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민은 “사람 한명을 조사해주세요.” 라며 입을 열었다. “누구 말씀이십니까?” “강책입니다.” “네?”안영운은 눈살을 찌푸렸다.“강책은 정가집안의 사위아닙니까? 침몽하이테크에서 일하고 매달 겨우 60만원 정도 밖에 못버는 사람을 대체 왜...” 정홍민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분명 숨겨진 신분이 있을 겁니다. 꼭 조사해주세요.” 안영운은 “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찾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한 뒤, 사무실을 나갔다. 이어서 정자옥이 질문을 던졌다.“또 다른 신분이라니? 몽연도 모르고 있다는 거야?” 정홍민은 한숨을 내쉬었다.“글쎄, 그냥 그런 느낌이 드네. 증거는 없지만 분명히 뭔가 숨기고 있을 거야. 아, 그리고 강책 몇 년전에 서경에서 군인이였잖아. 네 남편한테도 조사해달라고 해.” 정자옥은 더욱 의아했다.“문호씨 바빠. 군인 한명을 조사해달라고 하면 화 엄청 낼 걸?”“오빠 좀 도와줘.” 정자옥은 정홍민의 부탁이 훗날에 얼마나 큰 파장을 데리고 올 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정자옥이 떠나고 정홍민 혼자 사무실에 남았다. 그는 다시 창문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알아낼 수 있다는 것도 다행일텐데, 알아내지 못한다면..” 순간 두려움이 몰려왔다. 한편, 33번지 낡은 별장 안에는 경쾌한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정봉성이 큰 소리를 내며 웃고있다.“강책, 진짜 네 계획대로 되고 있어! 입찰에 성공했다고! 우리 정해제조가 지금 얼마나 소문이 났는 지 알아? 프로젝트가 우리 손에 넘어올 줄 누가 알았겠어? 나중에는 본부랑 굳이 연합할 필요 없을 것 같아.” 강책은 차를 한 입 마셨다.“그건 아니야. 정가 회장 자리를 다시 가져오라는 거지, 혼자서 행동하라고 하지는 않았어.” “하하, 걱정하지마. 네 말대로 할테니까.” 강책은 정몽연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정몽연은 사원 목록 서류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렸다.“봉성아, 서류에 써져 있는 사람 모두 정홍민한테서 짤리거나 곧 짤릴
화해동 191번지, 항성 주얼리 강남구 지부. 이곳은 2년전 항성 주얼리가 강남구에서 건설한 회사 지부였다. 강남구의 구체적인 상황을 살피기 위함을 목적으로 지은 것이다. 보수적이기도 하며 국내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에 시간이 필요했다. 시간이 흐르고 난 뒤, 기진이 강책과 약속을 잡은 이유는 강남구의 항성 주얼리 확장에 대해 의논을 하기 위함이였다. 강책은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항성 주얼리 샵 문으로 다가갔다. 기진은 2층에서 식사자리의 준비를 끝냈으며, 강책을 기다리고 있었다.오랜 친구를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던 강책은 문 앞 보안요원에 의해 저지 당했다. 밀라노 본사의 회장이 회사에 도착했기에 잔뜩 긴장하며 높은 신분들의 사람들만 출입이 허가되었다. 보안요원은 강책의 겉모습을 위아래로 훑고는 코웃음을 쳤다.“이봐요,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 오려고 하는 겁니까? 보석 하나도 그쪽 월급보다 더 비쌀 거요. 당장 가세요.” 강책은 어이가 없었다. “저는 기회장의 손님입니다. 여기서 밥 먹기로 했습니다만.” “기회장? 어디 함부로 회장님이랑 신분 있는 척 하시는 겁니까? 저희 회장님이 그쪽 같은 거지랑 왜 밥을 먹습니까? 지금 당장 여기서 안나가시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 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일단 제 신분을 확인하셔야 할텐데요. 저를 다시 부르기에는 제가 좀 바빠서요.” “필요 없고요, 지금 당장 나가세요. 경찰 부르기 전에 가세요.” 강책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기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너머 기진의 열정적인 목소리가 들렸다.“강책, 도착 했어요?” 강책은 일부러 더 억울한 말투로 답했다.“도착은 했는데, 들여보내주지를 않아요. 보안요원이 저보고 당장 나가라고 하네요.” “..” 뚝- 전화가 끊어졌다. 보안요원을 놀리는 듯 미소를 지어보이며 몸을 돌리고 속도를 낮추어 밖으로 향했다.
