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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91화

그녀는 서비스직의 웃음을 내보였다. 고객을 대할 때에는 미소를 띠고 있어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나비는 강책의 대단함을 알고 난 뒤로 그에게 온갖 예의를 차렸다. 그리고는 그에게 “강선생님, 제가 같이 춤을 춰 드려도 괜찮을 까요?” 라며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도 강책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는 그저 나비를 무시한 채 그녀 옆에 있는 와인을 들고 자신의 잔에 술을 꽉 채웠다. 그리고는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기 시작했다. 나비는 살짝 민망했다. 반쯤 마시고 나서야 강책은 “아, 나비라고 하셨죠?” 라며 쓸데없는 질문을 보내왔다.

“네..”

“여기서 나가고 싶으세요?”

이게 무슨 질문이지? 나가고 싶다니? 나비는 잠시 멈칫거렸다. 강책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제 친구 중에 손재언이라고 하는 친구가 있는데, 항상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만약 여기서 나가고 싶으시면 저한테 말씀해주세요. 제가 만나게 해드릴 테니까.”

쿵! 쿵! 쿵!

강책의 말은 마치 천둥처럼 나비의 뇌리안에서 크게 울렸다. 정말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였다. 순간, 예전의 슬픈 기억이 마음 속에서 나와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같이 떠나자는 손재언의 말을 믿고 떠난 나비는 결국 손가의 가주 손에 남성으로 팔려 수운천의 무녀가 되어 끔찍한 삶의 연속을 보내게 된 것이다. 손재언은 나비에게 그런 사람이였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도중에 자신에게 손재언의 이름을 꺼낸 사람은 강책이 처음이였다. 나비는 강책을 째려보며 말했다.

“손재언? 허허, 제 일생을 망쳐놓은 그 짐승도 못하는 놈 말씀하시는 건가요? 전 절대로 그 사람 곁으로 안돌아가요!”

“당신도 알고 있을 겁니다, 손재언은 당신을 망가뜨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거. 그리고 손재언도 당신과 같은 피해자입니다.”

“피해자? 제가 지금까지 무슨 수모를 겪고 참으면서 살아왔는 지 아시고 하는 말씀입니까? 손재언 곁으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여기서 죽는 게 낫겠어요!”

“그렇게 단정 지으시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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