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한 둘이었다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문제는 30명의 세대주가 동시에 몽연이를 찾았다는 거지. 그러니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게다가, 30명 중에는 여자도 있고 일흔이 넘은 노인도 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거지?""그런 말은 이제 자중하도록 해, 알아 들었니?"정자옥과 정봉성은 고개를 끄덕였다.정중은 비록 정몽연을 미워했지만, 어찌 됐든 그의 친손녀인데, 만약 그녀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정몽연 뿐만 아니라 모든 정 씨 집안사람들에게 먹칠을 하는 것이 된다.그러니,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정자옥이 함부로 말을 하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그들은 아무리 머리를 맞대어도 이유를 알 수 없었고, 그것은 당연한 문제였다.관건은 정몽연이 아니라, 손녀의 사위인 강책에게 있기 때문이었다!첫 단추를 잘못 꿰맸는데, 어떻게 해답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정중은 한숨을 내쉬었고, 비록 통쾌하진 않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30명의 세대주들이 모두 거절했구나.""이 프로젝트를 바꾸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겠다."그는 일어나며 말을 이어갔다."아이고, 이제 그만 몽연이의 사무실로 가자."세 사람은 정몽연의 사무실 앞에 도착했고, 노트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문을 열고 들었다.그들은 들어서자마자 정몽연이 강책의 다리에 누워 깊이 잠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정중과 강책은 눈이 마주쳤고, 강책은 자연스레 그들이 무엇을 하러 왔는지 알고는 말을 꺼냈다."몽연이가 잠들었으니 하실 말씀이 있으면 앉아서 기다리시죠.""만약에 시끄럽게 하다가 몽연이를 깨우기라도 하면 당신들 일은 해결할 생각은 하지 마세요."그러자 정중은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그건 내 일일뿐만 아니라 강책 네 일이기도 할 텐데!"강책은 웃으며 대답했다."묘지 건설 계획을 못 세워도 저에게 큰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제호단지의 개조 계획이 무산되기라도 한다면, 당신들이 세대주들을 설득시키는 건 절대 불가능하니 어느 쪽이 더 나은지
이게 부탁하는 사람의 태도란 말인가?강책은 일이 이렇게까지 왔는데도 뻔뻔하게 나오는 정중을 속으로 비웃었다.그는 몸을 일으켜 정몽연의 손을 끌고 나가려고 하자, 정중 무리들은 모두 화들짝 놀랐다.정몽연이 깨기를 3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이렇게 가버린다고?“강책, 지금 뭐 하는 거야?”정중이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강책은 덤덤히 대답했다.“어떤 사람이 이렇게 본성이 사악한지는 모르겠는데, 방 안에서 그 악취가 너무 진동해서요.”그의 말은 정중을 강타했다.정중은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고, 강책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에게 빌어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하는 수없이 꼬리를 내려야 했다.일단은 참고, 다른 일은 나중에 다시 얘기해야 했다.정중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꺼냈다.“좋아, 강책 너도 그만하지. 몽연이가 세대주 30명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해 주면 우리의 계획은 변하지 않고, 그들은 예정대로 이사할 수 었어.”정몽연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상태였다.“일은 이미 처리된 거 아니었나요? 왜 다시 전화를 걸어야 하는 거죠?”그러자 강책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누군가가 쓸데없는 짓을 했겠지. 이미 계약도 다 한 상태인데 시간에 맞춰서 착공을 하면 되는 거를, 다시 세대주한테 전화를 걸어서 계획을 바꾸자고 하면 화가 나서 이미 사인을 한 건의서도 동의를 안 하지 않겠어?”“몽연아, 그 사람들은 네 전화만 받기를 원해. 네가 통화를 해서 말 좀 해주면 어려울 게 없는 일이다.”정중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을 건넸고, 정몽연은 그제야 자초지종을 알게 되었다.정중은 원래 정몽연을 수렁에 빠트리고 싶었지만, 결과는 정몽연을 수렁에 빠트리기는커녕 오히려 세대주들을 화나게 해 서명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 되었다.하하, 그런데도 정중은 아직 자신의 일을 부탁할 낯이 있다니!아니, 그는 ‘부탁’이 아니라 ‘명령’을 한 것이다.하지만 정몽연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그의 뜻대로 해주는 사람이 아니었다.상황 파악을 끝낸 그녀는 웃으며 강