강책이 50미터 정도 걸어갔을 때, 뒤에서 조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전 보안 요원이 강책 앞으로 미소를 띤 채 빠르게 다가갔다. “강선생님, 잠시만요!” 강책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 “왜요? 저보고 나가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라며 동시에 빠른 발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보안 요원은 그의 앞을 두 손으로 막았다.“방금 전 기회장님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강선생님이 오늘 회장님 중요한 손님이라고요. 안 돌아가시면 저 오늘 짤릴 지도 몰라요.” “나가라고 한 건 그쪽 입니다.” “아이고, 강선생님. 제가 사람 보는 눈이 없습니다. 이렇게 고귀한 분도 잘 몰라봐요. 넓은 아량으로 한 번 봐주시면 안될까요?”보안 요원은 바닥에 엎드려 다시 말을 이었다.“무릎까지 꿇겠습니다. 제발 용서해주세요.” 보안요원은 용서를 빌면서 바닥에서 뒹굴었다. 자존심까지 버린 모습을 보고 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만 하시고 일어나세요.” 보안요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먼지를 털었다.“용서해 주시는 겁니까?” “다음부터는 색안경 끼고 봐주시면 않았으면 합니다.”보안요원은 강책의 말에 연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강책은 한숨을 내쉬고는 몸을 돌려 항성 주얼리 샵으로 향했다. 방금 전과 다르게 기진과 그의 무리들이 강책을 환영하러 문 앞에 서있었고, 강책을 환영했다.“강신의!!” 기진은 강책을 향해 달려가더니, 포옹을 했다. 강책은 그에게 은인이자 귀인이였다. 두 사람은 긴 포옹을 나누고, 기진은 뒤에 있는 보안요원을 노려보았다. 강책은 눈치채고 손을 휘젓거렸다.“괜찮아요. 제가 이미 혼을 내두었습니다.” “네.”기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보안요원을 한 번 보고, 강책의 손을 잡고 기뻐하며 샵 안으로 들어갔다. 기진은 겸손, 존경을 담은 태도로 강책을 대했다. 수 많은 보안요원과 임원들은 밀라노 본사에서 일어난 일을 알지 못했기에 그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알게 된다면 기진이 강책에게 회장자리를 내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었
서열에 맞게 자리에 앉았고, 기진과 강책은 옆으로 나란히 앉아 떨어지지 않았다. 동시에 기진에게 있어 강책을 얼마나 중요시 여기는 지 알 수 있다. 두 사람을 바라보며 원용진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음식이 올라오고 예쁘장한 여종업원들이 술을 따라주었다. 다 같이 건배한 뒤, 술을 한입 마시고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기진은 기뻐하며 말했다.“저희 항성 주얼리 다음 목표로는 강남구입니다. 최선을 다해주십시오.”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강책을 바라보았다. 이때, 의사 가운을 입은 강아지 한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들어왔다. 사람들은 시선은 강아지로 집중 되었다. 원용진은 술잔을 내려놓고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아이고, 개도 의사짓을 하려고 하네요?” 이상함을 눈치 챈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버렸다. 방금 전 원용진이 꺼낸 말은 ‘강신의’ 라는 명칭을 가진 강책을 욕하는 것과 비슷했다. 그의 거침없는 발언은 현장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었다. 기진은 불쾌한 얼굴로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았다. 자신의 은인인 강책을 욕하는 원용진에게 분노가 오르기 시작했다. 오히려 욕하던 강책은 허허 웃어 넘기며, 마음에 두지 않았다. 이어서 고개를 돌아 강아지를 가리켰다.“강아지가 귀엽네요. 이리 와, 고기 줄게.” 그리고는 삼겹살을 집어 강아지에게 던져주었다. 강아지는 냄새를 맡고 바로 달려와 삼겹살 10덩어리를 집어 먹었다. “하하, 삼겹살을 좋아하나봐요.” 이때,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자신들의 그릇을 바라보았다. 오로지 원용진만이 삼겹살을 먹고 있었다. 즉, 강책은 원용진의 방식처럼 그를 개라고 욕한 것이다. 강책의 침착한 태도와 교묘한 방식에 당한 원용진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리고는 삼겹살을 먹다말고 옆으로 뱉었다. 동시에 강책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두었다. 강책의 역공에 기진은 그제서야 한결 편하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하하 웃으며 다시 대화주제로 넘어갔다.“강남구에 발을 붙이고 싶은데, 강신의께서 좋은 생
