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어둡고 마음은 차가웠다. 석관은 강화를 종횡무진 누비며 지내온 수십 년 중 처음으로 실패를 맛보았다. 머릿속으로 계산하다 결국 자기 꾀에 넘어갔다. 석관의 명예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망했어, 다 망했어!’자리에 있던 의사들이 경멸의 눈빛으로 석관을 쳐다봤다. 더 이상 할 말이 없고, 석관을 욕하면 자기 입만 더러워지는 꼴이었다. 누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이고, 방금 내가 신 선생님 욕을 한 게 죽을 죄를 졌네요. 신 선생님이야말로 선량하고 무고한 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선생님이에요.”“저희가 말을 잘못했네요, 다 저희 잘못이에요!”사람들의 태도가 순식간에 돌변하여 잘못을 인정하며 신온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10분 만에 사람들의 태도는 천차만별로 변했다.신온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구름을 뚫고 가는 것 같았다. 마치 꿈만 같았다. 만약 집에 갔더라면 이 광경을 볼 수 있었을까?강책이 신온을 붙잡은 덕분이다. 하지만 신온은 강책이 뒤에 일어날 일을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했다. 마치 미래를 아는 것 같이 신기했다. 부인은 석문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간사한 소인배, 아직도 처방전 안 가지고 와? 도대체 내 아들한테 뭘 먹인 거야?!”의사들마저 맞장구를 치며 처방전을 가져오라고 재촉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어 모든 음모가 발각되자 석문명도 더 이상 숨길 것이 없었다. 석문병이 소리치며 말했다. “처방전이요? 여기 처방전 좀 가져오세요!”직원이 곧장 처방전을 가지고 왔다.부인은 처방전을 보고도 알 수 없어 다른 전문의들이 보았다. 의사들은 처방전을 본 후 눈살을 찌푸렸다. 처방전에 있는 약들은 모두 심신 안정 약들로 마셔도 무방한 약이었다.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약이 안 좋을 이유가 있을까?게다가 약 성분도 순해서 몸에 이상을 가져올 일이 없다. 설탕물과 같았다. 누가 설탕물 한 잔 마셨다고 갑자기 병에 걸릴까?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이
석문병은 화가 나 온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석문병은 화를 내며 강책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 너 강책 이 자식, 일부러 아이를 미끼로 삼아서 우리를 모함하는 거야?”강책은 손사래를 치며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의사인데 어떻게 환자를 미끼로 삼을 수 있어요? 저는 정말 좋은 의미로 아이가 편히 잘 수 있도록 침을 놓은 거예요. 다만 사람들이 의견이 분분해서 잠시 까먹고 있었을 뿐이에요.” 아무도 강책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뭐라고 말하기가 곤란했다. 강책이 심한 짓을 한 건가?당연히 아니다. 강책은 좋은 뜻으로 아이를 재웠을 뿐이다. 단지 잠든 시간 때문에 석문병과 부인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이 또한 석가 부자의 의술이 부족하여 강책의 계략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석가 부자는 말할 것도 없이 신온을 포함해 모든 의사들이 본다고 해도 확실히 아는 사람은 없다.강책이 사용한 것은 신기의 책에 중에 가장 특별한 침술 방법이다. 강책 말고는 이 침술을 확실히 이해한 사람은 없다. 찬바람이 불자 석관과 석문병 그리고 부인은 모두 가슴이 시렸다. 세 사람은 신온을 상대하기로 계획했다. 석가 부자가 좋은 평판을 얻고 부인은 두둑한 보수를 받아 윈윈하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강책의 이간책으로 석가 부자와 부인은 서로 물고 뜯으며 싸워 명에도 돈도 잃고 창피를 당하게 되었다. 어떤 일을 행할 때 다른 사람을 해하는 생각이 있어서는 안 된다.석문병이 부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한 치 앞도 못 보는 바보 같은 여편네야! 그렇게 서두르지 말라고 천천히 처리하라고 했더니 이렇게 소란을 피우네, 부인은 할 말이 없어 고개를 푹 숙였다. 강책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날도 어두워지고 저도 피곤한데 우선 집에 가서 좀 쉬죠. 다음에 시간 맞으면 다시 봐요.”강책이 신온에게 다가가 빙긋 웃었다.“어때요?”신온은 정색하려고 했지만 끝내 웃음이 터졌다. 오늘 원한이 시원하게 풀렸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여신도 부드럽고 귀여운 면이 있다.