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진은 강책의 화가 빨리 풀리기를 빌었다. 하지만 강책은 화가 나지 않았고, 그저 있는 사실 그대로를 말한 것 뿐이였다. 사람들이 내려가자 정장을 입고 있는 정봉성이 그들에게 다가갔다. 기진이 그에게 다가가 짧은 인사를 나눈 뒤, 위층으로 안내했다. 원용진은 올라가면 강책을 제치고 기진과 자신이 정봉성을 중간에 두고 왼쪽, 오른쪽에 나란히 앉을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는 정봉성에게 깍듯이 예의를 차렸다. 정봉성도 강책 덕에 받는 깍듯한 접대에 뿌듯함과 동시에 그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모두 꿍꿍이를 가진 채 2층으로 올라가 룸 안으로 들어갔다. 정봉성이 룸 안으로 들어가자 한 남자가 음식을 먹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민망한 장면에 기진의 안색이 굳었다. 원용진은 뒤에 숨어서 강책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흥미진진했다.“강책, 또 무슨 말을 할 지 궁금한데?” 정봉성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화를 낼 줄 알았지만 오히려 웃는 모습에 모두 당황했다. 정봉성은 강책에게 다가가 말을 꺼냈다.“왜 여기있는 거야?” 강책은 옆의자를 툭툭 쳤다.“나랑 기진회장이 인연이 깊은 사이라서 말이야. 같이 밥먹으러 온 건데, 네가 올지는 몰랐지. 자, 여기 앉아. 강책의 옆자리는 제일 낮은 위치의 임원이 앉는 자리였지만 정봉성은 한마디의 불만없이 자리에 앉아 강책과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원용진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 졌다. 기진은 친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나서 그제서야 강책은 화난 게 아니라 사실 그대로를 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진은 다시 자리에 앉아 궁금해하며 물었다.“정사징님과 강신의, 두 분은 아는 사이십니까?” 강책은 그저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정봉성은 의아한 얼굴로 답했다. “기회장님, 저희 둘이 무슨 관계이신지 모르시는 겁니까?” “네, 송구합니다.” “강책은 제 처남이에요!”그의 말에 원용진은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방금 전 강책을 무시한 발언들이 뇌
원용진은 많이 먹지도 못하고 수저를 내려 놓았다. 반면 강책과 정봉성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곧이어 기진이 사실을 털어놓았고, 정봉성과 합작하고 싶다는 의견을 표했다. 정봉성은 가슴팍을 두드리며 말했다.“저한테 맡기십시오. 저희도 기회장님같은 분과 합작하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말에 기진은 기뻐하며 건배를 했다. 식사자리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으며, 그 중 원용진만 뾰루퉁했다. 식사자리가 끝나갈 때쯤, 정봉성이 자리에 일어났다.“저는 프로젝트 때문에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즐거운 자리 되십시오.” 기진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정사장님,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라며 그에게 말했다. 정봉성은 종업원의 안내와 함께 룸을 떠났다. 기진은 매우 만족해하며 강책을 바라보았다.“강신의 덕분에 제가 이런 덕도 봅니다.” 강책은 손을 휘젓고는 “제가 아니더라도 회장님께서 분명히 해내셨을 겁니다.” 라며 겸손을 보였다. 두 사람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오가는 와중에, 오로지 원용진만이 가시 방석에 앉아있는 것 같았다. 정봉성의 초대로 기진에게 잘 보이려고 했지만 결국 강책을 도와줬다는 사실에 화가 가라앉히지 않았다. 복수의 다짐을 한 원용진이 입을 열었다.“기회장님, 오늘 주얼리 샵에 물건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식사 끝내시고 같이 가보시는 게 어떨까요?” 주얼리 샵, 항성 주얼리의 물건이 나오는 곳이다. 매 달마다 대량의 원석을 가공, 제조하여 주얼리를 파는 것이다. 기진은 바로 동의했고 강책의 손을 덥석 잡고는 “강신의, 혹시 시간 되신다면 같이 주얼리 샵에 가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원석 구경 한번 시켜드리지요.” 라고 말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식사자리가 끝나고 기진은 자신의 포르쉐에 강책과 원용진을 태우고 주얼리 샵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서 기진은 강책에게 주얼리 샵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시장에는 ‘모 아니면 도’ 라는 오래 전부터 전해오고 있다. 또한 도박 공방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았다. 제대로 파지 않은 원석이
