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깡패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가전이 추위를 타 몸을 떠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는 계속해서 강책에게 말했다.“이 놈아, 내 말 안 들리냐? 너보고 지금..” 가전이 그가 말하는 도중에 “닥쳐!” 라며 크게 소리쳤다. 그 깡패는 바로 입을 다물었고, 단 한마디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으쓱대는 모양은 전혀 변함이 없었고, 가전이 곧 폭발하겠다는 생각만 할 뿐이였다. 하지만 그 다음에 일어날 광경에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가전은 옷을 잡고는 바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모든 사람들 앞에서 가전이 강책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였다! 깡패는 그 광경에 멍을 때릴 뿐이였다. 이제 무슨 상황이지? 자신의 형님이 손을 쓰기도 전에 벌써부터 패배를 인정하다니? “가형님, 이게 대체?” 가전은 강책을 향해 머리를 바닥에 박고는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강대협님, 받은 일의 목표가 강대협님일 줄은 전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알았다면 절대로 눈 앞에 나타나지 않았을 거에요. 넓은 아량으로, 한번만 용서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죄송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의 말은 비천하기 그지 없었다. 가전은 강책에게 연민을 바라고 있었으며, 그를 해코지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깡패는 자신의 대장이 하는 행동을 보고는 이 남자는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드디어 깨달았다. 건들면 안되는 사람을 건드린 것이다. “어..그게...” 깡패는 이리저리 둘러 보고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허둥지둥 했다. 자신의 대장까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무서워하는 존재를 감히 자신이 직접 나서 해코지를 할 수 없었다. 콰당-이라는 소리와 함께 깡패도 머리를 바닥에 박고는 눈물과 콧물을 흘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무런 미동이 없는 강책을 보고 화가 난 것 같아 그의 다리를 껴안고 신발을 깨끗하게 핥으려 그에게 말했다.“강대협님, 제가 죄송합니다. 제가 죽을 죄를 지었어요. 지금 제가 핥아서 깨끗하게 해드리겠습니다. 괜찮을까요?” 강책은 어이
자신이 직접 자신의 원수를 만든 것과 다름 없었다. 강책은 웃으며 가전에게 “아아, 그렇구나. 아, 맞아. 이렇게 돌아가면 그쪽 입장이 좀 난처러워지는 거 아니에요?” 라며 말했다. 가전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입장이 난처러워진다고? 자신을 불구덩이 안으로 넣은 양준천한테 뺨 한대 때려도 모자랄 것이다. 가전이 답했다.“강대협님, 너무 걱정마세요. 돌아가자마자 양준천 제대로 처리하겠습니다.” “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연락만 끊으시면 됩니다. 다른 일은 상관쓰지 마시고요.” “네, 알겠습니다.” 강책은 몸을 일으키고는 먼지를 털고 차에 타서 바로 집으로 향했다. 가전에게 양준천을 건들지 말라고 한 이유는 강책에게 또 다른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첫번째, 양준천은 팀의 리더로서, 리더를 잃을 시 팀의 멘탈은 붕괴되기 쉽다. 그렇다면 팀워크에 큰 영향이 될 것이고, 강책도 임가영에게 더 이상의 잘못을 저지르면 안되었다. 두 번째, 자신의 원망은 자신이 직접 복수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어느 누구의 관여가 있어서는 안되었다! 강책의 차가 멀리 멀어진 것을 보고나서야 가전과 그의 무리들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가전은 몹시 놀랐는 지, 등 뒤가 축축하게 젖어있었고, 몸 어느 곳에서도 깨끗한 곳이 없었다. 그는 자신옆에 있는 부하를 바라보며 “다음부터 아무때나 부르지마, 누군지 제대로 알고 나서 불러.”라고 꾸짖었다. 그의 부하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강책이 저런 사람인 줄 몰랐어요. 근데 형님, 대체 강책이 뭐하는 사람이길래 그러시는 거에요?” 라며 물었다. 가전은 강책에 당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한 평생 트라우마로 깊게 남을 사건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는 놀란 가슴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는 지 그의 말에 답했다.“사람이 아니라, 수라야. 지옥에서 온 귀신수라!” 암울한 시대에 차 한대가 빠르게 달리고 있다. 강책은 40분 정도 운전을 하고 나서야 집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가 보니 시간은 이미 밤 11시가 넘었다. 아내 정몽
