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책은 낡은 차를 몰고 축명과 출발선에 섰다.강책이 한 손으로 운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능이 안 좋은 차로 시합을 하니 축명은 신경도 안 썼다.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시동을 걸었다.람보르기니의 좋은 성능과 빠른 엔진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출발했다! 반면 페라리 158은 천천히 시동이 걸렸다.시작부터 람보르기니보다 느렸다.양준천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저 바보! 출발부터 늦어서 어떻게 따라잡으려고 하는 거야?”양준천의 말대로 두 사람의 차 성능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람보리기니는 하늘을 찌르는 엄청난 엔진 소리를 내며 빠른 속도로 선두를 차지했다.그 속도는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축명은 지금까지 무시당한 적이 없었다. 그는 강책이 자신을 무시한 대가를 보여주고 싶었다!축명은 강책을 아주 처참히 짓밟아주려고 했다.두 사람의 차 성능 차이가 워낙 커 초반 직선 구간에서는 거의 람보르기니가 선두를 차지했다. 그야말로 바퀴가 지면을 감쌌다고 할 수 있다. 람보르기니 팀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페라리팀은 정신 나간 거 아니야? 저런 낡은 자로 이길 생각을 해? 실성한 거 아니야?”“말이 안 되지는 않지. 팀장이 허접하니까.”“팀원 한 명 한 명 그 모양이고 대장도 허접하니 팀원들이 강해질 수 있겠어?”“이 경기도 반전은 없어.”페라리 팀원 선수들은 모두 화가났지만 반박할 만한 이유가 없었다.시합에서는 실력이 남보다 떨어지는 것이 죄다.남보다 늦게 달리면 뒤처져 살아야한다는 것은 흑백논리야, 이대로 질 수는 없다.양준천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강책 저 쓰레기 같은 놈이 우리 팀 체면을 구겼어!”임몽운도 한숨을 내쉬었다.임몽운은 처음에 강책이 특별한 기술이 있다고 입이 닳도록 말해지만 지금 보니 그냥 우물 안 객리에 불과했다. 별 능력도 없으면서 혼자 자랑만 할 뿐이었다.시합의 승패는 거의 정해진 셈이다. 두 팀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침내 첫 번째
관중들 모두 조금의 의심도 없이 승리의 결과를 짐작했다. 이 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람보르기니 차 한대만이 코너를 돌기 전 속도를 낮추고 다시 속도를 높여 코너를 빠져나가는 평범한 과정으로 달리고 있었다. 속도 뿐 아닌 다른 방면에서도 매우 완벽 했고, 코너에서 격차가 제일 크게 일어나기 때문에 제일 강한 남자가 와도 반전은 일어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 때, 군중들의 생각을 뒤집는 순간이 일어났다. 페라리 458의 계속되는 가속으로 두 차량의 격차가 벌어지기는 커녕, 반대로 좁혀져서 거의 같은 속도의 상태에까지 다다랐다. 458은 빠르게 람보르기니를 쫓았으며, 역전했다. 모든 관중들은 이러한 장면에 깜짝 놀랐다. “저 사람 미친 거 아니야? 저런 속도로 코너를 돌면 당연히 날라가겠지!” “급해서 그런 거 일거야.” “아이고, 불쌍하네. 지면 지는 거지. 뭘 그렇게 목숨을 내놓는 거야? 저러다가 진짜 죽을 텐데 말이야.”람보르기니팀을 응원하는 관중들은 강책에게 ‘연민’ 이라는 감정을 느끼며,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양준천마저도 미소를 지어 보였다.“허허, 누가 그렇게 잘난 척 하래? 저러면 바로 뒤지는 거라고!” 모든 사람들 와중에 임몽운만이 얼굴 표정이 바뀌더니, 큰 희망을 보는 듯 했다. 이 속도, 이 장면 어디서 많이 본 듯 했다. 그때 봤던 장면과 똑같았다. 어쩌면, 더 빠르고 더 정확했다! 그렇다면 강책이 운전을 한 것 인가? 임몽운의 마음 속 에서 큰 희망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 그 기적이 다시 한 번 더 일어나기를 간절히 빌었다. 그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한번도 보지 못한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역시나, 그 기적이 일어났다! 페라리가 날라가기 전 찰나 바퀴가 푹 죽고는 차 자리가 무섭게 날라가더니, 차 전체가 도로 위에서 깊은 바퀴 흔적이 베였다. “드리프트?” 모든 관중들은 입을 다물 지 못했다. 드리프트 기술은 누구나 다 알고, 다 할 줄 아는 기술이지만 고속상태에서 이 기술을 쓰는 사람은
