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성은 조금은 비웃는듯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동생아, 왜 이렇게 버리기 아까운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무슨 패인지 한 번 보자.” 그는 버려진 카드 더미 안에 있던 세 장의 카드를 닥치는 대로 들춰냈고, 567을 본 후 정봉성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어리둥절해했다. “야, 무슨 이런 패를 버리고 있어?”정봉성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정몽연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고, 솔직히 이런 패는 버릴 이유가 없었는데 강책이 버리라고 하니 버릴 수밖에 없었다.정봉성은 강책을 돌아보며 말했다."매부, 포커 놀 줄 아는 거야 없는 거야? 이 패가 얼마나 좋은 패인지 알고 있는 거야 지금?” 그러자 강책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이번 판에는 이것보다 더 큰 패가 있어 돈을 못 딸 겁니다.” "야, 너 무슨 투시안이라도 있어? 이 판에 어떤 사람의 패가 이것보다 더 크다는 걸 어떻게 안다는 거지?” “믿거나 말거나.” "허어, 강책아, 네 그 허풍은 정말 이길 사람이 없구나.” 정봉성은 손을 들어 자신의 카드를 보더니, 조용히 카드를 꺼내며 말했다.“나는 누구처럼 그렇게 겁이 많지는 않아서 말이지, 이번 판은 내가 가져야겠어. 첫판에는 가볍게 4천만 원부터!” “포기.”“포기.”“갑니다, 8천만 원.” 누군가 따라오자 정봉성은 입맛을 다셨다."서양 놈이, 겁도 없이 내 패를 따라와?” 그러자 그 서양인은 웃으며 말했다.“내 패가 좀 커서 말이지, 당신 패를 이길 수 있을지도 몰라.” “하하, 한 번 해보던가.”정봉성은 곧바로 2억을 내놓았다.“따라가지, 2억!” 서양인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2억 3천.”이라고 맞받아쳤다. “정봉성, 그만 포기하죠.”강책이 말했다.“입 닥쳐!” 게임에서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바로 ‘포기’였고, 사기를 모두 떨어뜨리는 말이었다. 정봉성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4억 6천, 두 배로 간다!” 서양인은 들고 있던 패를 펼쳐 보였고, J 4장, 즉 포카드였다. 정봉성
나머지 몇 명은 모두 패를 버리고 결국 정봉성과 정몽연만 남게 됐다."여동생아, 나랑 끝까지 싸울래?"정몽연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였고, 강책은 이미 계획이 다 있다는 듯 말헀다."이번 게임은 저희가 무조건 이길 테니 얼마를 제시하든 다 따라갑니다.” "하하하하, 미쳤네."정봉성이 말했다."우리는 어차피 남매니까 이렇게 목숨 걸고 할 필요 없어. 이렇게 하자, 인당 20억 씩, 바로 카드를 공개하는 거 어때?” 20억? 이게 목숨걸고 하지 않는 거면 뭐란 말인가? 정몽연이 만약에 지면 어떻게 이 20억을 갚으라는 거지? 그녀가 머뭇거리는 사이 강책이 대답했다."문제없다. 인당 20억씩, 카드를 공개하죠.” 정몽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자신의 패가 좋기를 기도했다.이번 게임은 무려 20억 원짜리이니 결코 질 수 없었다! “제발, 하느님.” 정몽연은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카드를 펼쳤고, 카드는 J 투페어였다. 족보에서 가장 낮은 단계에서 두 번째인 투페어, 승산이 없어 보였다. 정봉성은 그녀의 패를 보더니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야, 강책아, 이게 네가 말하는 이번 게임에서 가장 큰 카드야? 오마이갓, 너무 커서 무서워 죽겠네.” "미안해, 동생아, 이번 판은 둘째 형이 이기게 됐네. 20억은 내가 가질게.” 정봉성은 매우 기뻐하며 20억을 손에 넣은 것 같았고, 이것이 그가 오늘 강책과 정몽연을 속인 주요 목적이었다. 카드게임을 통해 정몽연은 돈을 잃고 도저히 갚을 수 없을 때 주식으로 빚을 갚게 되는 것. 이렇게 하면, 그 10%의 주식을 순조롭게 회수할 수 있다. 정봉성이 이런 생각을 하며 옆에 있던 정자옥을 슬쩍 쳐다보자 두 사람은 모든 게 계획대로 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동생아, 내 카드 잘 봐.”첫 번째 카드는 10 하트, 두 번째 카드는 10 클로버였다. "하하, 이런 패는 이제 똑같은 게 한 번만 더 나와주면 된다고.” 그는 말을 하면서 세 번째 카드를 펼쳤다.9 스페이드, 그의 패는 10 투
