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무릎을 꿇자 정봉성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리둥절했다. 그는 이렇게 오래 살면서 줄곧 애송이인 척하며 사람들에게 사과해 왔는데,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나, 뜻밖에도 누군가가 자발적으로 그에게 사과를 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람들이 여전히 자기보다 더 강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치대로라면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었다. 그는 전전긍긍하며 말했다."저기, 그럴 필요 없으니 모두 일어나세요.”이렇게 큰 선물을 받은 건 처음이라 정봉성 스스로도 마음이 약해졌다. 하지만 웃긴 건, 상대방은 여전히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가장 앞에 있던 사람이 간곡히 말했다."아뇨, 저희는 일어날 수 없습니다. 저희가 먼저 잘못을 했습니다, 우리가 무리하게 소란을 피워서 당신을 강제로 정 씨 집안에서 퇴출시키려 한 것은 저희가 정말 잘못한 짓입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은 없지만 사과하러 왔으니 정 씨 집안 사당 앞에서 참회하게 해주십시오, 그래야 마음이 편안합니다.""어……”정봉성은 머리를 긁적였다."당신들이 무릎을 꿇고 싶으면, 꿇으시죠.” 그런 뒤 말머리를 돌려 물었다.“해민 형님은?”그들은 정봉성이 왜 해민 형님이 오지 않느냐고 따지는 줄 알고 서둘러 해명했다.“해민 형님께서는 팔을 다치셔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당분간 못 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해민 형님께서 다 나으시면 반드시 직접 사과하러 오실 겁니다.” 정봉성은 더욱 멍해졌다.해민 형님이 팔을 다쳤다고? 누가 이렇게 대담하단 말이지? 그는 탐색하듯 물었다.“당신들이 이렇게 하는 건 누구 때문이죠?” 그러자 상대방은 매우 성실하게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세요, 누구 때문인지는 도련님께서 제일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정봉성은 얼굴을 찡그리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사당 안으로 들어갔다."할아버지, 정말 이상해요. 해민 형님의 부하들이 와서 사과를 하다니요!” "게다가 해민 형님이 다쳤다네요. 정말 이
"전에는 내가 눈이 멀었었지만, 지금은 누가 좋고 누가 나쁜지 똑똑히 봤다고!”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가자!"20분 후.정몽연의 집 앞까지 차를 몰고 온 정봉성은 차가 멈추자 한참을 망설이다가 천천히 내렸다.과일 한 상자를 손에 들고 할 말을 생각해 보고 나서야 그는 마지못해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고맙다는 말을 하기 싫은 게 아니라 그는 매우 쑥스러웠다. 예전에 강책, 정몽연에게 했던 일을 생각하면 정봉성은 마음속으로 자신이 소인처럼 느껴졌고, 사실 그가 한 행동대로라면 그는 소인이 맞았다. 대문 앞에 다다르자 정봉성은 강책이 정몽연의 발을 주무르며 금슬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크흠.”그는 일부러 헛기침을 했다.방 안에 있던 그들은 인기척을 듣고는 부끄러워서 얼른 자세를 고쳐 앉았다. 정몽연 빨개진 볼을 한 채 말했다.“둘째 오빠, 왔어?” "응." 정봉성은 걸어가 과일 상자 하나를 찻상 위에 놓고는 어색하게 말했다. "오늘은 특별히 강책에게 감사 인사를 하려고 온 거야, 강책 나를 도와줘서 고맙다……” 그는 말을 더듬고 우물쭈물하는 등 평소 청산유수처럼 말을 잘하던 정봉성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하지만 이상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한 번도 이렇게 오글거리는 말을 한 적은 없었다. 듣던 중 강책은 얼른 손을 들어 그만하라고 했고, 듣기 싫은 게 아니라 온몸에 소름이 돋았기 때문이다. 이건 마치 억지로 감동을 쥐어짜내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고, 보는 사람을 괴롭게 했다. "에이, 됐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어요.” "그러니?”정봉성도 어색해하며 말했다."그, 그럼 가져온 건 여기 두고 먼저 일어날게.”"잠깐만." 강책이 맞은편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일단 앉아봐요, 할 말이 있습니다.” 정봉성은 자리에 앉았다.강책은 그를 보고 다시 정몽연을 보며 말했다."정봉성, 난 이미 몽연이와 의논을 했어요, 당신을 정 씨 집안 가주의 자리에 앉힐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이렇게 되면 정 씨