임몽운은 마치 홀린 것 처럼 광경을 바라보았고, 옆에 있던 양준천은 그녀와 반대로 꽉 주먹을 쥐면서 강책에 대한 원망이 점점 더 깊어졌다. 그는 페라리458을 바라보며 질투심이 마음 깊은 속에서 활활 타올랐다. 하필 이때, 임몽운은 양준천의 마음을 긁는 듯 그에게 말했다.“준천아, 봤어? 강책이 쓴 기술이 바로 에전에 내가 너한테 말했던 그 묘기야. 난 지금까지 그 기술을 익힌 게 너 인줄 알았는 데, 하하. 내가 크게 잘못 짚은 거구나. 그 대단한 사람은 바로 강책이였어.” 양준천의 마음에 비수가 날라와 꽂혔다. 평범한 남자가 들어도 견디기 힘든 말은 자존심이 강한 양준천에게는 더욱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였다.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자신을 비교하는 상황에서 웃고 넘기는 남자는 거의 없다. 그의 가슴 속 분노가 더욱 더 타올랐다. 한편, 경기장에는 첫번째 코너를 돌고 458이 우선순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차 성능의 격차로 뒤에 있던 람보르기니는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끝까지 458뒤를 바짝 쫓았다. 강책은 단 한 손으로 운전을 하고 있고 게다가 오랜 모델의 자동차 였지만, 만약 강책이 처음부터 전속력으로 달렸다면 축명은 처음부터 그를 따라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관중들은 그제서야 왜 강책이 그런 선택을 했는지 깨달았다. 미친 것에는 그만한 실력이 따라 붙는 것이다. 그들도 만약 극강의 차실력이 있었다면 강책보다 더 심하게 미친 운전을 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남은 대결은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강책은 절대적인 1순위로 결승선에 도착했고, 람보르기니는 마지막 스퍼트를 포기하고 유유하게 결승선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축명의 얼굴은 실망감이 가득했다. 자신을 배려해 준 상대에게 처절히 패배하고, 국내에서 2순위 라고 줄곧 생각해왔던 그는 뛰는 놈 위에는 항상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강책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람보르기니 팀의 ‘에이스
양준천은 이빨을 꽉 깨물며 분노를 참았다. 오늘 저녁 레이스 대회에 강책의 무모한 도전으로 비웃음, 비아냥, 손가락질 모두 양준천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극과 극의 결과를 맞았다. 양준천은 가능하다면 강책을 조각조각 찢고 싶었다. 대회가 끝나고 람보르기니팀은 각자 흩어졌다. 임몽운은 흥분해 하며 강책에게 달려가 대화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신나게 대화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양준천의 질투심이 더욱 더 커졌다. 분노와 질투심이 섞였다. 양준천은 옆에 있는 전계를 보며 손짓을 했다. 전계는 혹시라도 불덩이가 자신에게 튈 까봐 조심스럽게 “네, 대장. 무슨 일이에요?” 라며 물었다. 양준천은 낮은 목소리로 “사람 좀 찾아. 저 재수없는 놈 처리 좀 해.” 라고 답했다. 재수없는 놈은 강책을 뜻했다. 전계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하려고 하는 순간 양준천은 다시 입을 열었다.“우리 쪽 사람한테 전화하지 말고, 돈 써서 외부인 좀 알아봐. 임선생이랑 몽운이한테 들키지 않게.” “네, 알겠습니다.” 전계는 통화목록을 뒤지다가 딱 맞는 번호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가씨 형님, 할 일이 생기셨는데 한번 해보실래요? 6천만원이요?” 전계는 양준천을 바라보았다. 양준천이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통화를 이어갔다.“네, 좋아요. 돈은 일 다 처리하시고 주는 걸로 하고. 오늘 저녁안으로 처리 하셔야 해요. 페라리 458, 저녁에는....” 전계는 외부인을 불러 강책을 처리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와중에도 임몽운과 강책은 아무것도 모른 채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갔다. 임몽운은 강책의 특출난 차 실력에 경악과 궁금증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가 물었다.“강책씨, 차 기술은 어디서 배우다가 오신거에요?” “서경이요.” “서경이요? 어떻게 그쪽에서?” “제가 서경에서는 군인 이였습니다. 전문적인 교관들이 저희에게 차에 관한 기술을 알려주셨어요.” “교관들이 어떻게 알려주셨는데요?” “핵심 포인트
