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온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책의 순식간에 주먹을 휘둘렀다. 다섯 명의 경호원들은 배를 움켜쥐고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했다. 그나마 경호원들이 신체가 건장해서 이 정도로 버텼지, 일반 사람이었다면 기절했을 수 있다. 강책의 주먹은 어마했다. 석관은 깜짝 놀랐다. 강책의 의술이 뛰어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싸움까지 잘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이때 강책 뒤에 있던 부인의 화가 치밀어 올랐다. “석관, 은혜도 모르고 감히 나한테 덤벼?”“좋아,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은 거야!”부인은 뒤를 돌아 자리에 있는 모든 의사들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한 가지 말씀드릴 일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정인군자 석관, 석문병은 위선자입니다!”“제 아들은 원래 병이 없었습니다. 천만 원을 받고 연기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그래서 제 아들이 병에 걸린 척하고 신온 의사선생님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신가 집안을 웃음거리로 만들었습니다.”“그리고 석문병이 제 아들한테 맹물을 줄지 언정 치료가 된 것입니다. 이렇게 신가 집안의 위상을 밟고 석문병의 명예를 치켜세울 수 있던 것입니다.”모든 것이 폭로되었다. 석가 부자의 음모가 만천하에 밝혀졌다. 석가 부자는 죽을 때까지 위선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욕을 먹을 것이다!사람들은 이제야 정신이 들었다.“그랬던 거구나?”“여화타 신 선생님이 증상도 못 알아보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잖아요. 애초에 병에 걸리지 않았는데 무슨 병인지 어떻게 알아요?”“그리고 석문병은 아버지도 못 알아보는 병을 자기가 어떻게 알아봐요? 하마터면 속을 뻔했네요.”“석관, 석문병은 정말 위선자, 소인배예요!”석가 부자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었다. 지금까지 열심히 쌓아온 명예가 하루아침에 완전히 뒤집혔다. 신온을 패가망신 시키고 신가 집안의 명예를 무너뜨리려 했다.하지만 공교롭게도 석가 집안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었다. ‘하, 정말 말도 안 되는군!’석관은 화가 나 부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모두들 진정하세요. 저
밤은 어둡고 마음은 차가웠다. 석관은 강화를 종횡무진 누비며 지내온 수십 년 중 처음으로 실패를 맛보았다. 머릿속으로 계산하다 결국 자기 꾀에 넘어갔다. 석관의 명예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망했어, 다 망했어!’자리에 있던 의사들이 경멸의 눈빛으로 석관을 쳐다봤다. 더 이상 할 말이 없고, 석관을 욕하면 자기 입만 더러워지는 꼴이었다. 누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이고, 방금 내가 신 선생님 욕을 한 게 죽을 죄를 졌네요. 신 선생님이야말로 선량하고 무고한 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선생님이에요.”“저희가 말을 잘못했네요, 다 저희 잘못이에요!”사람들의 태도가 순식간에 돌변하여 잘못을 인정하며 신온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10분 만에 사람들의 태도는 천차만별로 변했다.신온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구름을 뚫고 가는 것 같았다. 마치 꿈만 같았다. 만약 집에 갔더라면 이 광경을 볼 수 있었을까?강책이 신온을 붙잡은 덕분이다. 하지만 신온은 강책이 뒤에 일어날 일을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했다. 마치 미래를 아는 것 같이 신기했다. 부인은 석문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간사한 소인배, 아직도 처방전 안 가지고 와? 도대체 내 아들한테 뭘 먹인 거야?!”의사들마저 맞장구를 치며 처방전을 가져오라고 재촉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어 모든 음모가 발각되자 석문명도 더 이상 숨길 것이 없었다. 석문병이 소리치며 말했다. “처방전이요? 여기 처방전 좀 가져오세요!”직원이 곧장 처방전을 가지고 왔다.부인은 처방전을 보고도 알 수 없어 다른 전문의들이 보았다. 의사들은 처방전을 본 후 눈살을 찌푸렸다. 처방전에 있는 약들은 모두 심신 안정 약들로 마셔도 무방한 약이었다.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약이 안 좋을 이유가 있을까?게다가 약 성분도 순해서 몸에 이상을 가져올 일이 없다. 설탕물과 같았다. 누가 설탕물 한 잔 마셨다고 갑자기 병에 걸릴까?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이
