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서비스직의 웃음을 내보였다. 고객을 대할 때에는 미소를 띠고 있어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나비는 강책의 대단함을 알고 난 뒤로 그에게 온갖 예의를 차렸다. 그리고는 그에게 “강선생님, 제가 같이 춤을 춰 드려도 괜찮을 까요?” 라며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도 강책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는 그저 나비를 무시한 채 그녀 옆에 있는 와인을 들고 자신의 잔에 술을 꽉 채웠다. 그리고는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기 시작했다. 나비는 살짝 민망했다. 반쯤 마시고 나서야 강책은 “아, 나비라고 하셨죠?” 라며 쓸데없는 질문을 보내왔다. “네..” “여기서 나가고 싶으세요?” 이게 무슨 질문이지? 나가고 싶다니? 나비는 잠시 멈칫거렸다. 강책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제 친구 중에 손재언이라고 하는 친구가 있는데, 항상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만약 여기서 나가고 싶으시면 저한테 말씀해주세요. 제가 만나게 해드릴 테니까.” 쿵! 쿵! 쿵!강책의 말은 마치 천둥처럼 나비의 뇌리안에서 크게 울렸다. 정말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였다. 순간, 예전의 슬픈 기억이 마음 속에서 나와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같이 떠나자는 손재언의 말을 믿고 떠난 나비는 결국 손가의 가주 손에 남성으로 팔려 수운천의 무녀가 되어 끔찍한 삶의 연속을 보내게 된 것이다. 손재언은 나비에게 그런 사람이였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도중에 자신에게 손재언의 이름을 꺼낸 사람은 강책이 처음이였다. 나비는 강책을 째려보며 말했다.“손재언? 허허, 제 일생을 망쳐놓은 그 짐승도 못하는 놈 말씀하시는 건가요? 전 절대로 그 사람 곁으로 안돌아가요!” “당신도 알고 있을 겁니다, 손재언은 당신을 망가뜨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거. 그리고 손재언도 당신과 같은 피해자입니다.” “피해자? 제가 지금까지 무슨 수모를 겪고 참으면서 살아왔는 지 아시고 하는 말씀입니까? 손재언 곁으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여기서 죽는 게 낫겠어요!” “그렇게 단정 지으시지 마세요.”
강책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빠른 걸음으로 그녀에게 향했다. 신온은 강책을 보고는 바로 그 자리에서 피해 그의 곁으로 가고 싶었지만 수군신은 신온의 행동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옆으로 한걸음 움직여 신온의 앞을 막았다. 신온은 똑바로 서있지 못하고 바로 다시 그 자리에 앉아버렸다. 수군신은 신온을 위아래로 흝었다. 눈빛에는 악의가 숨겨져 있는 듯 했고 계속 혀를 내밀어 자신의 입술을 핥았다. 신온은 수군신이 원하던 여자 그 자체였다. 신온은 초조하고 분노가 쏟아났지만 “강책!” 이라고 외치며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수 밖에 없었다. 수군신은 강책이 자신의 뒤에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비켜날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는 커플들 사이에 껴서 방해하는 이 느낌을 즐겼다. 그리고 여자가 혼자서 도움을 구하고, 보호를 바라는 눈빛을 좋아하는 이상한 취미가 있었다. 강책을 막고 신온의 불쌍한 눈빛을 계속 볼 수 있다면 그 이상의 즐거움은 없었다. 동시에, 수군신의 몇몇부하들이 다가가 강책의 길을 막고는 신온에게 다가올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강책을 향했다. ‘그 장면’이 또 한번 더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수군신은 여러번 자신의 신분을 내세워 커플들 사이에 껴서는 남자 앞에서 여자를 괴롭히며 즐거워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수군신의 이상한 취미를 알고 있었고,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자리는 강책과 신온을 준비한 자리였다. 이 곳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들의 비극이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군신은 머리를 흔들고는 자신의 셔츠 단추를 하나둘 풀었다. 그리고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그의 행동에 신온은 깜짝 놀랐다. 그저 강책과 춤을 한번 추기 위해 들어온 곳에서 마음에 들지도 않는 남자와 스킨십을 하게 되다니 이게 말이 되는 것인가? 혹시 지금 강제로 추행하려는 것인가? 순간, 두려움이 신온의 몸을 휘감았다. 신온처럼 냉정하고 침착한 여자도 이러한 상황에 어쩔 줄 몰라했다. 반항을 해야하나? 힘 없는 약한 여자가 어떻
