간에 고조되었다. 이렇게 작은 부분만 절개했을 뿐인데도 옥이 드러났다는 건 그의 경험상 순도가 매우 높은 천연 에메랄드일 가능성이 컸다. 이런 옥석은 돈이 있어도
"제길!” 원용진은 화가 나 발을 동동 굴렀고, 그 쓰레기 원석을 주워 들고는 홧김에 전에 원석을 샀던 가게로 돌아갔다. 그는 다짜고짜 잘린 원석을 카운터 위로 쾅 내리쳤다."사장님, 설명해 주시죠!"가게 주인이 다가와 원석을 한 번 보고는 일부러 모르는 척을 했다.“원 팀장님, 무슨 일이시죠?” "무슨 일? 당신이 내게 판 원석은 불량품이고 안에는 석회석만 있을 뿐 어떤 옥석도 들어 있지 않아요! 이 원석은 기껏해야 100만 원에 팔릴 텐데 어떻게 6억에 팔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사장은 웃으며 고의적으로 물었다.“그럼 어떻게 해결하길 원하시죠?” "어떻게 해결하냐니? 당장 환불해 줘요!” 가게 사장이 웃었다. "원 팀장님, 그 업계에 오랫동안 계시면서도 어떻게 규율을 조금도 모르십니까?” 그의 말에 원용진은 얼어붙었다, 그가 어떻게 그 규칙을 모를 수 있단 말인가? 이곳에서 물건을 살 때는 그 자리에서 물건과 돈을 주고받으며 거래가 끝나면 그 뒤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만약 아주 적은 돈을 주고 최고급 옥석을 산다면 그것은 사장님이 재수 없는 것이고, 많은 돈을 지불하고 불량품을 샀다면 산 사람 스스로 재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겨루는 것은 바로 눈치와 운이다.눈치와 운으로 겨루고 싶지 않다면 직접 절단된 옥을 사면 될 뿐, 그 물건들은 가격에 따라 품질이 다르고 그 누구도 속이지 않는다. 원석을 사려면 어쩔 수 없이 규칙대로 해야 했고, 원용진도 그 규칙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조급한 이유는 너무 처참히 당한 데다 기진 앞에서 창피를 당해 화가 단단히 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몹시 화를 내며 말했다."나는 상관하지 않으니, 반드시 환불을 해줘야 할 겁니다!” "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이 시비를 가리도록 해보죠.” 사장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모두 다른 주얼리숍 사장들이었다. 이곳에서는 집집마다 서로 아는 사이였다. 원용진은 이렇게
기진과 강책은 모두 좋은 의도였지만 안타깝게도 원용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이것은 그에 대한 모욕이었다. 그는 마치 상갓집 개와 같아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정말 크나큰 치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기진이 다시 말을 꺼낸 뒤였다.“강신의의 활약에 정말 놀랐습니다. 마침 이쪽 지부에 구매 관리자 자리가 계속 비었으니 강신의에게 맡기면 좋을 것 같은데요.”이게 대체……원용진은 다급해졌고, 또 화가 났다. 구매 관리자 자리가 계속 비어 있는 이유는 원용진이 이 자리를 계속 겸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각 회사 내에서 구매 부서는 모두 엄청난 돈을 버는 부서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뒤로 챙길 수 있는 이익이 매우 많았고, 원용진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이 자리에 있으면서 얼마를 벌었는지 모른다. 지금 구매 매니저 자리를 강책에게 양보하려는 것은 그의 살을 베는 것과 같다.오늘 그와 강책의 활약은 기진이 판단을 끝냈고, 수준 차이가 현저했다. 특히나 강책은 이사회 사람이기도 하고,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기에 그에게 구매 매니저 자리를 주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원용진은 마음속으로 원하지 않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불쾌한 기분은 참을 수 없어도 참아야 한다.그는 강책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강책을 천 번 갈기갈기 찢어 놓았지만, 얼굴에서 웃음을 짜내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건넸다."강신의 축하해요, 아니 지금은 강 팀장이라고 불러야겠네.” 강책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당연히 원용진의 분노를 알고 있었다. 그 누구라도 구매 부서의 매니저 자리에 앉으면 바늘방석에 앉는 것과 같을 것이고, 이 자리는 반드시 원용진의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강책은 개의치 않았다.작은 회사의 팀장도 강책이 손을 쓰지 못하면 유사와 정홍민 같은 고수들과는 어떻게 겨룬단 말인가? 말을 나누는 사이에 큰일은 이렇게 정해졌다.세 사람은
