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빙그레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당을 나섰다.그가 문 앞에 다다르자 정중은 가슴이 뭉클해지며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강책아!”강책은 문을 열기 직전에, 발걸음을 멈추었다.“고맙다, 정말 고마워!” 강책은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고, 정중에게 깊은 의미를 담은 뒷모습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남자가 가져야 할 모습이 아닐까. 정봉성은 어리바리한 눈을 하고서 먼저 자신의 이마를 만진 후 다시 정중의 이마를 만졌다. "뭐 하는 거야?”정중은 정봉성의 손을 툭 쳤다. "내가 열이 난 거예요, 아니면 할아버지가 열이 난 거예요? 왜 얼토당토않은 말을 하는 거예요?” "내가 무슨 얼토당토않은 말을 해?""아니, 내가 잘못 들은 거예요? 방금 분명히 강책한테 고맙다고 한 것 같은데, 할아버지 약 잘못 드셨어요? 그리고 강책도, 영문도 모른 채 날 왜 도와준다는 거죠? 몰래 날 해치려는 거 아니죠? 우리가 이런 처지에 놓이니까 강책이 한술 더 뜨려는 거 아니냐고요?” “참나!” 정중은 정봉성의 머리를 한 대 내리치며 말했다."강책이 얼마나 마음씨가 착하고 문무도 두루 겸비하고 있는데, 너는 어떻게 뒤에서 그렇게 남을 욕할 수 있단 말이냐?” 마음씨가 착하고, 문무도 겸비한다고? 정봉성은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지? "할아버지, 정말 미쳤어요?그러자 정중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그래, 미쳤다. 내가 좀 더 일찍 미쳤더라면 정 씨 집안은 일찍이 명문 집안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네.” 그는 입구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봉성아, 잘 기억해, 앞으로 강책에게 무례하게 굴지 마. 강책이 바로 우리 정 씨 집안의 구원자니까.” "나중에 강책이 나를 대신해서 어떻게 하면 좋은 가주가 될 수 있는지 너한테 가르쳐 줄 거다.” 그러자 정봉성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이게 다 무슨 소리예요? 강책이 날 가르친다고요? 그럼 죽을 때까지 날 괴롭히지 않겠어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
"허, 나한테 10초를 더 준다고? 네놈이 뭔데?” "해치워버려!” 명령을 내리자 건장한 남자 몇 명이 동시에 달려들었다.네다섯 명의 건장한 남자가 한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분명 어렵지 않은 일이었는데, 결과가 다를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강책은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서서 어떻게 주먹을 날렸는지 거의 볼 수 없었고, 허공에서 소리가 들리며 공기 속에서 잔상이 여러 개 보였다.퍽, 퍽, 퍽!주먹을 날리는 소리가 연거푸 들려왔다. 잔영 하나하나가 모두 건장한 남자들의 얼굴에 남아 있었고, 눈 깜짝할 사이에 그들은 거의 동시에 땅바닥에 넘어져 인사불성이 되었다."이게 무슨……”관리인은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프로 킬러가 와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의 반응이 오기도 전에 강책은 한 손을 내밀어 관리인의 목을 움켜쥐고 살짝 힘을 주자 관리인의 얼굴이 빨개지고 숨을 쉴 수 없어 필사적으로 강책의 팔을 두드렸다."푸, 풀어줘……수, 숨을 쉴 수가……”관리인은 어린아이처럼 무력했다. "그만!”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강책이 눈을 들어보니 사장 해민이 2층 끝에 서 있었다."드디어 나오셨군요."그는 관리인을 책상 쪽으로 바로 내던져 버리자 놀란 몇몇 카드 놀이꾼들이 잇달아 자리를 피했다.강책은 해민 형님에게 다가갔고,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강책, 우리 사이에 원한이 없는 것 아닌가? 날 찾아와 이런 짓을 벌이는 건 말이 안 되는데.” 해민이 강책에게 물었고, 강책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당신 사람이 손을 먼저 댔습니다.” “오케이, 그 얘기는 그만하고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는지 말해 보죠."“정봉성이 10억 빚을 아직 못 갚았다고 들었습니다.” “맞아요.”“제가 대신 갚겠습니다.”해민이 강책의 말을 듣자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아니, 강책, 그게 무슨 소리죠?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당신과 정봉성은 죽고 못 사는 사이였던 것 같은데. 그런데 왜 정봉