5초 안되는 시간에 아무런 소리도 없이 자신의 부하들을 모두 쓰러뜨렸다고?강책이라는 인간, 뭐하는 사람이지? 수군신은 잠시 멈칫거렸다. 그는 침을 꼴깍 삼키고는 차가운 말투로 “강책, 내 곁에서 5미터 정도 떨어져! 마음대로 움직이지 마!” 라며 말했다. 하지만 강책의 얼굴에는 변함이 없었다.수군신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왜 반항 하려고 하는 건가?허허, 보아하니 돈은 어느정도 있는 것 같은 데. 우리 수운천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 잊지마. 남성에서 수운천은 무적의 존재야. 이 곳 어디에서도 수운천 앞에서는 넙죽 거려야 해. 내가 네 여자 마음에 들었어. 영광으로 알아야 해! 너무 걱정은 하지마. 내가 뺏으려고 하는 건 아니고, 딱 오늘 하루만 이니까. 오늘 저녁이 지나면 내일 아침에 데려가도 좋아. 절대 붙잡지 않을 게. 어때, 괜찮은 조건이지?” 괜찮은 조건? 인간 쓰레기인 수군신은 어이없는 말을 꺼냈다. 강책은 아무런 움직임도 하지 않으며, 얼굴의 표정변화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은 알고 있다. 그의 이러한 행동은 폭발하기 직전의 행동이며 분노가 극치에 달했을 때 나오는 ‘침착’ 이라는 것을 말이다. 매번 그가 침착할 때는 항상 어떤 사람이 죽었다. 강책은 살며시 고개글 들고는 살기 넘치는 눈빛으로 수군신을 바라보았다. 수라전쟁의 신의 경멸섞인 눈빛이였다. 소인배같은 수군신이 어떻게 강책의 그러한 눈빛을 감당할 수 있겠는 가? 그는 강책의 눈빛을 보고는 깜짝놀라 다리에 힘이 풀려 바로 그 자리에 주저 앉아버렸다. 그리고는 이마에 난 식은 땀을 닦았다. “강책, 뭐하는 거야? 내 말 잘 들어야 할거야, 나는 수운천의 작은 어르신이라고! 나한테 반항하는 건 수운천에 반항하는 것과 다름없어. 죽고 싶어?” 그의 물음에도 강책은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그저 침착만을 유지하고 있어 무서움을 한층 더 느낄 수 있었다. 수군신은 그의 눈빛을 감당하지 못하고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그는 기어서 옆으로 움
실화인가? 강책의 힘은 정상인의 범위를 한 참 벗어났다. 어느 누가 사람의 손뼈를 모두 망가뜨릴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보지도 못한 그의 괴력에 다른 부하들이 깜짝 놀라 모두 창백한 얼굴로 강책을 바라보고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내밀지 않았다. 수군신은 발을 동동 굴렀다. “뭘 멀뚱멀뚱하게 서있어? 죽고 싶은 거야?” 그의 말에 부하들은 어쩔 수 없이 강책에게 달려들었다. 주먹이 비처럼 빠르게 달려들었지만 한 사람도 강책을 때린 사람이 없었다. 8명이 전부 공격해도 강책을 이기기에는 벅찰 것이다. 강책은 마치 바람을 맞는 잎사귀 처럼 계속해서 움직였다. 아무리 빠른 주먹도 강책의 털 끝하나 건드릴 수 없었다. 오히려 그들이 잠시 정신이 팔릴 때 강책이 주먹을 내둘렀다. 펑!! 큰 소리가 나는 동시에 한 사람의 턱이 부러져 입술에서 피가 철철 흘렀으며 자리에 누워 두 손으로 턱을 감싼 채 아무말도 꺼내지 못했다. 펑펑!! 두 번의 큰소리와 함께 상대편 두 사람이 쓰러졌다. 한 사람은 어깨가 탈골 되었고, 한 사람은 다행히도 피했지만 강책의 주먹에 의해 귀가 골절되었다! 기겁할 만한 괴력이다. 괴력에 맞지 않는 몸을 보고 나머지 부하들은 강책이 정상인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약 이대로 계속 싸움을 이어간다면 자신들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한 사람이 신온을 향해 달려들었다. 신온을 인질 삼아 강책에게 본때를 보여주려고 생각했지만 그의 행동은 자신의 목숨을 끝내는 제일 빠른 방법이였다. 그가 신온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강책의 발은 이미 그의 배에 있었다. 순간, 마치 공처럼 날라갔고 그대로 벽에 구멍이 생길 정도로 부딪혔다! 그는 차라리 죽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는 부상을 입었다. 강책의 전투능력은 ‘변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사람에게 있을 수 없는 괴력이였다. 강책은 수군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에게 다가갔다. 수군신은 두려움에 떨며 천천히 뒷걸음질 했다. 남성에서 처음으로 당하는 취급이였다. 자신이 열심히 키우고 십대일로 싸워