”강책, 아까 할아버지 모습 봤어? 달아오른 주전자 마냥 목덜미까지 빨개지더라.”“너도 언제부터 이렇게 나빠진 거야? 예전에는 할아버지한테 예의를 좀 차리라고 하지 않았어?”강책이 웃으며 말하자, 정몽연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그랬지, 어찌 됐든 내 친 할아버지니까. 그런데 오늘 이 일은 정말 참을 수 없이 화가 났어. 만약에 세대주 30명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이 일을 해냈을지, 생각만 해도 막막하다.”이 말을 내뱉자, 정몽연은 더욱 궁금해졌다.“그런데 사실 나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강책, 왜 다른 사람이 유세하러 가면 다 쫓겨나고 내가 가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다 서명을 해주는 거지?”강책은 눈동자를 굴렸다.“왜냐하면……넌 미모가 타고났으니까. 등장하자마자 화사하게 빛나는 네 모습을 보고 그 사람들이 다 겁에 질린 게 아닐까? 선녀가 등장했으니 당연히 굴복당하지.”정몽연은 집게손가락을 내밀어 강책의 머리를 쿡쿡 찔렀다.“너는 왜 이렇게 하루 종일 헛소리만 하는 거야.”그녀는 강책을 쳐다보았고, 달콤하게 웃어 보였다.“뭐가 웃긴 거야?”강책이 물었다.“네가.”“내가?”“응.”정몽연은 뒷짐을 지고 강을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서경에서 막 돌아왔을 때, 과묵하고 웃음기 없었던 거 기억나? 그때 사실 난 너를 대하기가 무서웠어.”“그런데 이제는……”“책아, 넌 점점 더 말이 많아지고, 웃음도 많아지고, 심지어는 방금처럼 말도 안 되는 농담까지 하잖아. 몇 개월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네 모습을 지금 보고 있어.”그렇다, 사람을 죽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수라군신에게 이렇게 따뜻한 면모가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사실 강책의 이런 변화는 모두 정몽연 때문이었다.아내가 있으면, 남자는 매일 꿀이 가득 찬 항아리에 담겨 있는 것처럼 달콤해진다.강책 본인도 자신의 변화를 깨닫지 못할 때가 더 많았지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부드러운 면모는 정몽연 앞에서만 나타난다는 것이다.
강변을 떠난 뒤 강책은 택시를 타고 정가 병원 문 앞에 도착했고, 멀리서 커다란 붉은 천이 무언가를 덮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병원에 들어서자 임가영은 기쁨에 겨워 그에게 다가갔다.“강 선생님 오셨군요, 제가 얼마나 기다렸는데요!”강책은 웃으며 대답했다.“임가영 씨, 신온에게 물건을 맡기지 않고 굳이 저에게 직접 전해주려는 이유가 뭔가요?”그러자 신온은 고개를 살짝 흔들며 대답했다.“이 물건은 아무렇게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서요.”강책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그가 이렇게 장황하게 말을 하는 것을 보자 어떤 좋은 물건을 가져왔는지 가늠조차 하지 못했다.임가영은 그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고, 붉은 천을 가리키며 말했다.“어서 열어서 강 선생님께 보여 드리죠!”직원이 즉시 앞으로 나아가 거대한 붉은 천을 걷어내자, 안에는 버건디 색의 스포츠카가 있었다!무려 페라리 오픈카였고, 차 문은 위로 열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전체가 ‘S’자 형태였다.버건디 컬러의 고급 도색을 매치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아무리 차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런 스타일의 차를 보면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사실 강책의 집에는 이미 페라리가 한 대 있었지만, 한 대가 더 생기면 어떻게 아내에게 설명을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게다가 집에 있는 차는 쿠페라서 평소에 운전할 때 쓰기에 매우 편했고, 이 차는 전형적인 스포츠카여서 일상에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강 선생님, 이 차는 페라리 458을 기반으로 한 최신 엔진으로 맞춤 제작된 스포츠카로, 전 세계에서 단 한 대뿐입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아주 가치 있는 물건이지요.”임가영이 말을 꺼내자 강책은 어색하게 대답했다.“임 선생님, 이건 너무 귀한 물건이 아닌가요?”“아니요! 전혀 귀하지 않습니다.”“강 선생님께서 제 목숨을 구해주셨는데, 만약에 제가 물건을 드리지 않으면 제 목숨의 값어치가 없는 게 되지 않겠어요?”흠……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강책처럼 자동차 기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며 어리둥절해했다.