신온도 결국 여자이다. 신온은 다른 사람에게는 차갑게 대한다. 유일하게 강책에게는 사랑받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강책은 신온을 좋은 여동생으로 생각한다. 사실 신온은 강책을 오빠가 아니라 웨딩드레스를 입고 면사포를 두르고 여보라 부르고 싶었다. 강책이 신온을 부르자 꿈에서 현실로 돌아왔다. 강책은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신온은 억울하고 화가 났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좋아했던 남자가 없는데 처음으로 마음에 든 남자가 유부남일까?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아…신온은 침울했다. 이 아픔은 오직 자신밖에 모른다. “이제 갑시다.”“네.”두 사람이 무리에서 빠져나와 신가 병원으로 향했다. 다른 의사들도 모두 떠나고 의술 교류회는 그렇게 끝이 났다. 아무도 석가 부자와 어울리고 싶지 않았다.‘위선자, 구역질 나네!’“신 선생님도 갔으니 나도 이제 가야겠다. 이 쓰레기 같은 곳 다시는 안 와.”“맞아요. 앞으로 의술 교류회도 안 나와요. 석가 집안이 내려오고 신가 집안이 진행하지 않으면 다시는 안 와요!”사람들은 모두 자리를 떠났다. 석관도 떠나는 사람들을 붙잡지 않았다. 어떻게 붙잡을 수 있을까? 패가망신하고 붙잡으면 더욱 웃음거리만 된다.석문병이 물었다. “아버지, 이렇게 끝내실 거예요?”석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분노의 눈빛에서 신온과 강책에 대한 원한이 보였다. 석관은 조만간 두 사람을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명성이 무너졌지만 직위와 재산은 여전히 남아있다.‘신온, 강책 두고 보자!’그 시각.늦은 밤 정가 본사에서는 고위층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하루 종일 토론을 했다. 현재 철거 및 개조는 이미 3분의 1 정도 완료되었다. 다음 임무는 더욱 어렵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회의가 끝날 무렵, 정중은 물을 마시며 무심코 물었다. “하고 싶은 말 있어? 없으면 이만 끝내자.
되든 안 되든 정중에게 달려있다.“이 일은 말이야…” 정중이 찻잔을 내려놓고 생각에 빠졌다. 무덤을 만드는 것은 상급 관리 부서에 문의하면 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정중이 무엇을 믿고 강책을 도와주겠는가?이것이 관건이다. 강책이 자신의 사위지만 그동안 하는 일마다 사사건건 끼어들며 방해했다.그런 강책을 정중이 왜 도와줄 이유가 있을까?정중이 웃으며 난감하다는 듯 말했다. “모든 땅은 이미 다 정해져 있어서 네 뜻대로 바꿀 수가 없어. 그리고 강남구에는 묘지 구역이 따로 없는 것도 아니잖니? 강책만을 위해서 특별히 묘지를 짓는다는 거니? 강책이 무슨 황제야? 그렇게 신분이 높아? 정중의 말은 강책을 돕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정몽연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도 예상했지만 혹시나 하고 말이라도 꺼내 본 것이다. 지금으로선 실패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누군가 들어왔다. 바로 정중의 손자 정봉성이었다. 정봉성은 풀이 죽은 얼굴로 자리에 앉아 시무룩하게 있었다. 사람들은 정봉성이 왜 그런지 알 수가 없었다.모두 고개를 숙이고 정봉성과 마주치지 않았다. 결국 정중이 입을 열었다. “봉성아, 너 무슨 일 있어?”정봉성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화를 참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왜 그러겠어요? 제호 단지 철거랑 개조 때문 아니겠어요? 오늘 그렇게 좋게 말했는데 그 개자식들이 가지고 간 선물도 다 밟아버리고 나를 내 쫓아버렸어요.”“너무 화가 나요. 사람을 이렇게 괴롭히면 안 되죠!”정중이 당황하여 헛기침을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문제는 사실 오랫동안 정씨 가문을 괴롭히며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을 보내 유세를 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쫓겨나기만 한 것이 다행이다. 예전에 정가 집안의 한 고위 관리층은 밤새 지하실에 갇혀 굶어 죽을 뻔한 적이 있다. 평벙함 동네라면 정중이 신경 쓸 필요 없이 건설국의 철거 및 개조 계약서로 강제로 철거하고, 이에 반항하는 사람은 조용히 처
