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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3화

사당의 문은 굳게 닫혀 있지 않았기에 바람이 불자 문이 열렸다.

마른 나뭇잎이 문틈을 타고 들어와 공중에서 펄럭이고 있다.

쏴아.

찬바람이 정중의 얼굴에 불어왔고, 그는 멍한 상태에서 깨어나 온몸을 부르르 떨며 멍하니 강책을 바라보았다.

이상했다.

그의 마음속에는 큰 동요도, 경악도 없었다.

지금 그는 마치 큰길을 걷다가 마주 오던 화물차에 세게 부딪힌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으며 이미 세상과 단절한 듯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는 생각하는 것을 잊었으며 마치 산송장처럼 두 눈이 흐릿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머릿속에 수많은 장면들이 떠올랐다.

정몽연의 거액 계약을 도운 강책의 모습, 위험한 고비를 무사히 탈출한 강책의 모습, 그리고 다시 한번 구사일생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강책의 그 모습들이 줄줄이 떠올랐다.

그때의 정중은 증오에 두 눈이 멀어 있었다.

그는 강책이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차분하게 다시 생각해 보면 '운이 좋다'라고 단순히 치부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정중이 강책을 중시하지 않았던 것도 그가 강책에게 계속 끌려다니는 이유였다.

항상 상대방을 직시하려 하지 않는데 어떻게 상대방을 이길 수 있겠는가?

이제 정중은 직시하기 싫어해도 해야 했다.

“강남구, 총책임자?”

정중은 마치 기계처럼 감정이 하나도 담겨있지 않은 두 눈으로 묵묵히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처음으로 그는 눈앞에 있는 이 남자를 알지 못한다고 느꼈고 매우 낯설게 다가왔다.

그렇다, 강남구의 총책임자 신분만이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었고, 3개의 지고지상인 우승기를 가질 수 있다.

차츰 정중의 얼굴에는 씁쓸함만 남았고, 눈에서는 눈물이 힘없이 흘러내렸다.

정중은 엎드려 두 손으로 땅을 쳤다.

"왜? 왜 진상이 이 모양이란 말이냐!”

이제 그도 강책이 말한 것이 모두 사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강책은 정말 정 씨 집안의 재산을 신경 쓰지 않을 인물이다.

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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