일렬로 상점에 들어갔다. 안은 대량의 원석이 놓아져있었다. 그들을 향해 상점 사장이 열정적으로 다가왔다.“마음 껏 보세요.” 원용진과 강책이 상점 안 원석을 쓱 훑었다. 순간, 강책은 자신 몸 안에 있는 기운이 상점 안에 있는 한 원석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 ‘기운’ 은 의술에서 배운 것으로 전투에서도 유용했지만 원석 찾기에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마치 깊은 숲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보이는 나무마다 매미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책은 이 기운을 천천히 느꼈다. 우는 소리가 클 수록 원석의 순도가 높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강책은 모든 것을 꿰뚫어보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 셈이다. 즉, 단 한숨에 원석의 순도를 알 수 있었다. 이때, 원용진은 상점 안의 원석을 꼼꼼히 살펴보았다.“이 안에는 좋은 물건이 없어요. 이동하실까요?” 상점 사장이 화를 냈다.“아이고. 손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제 상점에 좋은 물건이 없다니요?” “저 원용진은 사실대로 말씀 드리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그쪽을 욕한 게 아니라, 물건이 좋은 게 없다고 말한 거에요.” “항성 주얼리의 소문난 혜안 원용진이십니까?” 원용진은 고개를 들었다. 특히 기진의 앞에서 칭찬을 들으니 날아갈 것만 같았다. 사장은 웃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원팀장님께서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내놓은 것 중에는 좋은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원석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한번 보실래요?” “네, 좋습니다. 보여주세요.”2분도 되지 않아, 사장이 붉은색 보관함을 가져와 탁자 앞에 두었다. 주변을 살펴보고는 조심스럽게 보관함을 열었다. 안에는 단무지만한 원석이 들어가있었고, 겉표면에 먼지가 쌓여있었지만 옥색 빛이 은은하게 비쳤다. 원용진은 원석에 포함된 옥석 순도가 높아 빛이 밖으로 나온 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원석의 크기를 바라보며 평범한 원석과 다른 느낌을 받았다. 높은 값으로 팔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원석에
원용진은 입이 광대까지 올라갔다. 남의 ‘보물’도 돈으로 살 수 있는 현실이다. 기진은 살짝 걱정하면서 물었다.“용진씨,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에요?” 원용진은 자신만만해하며 답했다.“기회장님, 이 녀석 보세요. 순도도 높고 크기도 크잖아요? 잘 제조하면 옥 악세사리, 팔찌, 목걸이까지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거기에 포장까지 하면 4억, 6억으로 거뜬 하게 팔릴 겁니다. 배로 벌게 되는 거죠!” 원용진의 한마디에 사장이 다시 보관함을 꺼냈다. 이어서 원석을 꺼내 손 위에 두었다. 6억의 손해를 줄이기 위해 꼼꼼히 관찰한 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구매했다. “주시죠!” 옆에 있던 강책은 기뻐하는 원용진에게 찬물을 끼얹었다.”원석안에 옥석 순도가 낮아요. 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강책으로 향했다. 사장은 그를 째려보며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지금 가짜를 팔고 있다는 겁니까?” 라고 물었다. 강책은 고개를 흔들었다. “천연원석은 맞지만 순도가 낮기 때문에, 손해 보는 장사입니다.” “오?보아하니 이쪽 업계 분이신가 봅니다. 그렇다면 왜 제 원석 순도가 낮다고 판단하시는 겁니까?” “그게..”강책은 ‘기운’ 을 느낀다고는 차마 말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의 행동에 사장은 코웃음을 쳤다.“왜요? 일부러 시비거시는 거 맞죠?” 이때, 원용진이 끼어들었다.“다른 업계 사람입니다. 화 내실 필요 없어요.” “규칙도 모르는 사람이 어디서 시비를 걸어.” 드디어 강책에게 복수를 해줬다는 생각에 원용진의 기분이 좋아졌다. 원석을 잘라서 기진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일과 강책에게 생색을 낼 생각 뿐 이였다. “사장님, 지금 바로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사장과 원용진은 원활한 거래가 이루어졌다. 기진은 옆에서 강책을 위로했다.“강신의, 너무 화내시지 마세요. 저 사람 말투가 원래 저렇습니다.” 강책은 손을 휘저었다.”화는 나지 않습니다만, 걱정이 됩니다.” “걱정이요?” “원석을