정몽연의 반응에 강책은 할 말을 잃었다. 대체 어떤 사고회로를 가지고 있는 거지? 하필 정몽연의 자신의 가설에 빠져서는 눈주변이 벌겋게 변했다. 목소리는 울음을 참는 듯했다. “어쩐지 이렇게 늦게 돌아오는 데도 나한테...강책, 나 몰래 다른 부자여자라도 숨겨두고 있는 거야? 실망이야. 우리 집이 돈이 부족한 건 맞은데, 이런 더러운 돈은 받으면 안되지!” 그리고는 두 차량의 페라리를 가리키며 다시 말을 이었다.“다 네가 몸 팔아서 산 거 맞지? 지금 당장 치워줘, 보고 싶지 않아, 더러워, 역겹다고!” 강책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녀를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수라전쟁의 신인 자신이 처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아내는 어디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었지만 성깔을 너무 부린다는 점이 그를 어렵게 했다. 사고회로가 이상하게 굴러져서 자신이 예상하는 것 밖으로 추측한다는 것이다. 강책은 민망한 듯 헛기침을 하고는“몽연아, 오해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라며 말했다. “허허, 일이 지금까지 왔는 데, 날 속이고 싶은 거야?” “속인 적 없어.” “그래, 날 속인 적이 없다고? 그럼 설명해봐. 네 160만 월급가지고, 어떻게 페라리를 두 대를 가질 수 있는 지 말이야. 저번에는 네가 페라리의 국내 총대리를 구했다고 했지? 미안한데, 나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야, 한 번 살려줬다고 두 대를 줘? 그것도 억단위인 차를? 이 정도면 약이 너무 비싼 거 아니야?!” 강책은 더 이상 그런 변명으로 진실을 피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사실을 조금만 내놓는 수 밖에 없다.“그래, 그렇게 물으니까 숨기지 않는 게 좋겠어. 사실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말하면 걱정할까봐 말을 안하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는 자신의 옷에서 서류를 꺼내 정몽연에게 건넸다. 정몽연은 의아해 하며 “이게 뭐야?” 라고 물었다. “계약서.” “무슨 계약서.” “레이싱카 계약서.” “레이싱카?” 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너 몰래
강책은 어깨를 들썩거리며 말했다.“알고 있잖아. 드라이버가 원래 위험한 직업인거, 네가 걱정할 것 같아서 그런거야.”“그럼 왜 드라이버가 되려고 하는 건데?”“돈 때문에.”“뭐라고?” 강책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내 월급이 적잖아. 너가 나랑 같이 지내다보면 여러 사람들이 종종 무시를 하더라고. 그래서 돈 좀 벌어볼까 하고, 너도 어깨피고 고개들고 다닐 수 있게 만들고 싶어. 드라이버 직업은 매월에 2억정도 들어온데, 만약 순위에 올라가게 되면 더 높은 수십억의 월급이 들어온데. 만약 내가 잘하게 된다면 돈 때문에 속상한 일은 없을 거야.” 정몽연의 마음은 사르르 녹아내렸다. 그는 강책의 손을 잡고는 “사실 요즘에 내가 알게 된 게 하나 있는데, 돈이 다 해결해 주는 건 아니더라. 동반, 사랑이 돈보다 더 중요해.” 라며 말했다. 강책은 미소를 보이며 “그럼 나 돈 안 벌어도 돼?” 라고 물었다. 정몽연은 피식-웃음을 터뜨리고는 강책을 밀어냈다.“그건 안되지, 난 거지랑 같이 살기 싫어..” “어? 방금 전에는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했잖아, 이 속물!”강책은 그대로 정몽연의 몸 위로 올갔다. 둘은 침대 위에서 장난을 치며 이러저리 굴렀다. 강책은 기회를 노려 “오늘, 할래?” 라며 말했다. 정몽연은 입을 내밀고는 “안돼, 내일 출장가야 한단말이야.” 라며 답했다. “출장?” “응,할아버지가 융양원에 가보라고 하셔서 말이야. 가서 강철 재료를 구입해 오라고 하시더라. 아마 2-3일 정도일거야. 강남구안에 있어서 멀지는 않아.” ‘융양원’이라는 세글자만 들었지만 강책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 담겼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세 구역의 총괄자인 강책은 잘 알고 있었다. 융양원은 강남구에서 치안이 제일 안좋기로 소문난 곳이였다. 강책은 몇번이나 대규모로 정리를 하려 했으나, 쉽게 건드릴 수 없었다. 일반인에게는 죽을 만큼 위협적일텐데, 정몽연 처럼 약한 여자들에게는 그 강도가 더 심할 게 뻔했다. 늙은이 정중이 정몽연에게 그런
