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연은 똑바로 말을 전달했고, 모든 사람들이 똑똑히 귀로 들었지만 아무도 이 사실을 믿지 않았다. 장난치는거야? 몇 개월에 걸쳐 수 많은 직원들이 찾아가고, 선물도 주고 했지만 아무런 반응조차 없었고, 심지어 정봉성이 찾아갔지만 쫓겨났던 이 건의서가 정몽연이 해냈다니? 이상했다. 정중도 마찬가지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엄숙하게 말했다.“몽연아, 이상한 말 하지말아라. 이번 일은 중요한 일이야. 강책을 도우려 지금 묘지건설구역을 만드려고 하는 거 아니니?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해. 내가 아무리 늙었어도, 이렇게 쉽게 당하지는 않는다고!” 정몽연은 미소를 지은 채 건의서를 건넸다. 정중은 한 장, 한 장 펼쳐보았다. 그녀의 말대로 각 장마다 싸인이 써져있었다. 그는 깜짝 놀랐다. 정몽연을 좋아하진 않지만 믿을 만한 인품을 가지고 있는 건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가짜로 만들어 왔을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짜로 만들어왔자 조사를 하면 바로 들킬 수 있었기에 의미가 없었다.“몽연아, 정말..네가.. 정말 해낸 거냐?” 정몽연은 손가락으로 건의서를 가리키고는 “네, 여기 다 써있잖아요.” 라며 답했다. “몽연아, 대체 어떻게 한거냐? 다른 사람은 안되고, 너는 가자마자 되는 이유가 뭐야?” “사실, 오늘은 상대방의 태도가 다들 예의바르셨어요. 게다가 직접 나서서 싸인까지 하겠다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꿈 꾸는 것 같았어요.” “뭐?” 이런 말을 정중이 믿으리가 없었다. 그는 정몽연이 무엇을 숨기고 있다고 단정지었다. 다른 좋은 방법으로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어 그것을 이용하는 나쁜 성품을 가지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몽연은 아무것도 몰랐기에 그저 억울하기만 했다. 사실 이 모든 건 강책이 뒤에서 이미 판을 벌어놓은 것이였다. 정중은 원망의 눈빛으로 정자옥을 바라보고는 마치 ‘다 네가 낸 좋은 방법아니냐! 꿩 먹고 알 먹기?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여온 거나 다름없잖아!’ 라며 말하는 것 같았다. 10%의 주식을 가져가지도 못하
정중은 손에 들고 있는 건의서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였다. 하지만 자신 앞에 있는 이 사실은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었다! 태양이 서쪽으로 지고, 정몽연은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강책은 출근하지 않고, 집에 남아 집안일을 하며 자신의 아내를 기다렸다.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정몽연의 웃음과 입가에 흥얼거림으로 기분이 전날에 비해 매우 좋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주동적으로 “강책, 오늘 나 어땠게?” 라며 말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좋은 일을 겪고 나면, 다른 사람과 나누기를 좋아했다. 강책은 그녀를 보며 일부로 눈살을 찌푸리며 “쫓겨난거야?” 라며 물었다. “무슨 소리야, 네가 쫓겨나겠지!” 정몽연은 소파에 앉아 자신만만하게 다시 말을 이어갔다.“내가 모든 건의서에 싸인을 받았다고! 성공적이야! 지금 제호단지는 언제든지 철거작업이 진행 될 수 있을거래. 강책, 네 동생 묘지도 계획 중에 있어. 어때, 감사하지?” 정몽연의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며 강책은 풉-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그녀 옆에 앉아 그녀의 손을 잡고는 말했다.“몽연아, 약속해줘. 앞으로도 쭉 이렇게 행복 하겠다고 말이야.” 정몽연의 입꼬리는 올라가더니 몸을 눕혀 강책의 품에 쏙 기대었다. ... 한편 정가 건물, 이사장 사무실 안.정중은 건의사를 들고 반복적으로 확인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아이, 하늘의 뜻인가. 너네들 조차 해결하지 못 한 것을 몽연이가 해내다니 말이야.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드디어 이 고집스러운 사람 들 속에서 싸인을 받았으니, 그걸로 됐다. 이 건설안은 어차피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장사야.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장점이 더 많으니, 그냥 이렇게 끝내자.” 정중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싸인을 받은 것은 못 받은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몇 개월 동안 그들을 괴롭히던 일이 오늘에서야 드디어 해결 되었기 때문이