이때, 아무 말 없던 큰 누나 정자옥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일거양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어요.”“일거양득?”정중이 당황했다. 좋은 방법이면 좋은 방법이지 일거양득?“무슨 좋은 방법인데? 한번 들어보자.”정자옥이 일부러 정몽연을 쳐다보고 말했다. “제가 알기로는 제호 단지가 너무 아름다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규모로 지금 어떻게 철거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들었어요.”“제 생각에는 인정을 베풀어서 동생들에게 제호 단지를 묘지로 바꾸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규모도 적당하고 녹화 면적도 충분해서 특별히 고칠 필요는 없으니 일거양득이죠.”‘음…’잠시 적막이 흘렀다. 고위층 직원들이 몰래 웃음을 터트렸다. 정자옥은 정말 못됐다. 인정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정몽연을 함정에 빠트리려는 것이 분명했다. 그 당은 정상적인 철거 개조가 불가능하고 묘지 구역으로 개조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남의 집을 묘지로 개조한다? 하하, 장난 치는거 아닌가?고위 관라들이 목숨 걸고 싸우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정몽연이 경호원들이게 쫓겨나는 것이 걱정이었다. 인색한 정중이 정자옥의 목적을 어찌 모를 수 있을까? 함정은 있지만 일거양득할 수 있다.우선 정몽연의 입을 막아 불평을 덜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정몽연의 기세를 누를 수 있다. 최근 정몽연이 회사에서 너무 열정적이었다. 정중이 고개를 끄덕이며 정몽연을 쳐다보며 말했다. “자옥이 말도 일리가 있어. 몽연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너도 네 남편 돕고 싶지 않아? 지금 기회가 눈앞에 있으니 네가 제호 단지 사람들을 설득해 봐. 네가 전에 말했던 의견에 동의할 테니, 어때?”정중의 말은 큰 함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어떤 함정이 있어도 해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정몽연은 강책을 도울 수 없다. 그녀는 강책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알겠어요. 제가 할게요!”“그래, 좋아!”정중은 정봉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몽연이한테 제호 단지 30가구 가장 명단과 연락처 줘라.”
“아니, 할아버지께서 찬성 하셨어.” “찬성 하셨다고?” “응, 근데 그게 말이야..” 정몽연은 어떻게 말을 꺼낼지 몰라 일단 명단을 책상 위에 올려 두며 말을 이었다.“찬성은 찬성대로고. 할아버지의 뜻은 제호단지를 묘지로 설계하자는 기획안을 말씀하셨어. 그 단지에는 총 30가구가 살고 있어. 기획안에 차질에 없게 주민을 설득 시켜야 할아버지께서 권한을 받고 철거작업이 진행된데.” 듣기에 처리하기 어려운 일인 것 같았다. 강책은 겉으로는 티내지 않으며 명단을 들고는 위쪽부터 아래로 살펴 보았다. 3,4명의 이름을 보고 나서야 일이 어떻게 된 일인지 깨달았다. 3-4명은 모두 명성이 혁혁한 사람들이였고, 그 이외에 명단에 적힌 사람들은 강책이 주시하고 있는 사람들이였다. 강책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건, 그만큼 신분이 높다못해 귀한 사람들인 것이 분명했다. 강책은 살짝 화가 난 채로 명단을 내려놓았다. 정중의 ‘호의’는 강책을 진심으로 도와주기서가 아닌 이 기회를 틈 타 정몽연을 불구덩이로 바로 넣어 강책에게 복수를 하려는 속셈이였다. 정몽연의 피곤한 얼굴에서 일의 시초를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이 일의 배후에 숨겨진 위험을 알고 있었으며, 모두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는 것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정중의 속셈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몽연은 그의 요구를 받아들였던 이유는 다름아닌 강책을 돕기 위해서 또는 강책을 너무 사랑해서 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정몽연은 좋은 아내가 틀림 없다. 강책의 얼굴에는 조금의 미동도 없이 평온했다. 이런 상황이면 일수록 평온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옆에 있는 정몽연까지 흔들릴 수 있었기에 그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담담하게 말했다.“몽연아, 그래서 언제부터 움직일 거야?” “음...모레에 가 볼려고. 내일은 대본이나, 뭐 줄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하려고. 그러고 나서 연락 드려볼까해.” “그래.” 침묵이 흐르고, 강책이 “몽연아. 안심하고 갔다와. 잘 풀릴거야.” 라며 말을 이었다. 잘 풀릴거라고? 잘