그가 담담하게 물었다."차 안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는데.”남자는 강책을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았다.“생트집을 잡는 건가?” "그렇다면?" 강책이 웃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남자는 두말없이 칼을 들어 강책의 명치를 향했고, 손이 매우 맵고 빨랐다.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이렇게 빠른 속도로 찌른다면 일반적인 사람은 전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강책은 귀신처럼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가볍게 칼을 빼들고 뒤에서 남자의 목을 움켜쥐었다."너 너무 조급해, 진정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책은 힘껏 누르더니 그대로 남자를 땅바닥에 눌렀고, 그 남자는 얼굴과 바닥이 완전히 밀착되자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고 실신했다.강책의 막강한 몸놀림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그들은 잇달아 무기를 들고 걸어왔다.강책은 두려움 없이 맞이했다.하나, 둘, 셋.3초 만에 다섯 명의 건장한 남자가 모두 바닥에 누워 기절했다.강책이 손을 뻗어 차 문을 잡아당긴 뒤 안에 있던 여자와 아이에게 말했다."괜찮아요, 당신들은 안전합니다.” 여자는 아이를 안고 나와 강책에게 끊임없이 감사 인사를 했다.“당신들은 어쩌다 여기 갇힌 겁니까?”강책이 묻자 여자가 대답했다. "남편 퇴근을 마중 나왔는데 이 사람들한테 막혔어요. 저들은 뭘 한다는 말도 없고 돈도 뺏지 않고 그냥 차에 가만히 있으라고만 하면서 저희 사진을 몇 장 찍었어요.”돈도 뺏지 않고,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채 사진만 몇 장 찍었다고? 이것은 공갈 협박처럼 들렸고, 그렇다면 또 다른 괴한들이 존재해 여자의 남편과 교섭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남편 성함이 어떻게 되죠?"강책이 물었다.“조산하요.”……늦은 밤, 정 씨 집안 회장 사무실 안. 정홍민은 소파에 앉아 진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몇 모금 들이켰다. 그의 앞에 중년 남자가 서 있다.정해 제조의 부총재인 조산하."정 회장님, 한밤중에 무슨 일로 저를 찾으신 겁니까?”조산하의 말투는 좋지
그의 말에 조산하의 머리는 타들어갈 것 같았고,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것은 명백한 협박이었다. 그는 기백 있는 정 씨 집안의 가주가 이렇게 비열한 수단을 쓸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사실 이는 이상하지 않다. 정홍민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정홍민은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산하의 가슴을 찔렀다. 그는 화가 나서 돌아가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며 소리쳤다."정홍민, 내 아내와 아이의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건드리면 경찰에 신고해서 당신을 잡아가게 할 거야!” 정홍민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그래, 그럼 경찰에 신고해 봐요. 경찰에 신고하면 당신 아내와 아이는 머리카락 한 올 조차도 남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 당신이 날 감옥에 들여보내도 나는 2년이면 다시 나오는데,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평생을 보내겠죠. 조산하 씨, 선택해 보세요.” 사람이 체면을 포기하게 되면 천하무적이 된다. 정홍민은 뻔뻔스러움이 극에 달했고, 이런 뻔뻔한 사람을 어떻게 대할 수 있겠는가? 조산하는 이를 악물고 발을 동동 구르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정홍민 같은 사람과 어울리고 싶지 않았고, 은혜를 입은 정봉성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정홍민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그의 아내와 아이가 목숨을 잃게 된다. 조산하는 마지못해 허리를 굽혀 땅에서 그 장부를 주워들었고, 정홍민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게 맞죠, 시무를 아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인데, 돈을 눈앞에 두고 어떻게 그냥 갈 수가 있겠어요?”그러자 조산하는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나는 내 아내와 아이만 무사하면 돼.” “그래요.”조산하는 초라한 표정으로 장부를 들고 현장을 떠났고, 넋을 잃은 상태로 정해제조 사옥에 다다랐다.말이 사옥이지 허름한 2층짜리 작은 건물이 다였다. 그는 입구로 들어와 2층으로 내려왔고, 사무실 안에 아직도 불빛