강책이 사장에게 물었다.“사장님, 이건 얼마에 팝니까?” 사장은 슬쩍 보고는 하찮다는 눈빛을 보냈다.“그거 원하십니까? 6억이나 주신 원팀장님을 보아 그냥 공짜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차피 쓰레기 중에 쓰레기 원석이에요.” “감사합니다.” 원용진은 강책을 바라보며 “돌을 보고도 좋아하다니, 촌스럽기 그지없어요.” 라고 말했다. 사장은 “새로 오신 분들이 다 그런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고 덧붙였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강책과 원용진은 자신들이 고른 원석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원용진은 헛기침을 하며 “기회장님, 원석을 한번 확인하러 가보실까요?” 라고 안내했다. 기진도 원용진이 고른 원석을 기대하며 자리를 옮겼다. 제일 믿음직한 원석 절단점에 들어갔다. 절단 해주는 사장님과 원용진은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였으며, 그의 원석을 종종 확인했었다. 사장님은 웃으며 원용진을 반겼다.“원팀장님, 오늘은 어떤 원석을 가져오셨을 지요?” 원용진은 상자를 툭툭치며 “1등급!” 라고 말했다. 곧이어 상자를 열어 본 사장은 원석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원팀장님, 이 원석은 제가 공짜로 확인해드리죠!” 높은 등급의 원석을 절단하여 확인하는 건 흔하지 않는 경험이다. 원용진은 마음 놓고 원석을 그에게 넘겼다. 사장은 원석을 조심스럽게 절단기 안에 넣었다. 1등과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 원석은 동시에 주변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도박과 같은 확인 방식에 많은 인파들이 몰려왔다. 사장은 원석의 겉표면부터 안쪽으로 천천히 절단했다. 모든 과정이 조심스러웠다. 겉표면이 잘리고 안쪽에서 옥석의 옥 빛이 비추었다. 사람들은 모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소리를 지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와 다르게 안쪽으로 절단 할 수록 빛은 사라지고 회석만 보였다. 마치 얇은 옥석의 ‘겉옷’에 속은 셈 이였다. 완전히 절단 된 후, 원석의 실제 모습이 나타났다.겉표면의 얇은 옥석재질로 시중에 팔면 100만원도 되지 않을 쓰레기 원석이였다. 원용진의
”말도 안 돼,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원용진은 이미 잘린 원석을 보며 넋을 잃었고, 얼굴에는 핏기가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6억. 그가 6억 원으로 산 원석 하나가 평범한 돌이라고? 이건 너무나도 큰 손실이 아닌가! 원용진에게도 6억 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일로 기진 앞에서 체면을 구겼다는 것이고, 지부 총 지배인인 그가 사장의 면전에서 사기를 당하다니, 그야말로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기진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원용진의 활약에 실망하는 눈치였다. 사실 그들뿐만 아니라 구경꾼들도 모두 상당히 실망했다, 그들은 모두 훌륭한 옥석이 나올 걸 기대했으며 그 기적의 순간을 두 눈을 목격하고 싶었지만 결국 쓰레기 같은 돌멩이만 볼 뿐이었다. 흥이 순식간에 깨지자 수많은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옆에 있던 강책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의 말을 듣지 않으니 손해를 보았고 방금 원용진이 강책의 의견을 들었다면 이렇게 체면을 구기지는 않았을 터. “사장님, 제 것도 부탁드립니다.”강책은 자신의 원석도 그에게 건넸다. 사장이 강책의 원석을 받더니, 희끄무레한 깨진 돌덩이라는 것을 알고 돌연 흥미를 잃었다. 일반적으로 사장은 이런 깨진 돌 같은 건 자르지 않았지만 손에 쥐여 줬으니 한 겸사겸사 잘라줘도 문제는 되지 않았다. 사장은 무심코 원석을 기계 절개 부분에 넣고는 아주 쉽게 자르며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가 보기에 이것은 볼품없는 원석이었고, 주얼리숍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원석이니 땅에 버려져도 주우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딸깍.겨우 절반도 자르지 않았을 때,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잘라진 곳을 보자 원석 내부에서 에메랄드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건 분명 옥석이다! 그의 기분이 순식간에 고조되었다. 이렇게 작은 부분만 절개했을 뿐인데도 옥이 드러났다는 건 그의 경험상 순도가 매우 높은 천연 에메랄드일 가능성이 컸다. 이런 옥석은 돈이 있어도