석문병은 화가 나 온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석문병은 화를 내며 강책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 너 강책 이 자식, 일부러 아이를 미끼로 삼아서 우리를 모함하는 거야?”강책은 손사래를 치며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의사인데 어떻게 환자를 미끼로 삼을 수 있어요? 저는 정말 좋은 의미로 아이가 편히 잘 수 있도록 침을 놓은 거예요. 다만 사람들이 의견이 분분해서 잠시 까먹고 있었을 뿐이에요.” 아무도 강책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뭐라고 말하기가 곤란했다. 강책이 심한 짓을 한 건가?당연히 아니다. 강책은 좋은 뜻으로 아이를 재웠을 뿐이다. 단지 잠든 시간 때문에 석문병과 부인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이 또한 석가 부자의 의술이 부족하여 강책의 계략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석가 부자는 말할 것도 없이 신온을 포함해 모든 의사들이 본다고 해도 확실히 아는 사람은 없다.강책이 사용한 것은 신기의 책에 중에 가장 특별한 침술 방법이다. 강책 말고는 이 침술을 확실히 이해한 사람은 없다. 찬바람이 불자 석관과 석문병 그리고 부인은 모두 가슴이 시렸다. 세 사람은 신온을 상대하기로 계획했다. 석가 부자가 좋은 평판을 얻고 부인은 두둑한 보수를 받아 윈윈하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강책의 이간책으로 석가 부자와 부인은 서로 물고 뜯으며 싸워 명에도 돈도 잃고 창피를 당하게 되었다. 어떤 일을 행할 때 다른 사람을 해하는 생각이 있어서는 안 된다.석문병이 부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한 치 앞도 못 보는 바보 같은 여편네야! 그렇게 서두르지 말라고 천천히 처리하라고 했더니 이렇게 소란을 피우네, 부인은 할 말이 없어 고개를 푹 숙였다. 강책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날도 어두워지고 저도 피곤한데 우선 집에 가서 좀 쉬죠. 다음에 시간 맞으면 다시 봐요.”강책이 신온에게 다가가 빙긋 웃었다.“어때요?”신온은 정색하려고 했지만 끝내 웃음이 터졌다. 오늘 원한이 시원하게 풀렸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여신도 부드럽고 귀여운 면이 있다.신온도 결국 여자이다. 신온은 다른 사람에게는 차갑게 대한다. 유일하게 강책에게는 사랑받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강책은 신온을 좋은 여동생으로 생각한다. 사실 신온은 강책을 오빠가 아니라 웨딩드레스를 입고 면사포를 두르고 여보라 부르고 싶었다. 강책이 신온을 부르자 꿈에서 현실로 돌아왔다. 강책은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신온은 억울하고 화가 났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좋아했던 남자가 없는데 처음으로 마음에 든 남자가 유부남일까?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아…신온은 침울했다. 이 아픔은 오직 자신밖에 모른다. “이제 갑시다.”“네.”두 사람이 무리에서 빠져나와 신가 병원으로 향했다. 다른 의사들도 모두 떠나고 의술 교류회는 그렇게 끝이 났다. 아무도 석가 부자와 어울리고 싶지 않았다.‘위선자, 구역질 나네!’“신 선생님도 갔으니 나도 이제 가야겠다. 이 쓰레기 같은 곳 다시는 안 와.”“맞아요. 앞으로 의술 교류회도 안 나와요. 석가 집안이 내려오고 신가 집안이 진행하지 않으면 다시는 안 와요!”사람들은 모두 자리를 떠났다. 석관도 떠나는 사람들을 붙잡지 않았다. 어떻게 붙잡을 수 있을까? 패가망신하고 붙잡으면 더욱 웃음거리만 된다.석문병이 물었다. “아버지, 이렇게 끝내실 거예요?”석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분노의 눈빛에서 신온과 강책에 대한 원한이 보였다. 석관은 조만간 두 사람을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명성이 무너졌지만 직위와 재산은 여전히 남아있다.‘신온, 강책 두고 보자!’그 시각.늦은 밤 정가 본사에서는 고위층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하루 종일 토론을 했다. 현재 철거 및 개조는 이미 3분의 1 정도 완료되었다. 다음 임무는 더욱 어렵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회의가 끝날 무렵, 정중은 물을 마시며 무심코 물었다. “하고 싶은 말 있어? 없으면 이만 끝내자.