젊은 남자는 F1의 프로 라이더스인 강지산이었다.페라리는 F1에서 절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재작년 우승자가 사고를 당한 뒤 팀은 위기를 맞이했고, 다른 팀들이 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그중 람보르기니 팀이 다른 팀보다 한 수 앞서고 있었고, 페라리와의 격차가 이미 매우 좁혀졌다.특히 람보르기니는 거액을 주고 실력이 뛰어난 선수를 영입해 개인전에서 연속으로 우승컵을 따냈다.페라리의 실적은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원수는 대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이런 곳에서 람보리기니 팀의 F1 공식 선수를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임가영은 시큰둥하게 말을 꺼냈다.“젊은 놈이 건방지게, 썩어 빠진 차를 운전한다고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말아라.”그때 람보르기니 차 안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내 차가 조금 낡았어도 네 차보다는 좋을걸?”또 한 명의 남자가 걸어 나왔고, 그는 람보르기니의 총 대리인인 주평이었다.임가영과 주평은 여러 장소에서 서로 만났었고, 두 사람의 관계는 상당히 좋지 않았는데, 공교롭게도 이런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주평은 강책의 신차를 보며 탐탁지 않은 듯 말했다.“시대에 뒤떨어진 페라리 같은 쓰레기를 몰면 부끄럽지 않나?”그러자 임가영이 반박하며 대답했다.“만 년 둘째인 람보르기니보다는 낫지 않을까?”구경꾼들은 모두 어리둥절해했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인 둘 중에 아무거나 하나라도 몰아보는 것이 평생의 소원인데, 어떻게 쓰레기라고 할 수 있지?”이것은 쌍방이 서로 얕잡아 보는 것일 뿐이었다.이때, 강책이 손을 뻗어 차에 묻은 먼지를 닦아내며 말했다.“당신 둘의 일은 제가 관여할 수 없지만, 당신이 내 차를 더렵혔으니 이건 관여를 해야겠네요.”그러자 주평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관여? 네가 뭔데? 뭐라도 돼?”강책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평을 바라보았다.“뭘 봐? 아무리 바라봐도 네가 쓰레기라는 본질을 바꿀 수는 없을 거야.”“쓰레기 같은 놈에 쓰레기차
차가 반쯤 오자 강지산은 백미러로 따라붙은 페라리를 발견하고는 즐거워했다.“하하, 미친놈. 감히 쫓아오다니, 주제넘군.”그는 가속 페달을 세게 밟자 속도가 더욱 빨라져 페라리를 단숨에 따돌렸다.역시 F1 프로 레이서인 만큼 강지산은 강책이 이전에 만난 레이서와는 차원이 달라 직선 트랙에서 강지산은 기본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커브에 봉착해도 완벽에 가까운 기술로 넘어갈 수 있다.게다가 람보르기니의 뛰어난 성능이 합해져 강지산은 계속 선두를 달리고 있어 따라잡을 방법이 없다.임가영은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강 선생님, 이만하시죠? 당신의 의술은 대단하지만, 레이스 기술만큼은 저 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겁니다.”한편으로 임가영은 강책이 그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강책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할까 두려웠다.지금 그들은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고, 조금이라도 움직임이 불규칙적이면 이렇게 고속인 상태에서는 끔찍한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했다.자동차 사고로 사람이 죽는 것은 한순간에 벌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그러니 임가영은 몹시 두려워하며, 핸들을 빼앗고 강책을 멈추게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두 차량 사이의 거리에는 변화가 거의 없는 상태로 지속되었고, 강지산은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솔직히 그는 F1 레이싱 테크닉을 워낙 많이 구사해 웬만한 레이서라면 미등도 못 볼 정도로 진작에 뒤처졌을 것이다.하지만 강책은 끝까지 물고 늘어졌고, 이것은 그의 레이싱 기술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하하, 저 자식, 꽤 하는데?”“하지만 네 취미로 내 밥그릇에 도전하는 건 안 되지! 넌 아직 나랑 겨룰 자격이 없어.”강지산은 진지한 표정으로 기술을 더 많이 구사했고, 한 번의 커브길로 빠르게 격차를 벌려 뒤따라오는 페라리는 그를 따라잡을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였다.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의 성능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직진 코스에서는 가속페달만 죽어라 밟으면 됐다.