강책은 정봉성의 뜨거운 눈빛을 보며 즐거워했다."그래야지!"그는 정봉성에게 열쇠를 건네주었다. "이 열쇠는 당신이 잘 가지고 있어요. 곧 몽연이가 정 씨 집안의 작은 회사를 당신에게 넘겨서 관리를 하게 될 거니까.” 정몽연은 정 씨네 집안에 작은 개인회사를 두고 있는데, 정몽연은 이미 정 씨 집안을 나왔으니 개인 회사도 원하지 않았기에 손을 떼려고 했다. 그리고 그녀의 인수자가 바로 정봉성이었다. 정봉성은 열쇠를 집어 들며 말했다."그 회사는 껍데기에 불과해, 회사의 빚을 탕감하는데 쓰이지, 실제로는 쓰임새가 없다고. 이런 작은 회사를 나한테 넘겨줘도 소용이 없지 않나?” 상황은 확실히 그러했다. 하지만 강책은 도시계획서 한 부를 꺼내 정봉성 앞에 내놓았다."모레 강남구에서 건설 부지 입찰이 있을 예정인데, 이 작은 회사 이름으로 입찰할을 한 뒤 빠르게 실력을 키워서 회사에서 해고당한 그 어르신들을 당신의 새 회사에서 키우게 되면 나중에 전세를 뒤집을 때 사용할 수 있게 돼.” 작은 회사의 입찰을 이용하여 프로젝트를 따낸 후, 돈을 벌어서 직원을 키운다고? 이 수법은 듣기에는 괜찮았지만 거의 실현될 수 없는 일이었다. 정봉성 또한 그 사실을 모르지 않았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강책, 성북 땅을 말하는 거지? 물론 그곳은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곳이지만 그럴수록 노리는 사람이 많을 텐데, 우리 같은 껍데기에 불과한 회사가 무슨 실력으로 입찰을 하겠어?” 그러자 강책이 대답했다."내 말대로 하면 돼요. 몽연이랑 내가 당신의 새 회사를 도와줄 두 사람을 붙여줄 거야. 그때 당신은 새 회사를 필두로 다른 두 회사와 연합을 해서 공동 입찰을 하게 될 거야.""믿을 만한 건가?” "믿을 만해요.” 정봉성은 도시계획서를 보며 마음을 다 잡았다, 한 번 해보지 뭐! 기껏해야 실패할 뿐, 팔다리가 부러지는 것도 아닌데 안 해볼 이유도 없었다. "그럼 내가 지금 가서 입찰서를 쓸 사람을 찾고, 가능한 한 빨리 입찰 제안서를 작성하도록
"주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할 텐데.” "하하, 누가 주든 준 사람은 다 망하게 돼요, 내 말 명심해.”강책은 등을 소파에 기대며 계속해서 말했다."자, 오늘 할 말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가도 좋아요. 입찰을 따내고 오래된 직원을 먹여 살리는 것은 당신이 가주 자리에 앉는 첫걸음입니다, 절대 놓치지 마세요!"정봉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말을 마치자 그는 즉시 일어나 입찰 제안서를 준비하러 떠났다.정봉성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정몽연이 말했다."여보, 둘째 오빠가 할 수 있을까? 일 처리가 믿음직스럽지 않아 일을 망칠까 봐 걱정인데 뒤에서 몰래 도와줄 사람을 찾아볼까?”강책은 고개를 저었다.“정봉성을 믿어봐.” "가주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험난한 일을 겪어야 하는데, 이런 작은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우리가 더 이상 그를 도울 필요가 없지.” 또 하나, 강책은 정봉성의 눈에서 ‘빛’을 보았다. 그것은 남자의 빛이었고, 존엄을 위해 분투하는 눈빛이었다! 한때 강책에게도 이런 빛이 있었는데, 강책이 인생의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바로 이 빛이 그를 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강책이 바닥으로 떨어진 정봉성을 구할 차례다, 한때 자신을 구해줬던 사람처럼 말이다.한편, 정봉성은 회사로 돌아와 즉시 사람을 불러 입찰 제안서를 작성했다. 투지는 넘쳤지만 마음속에는 늘 힘이 없었고, 강책이 그에게 준 건의는 정말 대담해서 보통 사들이라면 결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는 기존 사무실 대신 정몽연의 작은 회사로 출근했다.정봉성은 현재 프라이버시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됐다. 지금부터 하는 모든 일은 정홍민과 정자옥 그 두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정봉성이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 정중은 사무실로 들어갔고, 빈둥빈둥 놀기만 하던 그의 손자가 갑자기 분투하는 것을 보고 정중의 가슴에서 뜨거운 열기가 솟구쳤다.좌절은 사람을 진보시킨다.정홍민의 사건으로 정중은 많은 것을 잃었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좋은 손자로 바뀌었으