그 다음날, 강책은 정몽연과 함께 정가회사건물로 향했다. 건설안이 확정되는 것을 눈으로 보기 위해 찾아간 것 이다. 건물로 들어가자, 정몽연에게 축하의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오늘에서야 정몽연은 성공을 느낄 수 있었다. 걷는 길 내내 여기저기서 그녀의 칭찬이 들려왔고, 어려운 제호단지의 건의사를 따왔다는 그녀의 능력을 인정하는 말이 오고갔다. 건물 대문부터 사무실 앞까지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10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먼 길을 건너, 정몽연은 자신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힘이 잔뜩 풀린 채로 가방을 사무실 책상위에 두었다. 일을 시작하지도 않았는 데, 기진맥진이였다. 강책은 웃으며 말했다.“무슨 연예인이랑 다를 게 없네. 너만 보면 다 ‘정부사장님’ 그러던데.” “힘들어 죽겠는데, 놀릴거야?” 두 사람의 대화가 오고가는 와 중에 노크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오세요.” 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계획서를 들고 정몽연에게 건넸다.“정부사장님, 회장님께서 밤을 지새우며 만드신 제호단지 개조건설안입니다. 묘지건설구역 관련 내용도 안에 잘 적혀있습니다.” “알겠어요.” 비서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정몽연은 계획서를 손에 쥐고는 흔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어떻게 감사인사 할거야?” 강책은 헛기침을 하고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했다.“오늘 내가 저녁 차려줄 게.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만 해. 어때?” 정몽연은 “그래, 아주 좋아.” 라며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계획서를 펼치고는 한 장,한 장 살펴 보았다. 얼굴에 있었던 미소는 사라지고, 안색이 점점 변했다. 그리고는 눈살이 찌푸려지더니 장을 넘기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어떻게 이딴 식으로 나오는 거지?” 정몽연의 표정을 보고 강책은 안 좋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짐작했다. 정중의 성격에 순순히 자신의 소원을 도와주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였다. 만약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강책에게는 더욱 의심이 들었을 수도 있었다. 그는
정몽연은 그 길로 곧장 회장 사무실로 향했다.그녀는 노크를 하지도 않고 문을 밀고 들어갔고, 정중은 정자옥과 정봉성과 함께 제호단지의 공원 개조에 대한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었다.정몽연이 화난 채 들어온 것을 보자 세 사람은 모두 무엇 때문인지 알고 있는 눈치였다.하지만 정종은 모르는 체하며 물었다.“몽연아, 무슨 일이지? 들어올 때 노크를 하는 기본 예의는 좀 차려 주겠니?”하하, 정몽연은 정종의 이마에다가 세게 노크를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정몽연은 기획서를 들며 물었다.“할아버지, 이게 어떻게 된 거죠?” “무엇 말이니? 기획서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는 거야?”“할아버지, 모르는 척하지 마세요. 전에 말씀하신 게 있잖아요, 제가 제호 단지를 손에 넣기만 하면 그곳을 묘지로 개조해서 강모에게 자리를 내주겠다고요. 근데 이게 뭐죠? 왜 제호 단지가 공원으로 바뀐 거냐고요! 그리고 묘지 건설 구역의 위치가 왜 또 구석진 곳으로 옮겨진 거죠? 할아버지, 정말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정몽연이 이렇게 나올 줄 알았던 정중은 그녀의 질책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그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콧방귀를 뀌었다.“몽연아,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게 있구나, 내가 너와 한 약속은 그런 게 아니었다.”“나는 네가 제호 단지를 손에 넣으면 강책을 도와 묘지 건설 구역을 내주겠다고 했어.”“네가 말한 것처럼, 제호단지를 묘지 건설 구역으로 바꾸겠다는 말이 아니란 말이야, 알아 들었니?”정몽연은 화가 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손에 들고 있던 기획서를 구겨버렸다.그녀는 완전히 정중에게 이용당했고, 쓸모가 없어지자 철저히 버려졌다!정몽연은 이제서야 정중의 사악한 면모를 확인했고, 그의 실체에 정몽연은 할아버지에 대한 좋았던 기억들이 모조리 사라졌다.그녀는 할아버지가 편견이 있을 뿐이지, 그녀가 노력만 하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그녀는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정중은 뻔뻔하기 그지없었고, 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정중 무리들이 득의양양하며 정몽연의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일 때,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그들 앞에 정중이 가장 골치 아파하는 남성이 나타났다.