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333화

작가: 베니스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카이지는 넋이 나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무리 말해도 그는 돈이 꽤나 있는 사람이었고, 이곳에서 자주 쇼핑을 하는 단골 고객이기도 했다.

하지만 노인은 촌스러운 저 남자를 위해 망설임 없이 자신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다니, 강책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저러는 것일까?

그는 전혀 납득이 가지 않았다.

노인은 그에게 생각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고, 그녀가 손을 흔들자 경호원 몇 명이 달려와 카이지를 강제로 매장 밖으로 내쫓았다.

그녀는 미소를 띤 채 강책에게 말했다.

“강 명의 님, 오늘 아침 일은 고맙다는 인사를 미처 하지 못했는데, 또 이번 일로 폐를 끼쳐 드리다니, 정말 죄송합니다.”

“별말씀을요, 괜찮습니다.”

강책이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노인은 손으로 2층을 가리키며 말했다.

“마침 식사 시간이 되었으니, 제가 감사와 사죄의 의미로 식사를 대접해도 될까요?”

이렇게나 깍듯이 대하는데, 어떻게 거절할 수 있을까?

강책은 소한을 한 번 바라보았고, 두 사람은 거절하지 않고 노인을 따라 2층으로 향했다.

항성 주얼리의 2층은 VIP 고객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고, 값비싼 주얼리 장식들이 즐비했다.

곳곳에 진줏빛 보석들이 박혀 있으니, 고대에 가장 사치스러운 황궁도 이보단 못할 듯했고, 이곳에 있는 보석 한 알이면 집도 살 수 있을 것이다.

소한은 눈이 뒤집어질 듯 보석들을 구경하며 만약 그녀가 이 중 하나라도 가지고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어 보였다.

강책은 헛기침을 하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격식을 좀 차려.”

소한은 입을 오므렸고, 기분이 언짢았다.

노인은 그 장면을 목격하자 허허 웃으며 말했다.

“여성들이 이러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죠, 제가 어렸을 때는 더했어요. 보석 하나 얻으려고 하루 종일 그놈하고 실랑이를 벌였으니.”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눈 깜짝할 사이에 몇십 년이 흘렀는데, 보석들은 점점 많아졌지만 정작 그놈은 더 이상 곁에 없네요.”

“아……”

노인은 눈물을 훔친 뒤 손을 가리켜 말했다.

“아가씨, 여기 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자유로운 군신   제 334화

    소한의 뺨은 마치 빨갛게 익은 사과처럼 붉어졌고,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그녀의 마음속에 강책에 대한 감정이 서서히 솟아오르기 시작했다.노인은 웃으며 사람을 불러 케이스를 열게 했고, 직접 에메랄드 목걸이를 꺼내며 말했다.“자, 어서 해봐요.”노인은 일부러 목걸이를 강책에게 쥐여주며 강책이 직접 소한에게 목걸이를 차게 했다.이 순간 소한은 행복이라는 감정을 정확하게 느낄 수 있었고, 눈을 감고 이 순간을 즐겼다.노인의 말이 맞았다, 앞으로의 일은 생각하지 말고, 같이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지 말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앞에 있는 남자는 내 것이다.설령 내가 이 남자가 내 것인 척을 해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강책은 직접 소한에게 목걸이를 걸어 주었고, 순간 소한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그것은 행복의 눈물이었다.“왜 울어?”“아, 아니야.”소한은 등을 돌려 눈물을 닦아냈고, 거울 앞에 서서 목걸이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역시나, 매우 잘 어울렸다.그녀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목걸이를 매만졌다.노인은 헛기침을 한 번 하며 말을 꺼냈다.“두 분, 이제 저녁때가 됐으니 저랑 같이 식사하러 가시죠.”노인의 인솔 아래, 무리들은 다시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갔다.3층은 내부 직원들만 올라갈 수 있는 곳으로, 외부인은 아예 못 올라가기 때문에 강책이 올라온 것은 이례적이다.3층에 들어선 순간, 기둥과 대들보를 채화로 장식하여 화려하고 웅장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이곳이 진정한 ‘황궁’이었다!끝으로 가자, 긴 테이블에 노인의 가족들 중 중요한 인물들이 모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그중 충후한 생김새에 콧수염을 두른 남자가 다가와 노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어머니, 비행기에서 일은……”노인은 그에게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눈짓을 준 후 강책에게 눈앞의 사내를 소개해 주었다.“강 명의 님, 여기는 제 큰아들, 기진입니다.”그러자 기진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다가와 말했다