강지산은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책 미친 거 아냐?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거야? 저렇게 빠른 속도로 커브길을 돌면 차가 날아갈 수도 있어!”임가영은 더욱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다. 강책은 정말 미친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커브길을 도는 것은 자살과 다름없다.“아~~!!!”임가영은 놀라 고함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했다. 하지만 강책은 여전히 평온했다.강책의 차 타이어가 바닥에 긁히는 소리가 났다. 바닥에는 타이어 자국이 선명히 남았다.드리프트!!!기본적인 드리프트로 커브를 도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빠른 속도로 드리프트를 하려면 기술과 큰 용기가 필요하다.강지산은 어리둥절하다 웃음을 보였다.“실력은 좋네, 하지만 그게 다야!”“드리프트는 잘 했어.”“하지만 속도가 너무 빨라. 이 속도로 간다면 구심력이 약해서 커브를 돌 수 없어.”“분명히 차가 날아갈 거야!”강책의 차는 빠른 속도로 커브길을 돌아 람보르기니 안쪽으로 끼어들었다. 그리고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강책의 차는 구심력이 부족해 바깥쪽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강책의 영리함으로 람보르기니와 같은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강책은 산에 부딪히지 않고 람보르기니를 들이 받았다. 차와 차의 충돌.‘쾅!!!’강책이 람보르기니를 들이받자 힘이 상호작용하여 차끼리 부딪혀 날아갔다. 이 힘은 강책이 원심력을 없애고 구심력을 채워 차를 제자리로 돌아오게 했다. 하지만 람보르기니는 운이 없었다. 그대로 옆으로 미끄러져 강한 충돌로 산에 부딪혔다. 그 모습을 본 강지산은 놀라 넋이 나갔다. ‘저…저런…’그는 죽을힘을 다해 핸들을 잡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발생하여 손쓸 틈이 없었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람보르기니는 산에 부딪혔다. 다행히 에어백 덕분에 차에 타고 있던 두 사람은 안전했다. 이번 시합은 강책의 완승이다!페라리 차 안.임가영은 놀라서 넋이 나갔다. ‘나는 누구지?’‘여기는 어디지?’‘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임가영은 깜짝 놀랐다. 강책은 처음부터 강지산을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목숨에 피해 가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랐기 때문에 때를 기다렸다.한쪽이 산 벽인 커브길을 지날 때 속도를 내며 추월하기 시작했다. 자존심과 강지산의 생명 모두 보장되었다. 강책이 분노하면 소름 끼칠 정도로 이성을 유지한다. 임가영은 강책의 운전 실력에 가장 놀랐다. 의사가 어떻게 이렇게 훌륭한 운전 실력을 가질 수 있을까?강책이 방금 이긴 상대는 바로 F1 프로 카레이서다! 일반 사람은 죽어도 이길 수 없는 상대를 강책이 이겼다. 심지어 아주 시원스럽게 이겼다. 강지산의 그의 차를 더럽히자 강책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강지산의 차를 받아버렸다!성질이 사납고, 능력이 뛰어나다. 임가영은 그제야 강책을 다시 보았다. 눈앞에 있는 젊은 남자는 보통 의사가 아니었다. 임가영은 강책을 한참 쳐다보다 기침을 하며 말했다. “강 선생님, 선생님 운전 실력이 이렇게 좋은데 혹시 작은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어요?”“말씀해 보세요.”“강 선생님이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희 페라리 F1 주장이 몇 년 전 중상을 입어서 출전할 수 없게 됐어요. 지금 그 팀을 이끌어줄 수 있는 훌륭한 리더가 필요해요.”임가영이 확신에 찬 표정으로 강책을 보며 말했다. “강 선생님이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강책은 여태껏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 ‘프로 레이서가 된다고?’“그게…”강책은 매우 망설이며 말했다. “임 선생님, 저도 레이싱을 좋아하지만, 의학 공부도 해야 되고 하고 있는 일이 너무 많아서 레이싱을 직업으로 삼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괜찮아요.” 임가영이 말했다. “팀과 가계약만 하시고 오고 싶을 때만 나와도 돼요. 그리고 계약서대로 월급도 드릴게요!”이 말은 즉, 임시직을 일을 하면서 정규직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라도 하지 않을까?강책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궁금한 듯 물었다. “임 선생님, 왜 이렇게 조급하게 저를 팀으로 합류시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