”정 선생님, 저희는 신고를 받고 왔습니다. 당신 회사가 탈세와 위조 장부 조작 혐의로 고발당했습니다, 지금 조사에 협조해 주세요. 재무실 문을 열어 장부를 확인해 봅시다.”정봉성은 넋을 잃고 말았다. 이 회사는 페이퍼컴퍼니였고, 자주 계좌이체를 하지만 모두 정당한 계좌인데 어떻게 탈세 혐의를 받을 수 있단 말이지?위조 장부는 더더욱 말이 안 됐다.그가 몇 마디 더 물어보려 하자 정자옥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아이고, 둘째 동생, 어떻게 된 거야? 내가 몇 번이나 충고했는데, 사람은 반드시 정직하고 관대해야지 어떻게 법을 어기는 일을 할 수 있단 말이지?” "네가 이렇게 하면 정해 제조가 망하는 거 아니겠어?” 그녀는 분명 남의 재앙을 보고 즐거워하려고 온 것이다. 정자옥은 정봉성이 그녀의 프로젝트를 빼앗은 일로 정해 제조가 망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계속해서 말했다."정 선생님, 당장 수사에 협조해 주세요.” 말투가 상당히 엄숙했다. 정봉성은 차마 말대꾸를 하지 못하고 열쇠를 꺼내며 대답했다.“따라오세요.” 그는 경찰을 데리고 복도 끝 재무실로 들어가 열쇠를 꽂고 문을 열었다.그러자 강책이 뒤에서 조산하를 바라보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물었다. “조산하 씨, 왜 이렇게 땀을 많이 흘리세요?”조산하는 침을 꿀꺽 삼키며 대꾸했다.“아뇨, 그냥 좀 더울 뿐입니다.” "더우세요? 아, 맞다. 보통 이 시간에 아내분께서 마중을 나오시지 않나요? 왜 오늘은 안 오신 거죠?” 조산하는 아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아내가 오늘 잠시 일이 생겨서 조금 있다가 올 겁니다.” 그러자 강책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조산하 씨, 당신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용서할 만하지만 그렇다고 큰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됩니다.”“그게 무슨 말이죠?”“아무 의미 없어요, 그냥 조금 느낀 바가 있어서요.” 말을 마친 강책은 재무실로 향했다.조산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강책이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았고, 강책이 뭘
정자옥은 좌우를 둘러보며 일이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모습이었고, 정봉성이 웃으며 물었다."왜 그래 누나, 실망한 것 같은데?” "내가 뭘 실망해? 하하, 전혀.”좋은 장면을 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해프닝이 펼쳐지자 정자옥은 잠시도 있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돌렸다.현장에는 정봉성, 강책, 조산하 세 사람만 남았다.강책은 자리에 앉은 뒤 침착하게 말했다. “조산하 씨도 실망한 것 같은데요?” 조산하는 연신 손사래를 쳤다.“제가 실망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전 너무 기쁜걸요. 이 일은 분명 정홍민, 정자옥 그들이 연합해 우리를 상대하기 위해서 판을 짰다는 건데, 이 계략을 피할 수 있는 건 정말 쉽지 않죠.”"확실히 쉽지는 않죠.”강책과 정봉성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고, 옷 속에서 장부 한 권을 꺼냈다. "조산하 씨, 이게 뭔지 아시죠?”조산하는 넋을 잃었다. 이건 자신이 몰래 넣어 놓은 장부가 아닌가? 어떻게 강책의 손에 들어간 거지? 그가 곰곰이 생각해 보다 문득 깨달았다, 이것은 강책의 계획이었다. 그는 몰래 와서 위조 장부를 애니가 그려진 책자로 바꿔치기했고, 정봉성도 이미 상황을 알고 있었으며 두 사람은 서로 짜고서 연극을 한 것이었다. 조산하가 벌인 일을 그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고, 그를 불러들어 프로젝트 논의를 한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던 것이다. "여러분이 다 알고 계신 이상, 저도 숨길 게 없겠네요.”조산하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쓰린 표정으로 말했다."잘못했습니다, 이런 짓을 하면 안 됐는데,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이제 끝났습니다, 정홍민을 도와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으니 내 아내와 아이가……”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입구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여자가 걸어왔다."영감님?"조산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보니 그녀는 바로 자신의 아내였고, 그녀 품에 안겨있는 아이도 자신의 아들이었다! “여보, 아들!”조산하는 감격에 겨워 아내와 아들을 끌어안고 하염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