몇 명은 기뻐하고, 몇 명은 절망에 빠졌다. 정몽연은 기쁨에 겨워 돈을 모두 가져왔고, 정봉성은 울먹이며 20억 원을 잃었다. 이기려고 하면 할수록 돈을 잃어가는 법. 업어!"한 게임 더!” 다시 한번, 카드를 뒤섞었다. 가장 무서운 건 강책이 매 게임마다 카드 판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이었고, 그의 지휘 아래 정몽연은 포기를 할지, 게임을 계속할지만 말하면 됐고 다른 건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그녀가 게임을 포기한다면 이번 판은 반드시 누군가가 그녀보다 더 좋은 카드를 갖고 있는 것이었고, 끝까지 버틴다면 반드시 그녀가 이기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다들 허튼수작이라며 믿지 않았지만, 점차 이런 조작에 익숙해져갔다. 다른 사람들은 정몽연을 의도적으로 피했지만, 정봉성만은 돈을 많이 잃었기에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떤 카드든 끝까지 버텼다. 30억, 40억, 50억, 60억. 60억 원을 순식간에 날렸다."선생님, 더 이상 칩이 없습니다. 지금 바로 테이블을 떠나시죠."딜러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지만 그의 말은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떠나라고? "망할, 지금 누굴 깔보는 거야?”정봉성은 카드 두 장을 더 꺼내며 말했다."이 안에 있는 돈 전부 칩으로 바꿔!” “OK.”다급해진 정봉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몇 년 동안 모은 돈을 모두 꺼냈다.그의 무모한 행동을 막아야 할 정자옥은 뒤에 숨어서 슬쩍 웃으며 그를 말릴 기색이 전혀 없어 보였다. 오히려 정몽연이 나서서 그를 타이르며 말했다. “둘째 오빠, 우리는 오늘 기분 좋게 온 건데 이렇게 화를 내려고 온 게 아니잖아. 이제 그만하고 여기서 끝내는 거 어때?” "끝내자고?”정봉성은 그녀의 호의를 몰라주며 큰소리를 쳤다. “지금 내 돈을 다 가져가 놓고 도망가려고? 절대 그렇게 내버려 둘 순 없지! 자, 계속해, 그렇게 대단하다면 내 돈을 한 번 다 가져가 보시던지!” 그는 이미 정신이 팔려 있었기에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고, 더구나 정몽연에게 적대적이었던
정봉성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모두들 강책을 주시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강책이 무슨 사기술을 썼는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다.강책은 패도 건드리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사기를 치고 싶어도 칠 수 없는 일이다. 그러자 강책은 벌 거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좋은 패인지 나쁜 패인지를 아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카드의 순서를 기억만 하면 되죠.” "카드의 순서?”“네, 매 게임마다 새로운 카드를 사용하는데, 새 카드는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 카드가 A~K 순으로 배열되는 것인데 이는 카드가 나올 때부터 설정되어 있는 거죠.”“그래서?” 강책은 빙긋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그러고 나서 처음 카드의 순서를 알게 되면 딜러가 카드를 섞는 방법을 잘 보기만 하면 됩니다. 딜러가 카드를 섞을 때 각 카드가 어디에 끼워져 있는지 잘 보고, 각 카드의 순서를 기억하면 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각자에게 카드가 주어질 때 어떤 카드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겁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카드를 섞는 순서를 보고 그 자리에서 기억하라고?강책의 뇌가 컴퓨터라도 된다는 말인 건가? “헛소리하지 마!”정봉성이 큰 소리로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너 이 새끼 지금 나를 바보로 아는 거야? 이걸 도대체 누가 할 수 있단 말이야?” "제가 할 수 있습니다.” 강책의 대답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고, 그가 말한 방법은 너무나도 터무니없었다. 하지만 강책은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아니면 제가 시범을 보여 볼까요? 딜러 님, 당신이 카드를 섞으면 저는 카드를 하나씩 정확하게 알아맞히겠습니다.” “저 자식 말대로 해!”정봉성이 손짓하며 말했다. 딜러도 매우 궁금해하며 새로운 카드를 꺼냈고, 확실히 강책의 말대로 A~K의 순서대로 카드는 놓여 있었고 이는 상식이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능숙하고 빠르게 카드를 섞기 시작했다.