이틀의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고, 성북 땅에 관한 입찰 프로젝트가 정식으로 열렸다. 오늘 정봉성은 빳빳한 양복을 입고 깔끔하게 꾸며서 매우 활기차 보였다. 그가 정문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는데, 순간 누군가 그를 불렀다. “봉성?” 정봉성이 돌아보자, 걸어오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큰누나인 정자옥이었다! 이 여자를 보자마자 정봉성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정 씨 집안이 이렇게 되고 정중이 배척당한 것은 모두 정자옥의 계략 때문이었고, 이 여자는 찢어 죽여야 마땅했다. 정자옥은 선글라스를 벗고는 정봉성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오, 오늘 좀 사람답게 입었는데, 왜, 너도 입찰하러 왔니?""응.”"그냥 돌아가, 정 씨 집안의 입찰은 내가 직접 책임질 테니 돼지머리 너는 참견하지 마.” 그러자 정봉성은 화를 내며 말했다.“방금 뭐라고 한 거야?!” “돼지머리라고, 왜, 인정하기 싫니?”정자옥이 웃으며 말했다.“돼지머리가 아니라면 어떻게 도박으로 주식을 잃은 거지? 게다가 어르신을 함정에 빠트리고 말이야. 넌 이렇게 능력이 없으니까 그냥 꺼져.” 이 말은 어떤 사람이라도 들으면 발광할 것이다. 예전의 정봉성이었다면 진작에 싸움을 걸었을 텐데, 그도 정말로 정자옥을 한 대 치고 싶었다. 하지만 문득 강책이 떠올랐다, 강책이라면 어떻게 했을까.강책은 이런 말들을 무시하고 가볍게 웃으며 아무것도 듣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일에만 몰두했다. "그래, 이런 여자한테 속아 넘어갈 수 없지, 난 내 일에만 전념하겠어.” 그가 들어온 것은 입찰하러 온 것이지, 싸우러 온 것이 아니었다.만약 여기서 손을 쓰면 바로 경비원에게 쫓겨나가 입찰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경중을 잘 가려야지, 참자! 정봉성은 심호흡을 했다. "멍청하긴, 난 오늘 정해 제조를 대표해서 입찰을 하러 온 거야, 너희 본사랑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그러니까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지!” "멍청해?” 정자옥은 이를 악물고 참았고, 비웃으
인사말을 길게 한 뒤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죠, 변호별로 각자 자신의 의견을 말해 주시고, 여러분께서 준비한 입찰 제안서를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 해보세요. 1번부터.” 곧바로 1번이 일어나 회사를 소개한 뒤 제안서를 자세히 설명했다.예상대로 그는 푸드타운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점은 해외 푸드타운을 건설하고 해외 음식을 국내에 전문적으로 도입하여 문화적 차이를 형성함으로써 트래픽을 유도한다는 것이었다. 도시 건설국 사람들은 매우 진지하게 듣고 있었고,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기에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1번이 끝났고, 2번의 차례가 왔다. 2번의 서술은 1번과 매우 유사했고, 모두 푸드타운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모두가 도시 건설국이 지향하는 전망에 크게 벗어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른 점은 2번의 집안이 워낙 막강해서 그들이 지으면 더욱 보장이 된다는 것이었다. 도시 건설국 사람들은 여전히 반응이 많지 않았다. 이렇게 하나둘씩, 모두가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하는데 전반적으로 의견이 매우 비슷했고, 모두 푸드타운에 공을 들이고, 디테일과 하드파워를 서로 겨루고 있었다. 드디어 9번, 정봉성의 차례가 왔다. “다음, 9번.”장동운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정봉성은 심호흡을 하고 손에 든 제안서를 보며 잠시 읊조렸다가 일어나서 말했다."안녕하십니까, 정해 제조에서 온 정봉성이라고 합니다.” "정해 제조?" 장동운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이 회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가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은 분명 큰 회사가 아닐 것이다. 성북 땅은 중요한 프로젝트였고, 만약 입찰 회사의 실력이 좋지 않으면 제안서가 아무리 좋아도 낙찰되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정봉성이 회사 이름을 부르자마자 장동운은 빗금을 그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경쟁자들이 비웃기 시작했다."정해 제조? 정용 제조의 자회사지? 직원이 10명도 안 되는 것 같던데.” “쯧쯧, 정