만약 강책이 이러한 전투실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 수군신은 끝까지 그를 괴롭혔을 것이다. 수군신이 높은 신분이 아니였다면 이 부자들이 강책을 둘러쌓아 그만하라고 말렸을까?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말리기는 커녕 수군신과 함께 더욱 더 즐기며 자신의 쾌락을 위해 남에게는 고통을 주었을 것이 분명했다. 수군신을 보호하는 이유는 단지 부자들은 더욱 더 큰 재미를 누리기 위해 였을 것이며 수군신에게 생색을 내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오직 자신들을 위해 그를 보호하는 것이다. 많은 부자들이 같이 수군신을 보호하는 장면으로 수운천의 주인이 그들을 정상참작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강책도 적당한 선에서 멈출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수운천의 안색을 보지 않는다면 현장에 있는 몇 십명의 부자들앞에서는 기를 죽이지 않을까? 수군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죽기 일보 직전이였는데 작은 생명을 위해 선뜻 나섰기에 목숨을 부지 할 수 있었다. 몸 뒤에서 시온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수군신의 행동에 억울함, 두려움, 무서움이 동시에 몰려왔지만 수운천의 작은 주인이였기에 선뜻 화를 내지 못했다. 자신에게 아무런 상처를 주지 않았고, 부자들이 직접 나서 그를 감싸주는 것을 보고는 더욱 더 그 생각을 넣었다. 자신이 화를 냈다가 강책이 맞을 까봐 두려웠다. 신온은 한숨을 내쉬고 강책에게 말을 하려고 하자 강책이 앞으로 한발자국 더 내밀었다. 그리고는 제일 앞에있는 부자에게 “수군신을 위해 비는 것이라면, 동범이라는 건데?” 라며 말했다. 말이 끝나자 강책은 빠른 속도로 그에게 다가가 손을 어깨에 대고는 쓸어내렸다. 푸슉-이라는 소리와 함께 어깨가 그대로 부러졌다. 피가 계속 흘러넘쳤다! 장면을 본 사람들 모두 멈칫했다. 강책이 상관을 안쓰는 건가, 아니면 너무 화가 나서 이성을 잃은 것인가? 바로 앞에 있는 부자의 팔을 부러뜨리다니 인하무인 그 자체였다! 또 다른 부자가 “너 미쳤어?” 라며 소리질렀다. 강책의 시선이 그를
강력한 한마디였다. 수운천,남성은 강책의 눈에 개미같은 작은 존재일 뿐이다! 철푸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수군신은 그의 말에 겁에 질려 그대로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는 숨이 턱 막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소리만 질렀다.“너, 이러는 거 지금 실수하는 거야. 나는 수운천의 작은 주인이야. 나 죽이면 안돼!” 강책은 실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좋아, 죽이지는 않을 게.” 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수군신의 입가에는 미소가 퍼지고 이마에 난 식은 땀을 닦았다. 허허, 방금 전에 그렇게 협박하더니 결국 수운천의 세력에 두려움을 느꼈나 보지? 이제서야 정신을 차린건가? 수군신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강책이 은침 몇 개를 꺼냈다. 그걸 본 수군신은 어리둥절했다.“뭐하는 거야? 은침 꺼내서 뭐하려고 하는 거냐고!” “아, 알고 있을 텐데. 이게 내가 경매장에 받아온 편작신침이야. 마침 너한테 써서 효과가 있는 지 없는 지 확인해 보려고.” “무슨 소리하는 거야?”수군신은 눈살을 찌푸리며 뒷걸음질을 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난 네 실험대상이 아니야. 안 꺼져?” 하지만 한 번 결정한 일은 포기하지 않는 강책이기에 수군신의 말은 전혀 소용이 없었다. 강책은 수군신이 움직이지 못하게 몸을 발로 밟고는 수군신의 몸에 있는 구석구석 혈도에 침을 놓았다. 모든 부자들이 찍소리도 못한 채 그 광경을 바라볼 뿐이였다. 몇 초의 시간이 지나고 강책은 미션을 완성한 듯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이제 됐어.” 라며 은침을 다시 몸에서 뺐다. 뭐야, 별거 아니네? 수군신은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강책이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지 알 수는 없었지만 자신을 더 공격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바닥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자신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강책, 너 지금 내 다리에 뭘 한거야? 왜 못 움직이는 거야?” 하지만 그는 이제서야 시작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이어서 수군신은 대소변을 조절하지 못하고 그대로 자리에 싸버렸다. 바닥에 흘린 더러운 액