강책은 반찬을 집어 입에 넣었다.“만약 두 달 전에 물어보셨다면 바로 분점을 열라고 말씀 드렸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뭐가 다른 겁니까?” “이미 다른 브랜드에서 먼저 시장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오셔서 하셔야 하는 건 건설 계획이 아닌 시장을 뺏어와야 하는 일입니다.” 기진은 물었다.”무슨 브랜드 입니까?” “유사라는 사장이 만든 아르아 주얼리 입니다.”강책은 출상에서 아르아 주얼리가 보낸 사람들이 시비를 걸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다. 사람을 통해 조사를 한 결과, 아르아 주얼리 사장은 ‘유사’라는 사람으로 전세계로 브랜드를 넓히고 있다가 이번에 갑자기 강남구에 들어온 것이라고 밝혀졌다. 강책은 그를 알지 못했지만 유사가 자신에 대한 경계심이 가득하다는 것만은 알고 있다. 이때, 원용진은 일부러 생색을 내보였다.“기회장님, 제가 조금 알아봤는데요. 다 질 안좋은 것 뿐이에요, 저희처럼 고급 소재가 아니라서 너무 경계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기진은 눈살을 찌푸렸다.“용진씨, 경계심을 너무 풀지는 마세요. 강책이 집어서 말한 거면 그만한 실력있는 겁니다.” 기진이 무조건 강책을 신뢰하는 듯한 말에 원용진은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일부로 사과하는 척을 하며 강책을 찔러보았다.“강신의,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하는 지 생각이 있으십니까?” 강책이 답했다.“새로운 정보에 따르면 성북땅 위에 럭셔리 백화점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강남구의 특색이 될지도 모르는 백화점입니다. 그 다음으로 해야하는 건, 건설쪽이랑 협의를 하여 제일 좋은 위치를 차지하셔야 합니다. 브랜드가 눈에 띄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진은 “정말입니까?” 라며 깜짝 놀랐다.“그렇다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 샵이 들어간다면 브랜드를 쉽게 넓힐 수 있겠어요.” 강책의 빠른 정보력을 듣고 원용진도 놀란 눈치였다. 자신도 힘들게 알아낸 정보를 강책도 알고 있는 것을 보아 그의 실력을 만만하게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원하는 가격
강책은 아무것도 모르는 마냥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어서 또 한번 건배사가 올리고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10분 뒤, 원용진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입찰에 성공한 사람을 찾았나봅니다. 잠시 전화 좀 받고 오겠습니다.” 라고 말한 뒤, 전화를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통화가 끝났다.“기회장님, 이번 성북땅 프로젝트 입찰에 성공하신 분은 정해제조 담당자 정봉성씨라고 합니다. 곧 오신다고 합니다!” 기진은 “오? 제대로 손님대접을 해야겠어요.” 라고 활짝 미소를 지었다. 옆에 있던 원용진은 강책에게 시비를 거는 말투로 물었다.“강선생님, 여기까지는 생각을 못했나 봅니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원용진의 말에 숨겨진 의미를 알고 있었다. 기진도 알아채고 표정이 좋지 않았다. 원용진을 혼내는 장면을 정봉성이 보게 되면 안 좋은 인상을 남길까 참고 있다. 하지만 강책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강책은 평상시처럼 음식과 술을 마시며, 원용진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거기까지 생각은 해봤지만, 여기로 초대하는 것이 아닌 저희 집으로 초대해서 같이 대화를 할 생각이였습니다.” 자리 곳곳에서 웃음이 세어나왔다. 특히 원용진은 웃다가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했다.“아이고, 웃겨 죽겠네. 강신의, 그쪽 의술이 얼마나 대단한 지 잘 모르겠지만 개그하나는 인정하지요. 담당자를 집에 불러서 대화를 나눠요? 그쪽이 무슨 강남구 총괄자 입니까?” 강책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원용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맞습니다. 제가 강남구 총괄자입니다.” “하하하, 그렇습니까? 농담도 잘 하십니다.” “농담인 것 같습니까?”강책은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고는 계속해서 음식을 입에 넣었다. 보디가드도 없이 혼자 돌아다니는 강책이 강남구 총괄자라고 믿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30분이 자니고 정봉성이 도착했다. 기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다들 내려 가시죠.” 원용진이 제일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초대한 손님이기에 존중하는 모습