강책!그는 정몽연의 곁에 서서 평온한 얼굴로 살며시 손을 뻗어 차갑고 떨리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어르신, 좋은 아침입니다.”정중은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열 시가 넘었는데, 아침은 아니지.”강책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엉뚱한 말을 내뱉었다.“어르신, 제 동생을 위해 묘지 건설 구역을 두 곳이나 마련해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두 곳이라고?사람들은 일제히 서로를 바라보며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정봉성은 비웃으며 말했다.“강책,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아닌가요?”강책은 일부러 되물었다.“제호 단지를 묘지 건설 구역으로 바꾸는 건 말할 것도 없고, 특별히 토지 하나를 더 마련해 주셨으니, 그럼 두 곳이 아닌 건가요?”그러자 정중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강책, 멍청한 건가?”“그게 어떻게 두 곳이 되지? 그건 뒤에 있는 토지를 제호 단지로 대체한 거야, 알겠어?”강책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하지만 프로젝트 제안서에는 그렇게 적혀 있지 않은걸요. 제호 단지의 세대주가 서명할 때 모두 그 땅을 묘지 건설 구역으로 사용하기로 동의했습니다. 마음대로 제안서의 내용을 바꾸고 계획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과연 동의를 해 줄까요?”하하, 이 점은 정중 또한 이미 예상한 것이었다.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제안서에 쓰인 대로 해야 하고, 사인을 한 뒤에는 내용을 바꾸어서는 안 됐다.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경우였다.이번에는 낡은 주택을 음택으로 개조하려는 것이고, 지금은 계획을 바꿔 음택 개조를 취소한 뒤 경치가 좋은 공원으로 바꾸려는 것이었다.이 일은 원래 세대주에게도 상당히 좋은 일이었다, 그러니 동의를 안 할 이유야 없지 않은가?자신의 저택을 음택으로 개조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 사람들 머리가 강책만큼 나쁘지 않다면 말이다.정중은 덤덤히 말했다
정봉성은 몸을 일으켜 원고를 준비하러 나갔다.정중은 상당히 만족한 듯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들이켰다.“똑같은 손녀인데, 자옥이 너는 할아버지 뜻대로 따라 주는데, 몽연이는 내 속을 어찌 그리 긁는지!”정자옥은 웃으며 말했다.“과찬이세요, 할아버지.”“아이고, 네가 딸인 게 안타깝구나. 아들이었으면 내 자리를 너한테 물려주는 건데 말이야. 봉성이는 여러모로 너만 못하니, 내가 맘을 놓지 못하겠다.”“할아버지, 봉성이는 조금 충동적일 뿐이지, 사실 능력이 나쁜 편은 아니에요.”정중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걔는 너의 반 만이라도 조금 침착했으면 좋겠구나.”한 편, 정몽연은 씩씩거리며 사무실로 돌아왔고, 기획서를 땅에 내동댕이치며 구두로 짓밟아버렸다.지금처럼 그녀를 괴롭게 했던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예전에 외부인이 정몽연을 괴롭혀도 괜찮았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가족들도 손을 잡고 그녀를 괴롭히니 생각할수록 억울했다.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고, 강책은 곧장 그녀에게 다가가 안으며 말했다.“울지 마, 울면 그 사람들을 더 기쁘게 할 뿐이야.”정몽연은 눈물을 훔치며 억울한 듯 대답했다.“하지만 할아버지는 정말 너무했어, 어떻게 이렇게 일을 처리할 수 있지? 난 이제 더 이상 그 집안에 있고 싶지도 않아.”“강책, 그냥 그만둘까? 내 10퍼센트 지분을 할아버지한테 돌려주고, 아빠처럼 밖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구할까? “그러자 강책은 웃으며 그녀를 앉힌 뒤 말했다.“너는 화만 나면 사리분별을 못하더라. 정 씨 집안의 10퍼센트 지분이 무슨 의미인지 잊었어? 매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연말에 배당금이 2,3억씩이나 되는데, 왜 그걸 안 받아?”“하지만, 내가 너무 불편하다고!”“걱정하지 마, 그 사람들은 오래가지 못해.”“무슨 뜻이야?”강책은 웃으며 대답했다.“내가 말한 것처럼 세대주들은 계획을 바꾸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거고, 동의하지 않으면 그들이 아무리 권력을 휘둘러도 어쩔 수 없을 거야.”그러자 정몽연은 입을 삐죽 내밀며