그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강책은 답이 없었다. 그는 이미 홀을 떠난지 오래였다. 수운천의 작은 주인은 오늘부로 폐인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수라전쟁의 신을 건드린 댓가였다. 스포츠카가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고 있다. 신온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좋은 자리인 줄 알았는데 ‘홍문연’ 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남성이라는 곳, 진짜 위험한 곳인 것 같아. 근데 강책, 너가 중간에 가서 찾은 여자직원은 뭐하는 사람이야? 그 여자한테 관심을 보이는 것 같던데?” 사실 신온은 질투를 했다. 어디하나 빠지는 데 없는 파트너가 자신의 옆에 있는 데 왜 따로 여자 직원을 부르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를 위해 직접 나서는 것을 보고 더욱 더 질투를 한 것 이였다. 강책은 그녀의 질문에 답했다. “사실 남성에 온 이유 중에 네 아버지구하는 것 외에도 다른 목적이 있었어. 그 목적이 저 여자직원을 저기서 꺼내려고 하는 거였어.” “아?서로 아는 사이야?” “나랑은 아는 사이는 아니고, 내 친구가 정말 사랑하던 사람이야. 오랜 시간 알아보다가 저 사람이 수운천에 묶였다는 소식을 알게 되어서 친구랑 만나게 해주려고 그런거야. 꼭 데려가야만 해.” 강책이 사랑하는 여자가 아닌 그의 친구가 사랑하는 여자라고 하니 강책의 말에 신온의 질투심은 순간 사라졌다. 신온을 안도의 마음으로 그와 함께 호텔로 향했다....연회장 주변 화려한 방안에서는 회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허연 머리의 늙은이가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가 바로 남성의 ‘왕’ 인 수운천의 주인 수청요이다. 그의 앞에 앉아 악취를 내뿜으며 울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그의 아들 수군신이였다. 수청요는 “누가 했다고?” 라며 낮은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방 안에는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결국 수청요의 오래된 보디가드가 먼저 입을 열었다.“주인님, ‘강책’이라는 자가 했다고 들었습니다.” 수청요는 “강책?” 이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한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이
”나비라고 합니다.” “그래, 강책과는 무슨 사이지?”그의 질문에 나비는 머뭇거렸다. 수청요는 그녀의 눈빛을 눈치채고는 날카로운 칼을 그녀의 목에 들이댔다. “사실..”나비는 그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난 모든 일을 그에게 일러바쳤다. 수청요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천장을 바라보며 “네가 이런 일도 겪었구나. 보아하니 강책은 너를 위해 온 것 같아.” 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다시 나비를 바라보았다. “강책에게 전화해서 지금 가겠다고 전화해. 시간, 주소 모두 내가 말하는 대로 전해.”“네?”수청요가 뭘 하려는 거지? 나를 진짜 풀어주는 건가? 나비는 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상했다. 자신을 풀어준다면 지금이라도 밖으로 내보내줄텐데 왜 강책에게 전하라는 거지? 나비를 이용해 강책을 상대하려는 계획이 분명했다. 하지만 나비는 수청요의 명령을 거절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만약 싫다는 눈치를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결국 그의 손에 괴롭게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녀는 “지금 전화 걸겠습니다” 라며 핸드폰을 꺼냈다. 수청요는 쥐고 있던 지팡이를 들고는 나비의 손을 막고는 천천히 말헀다.“쓸데없는 수작이라도 하는 날에는 너를 썰어서 악어 먹이로 줄거니까 각오해.” 끔찍한 그의 말에 나비는 침을 꼴깍 삼키고는 반항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 한편, 강책과 신온은 호텔로 돌아오자 신자민이 그들을 마중하러 나왔다.“어때, 춤은 잘 췄고?” 신온은 그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불쾌한 표정을 보였다. 신자민은 어리둥절하며 강책에게 물었다.“왜그래? 연회장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긴거야?” 강책은 썩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말하자면 길어요. 하지만, 좋은 추억이라고는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강책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그가 전화를 받자 전화기 너머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책이야? 나야, 나비.” 강책은 그녀의 목소리에 순간 정신이 또렷해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