넓은 도로에 레이싱카가 쏜살같이 달리고 있다. 강책은 페라리 458을 탄 채 빠른 속도로 운전했다. 속도가 빨라질 수록 더욱 큰 희열을 느꼈고 창문을 열어 크게 소리를 지르기 까지 했다. 다른 사람이 게임, 애니, 집, 여행을 좋아하는 것 처럼 강책도 ‘차’ 라는 취미가 있다. 오래된 모델이라 할지여도 4억이 넘는 페라리 슈퍼카였고, 항상 택시를 타고 돌아다니는 강책은 굉장한 희열을 느꼈다. 마치 오랫동안 담배를 끊다가 마음 편히 필 수 있는 형용할 수 없는 기분과 같았다. 강책은 차를 몰면서 이때까지 배운 기술들을 마음껏 펼쳤다. 운전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앞 쪽 도로에 문제가 생긴 듯 해보였다. 그는 바로 차를 세웠다. 차는 100미터 정도 가서야 자리에서 멈추었고, 앞 쪽에는 오토바이를 탄 7-8명 무리들이 그를 세웠다. 이상한 차림새를 한 남자들이 손에 야구방망이를 들고 난간에 앉아 있었다. 보아하니, 사람을 해코지할 생각이 분명했다. 강책은 운전바에서 손을 놓고는 차갑게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예상대로 무리들은 그에게로 달려 들었다. 차를 둘러쌓고는 욕을 뱉기 시작했다. 강책은 아무렇지도 않은 채 조용히 주변을 살폈다. 무리들이 일부로 그를 공격하려고 해서 이러는 지, 아니면 강도짓을 하는 중인지 알아야 했다. 만약 후자였다면 무사히 넘길 수 있었을 텐데, 전자였다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누가 그에게 해코지를 하려고 하는 것인가?무리 중 한명이 자동차 후드를 툭툭 치면서 “내려!!” 라며 소리를 질렀다. 강책은 눈살을 찌푸렸다. 차를 좋아하는 그는 다른사람이 자신의 차에 함부로 대하는 것을 참지 못했다. 그는 엔진을 끄고 핸드브레이크를 당기고는 차에서 내렸다. 무리들은 미소를 지은 채 그를 바라보며 쥐고 있는 야구방망이를 가지고 계속 툭툭 쳤다. “네가 강책이냐? 뭘 잘못 했는 지 알겠어?” 말투로 보아, 그들은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 강책의 이름을 단번에 알 수 없었다. 강책은 담담히 말했다.“10초 준다,
강책은 무리 중 한명에게 다가가서는 담담히 입을 열었다.“마지막 기회야. 누가 사주했는 지 말해. 그럼 살려줄게.” 그 한명은 이빨을 꽉 깨물고는 말했다.“이봐, 지금 싸움 좀 한다고 잘난 척 하는거야? 지금 네가 누구를 건드렸는지 알고나 하는 소리야?” “오 그래? 네가 누군데?” “하하, 놀라지나 말라고. 우리는 홍무전선이라고!” 홍무전선? 강책은 잠시 생각하더니 흐릿하게 과거의 일을 떠올렸다. 화해공원에 있을 때, 황소한테 처리하라고 했을 텐데 이렇게 빨리 사회에 나서다니? 강책이 멍을 때리고 있을 때, 깡패가 자리에서 일어나 몸의 먼지를 털고는 “어때, 무섭지?”라며 말했다. 그가 똑바로 서기도 전에 강책이 바로 그에게 발길질을 한 탓에 바로 바닥으로 다시 날아가버렸다. 그는 바닥에 누워 핸드폰을 꺼내고는 “네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그래, 좋아. 기다려. 내가 지금 우리 가형님 부를 테니까. 넌 이미 죽은 목숨이야!” 라며 말했다. 강책은 웃음을 짓고는 유유하게 난간에 앉아 묵묵히 기다렸다. 20분도 되지않아 또 다른 무리가 몰려왔다. 20대 정도 되는 오토바이에, 한 오토바이에 두 사람, 세 사람이 타고 있었다. 도와 주러 온 게 틀림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깡패들 중 한명이 무리 앞에 서 있는 사람에게 달려가서 “가형님! 저 놈이에요! 홍무전선인 거 뻔히 아는 데도, 저희한테 해코지를 했다니까요?” 라고 말했다. 가형님은 홍무전선의 ‘가전’ 이였다. 가전은 몸은 구부린 채 삐뚤린 입가로 “7-8명이 어떻게 한명을 못 이겨? 너네 지금 우리 홍무전선의 체면을 얼마나 더럽혔는지 알아?” 라며 말했다.그리고는 그는 철방망이를 쥐고는 강책에게 다가갔다. 거리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 수록 보이는 실루엣이 낯설지 않았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았다. 강책과의 거리가 3미터로 가까워지자 그제서야 서로의 얼굴을 똑바로 알아 볼 수 있었다. 달빛이 비추고, 강책은 고개를 들었다. 빛 아래에서, 수라전쟁의 신의 얼굴이 들어났다. 콰당-