말이 안 통하는 사람에겐 어쩔 도리가 없고, 아무리 싸움을 잘한다고 한들 이렇게 많은 총을 상대로는 영웅도 이길 수 없었다. 이렇게 작은 공간 안에서는 도망갈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앞에서 사각지대 없이 사격을 해대면 강책이라고 해도 총알이 빗발치는 곳에서는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다. 해민은 도도하게 고개를 젖히고 득의양양한 모습으로 강책을 바라보았다. "아까는 그렇게 자신만만하더니, 왜 지금은 말이 없는 거지? 자, 계속 그렇게 거만하게 굴어봐.” 해민은 강책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고, 이렇게 많은 총 앞에서 그는 확실히 누구도 안중에 두지 않을 자격이 있다. 위험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 하지만, 해민이 잊고 있었던 게 하나 있는데 그 자신도 이 '작은방'에 있다는 것이다. 그와 강책 사이에는 아직 7~8미터의 거리가 있었기에 강책이 뭔가를 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러나 그것은 평범한 사람에게만 해당될 뿐, 강책은 달랐다. 해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책은 번개처럼 순식간에 자리를 박차고 해민의 자리를 향해 달려갔다. 해민은 그제야 상황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빨리 쏘라고 말을 꺼내려다 입을 벌리기도 전에 ‘포로’가 되어 버렸다. 아무도 반응이 채 오지도 않은 사이, 강책은 해민의 뒤로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고 해민을 방패막이로 삼았다."쏘지 마!"해민은 재빨리 부하들에게 명령했고, 실수로 자신을 쏠까 봐 걱정됐다. 강책의 속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고, 그의 힘을 본 부하들은 그들이 총을 쏘기 전에 강책이 해민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해민은 침을 꿀꺽 삼키며 억지로 웃음을 짜내며 말했다."강책, 굳이 이럴 필요가 있나? 나를 납치해도 무사히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내가 제안 하나 하지, 정봉성의 일은 네가 상관할 필요가 없고 우리는 그냥 각자 제 갈 길을 가면 되는 거야. 어때?” 이것은 해민의 목숨이 보장된 조치이자 현명한 조치였다. 그는 강책의 현명함을 믿
그의 고함소리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귀에 선명하게 박혔다. 강책은 해민을 아무렇게나 내팽개쳤고, 좋은 방패 하나를 이토록 쉽게 버려버렸다. 부하들은 그 장면을 보자 재빨리 총을 들고 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책은 그들에게 절대적인 속도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체험하게 했다.샤샥.눈 깜짝할 사이에 강책은 이미 이 총잡이들의 뒤에 와서 손칼로 벴고, 한 명 한 명 참외를 자르고 채소를 자르듯이 모든 총잡이들을 해결했다.그들이 미처 총을 쏘기도 전에 다 해결한 것이다.정말 두려운 존재였다. 해민은 한 손으로 팔을 감싸고 강책을 겁에 질려 쳐다보는데, 눈앞의 이 남자의 실력은 이미 비인간적인 지경에 이르렀다.이게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일인가? 강책은 해민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만족스러운 답변을 해주길 바라, 그렇지 않으면 내일 다시 찾아올 테니까.” 말을 마치자 그는 돌아서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내일 또 온다고?해민은 죽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자신의 가장 강력한 부하들이 모두 해결되었으니, 내일 강책이 다시 온다면 무엇으로 막아낼 수 있겠는가?무엇으로도 그를 상대할 수 없었다! 내일이면 팔 하나가 부러지는 것만큼 간단하지 않을 것이었고, 두 팔과 두 다리가 부러지고 목숨까지 잃게 될까 봐 두려웠다. “안 돼, 난 죽으면 안 돼.” “정홍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젠 없다, 당신을 도울 수가 없어.” 해민은 허우적대며 일어섰다. “빨리, 빨리 정봉성을 찾아가서 사과를 해야겠어!” ……정 씨네 사당.정봉성은 한 시간 내내 무릎을 꿇었고, 두 다리가 시큰거리며 몇 번이나 일어나려다 어르신에게 제지당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돈을 갚아야 할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정 씨 집안에서 나가야 할지도 말이다. 해민 쪽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는 아주 잘 알고 있었고, 만약 이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면 해민은 자신을 찾아서 결판을 내려고 할 테니 그때가 되면 빼