되든 안 되든 정중에게 달려있다.“이 일은 말이야…” 정중이 찻잔을 내려놓고 생각에 빠졌다. 무덤을 만드는 것은 상급 관리 부서에 문의하면 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정중이 무엇을 믿고 강책을 도와주겠는가?이것이 관건이다. 강책이 자신의 사위지만 그동안 하는 일마다 사사건건 끼어들며 방해했다.그런 강책을 정중이 왜 도와줄 이유가 있을까?정중이 웃으며 난감하다는 듯 말했다. “모든 땅은 이미 다 정해져 있어서 네 뜻대로 바꿀 수가 없어. 그리고 강남구에는 묘지 구역이 따로 없는 것도 아니잖니? 강책만을 위해서 특별히 묘지를 짓는다는 거니? 강책이 무슨 황제야? 그렇게 신분이 높아? 정중의 말은 강책을 돕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정몽연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도 예상했지만 혹시나 하고 말이라도 꺼내 본 것이다. 지금으로선 실패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누군가 들어왔다. 바로 정중의 손자 정봉성이었다. 정봉성은 풀이 죽은 얼굴로 자리에 앉아 시무룩하게 있었다. 사람들은 정봉성이 왜 그런지 알 수가 없었다.모두 고개를 숙이고 정봉성과 마주치지 않았다. 결국 정중이 입을 열었다. “봉성아, 너 무슨 일 있어?”정봉성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화를 참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왜 그러겠어요? 제호 단지 철거랑 개조 때문 아니겠어요? 오늘 그렇게 좋게 말했는데 그 개자식들이 가지고 간 선물도 다 밟아버리고 나를 내 쫓아버렸어요.”“너무 화가 나요. 사람을 이렇게 괴롭히면 안 되죠!”정중이 당황하여 헛기침을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문제는 사실 오랫동안 정씨 가문을 괴롭히며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을 보내 유세를 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쫓겨나기만 한 것이 다행이다. 예전에 정가 집안의 한 고위 관리층은 밤새 지하실에 갇혀 굶어 죽을 뻔한 적이 있다. 평벙함 동네라면 정중이 신경 쓸 필요 없이 건설국의 철거 및 개조 계약서로 강제로 철거하고, 이에 반항하는 사람은 조용히 처
이때, 아무 말 없던 큰 누나 정자옥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일거양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어요.”“일거양득?”정중이 당황했다. 좋은 방법이면 좋은 방법이지 일거양득?“무슨 좋은 방법인데? 한번 들어보자.”정자옥이 일부러 정몽연을 쳐다보고 말했다. “제가 알기로는 제호 단지가 너무 아름다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규모로 지금 어떻게 철거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들었어요.”“제 생각에는 인정을 베풀어서 동생들에게 제호 단지를 묘지로 바꾸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규모도 적당하고 녹화 면적도 충분해서 특별히 고칠 필요는 없으니 일거양득이죠.”‘음…’잠시 적막이 흘렀다. 고위층 직원들이 몰래 웃음을 터트렸다. 정자옥은 정말 못됐다. 인정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정몽연을 함정에 빠트리려는 것이 분명했다. 그 당은 정상적인 철거 개조가 불가능하고 묘지 구역으로 개조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남의 집을 묘지로 개조한다? 하하, 장난 치는거 아닌가?고위 관라들이 목숨 걸고 싸우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정몽연이 경호원들이게 쫓겨나는 것이 걱정이었다. 인색한 정중이 정자옥의 목적을 어찌 모를 수 있을까? 함정은 있지만 일거양득할 수 있다.우선 정몽연의 입을 막아 불평을 덜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정몽연의 기세를 누를 수 있다. 최근 정몽연이 회사에서 너무 열정적이었다. 정중이 고개를 끄덕이며 정몽연을 쳐다보며 말했다. “자옥이 말도 일리가 있어. 몽연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너도 네 남편 돕고 싶지 않아? 지금 기회가 눈앞에 있으니 네가 제호 단지 사람들을 설득해 봐. 네가 전에 말했던 의견에 동의할 테니, 어때?”정중의 말은 큰 함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어떤 함정이 있어도 해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정몽연은 강책을 도울 수 없다. 그녀는 강책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알겠어요. 제가 할게요!”“그래, 좋아!”정중은 정봉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몽연이한테 제호 단지 30가구 가장 명단과 연락처 줘라.”