  • 자유로운 군신   제 335화

    특히나 그의 말 하는 목소리는 손톱으로 유리를 긁는 듯한 소리가 났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두피를 저리게 했다.이 사람은 바로 노부인의 둘째 아들, 기양이었다.기양은 강책을 한 번 보고는 물었다.“네가 술을 잘 마신다고?”강책은 예의상 웃어 보였고, 대답은 하지 않았다.그러자 기양은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내가 누군지 알아? 천 잔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술고래라고. 내 앞에서 술이 세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거 같아? 어림도 없지!”소한은 얼굴에 불만이 가득하며 이 사람은 어떻게 되어 먹었길래 오자마자 시비를 거는지, 마치 정신병자 같았다.그녀는 몇 마디 거들려 했지만 강책에게 가로막혔다.이런 사람은 논쟁을 해봤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뿐더러 자신은 손님이고, 기양은 주인이었기에 화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양과 사이가 나빠진다면 노부인의 체면에 해가 갈 것이었다.기진은 보다 못해 기분 나쁘다는 투로 말했다.“둘째야 여기서 이러지 말지, 강책 명의 님은 어머니의 생명의 은인이셔!”“생명의 은인? 하하.”기양은 기진을 보며 말했다.“이 일을 언급하지 않으면 괜찮은데, 한 번 언급을 하니 화가 들끓네.”“형님, 일을 어떻게 한 거요?”“어머니 약은 모두 형님 손을 거쳐서 온 건데, 어째서 형님 부주의로 어머니에게 안 맞는 약을 먹인 겁니까?”“어머니가 천운이었으니 망정이지, 일이 잘못되었더라면 형님은 우리 기 씨 가문의 씻을 수 없는 죄인이 됐을 겁니다!”기진은 아무런 대꾸를 할 수가 없었다.확실히 노부인의 약은 모두 기진이 직접 관리하는 것이었고, 약이 문제가 생기면 그는 자연스럽게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었다.기진과 기양은 평소에도 자산 문제로 많이 부딪혔으니 이 일을 계기로 기양은 더욱이 기진에게 죄를 물었다.대가족은 대가족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었다.이렇게 거대한 집안과 이렇게 많은 돈이 있고, 노부인의 나이라면 언제라도 세상을 떠날 수 있었으니, 그때가 되면 자산을 어떻게 나눌지는 중대한 문제

  • 자유로운 군신   제 336화

    이런 상황에서 체면을 차리는 사람이라면 마시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더구나 기진은 체면을 대단히 차리는 사람이었다.“흥, 그냥 술 세잔일 뿐이잖아?”“마실게!”기진은 테이블로 향했고, 손을 뻗어 그릇을 들으려고 하는 순간 한 괴력의 손에 의해 제지당했고, 그는 벗어나려 발버둥을 쳐도 벗어나지 못했다.그는 고개를 들어 강책이 자신을 막아선 것을 발견했다.“강 명의 님?”강책은 조용히 말했다.“기 선생님, 당신의 얼굴빛과 기운으로 봐서는 간이 그렇게 작은 병으로 치부하면 안 됩니다. 평소에는 잘 관리를 해서 괜찮지만 술을 마시기라도 하면 정말 큰일 납니다.”그의 말은 기진으로 하여금 매우 놀라게 했다.특히나 의사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더욱 무섭게 다가왔다.그러자 기양은 비웃으며 말했다.“연기는 그만하시죠, 내가 모를 줄 알고?”“정말 일말의 성의도 없군, 이런 사람이 우리 가문을 물려받는다고? 절대 안 되지!”기진의 안색이 갈수록 나빠졌다.강책은 빙긋 웃으며 조급해 하지 말라는 뜻으로 그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고, 헛기침을 한 번 한 뒤 말을 꺼냈다.“이 세 잔은 제가 기 선생님을 대신해서 마시도록 하죠, 기 선생님을 대신해서 속죄한 셈 칩시다.”“당신이?”기양은 웃으며 말했다.“우리 형님을 대신해서 속죄를 할 만큼 당신이 뭐라도 돼?”“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당신이 술고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럼 이렇게 하죠, 그쪽이 한 그릇을 마시면 저는 세 그릇을 마시겠습니다. 서로 끊이지 않고 계속 마시기로요.”“죄를 달게 받았다고 생각했을 때, 멈추시면 됩니다. 괜찮으신가요?”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넋이 나가 버렸다, 이게 무슨 황당무계한 소리인가?그것은 소주이지, 맹물이 아니었다!보통 사람은 세 그릇만 마셔도 뻗을 텐데, 이런 방법으로 마시겠다니?또한 기양은 천 잔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사람으로 소문난 사람이거늘. 비록 조금은 과장되긴 했지만 그가 주량이 좋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었고, 일곱 여덟 그릇의