융양원, 강남구에서 치안이 제일 안좋은 곳이였기에 저녁이나 밤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야 했다. 아침이여도 도둑질 꾼과 사기꾼은 넘쳐났고, 기차, 버스 안처럼 복잡한 곳에서는 어떤 종류의 사람들도 다 존재했다. 다른 도시에서 얼마나 나쁜 인생을 살았어도 이곳에서 적응 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 곳은 오로지 악마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였다. 정가의 회사건물, 사무실 안.정중, 정자옥 그리고 정봉성 세 사람은 모두 자리에 모여 있었다. 표정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정중은 핸드폰의 메세지를 보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몽연이가 이제 출발했다고 하는 구나! 이번에 어떻게 돌아올 지 한번 봐야겠어.” 정자옥은 “융양원 같은 곳은 건장한 남자가 가도 살이 한 겹 벗기고 돌아오는 데, 몽연같은 연약한 애가 무사할 수 있겠어요? 게다가 몽연이처럼 예쁘장하게 생긴 애는 오늘 밤이라도 큰일이 날 게 뻔해요.” 라며 말장구를 쳤다. 한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정몽연을 불구덩이로 넣을 생각을 하다니 사람 된 도리를 모두 잊은 듯 하였다. 정중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이게 바로 대가인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너무 봐주고 있었어. 그러니까 이번 일로 인해서 제호단지 일은 영원히 너의 기억에서 사라지게 할 거야. 몽연아, 날 너무 미워하지는 마렴, 다 너가 자초한 일이란다.” 정봉성이 물었다.“근데 할아버지, 만약 몽연이가 어디도 가지 않고, 그저 판매자와 거래를 이루자마자 바로 돌아오면 어떡해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매번 내가 고른 판매자는 모두 먹파리로 유명하지. 소호자라고 하는데, 가격이 높다 못해 중간에 재료 양을 몰래몰래 뺏었어. 같이 사업하면 무지 힘들어. 소호자는 여미새야, 여자에 미친 새끼. 몽연을 보고 나서 분명히 흔들리지 않을까요?” 이 가족 모두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 정자옥은 말을 보충했다.“제일 중요한 건, 내가 이미 다 알아왔어요. 소호자의 요번년도 강철 재질 판매량이 굉장히 낮은 것과 정중이 소호자에게 부탁한 물건은 모두
느낌이 매우 싸했다. 사람이 사는 곳인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지옥 같았다. 강책의 얼굴은 평온했고, 오기 전부터 융양원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매우 담담해 보였다.“내 뒤를 따라와.”“알겠어!”정몽연은 강책의 뒤를 따라 공장 사옥 쪽으로 향했고, 강책이 함께 온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만약 혼자 왔더라면 매우 막막했을 것이다.융양원의 치안이 좋지 않다는 얘기는 전에도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나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길을 걸을 때마다 살벌한 눈빛이 여기저기서 느껴졌다.두 사람이 길을 걷고 있던 도중, 외모가 옹졸한 노동자 한 명이 욕망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들의 뒤를 따랐다.그는 정몽영의 옆을 지나가는 척하다가 몰래 정몽연의 허리 아래로 손을 뻗었다.현장에 있던 모든 노동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로 향했고, 정몽연이 소리를 지르기만을 기다렸다.그녀의 비명소리는 그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나 다름없었다.하지만……정몽연의 비명 대신 옹졸한 남자의 울부짖는 소리만 들려왔다.“악~!!”돼지를 잡는 듯한 비명이 공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사람들이 그곳을 보자, 강책이 옹졸한 남자의 두 손가락을 움켜쥐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손가락을 부러뜨리려 하는 모습만 보였다!강책은 매우 빠르고, 정확하며 또 잔인했다!이 남자는 보통이 아니었다.강책은 경고의 의미로 옹졸한 남자를 통해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을 위협했다.하지만 강책의 경고는 먹히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을 화나게 했고, 벌집을 건드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남의 터에 와서 감히 식구를 해치려 한다고?하하, 이제서야 노동자들이 나서서 시비를 걸 이유가 생긴 것이다.현장에 있던 모든 노동자들이 일어나 강책을 향해 다가와 그를 에워쌌다.물론 그들의 진짜 목적은 다친 형제의 복수를 위해서가 아닌, 강책을 이번 기회에 물리치고 그 옆에 있는 여자를 함께 나누자는 것이었다.기왕에 오늘 어린 양이 자진해서 집으로 걸어들어왔으니, 만약 그들이 먹지 않는다면 그야말