"말도 안 돼!" 그러자 누군가가 일어나 정봉성의 말을 부정했다."침몽 하이테크와 천아 중공업, 모두 일류 대기업인데 어떻게 페이퍼컴퍼니와 협력할 수 있습니까?""허풍도 봐가면서 떨어야 되지 않겠어요?”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직접 정봉성을 향해 나가라고 말했다. 정봉성의 말을 믿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옆에 있던 정자옥도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야, 둘째 동생, 너 혼자 체면을 구기는 건 상관없지만 우리 본사까지 들먹이지는 마, 너무 창피하다.”정봉성은 의혹이 제기되자 유난히 냉정했다. 이때 장동운은 모두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낸 후 정봉성에게 진지하게 말했다.“정봉성 씨, 오늘 입찰은 매우 공식적이고 엄격합니다. 만약 당신이 감히 우리 정부 인원을 희롱한다면 형사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 정봉성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제가 하는 말은 모두 사실이고, 이미 관련된 절차에 대한 서류는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요? 가져와 보세요.”“네.”즉시 한 사람이 정봉성의 공동 성명을 가져와 장동운에게 내밀었다. 도시 건설국의 세심한 검토 아래 이 공동 성명은 신뢰할 수 있는 것이란 걸 확인했다. "정봉성 씨, 입찰 제안서에 대한 내용을 계속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그의 이 말은 정봉성의 공동성명이 거짓이 아닌 진짜임을 선언한 것이기에 참석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정자옥 또한 좌불안석이었다. 10명도 안 되는 페이퍼컴퍼니가 두 거대 회사와 손잡을 수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그것도 주요 발기인이라는 점은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사실 정봉성 자신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다, 강책은 두 회사를 찾아 손을 잡는 것을 돕겠다고 말했었지. 하지만 정봉성이 그 두 회사가 침몽 하이테크와 천아 중공업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지 의심했고, 이렇게 과장된 정보를 소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두 거물 회사가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줘서 감히 여기
특출한 계획서와 두툼한 뇌물이라면 관리자들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완벽한 발표 였습니다, 정아가씨.” 정자옥은 거만하게 다시 자리에 앉더니 음흉한 눈빛을 정봉성을 바라보았다.“동생아, 너 점점 누구를 닮아가는 거 같아.” “누구?” “강책. 너가 아니라 강책이 앉아있는 것 같아. 네 수준으로는 그렇게 말을 못하거든. 봉성아, 누나 말 듣고 강책한테 가까이 가지마. 큰 코 다칠거야.” 정봉성은 코웃음을 치고는 정자옥의 말을 무시했다. 정가가 예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변한 건 모두 정자옥의 탓이라고 그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 한편, 33번지 별장 안.정몽연은 계속해서 입찰에 관련 뉴스를 살펴보았다. 강책은 과자를 먹고는 맛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몽연은 그가 한심했다.“지금 둘째오빠 입찰건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데 과자가 들어가?” “글쎄.” “뭐?”“이런 일은 운도 따라야 하고 실력도 있어야 해. 만약 예전과 같은 태도로 돌아다닌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어. 꼭 바꾸어야만 해.” 정몽연은 “뭐라는 거야.” 라고 답한 뒤, 다시 뉴스에 눈을 돌렸다. 과자를 먹는 강책의 눈빛에서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흘렀다. ..입찰 로비 안.모든 사람들의 발표가 끝나고, 장동운이 입을 열었다.“지금부터 관리자들의 회의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결과는 지금으로부터 30분 뒤 입니다.” 말이 끝나고 장동운은 관리자들과 함께 현장을 빠져나가 회의실로 이동했다. 참가한 사람들의 얼굴에는 잿빛이 돌았다. 업계에서 몇 년동안 종식한 사람들은 이번 판의 승리자는 정자옥이 대표로 지내고 있는 ‘정용제조’ 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느 방면에서도 자신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것은 사실이였다. “역시, 정용제조 구나.” “정해제조는 뭐하는 회사야? 정용제조한테 그런 쓰레기회사가 있었던 거야?” “그니까 말이야, 나라면 바로 영업정지 떄렸다.” 사람들은 정봉성을 보며 수군거렸고, 그가 소란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