“아니, 할아버지께서 찬성 하셨어.” “찬성 하셨다고?” “응, 근데 그게 말이야..” 정몽연은 어떻게 말을 꺼낼지 몰라 일단 명단을 책상 위에 올려 두며 말을 이었다.“찬성은 찬성대로고. 할아버지의 뜻은 제호단지를 묘지로 설계하자는 기획안을 말씀하셨어. 그 단지에는 총 30가구가 살고 있어. 기획안에 차질에 없게 주민을 설득 시켜야 할아버지께서 권한을 받고 철거작업이 진행된데.” 듣기에 처리하기 어려운 일인 것 같았다. 강책은 겉으로는 티내지 않으며 명단을 들고는 위쪽부터 아래로 살펴 보았다. 3,4명의 이름을 보고 나서야 일이 어떻게 된 일인지 깨달았다. 3-4명은 모두 명성이 혁혁한 사람들이였고, 그 이외에 명단에 적힌 사람들은 강책이 주시하고 있는 사람들이였다. 강책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건, 그만큼 신분이 높다못해 귀한 사람들인 것이 분명했다. 강책은 살짝 화가 난 채로 명단을 내려놓았다. 정중의 ‘호의’는 강책을 진심으로 도와주기서가 아닌 이 기회를 틈 타 정몽연을 불구덩이로 바로 넣어 강책에게 복수를 하려는 속셈이였다. 정몽연의 피곤한 얼굴에서 일의 시초를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이 일의 배후에 숨겨진 위험을 알고 있었으며, 모두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는 것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정중의 속셈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몽연은 그의 요구를 받아들였던 이유는 다름아닌 강책을 돕기 위해서 또는 강책을 너무 사랑해서 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정몽연은 좋은 아내가 틀림 없다. 강책의 얼굴에는 조금의 미동도 없이 평온했다. 이런 상황이면 일수록 평온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옆에 있는 정몽연까지 흔들릴 수 있었기에 그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담담하게 말했다.“몽연아, 그래서 언제부터 움직일 거야?” “음...모레에 가 볼려고. 내일은 대본이나, 뭐 줄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하려고. 그러고 나서 연락 드려볼까해.” “그래.” 침묵이 흐르고, 강책이 “몽연아. 안심하고 갔다와. 잘 풀릴거야.” 라며 말을 이었다. 잘 풀릴거라고? 잘
늦은 밤, 정가의 회사 건물,이사장의 사무실 안.늙은이 한 명, 젊은이 두 명. 총 3명은 자리에 앉아 손에는 와인을 든 채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정봉성은 다리를 꼬고는 헤벌레 웃으며 말했다.“큰 누나, 역시 누나야. 이 방법은 내가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어. 셋째 아마 어쩔 줄 몰라서 뒤로 물러나겠지? 둘 다 먹고 싶지만, 그럴 방법이 없으니까 말이야. 생각만 해도 유혹이 엄청 날텐데.” 정몽연과 강책의 속임수에 당한 적이 많았던 그는 오늘에서야 복수를 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정중은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정몽연이 자신의 친손녀이긴 하지만, 매번 그를 망신시켰기 때문에 그녀를 이번 일을 빌미로 호되게 되갚아 줄 수 있으리라고 그는 생각했다. 게다가 이번 일은 자신이 시켜서가 아닌, 정몽연 스스로가 해결한다고 나섰기에 직접적으로 그녀를 건드리지 않아도 되었다. 다른 사람을 이용해 모욕을 주는 수단은 교활적이며, 중독성이 강했다. 한 가족으로서, 정중은 정몽연의 어느 곳도 만족하지 못했다. 10%의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쯤 정몽연은 정중에 의해 어디로 떨어졌는 지 알 수 없었다. 정자옥은 웃음을 내보이며 “할아버지, 만약 셋째를 그저 자리에서 내려오게 해서 망신을 주시려는 생각이시다면 너무 약해요. 저희 쪽에서도 뭘 얻은 게 없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 생각이 짧다고 할 게 뻔해요.” 라고 말했다. 정중은 “그럼, 다른 방법이 있느냐?” 라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럼요. 할아버지는 셋째 어디가 제일 마음에 걸리세요? 제 생각엔 회사 10% 주식인 것 같은데, 맞으시죠?”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회사의 주식을 꽉 잡고 있던 정몽연이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였다. 정자옥은 다시 말을 이었다. “할아버지, 이번이 제일 좋은 기회 아니겠어요?” “무슨 뜻이지?” “간단해요. 셋째는 이번 일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할 거에요. 그리고 직위 높은 사람들의 미움을 살 게 뻔해요. 그때를 틈 타 그 주식을 빼앗으면 되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