정봉성은 원고에 적은 내용을 읽었고, 매우 합리적이고 타당하게 프로젝트 변경안을 말했다.전화기 너머의 관지전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정봉성은 전혀 문제가 없을 거라고 자신했고, 매우 감동적이고 상대방에게 유리할 것이라 말했기에, 거절할 어떠한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관지전의 대답은 달랐다."거절합니다."정봉성은 그의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굳어지며, 왜 그가 이런 대답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거절이라니? 왜지? 생각을 잘 못한 건가?정봉성은 계속해서 말을 하려 했지만 관지전은 단호했다."저는 분명 거절한다고 얘기했습니다, 더 이상 말 안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정 씨 집안사람들 중 정몽연 여사 외에는 그 누구의 전화도 받지 않겠습니다, 알아 들으셨죠?""아니, 그, 관 사장님? 이게 무슨......"뚜뚜뚜, 그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정봉성은 매우 어색하게 제 자리에 서 있었고, 손에는 잔화기를 그대로 들며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방금 관지전이 한 말을 정중과 정자옥도 들었고, 그들도 매우 놀란 눈치였다.심지어는 전화를 잘 못 건 건 아닌가 의심까지 들었다."관지전 미친 거 아니야? 머리에 구멍이 난 게 틀림없어, 그러지 않고서 어떻게 우리의 제안을 거절할 수 있겠어?""그 사람은 이제 신경 쓰지 말거라, 세대주의 과반수만 동의하면 되니까 말이야. 어서 다음 사람한테 전화 걸어."정중이 말했다."네."정봉성은 계속해서 다음 전화번호를 눌렀다.하지만, 결과는 방금 전 보다 더욱 참혹했다.정봉성이 아직 입을 떼기도 전에 상대방이 말을 꺼냈다."거기 정 씨, 정몽연 말고는 아무도 귀찮게 굴지 마, 알겠어?"뚝, 전화가 끊겼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 거지?!방 안에 있더 세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며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한 명은 예외라고 쳐도, 두 명이 연속으로 거절을 하면 예외가 아니지 않은가!정봉성은 다급히 세 번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고, 대답은 여전히 같았다.16통의 전화를 걸었
"만약 한 둘이었다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문제는 30명의 세대주가 동시에 몽연이를 찾았다는 거지. 그러니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게다가, 30명 중에는 여자도 있고 일흔이 넘은 노인도 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거지?""그런 말은 이제 자중하도록 해, 알아 들었니?"정자옥과 정봉성은 고개를 끄덕였다.정중은 비록 정몽연을 미워했지만, 어찌 됐든 그의 친손녀인데, 만약 그녀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정몽연 뿐만 아니라 모든 정 씨 집안사람들에게 먹칠을 하는 것이 된다.그러니,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정자옥이 함부로 말을 하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그들은 아무리 머리를 맞대어도 이유를 알 수 없었고, 그것은 당연한 문제였다.관건은 정몽연이 아니라, 손녀의 사위인 강책에게 있기 때문이었다!첫 단추를 잘못 꿰맸는데, 어떻게 해답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정중은 한숨을 내쉬었고, 비록 통쾌하진 않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30명의 세대주들이 모두 거절했구나.""이 프로젝트를 바꾸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겠다."그는 일어나며 말을 이어갔다."아이고, 이제 그만 몽연이의 사무실로 가자."세 사람은 정몽연의 사무실 앞에 도착했고, 노트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문을 열고 들었다.그들은 들어서자마자 정몽연이 강책의 다리에 누워 깊이 잠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정중과 강책은 눈이 마주쳤고, 강책은 자연스레 그들이 무엇을 하러 왔는지 알고는 말을 꺼냈다."몽연이가 잠들었으니 하실 말씀이 있으면 앉아서 기다리시죠.""만약에 시끄럽게 하다가 몽연이를 깨우기라도 하면 당신들 일은 해결할 생각은 하지 마세요."그러자 정중은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그건 내 일일뿐만 아니라 강책 네 일이기도 할 텐데!"강책은 웃으며 대답했다."묘지 건설 계획을 못 세워도 저에게 큰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제호단지의 개조 계획이 무산되기라도 한다면, 당신들이 세대주들을 설득시키는 건 절대 불가능하니 어느 쪽이 더 나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