늦은 밤, 정가의 회사 건물,이사장의 사무실 안.늙은이 한 명, 젊은이 두 명. 총 3명은 자리에 앉아 손에는 와인을 든 채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정봉성은 다리를 꼬고는 헤벌레 웃으며 말했다.“큰 누나, 역시 누나야. 이 방법은 내가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어. 셋째 아마 어쩔 줄 몰라서 뒤로 물러나겠지? 둘 다 먹고 싶지만, 그럴 방법이 없으니까 말이야. 생각만 해도 유혹이 엄청 날텐데.” 정몽연과 강책의 속임수에 당한 적이 많았던 그는 오늘에서야 복수를 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정중은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정몽연이 자신의 친손녀이긴 하지만, 매번 그를 망신시켰기 때문에 그녀를 이번 일을 빌미로 호되게 되갚아 줄 수 있으리라고 그는 생각했다. 게다가 이번 일은 자신이 시켜서가 아닌, 정몽연 스스로가 해결한다고 나섰기에 직접적으로 그녀를 건드리지 않아도 되었다. 다른 사람을 이용해 모욕을 주는 수단은 교활적이며, 중독성이 강했다. 한 가족으로서, 정중은 정몽연의 어느 곳도 만족하지 못했다. 10%의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쯤 정몽연은 정중에 의해 어디로 떨어졌는 지 알 수 없었다. 정자옥은 웃음을 내보이며 “할아버지, 만약 셋째를 그저 자리에서 내려오게 해서 망신을 주시려는 생각이시다면 너무 약해요. 저희 쪽에서도 뭘 얻은 게 없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 생각이 짧다고 할 게 뻔해요.” 라고 말했다. 정중은 “그럼, 다른 방법이 있느냐?” 라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럼요. 할아버지는 셋째 어디가 제일 마음에 걸리세요? 제 생각엔 회사 10% 주식인 것 같은데, 맞으시죠?”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회사의 주식을 꽉 잡고 있던 정몽연이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였다. 정자옥은 다시 말을 이었다. “할아버지, 이번이 제일 좋은 기회 아니겠어요?” “무슨 뜻이지?” “간단해요. 셋째는 이번 일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할 거에요. 그리고 직위 높은 사람들의 미움을 살 게 뻔해요. 그때를 틈 타 그 주식을 빼앗으면 되는 거
연락을 받은 그는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정장을 똑바로 차려입고 달려온 것이다.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직원들이 내려와 그를 반기며 건물 안으로 안내했다. 그리고는 12층의 로비에 앉게 했다. 12층은 다름아닌 구내 식당이였다. 일반직원과 관리급 직원의 식사구역은 분명히 나뉘어져 있었다. 관지전이 앉은 곳은 관리급 직원의 식사 구역 이였으며 주변 환경은 매우 좋았다. 벽에는 100인치 정도의 큰 TV가 걸려 있었으며, 안에는 홍보 관련 된 영상이 내보내졌다. 관지전은 30분 이상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 와중에 직원들이 그에게 차를 따라주거나 간식을 대접하는 등, 서비스 쪽에서는 완벽했지만 총괄자의 머리카락 한 올도 보지 못했기에 그는 어쩔 줄 몰라 했다. 아침부터 전화 한통으로 자신을 불러오다니,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관지전은 혹시 몰라 요즘에 일어났던 일을 돌이켜 보았다. 성실 하지는 못했지만 나쁜 짓을 한 적도 없었기에 총괄자의 귀에 들어갈 게 없었다. 한참을 기다리며 먹지도 못하고 마시지도 못했다. 40분 정도가 흐르고 나서야, 타닥타닥-이라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총괄자가 도착한 줄 알고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의 눈에 보인 건 초대 받은 두 명의 거물 이였다. 이 두 사람 모두 시국의 관리자로 관지전과 마찬가지로 총괄자의 연락을 받고 도착한 것 이였다. 세 사람 모두 자신들을 부르는 이유를 짐작 할 수 없었다. 서로 아는 사이였지만 경제, 상무 간의 왕래가 없었기에 그들을 다같이 모이니 이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 몇 명이 또 들어왔다. 남자, 여자, 노인, 청년까지 성별,나이 모두 다양한 사람들 이였지만 딱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강남구에서 높은 신분과 직위를 자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다들 당황한 내색을 내비치고, 사람은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모인 사람들은 그제서야 다들 서로 관계없는 사이지만 같은 단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제호단지 였다! 단 2시간이내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