그 깡패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가전이 추위를 타 몸을 떠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는 계속해서 강책에게 말했다.“이 놈아, 내 말 안 들리냐? 너보고 지금..” 가전이 그가 말하는 도중에 “닥쳐!” 라며 크게 소리쳤다. 그 깡패는 바로 입을 다물었고, 단 한마디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으쓱대는 모양은 전혀 변함이 없었고, 가전이 곧 폭발하겠다는 생각만 할 뿐이였다. 하지만 그 다음에 일어날 광경에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가전은 옷을 잡고는 바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모든 사람들 앞에서 가전이 강책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였다! 깡패는 그 광경에 멍을 때릴 뿐이였다. 이제 무슨 상황이지? 자신의 형님이 손을 쓰기도 전에 벌써부터 패배를 인정하다니? “가형님, 이게 대체?” 가전은 강책을 향해 머리를 바닥에 박고는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강대협님, 받은 일의 목표가 강대협님일 줄은 전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알았다면 절대로 눈 앞에 나타나지 않았을 거에요. 넓은 아량으로, 한번만 용서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죄송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의 말은 비천하기 그지 없었다. 가전은 강책에게 연민을 바라고 있었으며, 그를 해코지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깡패는 자신의 대장이 하는 행동을 보고는 이 남자는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드디어 깨달았다. 건들면 안되는 사람을 건드린 것이다. “어..그게...” 깡패는 이리저리 둘러 보고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허둥지둥 했다. 자신의 대장까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무서워하는 존재를 감히 자신이 직접 나서 해코지를 할 수 없었다. 콰당-이라는 소리와 함께 깡패도 머리를 바닥에 박고는 눈물과 콧물을 흘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무런 미동이 없는 강책을 보고 화가 난 것 같아 그의 다리를 껴안고 신발을 깨끗하게 핥으려 그에게 말했다.“강대협님, 제가 죄송합니다. 제가 죽을 죄를 지었어요. 지금 제가 핥아서 깨끗하게 해드리겠습니다. 괜찮을까요?” 강책은 어이
자신이 직접 자신의 원수를 만든 것과 다름 없었다. 강책은 웃으며 가전에게 “아아, 그렇구나. 아, 맞아. 이렇게 돌아가면 그쪽 입장이 좀 난처러워지는 거 아니에요?” 라며 말했다. 가전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입장이 난처러워진다고? 자신을 불구덩이 안으로 넣은 양준천한테 뺨 한대 때려도 모자랄 것이다. 가전이 답했다.“강대협님, 너무 걱정마세요. 돌아가자마자 양준천 제대로 처리하겠습니다.” “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연락만 끊으시면 됩니다. 다른 일은 상관쓰지 마시고요.” “네, 알겠습니다.” 강책은 몸을 일으키고는 먼지를 털고 차에 타서 바로 집으로 향했다. 가전에게 양준천을 건들지 말라고 한 이유는 강책에게 또 다른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첫번째, 양준천은 팀의 리더로서, 리더를 잃을 시 팀의 멘탈은 붕괴되기 쉽다. 그렇다면 팀워크에 큰 영향이 될 것이고, 강책도 임가영에게 더 이상의 잘못을 저지르면 안되었다. 두 번째, 자신의 원망은 자신이 직접 복수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어느 누구의 관여가 있어서는 안되었다! 강책의 차가 멀리 멀어진 것을 보고나서야 가전과 그의 무리들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가전은 몹시 놀랐는 지, 등 뒤가 축축하게 젖어있었고, 몸 어느 곳에서도 깨끗한 곳이 없었다. 그는 자신옆에 있는 부하를 바라보며 “다음부터 아무때나 부르지마, 누군지 제대로 알고 나서 불러.”라고 꾸짖었다. 그의 부하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강책이 저런 사람인 줄 몰랐어요. 근데 형님, 대체 강책이 뭐하는 사람이길래 그러시는 거에요?” 라며 물었다. 가전은 강책에 당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한 평생 트라우마로 깊게 남을 사건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는 놀란 가슴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는 지 그의 말에 답했다.“사람이 아니라, 수라야. 지옥에서 온 귀신수라!” 암울한 시대에 차 한대가 빠르게 달리고 있다. 강책은 40분 정도 운전을 하고 나서야 집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가 보니 시간은 이미 밤 11시가 넘었다. 아내 정몽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