또 칩으로 바꾼다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멍해졌다. 특히나 정몽연은 오늘 돈을 벌기 위해 온 게 아니라 오빠, 언니와 화해하기 위해 온 건데, 지금 상황을 보니 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다. 정몽연은 그를 말리며 말했다."둘째 오빠, 이제 그만 바꾸지. 그럼 이렇게 하는 거 어때? 내가 이겨서 딴 돈을 다 돌려줄게, 한 푼도 받지 않고 말이야.” "하하, 지금 누가 누굴 동정하는 거야? 내가 네 동정이 필요한 사람으로 보여? 저리 비켜!” 정몽연의 호의는 정봉성에게 철저히 무시당했다. 곧 오락장 책임자인 해민 형님이 다가왔고, 그는 와인잔을 한 손에 들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정 도련님, 저를 찾으셨나요?” "그래요, 전 정 씨 집안 지분의 15%를 저당잡히고 돈을 좀 바꿔서 계속 카드 게임을 할 생각입니다.” “정 도련님, 생각을 잘 하셔야 합니다.” "물론이죠.""그래요, 그럼 천억 원을 담보로 드리죠.”천억? 정봉성은 못마땅해하며 말했다."아니, 해민 형님, 너무 의리가 없는 것 아닙니다. 저희 집안의 지분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모르시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예전 홍연 그룹의 안영운은 무려 2천억 원을 들여서 저희 집 지분 10%를 손에 넣었는데, 지금 천억 원으로 내 지분 15%를 빼돌린다고요?” 그러자 해민 형님은 눈을 가늘게 뜨고 대답했다."여기는 오락장이지 쇼핑몰이 아닙니다. 저는 천억을 제시했으니 원하면 하고, 아니면 말고요. 정 안 되면 안영운을 찾아가서 당신의 지분을 파시던지요.”안영운을 찾아가라고? 그럴 시간이 어딨겠는가! 정봉성은 지금 손이 근질근질했고 당장이라도 판을 뒤집고 싶어 했다. “좋아요 좋아, 천억 원으로 합시다, 거래 끝.” “정 도련님께 칩을 준비해 드려.” 곧, 수많은 칩들이 올려져 있는 커다란 쟁반을 들고 왔고, 자그마치 천억 원이었다. 정봉성은 웃으며 말했다."너희들 내 돈을 따갔으니 아무도 도망갈 생각 하지 마, 내 돈을 다 따가던지 아니면 내
오늘 밤 분명 정몽연을 몰아내려고 하지 않았던가? 정몽연의 주식을 뺏어오기로 한 일은? 상대하기로 했어요? 어떻게 결국에는 자신의 주식을 잃게 된 것이지? 망했어, 다 망했어.“아니, 회사 주식은 잃어버리면 안 돼.”정봉성은 놀라서 해민 형님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주식을 돌려줘요, 돌려 주란 말입니다!” "미안해요, 정 도련님, 주식을 원하시면 3천억 원을 가져오세요.” "3천억이라니? 분명 천억 원만 줬잖아요.” "그건 그거고, 지금은 지금이죠. 그리고, 천억 원이라고 해도 당신은 가져올 수나 있나요?” 정봉성은 넋이 나갔다.그렇다, 그는 천억 조차도 가져올 수 없었다. 정봉성은 마치 얼음 동굴에 떨어진 듯 차갑고 온몸에 힘이 다 빠진 듯했으며,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자신이 잠시 이성을 잃어서 저지른 실수일 뿐, 강요를 당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해민 형님이 주식을 담보로 잡으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정봉성은 현재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연약한 소녀처럼 처량하게 울고 있다. 그날 밤 정봉성은 자신이 어떻게 오락장을 떠났는지조차 모른 채 그곳을 나왔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정자옥은 정봉성이 제정신이 아닌 것을 생각해 그를 혼자 데리고 나와 집으로 보내 몸조리를 잘 하도록 했다.정몽연은 강책과 함께 차를 불러 집으로 돌아갔다. 차 안.정몽연은 생각할수록 이해가 가지 않았다."오늘은 다들 즐기러 온 것뿐이데 왜 이런 난리가 난 거지?” 강책은 덤덤하게 대답했다."즐기러 온 것뿐인게 맞아? 처음부터 정봉성이 계획한 거야. 오락장을 이용해서 네 돈과 주식을 모두 빼앗아오려고 한 거라고. 하지만 정봉성은 자신이 그 덫에 걸려들 것은 생각하지 못한 거지.”정몽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보, 오늘 밤 둘째 오빠의 운이 왜 이렇게 안 좋은 거야? 아니면 당신의 카드 기술이 매우 좋은 거라고 할 수 있나? 왜 우리가 이긴 거지?”이 문제를 강책은 일찍이 알아차리고 있었다. “내가 카드 게임을