그들이 무릎을 꿇자 정봉성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리둥절했다. 그는 이렇게 오래 살면서 줄곧 애송이인 척하며 사람들에게 사과해 왔는데,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나, 뜻밖에도 누군가가 자발적으로 그에게 사과를 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람들이 여전히 자기보다 더 강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치대로라면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었다. 그는 전전긍긍하며 말했다."저기, 그럴 필요 없으니 모두 일어나세요.”이렇게 큰 선물을 받은 건 처음이라 정봉성 스스로도 마음이 약해졌다. 하지만 웃긴 건, 상대방은 여전히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가장 앞에 있던 사람이 간곡히 말했다."아뇨, 저희는 일어날 수 없습니다. 저희가 먼저 잘못을 했습니다, 우리가 무리하게 소란을 피워서 당신을 강제로 정 씨 집안에서 퇴출시키려 한 것은 저희가 정말 잘못한 짓입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은 없지만 사과하러 왔으니 정 씨 집안 사당 앞에서 참회하게 해주십시오, 그래야 마음이 편안합니다.""어……”정봉성은 머리를 긁적였다."당신들이 무릎을 꿇고 싶으면, 꿇으시죠.” 그런 뒤 말머리를 돌려 물었다.“해민 형님은?”그들은 정봉성이 왜 해민 형님이 오지 않느냐고 따지는 줄 알고 서둘러 해명했다.“해민 형님께서는 팔을 다치셔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당분간 못 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해민 형님께서 다 나으시면 반드시 직접 사과하러 오실 겁니다.” 정봉성은 더욱 멍해졌다.해민 형님이 팔을 다쳤다고? 누가 이렇게 대담하단 말이지? 그는 탐색하듯 물었다.“당신들이 이렇게 하는 건 누구 때문이죠?” 그러자 상대방은 매우 성실하게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세요, 누구 때문인지는 도련님께서 제일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정봉성은 얼굴을 찡그리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사당 안으로 들어갔다."할아버지, 정말 이상해요. 해민 형님의 부하들이 와서 사과를 하다니요!” "게다가 해민 형님이 다쳤다네요. 정말 이
"전에는 내가 눈이 멀었었지만, 지금은 누가 좋고 누가 나쁜지 똑똑히 봤다고!”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가자!"20분 후.정몽연의 집 앞까지 차를 몰고 온 정봉성은 차가 멈추자 한참을 망설이다가 천천히 내렸다.과일 한 상자를 손에 들고 할 말을 생각해 보고 나서야 그는 마지못해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고맙다는 말을 하기 싫은 게 아니라 그는 매우 쑥스러웠다. 예전에 강책, 정몽연에게 했던 일을 생각하면 정봉성은 마음속으로 자신이 소인처럼 느껴졌고, 사실 그가 한 행동대로라면 그는 소인이 맞았다. 대문 앞에 다다르자 정봉성은 강책이 정몽연의 발을 주무르며 금슬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크흠.”그는 일부러 헛기침을 했다.방 안에 있던 그들은 인기척을 듣고는 부끄러워서 얼른 자세를 고쳐 앉았다. 정몽연 빨개진 볼을 한 채 말했다.“둘째 오빠, 왔어?” "응." 정봉성은 걸어가 과일 상자 하나를 찻상 위에 놓고는 어색하게 말했다. "오늘은 특별히 강책에게 감사 인사를 하려고 온 거야, 강책 나를 도와줘서 고맙다……” 그는 말을 더듬고 우물쭈물하는 등 평소 청산유수처럼 말을 잘하던 정봉성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하지만 이상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한 번도 이렇게 오글거리는 말을 한 적은 없었다. 듣던 중 강책은 얼른 손을 들어 그만하라고 했고, 듣기 싫은 게 아니라 온몸에 소름이 돋았기 때문이다. 이건 마치 억지로 감동을 쥐어짜내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고, 보는 사람을 괴롭게 했다. "에이, 됐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어요.” "그러니?”정봉성도 어색해하며 말했다."그, 그럼 가져온 건 여기 두고 먼저 일어날게.”"잠깐만." 강책이 맞은편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일단 앉아봐요, 할 말이 있습니다.” 정봉성은 자리에 앉았다.강책은 그를 보고 다시 정몽연을 보며 말했다."정봉성, 난 이미 몽연이와 의논을 했어요, 당신을 정 씨 집안 가주의 자리에 앉힐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이렇게 되면 정 씨