  • 자유로운 군신   제 337화

    점점 기양은 한계에 달했다.그는 이미 여덟 그릇의 술을 마신 뒤였다.그것은 술잔이 아닌 밥그릇이었고, 물이 아닌 소주였으니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벌써 기절해서 토를 하고 있었을 텐데, 기양이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상당히 술에 강한 편이었다.하지만 강책을 보자, 얼굴도 붉히지 않고 여유롭게 세 그릇을 또다시 비워냈다.“한 그릇 더?”기양은 속으로 강책이 사람인가 의심했고, 그가 괴물이 아니라면 설명할 도리가 없었다.계산을 해 보니 강책은 스물네 그릇이나 마셨는데, 어째서 취하지 않는 거지?술은 취하지 않더라도, 배가 불러 죽지 않을까?이렇게 몇 십 년을 술과 지내왔는데, 기양은 처음으로 강책 같은 상대를 만났다. 그가 돌연 테이블을 탁 내리치더니 소리치며 말했다.“한 잔 더, 한 잔 더!”그는 그릇을 들어 마시려 했지만 그의 주량에 비해 이미 너무 많이 마신 탓에 그릇도 제대로 들지 못했다.쨍그랑—그릇이 바닥에 떨어졌다.강책이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이것도 당신이 마신 걸로 칠 테니, 끝까지 가 보죠.”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또다시 세 그릇을 비웠다.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술그릇을 엎었는데도 상대방은 마신 걸로 인정하다니, 강책이 기양을 한 방 먹인 거나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의 주량은 같은 수준이 될 수 없었다.기양은 계속해서 마시고 싶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땅에 고꾸라지며, 벌렁 드러누워 입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난잡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노부인은 더 이상 쳐다볼 수가 없어 손을 흔들어 사람을 시켜 기양을 잠시 내보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책에게 매우 감격해하며 말했다.“강 선생님, 또 한 번 저희 기 씨 집안을 도와주셨네요. 제 둘째 아들을 해치지도 않으면서 큰 아들까지 지켜주시면서 성공적으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정말 어떻게 이 은혜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강책은 오히려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아닙니다, 저는 그냥 목이 마려워서 뭐를 좀 마시고 싶었을 뿐입니다.”“그러니 은혜를 갚는

  • 자유로운 군신   제 338화

    두 팀은 축구계에서 최고의 구단이었다.두 팀 간의 경기는 반드시 피바람을 일으킬 것이었다.이와 같은 두 밀란의 경기는 매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켜 표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려웠고, 기 씨 집안 같은 대가족도 모두 열 표밖에 얻지 못했다.표는 비싼 편이 아니었지만, 성의를 보이기에는 충분했다.기진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밀란이라는 도시는 패션 외에 가장 큰 트레이드마크는 축구죠. 여기 와서 경기를 안 보면 안 온거나 다를 게 없습니다.”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경기를 보며 긴장을 푸는 것도 좋았고, 아무래도 소한과 옷과 가방을 보러 다는 것보다 백배는 더 나았다.“내일 저희 온 식구들이 가서 경기를 볼 건데, 강 선생님도 저희와 함께 하시죠. 가셔서 축구 도시의 열기를 느껴 보셔야죠!”기진이 말했다.“좋아요!”노부인은 사람들에게 얼른 앉으라고 재촉하며 말했다.“이제 허기가 너무 졌구나, 어서 앉아서 식사들 하지.”사람들은 일제히 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소한은 이미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었고, 접시 위에 있는 음식들을 진공청소기 마냥 싹 쓸어버렸다.그러자 강책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아무도 안 뺏어 먹으니 천천히 먹어.”노부인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편하게 먹어요. 저는 이렇게 복스럽게 먹는 아가씨가 예쁜데요 뭘.”술과 음식을 배불리 먹은 뒤, 강책과 소한은 일어나 작별 인사를 했다.노부인이 물었다.“두 사람은 어디서 묵고 있죠?”“저희는 여행사가 미리 정해 놓은 호텔에 묵고 있습니다.”“아? 별로 좋은 호텔이 아닐 텐데, 두 분이 불편해하실까봐 걱정되네요. 이렇게 합시다, 해도 다 졌으니 두 분은 호텔로 돌아가지 마시고 이곳에 묵으시지요.”강책은 거절하려 했지만 차마 성의를 무시할 수 없었다.노부인은 부하직원을 한 명 부른 뒤, 강책과 소한을 데리고 방으로 가서 쉬게 했다.두 사람은 더 이상 사양하기 어려워, 직원을 따라 6층으로 올라가 깨끗하고 넓은 방을 찾아 들어갔다