칠흑 같은 밤, 정자옥은 정봉성을 집까지 바래다주고 떠났다.그녀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먼저 시내 감옥에 서 정홍민을 만났다."오빠, 예상대로 정봉성 그 바보가 아무런 의심도 없이 모든 주식을 잃었어!"정자옥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일이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고 모든 것이 그녀의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었다. 오히려 정홍민은 상당히 냉정해 보였다. 그때를 떠올려보면 그는 거의 성공할 뻔했지만,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다. 지금의 그는 그 당시보다 훨씬 냉정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일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긴장을 늦추면 안 되고 성공할 때까지 항상 조심해야 했다. “강책은? 무슨 단서라도 발견했어?”정홍민이 묻자, 정자옥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강책은 계속 표정에 변화가 없고 말도 없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 게다가 경계심도 높아서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정홍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저번에 강책에 대한 설명에 따르면 그 사람은 상대하기 까다로운 건 사실이지.” "오빠, 하지만 다음 단계에서는 우리가 그 사람을 상대해야 한다고!” "그래, 다른 사람들은 다 처리했으니 이번에는 정몽연의 지분 10%를 가져갈 차례야. 정몽연이라면 몰라도 문제는 강책이 옆에 있다는 건데……”“오빠, 좋은 생각 없어?”정자옥이 묻자, 정홍민이 대답했다. "일단 조급해하지 말고 며칠 차분히 살펴보자. 강책을 어떻게 꺾고 정몽연으로부터 그 지분 10%를 빼앗을지 말이야.” "정몽연을 상대할 때는 억지로 해서는 안 되고 머리를 잘 써도 안 돼.” 그러자 정자옥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억지로도 안 되고, 머리를 써도 안 되면 방법이 없는 것 아니야?” 정홍민이 웃으며 대답했다."너희들은 그동안 몇 번이나 교묘하게 남의 재산을 강탈해갔는데, 언제 성공한 적이 있어? 내가 봤을 때 너희들의 이전 몇 번의 계획은 사실 이미 완벽했고, 나라고 해서 더 완벽한 계책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니야.” "그러니 교묘하게
어쨌든 비교적 즐거운 일이었다. 나성민도 그날 다리가 부러진 뒤로는 평생 감독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 이유 중 하나는 평판이 나빠진 것이고, 나머지는 다리가 부러졌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기적적으로 회복을 해서 짧디짧은 한 달여 만에 감독으로 복귀할 수 있을 줄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을 그는 강책에게 감사했다. 그가 말을 하고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늦은 시간인데 누구란 말이지? 나성민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혼자 의관을 나섰고, 호화로운 스포츠카 한 대가 문 앞에 있고 그 앞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달빛을 빌려 상대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었고, 그는 바로 앞서 자신과 원천 FC를 사들이겠다고 실랑이를 벌였던 양재 보험의 맹도영이었다! "여긴 무슨 일로 온 거죠?”나성민의 얼굴빛이 축 늘어지며 말했고, 맹도영은 평소와 달리 웃음을 지어 보이며 다가왔다. "나 감독님 찾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서 당신이 여기 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여화타의 의관에 계시다니, 대단하군요.” 나성민은 그를 한 번 노려보더니 말했다."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온 건지 그냥 바로 말하죠.” "역시 시원시원하네요. 그래요, 그럼 빙빙 돌지 않을게요."맹도영이 손가락을 튕기자 부하 한 명이 차에서 슈트케이스 하나를 들고 걸어왔다.부하들이 두 사람 앞에서 슈트게이스를 열었고, 안에는 번쩍이는 지폐가 들어있었다.“이게 무슨, 맹도영 씨,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그러자 맹도영이 웃으며 말했다."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천 FC 인수에 실패한 뒤 우리 양재 부동산이 장경 클럽 인수로 바뀌었죠. 하지만 공교롭게도 내일 장경 구단이 당신네 원천 구단과 시합이 있더군요.” “당신도 알다시피, 장경은 현재 전적이 엉망이고 강등 구역에서 조금 벗어나나 수준이죠. 자리를 지키고 장경의 가치를 두 배로 올리기 위해서, 내일 시합은 우리가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