강책은 정봉성의 뜨거운 눈빛을 보며 즐거워했다."그래야지!"그는 정봉성에게 열쇠를 건네주었다. "이 열쇠는 당신이 잘 가지고 있어요. 곧 몽연이가 정 씨 집안의 작은 회사를 당신에게 넘겨서 관리를 하게 될 거니까.” 정몽연은 정 씨네 집안에 작은 개인회사를 두고 있는데, 정몽연은 이미 정 씨 집안을 나왔으니 개인 회사도 원하지 않았기에 손을 떼려고 했다. 그리고 그녀의 인수자가 바로 정봉성이었다. 정봉성은 열쇠를 집어 들며 말했다."그 회사는 껍데기에 불과해, 회사의 빚을 탕감하는데 쓰이지, 실제로는 쓰임새가 없다고. 이런 작은 회사를 나한테 넘겨줘도 소용이 없지 않나?” 상황은 확실히 그러했다. 하지만 강책은 도시계획서 한 부를 꺼내 정봉성 앞에 내놓았다."모레 강남구에서 건설 부지 입찰이 있을 예정인데, 이 작은 회사 이름으로 입찰할을 한 뒤 빠르게 실력을 키워서 회사에서 해고당한 그 어르신들을 당신의 새 회사에서 키우게 되면 나중에 전세를 뒤집을 때 사용할 수 있게 돼.” 작은 회사의 입찰을 이용하여 프로젝트를 따낸 후, 돈을 벌어서 직원을 키운다고? 이 수법은 듣기에는 괜찮았지만 거의 실현될 수 없는 일이었다. 정봉성 또한 그 사실을 모르지 않았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강책, 성북 땅을 말하는 거지? 물론 그곳은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곳이지만 그럴수록 노리는 사람이 많을 텐데, 우리 같은 껍데기에 불과한 회사가 무슨 실력으로 입찰을 하겠어?” 그러자 강책이 대답했다."내 말대로 하면 돼요. 몽연이랑 내가 당신의 새 회사를 도와줄 두 사람을 붙여줄 거야. 그때 당신은 새 회사를 필두로 다른 두 회사와 연합을 해서 공동 입찰을 하게 될 거야.""믿을 만한 건가?” "믿을 만해요.” 정봉성은 도시계획서를 보며 마음을 다 잡았다, 한 번 해보지 뭐! 기껏해야 실패할 뿐, 팔다리가 부러지는 것도 아닌데 안 해볼 이유도 없었다. "그럼 내가 지금 가서 입찰서를 쓸 사람을 찾고, 가능한 한 빨리 입찰 제안서를 작성하도록
"주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할 텐데.” "하하, 누가 주든 준 사람은 다 망하게 돼요, 내 말 명심해.”강책은 등을 소파에 기대며 계속해서 말했다."자, 오늘 할 말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가도 좋아요. 입찰을 따내고 오래된 직원을 먹여 살리는 것은 당신이 가주 자리에 앉는 첫걸음입니다, 절대 놓치지 마세요!"정봉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말을 마치자 그는 즉시 일어나 입찰 제안서를 준비하러 떠났다.정봉성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정몽연이 말했다."여보, 둘째 오빠가 할 수 있을까? 일 처리가 믿음직스럽지 않아 일을 망칠까 봐 걱정인데 뒤에서 몰래 도와줄 사람을 찾아볼까?”강책은 고개를 저었다.“정봉성을 믿어봐.” "가주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험난한 일을 겪어야 하는데, 이런 작은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우리가 더 이상 그를 도울 필요가 없지.” 또 하나, 강책은 정봉성의 눈에서 ‘빛’을 보았다. 그것은 남자의 빛이었고, 존엄을 위해 분투하는 눈빛이었다! 한때 강책에게도 이런 빛이 있었는데, 강책이 인생의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바로 이 빛이 그를 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강책이 바닥으로 떨어진 정봉성을 구할 차례다, 한때 자신을 구해줬던 사람처럼 말이다.한편, 정봉성은 회사로 돌아와 즉시 사람을 불러 입찰 제안서를 작성했다. 투지는 넘쳤지만 마음속에는 늘 힘이 없었고, 강책이 그에게 준 건의는 정말 대담해서 보통 사들이라면 결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는 기존 사무실 대신 정몽연의 작은 회사로 출근했다.정봉성은 현재 프라이버시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됐다. 지금부터 하는 모든 일은 정홍민과 정자옥 그 두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정봉성이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 정중은 사무실로 들어갔고, 빈둥빈둥 놀기만 하던 그의 손자가 갑자기 분투하는 것을 보고 정중의 가슴에서 뜨거운 열기가 솟구쳤다.좌절은 사람을 진보시킨다.정홍민의 사건으로 정중은 많은 것을 잃었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좋은 손자로 바뀌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