기진은 강책의 화가 빨리 풀리기를 빌었다. 하지만 강책은 화가 나지 않았고, 그저 있는 사실 그대로를 말한 것 뿐이였다. 사람들이 내려가자 정장을 입고 있는 정봉성이 그들에게 다가갔다. 기진이 그에게 다가가 짧은 인사를 나눈 뒤, 위층으로 안내했다. 원용진은 올라가면 강책을 제치고 기진과 자신이 정봉성을 중간에 두고 왼쪽, 오른쪽에 나란히 앉을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는 정봉성에게 깍듯이 예의를 차렸다. 정봉성도 강책 덕에 받는 깍듯한 접대에 뿌듯함과 동시에 그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모두 꿍꿍이를 가진 채 2층으로 올라가 룸 안으로 들어갔다. 정봉성이 룸 안으로 들어가자 한 남자가 음식을 먹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민망한 장면에 기진의 안색이 굳었다. 원용진은 뒤에 숨어서 강책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흥미진진했다.“강책, 또 무슨 말을 할 지 궁금한데?” 정봉성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화를 낼 줄 알았지만 오히려 웃는 모습에 모두 당황했다. 정봉성은 강책에게 다가가 말을 꺼냈다.“왜 여기있는 거야?” 강책은 옆의자를 툭툭 쳤다.“나랑 기진회장이 인연이 깊은 사이라서 말이야. 같이 밥먹으러 온 건데, 네가 올지는 몰랐지. 자, 여기 앉아. 강책의 옆자리는 제일 낮은 위치의 임원이 앉는 자리였지만 정봉성은 한마디의 불만없이 자리에 앉아 강책과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원용진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 졌다. 기진은 친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나서 그제서야 강책은 화난 게 아니라 사실 그대로를 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진은 다시 자리에 앉아 궁금해하며 물었다.“정사징님과 강신의, 두 분은 아는 사이십니까?” 강책은 그저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정봉성은 의아한 얼굴로 답했다. “기회장님, 저희 둘이 무슨 관계이신지 모르시는 겁니까?” “네, 송구합니다.” “강책은 제 처남이에요!”그의 말에 원용진은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방금 전 강책을 무시한 발언들이 뇌
원용진은 많이 먹지도 못하고 수저를 내려 놓았다. 반면 강책과 정봉성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곧이어 기진이 사실을 털어놓았고, 정봉성과 합작하고 싶다는 의견을 표했다. 정봉성은 가슴팍을 두드리며 말했다.“저한테 맡기십시오. 저희도 기회장님같은 분과 합작하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말에 기진은 기뻐하며 건배를 했다. 식사자리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으며, 그 중 원용진만 뾰루퉁했다. 식사자리가 끝나갈 때쯤, 정봉성이 자리에 일어났다.“저는 프로젝트 때문에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즐거운 자리 되십시오.” 기진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정사장님,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라며 그에게 말했다. 정봉성은 종업원의 안내와 함께 룸을 떠났다. 기진은 매우 만족해하며 강책을 바라보았다.“강신의 덕분에 제가 이런 덕도 봅니다.” 강책은 손을 휘젓고는 “제가 아니더라도 회장님께서 분명히 해내셨을 겁니다.” 라며 겸손을 보였다. 두 사람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오가는 와중에, 오로지 원용진만이 가시 방석에 앉아있는 것 같았다. 정봉성의 초대로 기진에게 잘 보이려고 했지만 결국 강책을 도와줬다는 사실에 화가 가라앉히지 않았다. 복수의 다짐을 한 원용진이 입을 열었다.“기회장님, 오늘 주얼리 샵에 물건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식사 끝내시고 같이 가보시는 게 어떨까요?” 주얼리 샵, 항성 주얼리의 물건이 나오는 곳이다. 매 달마다 대량의 원석을 가공, 제조하여 주얼리를 파는 것이다. 기진은 바로 동의했고 강책의 손을 덥석 잡고는 “강신의, 혹시 시간 되신다면 같이 주얼리 샵에 가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원석 구경 한번 시켜드리지요.” 라고 말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식사자리가 끝나고 기진은 자신의 포르쉐에 강책과 원용진을 태우고 주얼리 샵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서 기진은 강책에게 주얼리 샵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시장에는 ‘모 아니면 도’ 라는 오래 전부터 전해오고 있다. 또한 도박 공방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았다. 제대로 파지 않은 원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