"제길!” 원용진은 화가 나 발을 동동 굴렀고, 그 쓰레기 원석을 주워 들고는 홧김에 전에 원석을 샀던 가게로 돌아갔다. 그는 다짜고짜 잘린 원석을 카운터 위로 쾅 내리쳤다."사장님, 설명해 주시죠!"가게 주인이 다가와 원석을 한 번 보고는 일부러 모르는 척을 했다.“원 팀장님, 무슨 일이시죠?” "무슨 일? 당신이 내게 판 원석은 불량품이고 안에는 석회석만 있을 뿐 어떤 옥석도 들어 있지 않아요! 이 원석은 기껏해야 100만 원에 팔릴 텐데 어떻게 6억에 팔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사장은 웃으며 고의적으로 물었다.“그럼 어떻게 해결하길 원하시죠?” "어떻게 해결하냐니? 당장 환불해 줘요!” 가게 사장이 웃었다. "원 팀장님, 그 업계에 오랫동안 계시면서도 어떻게 규율을 조금도 모르십니까?” 그의 말에 원용진은 얼어붙었다, 그가 어떻게 그 규칙을 모를 수 있단 말인가? 이곳에서 물건을 살 때는 그 자리에서 물건과 돈을 주고받으며 거래가 끝나면 그 뒤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만약 아주 적은 돈을 주고 최고급 옥석을 산다면 그것은 사장님이 재수 없는 것이고, 많은 돈을 지불하고 불량품을 샀다면 산 사람 스스로 재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겨루는 것은 바로 눈치와 운이다.눈치와 운으로 겨루고 싶지 않다면 직접 절단된 옥을 사면 될 뿐, 그 물건들은 가격에 따라 품질이 다르고 그 누구도 속이지 않는다. 원석을 사려면 어쩔 수 없이 규칙대로 해야 했고, 원용진도 그 규칙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조급한 이유는 너무 처참히 당한 데다 기진 앞에서 창피를 당해 화가 단단히 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몹시 화를 내며 말했다."나는 상관하지 않으니, 반드시 환불을 해줘야 할 겁니다!” "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이 시비를 가리도록 해보죠.” 사장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모두 다른 주얼리숍 사장들이었다. 이곳에서는 집집마다 서로 아는 사이였다. 원용진은 이렇게
기진과 강책은 모두 좋은 의도였지만 안타깝게도 원용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이것은 그에 대한 모욕이었다. 그는 마치 상갓집 개와 같아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정말 크나큰 치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기진이 다시 말을 꺼낸 뒤였다.“강신의의 활약에 정말 놀랐습니다. 마침 이쪽 지부에 구매 관리자 자리가 계속 비었으니 강신의에게 맡기면 좋을 것 같은데요.”이게 대체……원용진은 다급해졌고, 또 화가 났다. 구매 관리자 자리가 계속 비어 있는 이유는 원용진이 이 자리를 계속 겸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각 회사 내에서 구매 부서는 모두 엄청난 돈을 버는 부서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뒤로 챙길 수 있는 이익이 매우 많았고, 원용진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이 자리에 있으면서 얼마를 벌었는지 모른다. 지금 구매 매니저 자리를 강책에게 양보하려는 것은 그의 살을 베는 것과 같다.오늘 그와 강책의 활약은 기진이 판단을 끝냈고, 수준 차이가 현저했다. 특히나 강책은 이사회 사람이기도 하고,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기에 그에게 구매 매니저 자리를 주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원용진은 마음속으로 원하지 않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불쾌한 기분은 참을 수 없어도 참아야 한다.그는 강책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강책을 천 번 갈기갈기 찢어 놓았지만, 얼굴에서 웃음을 짜내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건넸다."강신의 축하해요, 아니 지금은 강 팀장이라고 불러야겠네.” 강책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당연히 원용진의 분노를 알고 있었다. 그 누구라도 구매 부서의 매니저 자리에 앉으면 바늘방석에 앉는 것과 같을 것이고, 이 자리는 반드시 원용진의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강책은 개의치 않았다.작은 회사의 팀장도 강책이 손을 쓰지 못하면 유사와 정홍민 같은 고수들과는 어떻게 겨룬단 말인가? 말을 나누는 사이에 큰일은 이렇게 정해졌다.세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