수단은 매우 악랄하고 기술이 뛰어났으며, 강책은 이 사람들에게 눈앞의 이 남자가 결코 선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톡톡히 알려 주었다.하지만 이 늑대들에게 피비린내 하나로 후퇴를 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오히려 그들의 야만성을 더욱 자극할 뿐이었다.한 사람이 쓰러지자 더 많은 사람들이 달려들었고, 눈빛 하나하나가 정몽연을 삼켜버리고 싶은 욕망을 뿜어냈다.그들의 눈에는 오직 여자만 보였다.정몽연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평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그녀가 이런 광경을 언제 목격이라도 해봤을까, 눈앞의 광경에 놀라 손발이 시릴 수밖에 없다.그녀의 반응은 매우 정상적이었고, 보통 사람들 같아도 이런 장면을 접하면 저항하지 못했을 것이다.이것 또한 노동자들이 서슴없이 달려드는 이유 중 하나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짓을 당했는지 모르며,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그러니 당연히 강책과 정몽연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들이 오늘 만난 것은 보통 사람이 아닌, 지옥의 수라군신이다!서경에서 강책은 지금보다 천 배 만 배나 더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었고, 서경의 적들은 전투 기술과 의지 면에서 더욱 강했다.하지만 적들이 아무리 무장을 해도, 강책 앞에서는 줄행랑을 칠 수밖에 없었다.수라군신이 가장 잘하는 것은 타인의 심리적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것이다!한 노동자가 달려드는 순간 강책과 눈을 마주쳤고, 그 순간 온몸이 얼어 붇고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죽음이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강책은 넓은 손으로 그의 얼굴을 누르며 그대로 벽에다 내리쳤고, 노동자의 머리가 그대로 박혀버렸다.불과 몇 초 만에 가장 먼저 달려든 노동자들의 손과 발을 부러뜨렸고, 골절이 되며 피가 흐르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들은 모두 바닥에 나뒹굴며 사람이 아닌 모습을 하고 있었다.이 장면을 본 뒤에 있던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전에 봤던 남자랑은 다른 듯해 매우 당황해했고, 일제히 멈춰 서서 감히 앞으로 돌진하지 못했다.설
”우린 이길 수 없어, 그만하자.”“그만 용서해 줘, 우리가 잘못했다.”“네 여자를 건들지 않을 테니까 너도 우리를 그만 건드리고 여길 떠나 줘.”늦었다!강책은 바람처럼 노동자들 속으로 뛰어들어 두 주먹을 휘두르는 것만 보였다.빠각, 빠각쉴 틈 없이 그들의 뼈가 부러지고, 가장 비참한 사람은 강책에게 발을 비틀려 팔 전체가 두 동강이 나버렸다!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었다.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은 모두 울부짖으며 도망치려 했지만, 어떻게 강책에게서 도망칠 수 있단 말인가?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현장은 피바다가 되었으며 강책의 두 눈도 선홍빛으로 물들어졌다.정몽연은 그의 역린이었고, 오늘 이 사람들이 그의 역린을 건드렸으니 비극이 닥칠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강책의 복수가 한창일 때, 건장한 사내가 다가와 호통을 치며 말했다.“그만!!”강책은 1초간 멈추었다가 한 노동자의 배를 밟아 신장을 뭉개버렸다.그는 고개를 살짝 돌려 건장한 남자를 바라보았다.그 건장한 남자는 키가 2미터 가까이 되었고, 평소의 그는 매우 으스대며 누구도 그를 얕보지 못했지만 강책이 한 번 그를 쳐다만 봐도 그의 몸이 서늘해졌다.그는 현장에 있는 부러진 팔과 다리들을 보자 놀라서 말소리조차 작아졌다.“나, 나는 노동자들의 반장인 치호인데, 다, 당신은 행패를 부리려고 여기에 온 건가?”그러자 강책이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나는 사업 얘기를 하러 왔는데.”“사업 얘기?”치호는 순간 넋이 나갔다, 이렇게 장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는 말인가?설령 노동자들의 목숨이 값어치가 없다고 해도, 너무 악랄하게 행동하는 것이 아닌가.사업 얘기도 상황을 따져 가면서 하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다니!치호는 거들떠도 보지 않으려 했지만 강책의 살벌한 눈빛에 자신이 거절을 하면 바닥에 누워있는 이들 중 한 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마른침을 삼켰다.“우리는 정 용제조에서 왔고, 어제 너희 사장인 소호자와 연락을 했을 텐데.”강책이 말을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