  • 자유로운 군신   제 339화

    유리에 비친 그림자는 옷을 다 벗고 물에 헹구고 있는 것이 보였다.소한의 아름다운 몸매는 유리에 그대로 나타났고, 비록 실루엣만 보이지만 그것만으로 유혹하기에 충분했고, 만약 일반 남자였다면 일찍이 입맛을 다셨을 것이다.강책은 고개를 내저으며 얼굴을 돌려 TV를 켰다.그의 마음속에는 정몽뿐인 데다 소한은 정몽연의 여동생이기에 더욱이 아무 생각도 하면 안 되었다.반 시간이 지나자, 소한은 몸을 다 씻고는 갑자기 강책을 부르기 시작했다.강책은 화장실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무슨 일이야?”소한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앗, 내가 갈아입을 옷을 안 가져와서, 좀 가져와 줄래?”“뭐라고?”강책은 죽고 싶은 심정이었고,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그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얼른 정신을 차린 뒤 말했다.“안 돼, 난 못 가져다줘. 네가 직접 나와서 가져가지 그래?”소한은 욕실 안에서 부끄럽고 화가 나서 말했다.“그럼 나더러 발가벗고 나가서 옷을 가져가란 말이야? 네가 엿보기 쉽게?”강책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어이가 가출했다.하지만 또다시 생각해 보니 그녀의 말이 맞기도 했다.그는 이를 꽉 깨물고는 몸을 일으켜 소한의 캐리어 옆에 간 뒤 물었다.“무슨 옷인데?”“잠옷이면 돼.”강책은 심호흡을 몇 번 하고 캐리어를 연 뒤 잠옷을 찾았지만 찾지 못했고, 속옷 더미가 튀어나와 바닥에 널브러졌다.소녀들에게서만 나는 풋풋한 내음이 그의 콧구멍에 파고들었고, 강책은 몹시 심란해졌다.그는 흩어진 속옷을 조심스레 정리하며 잠옷을 찾아내었고, 다시 한번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몸을 일으켜 욕실 문 앞으로 간 뒤 말했다.“잠옷 가져왔어, 어떻게 주면 돼?”“뒤로 돌아서서 옷만 건네줘.”“알겠어.”강책은 순순히 뒤로 돌아선 뒤 욕실 문을 천천히 열었고, 소한의 지시에 따라 옷을 건네주었다.이것으로 모든 임무가 끝난 줄 알았다.하지만……소한은 강책의 팔을 덥석 잡고는 강책을 욕실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강책은 이

  • 자유로운 군신   제 340화

    강책의 심장은 아직도 두근거리고 있었고, 언제부터인가 소녀의 그림자가 그의 머릿속에 자리잡아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그는 바닥에 누워 이불을 덮었다.눈만 감으면 머릿속에서 유리에 비친 소한의 실루엣이 떠올랐다.아름다움, 청춘, 섹시함. 절대 잊을 수 없었다.강책의 고요했던 마음속을 마구 휘저어댔다.몸과 마음이 지쳐도 머릿속이 복잡해 잠에 들지 못했다.이때 소한이 민소매 잠옷을 입은 채 욕실에서 나왔고, 그녀의 몸에서 나는 향기가 방 안을 가득 채워 어떤 남자라도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강책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절대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소한은 침대 위로 올라가 이불을 덮었고, 방안의 전등 스위치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잘 자.”가볍게 한 마디를 한 뒤,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여 불을 껐다.소한은 침대에 누웠다.방 안은 서로의 숨소리가 또렷이 들릴 정도로 조용했고, 두 사람 모두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들의 신분을 생각하면 설렘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때로는, 아무리 좋아해도 한 번 타이밍을 놓치면 그대로 놓쳐버리는 것이다.창밖에는 달이 높이 걸려 마치 쉬지 않는 등불처럼 달빛이 창문을 뚫고 들어왔고,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없는 두 사람의 모습을 비추었다.쓰라리고, 또 달콤했다.밤새 아무 말이 없었고, 날은 금세 밝아졌다.소한이 아직 깨지 않은 틈을 타 강책은 씻고 난 뒤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고, 샤워를 마친 후 소한과 함께 조식을 먹었다.오늘의 일정은 여전히 쇼핑이었다.다만 오후 2시가 되자, 기진은 직원을 시켜 두 사람을 밀란 시의 산시로 축구 경기장으로 데려왔다.그곳은 매우 특수한 구장이었다.밀란 시의 두 대표 구단인 국제 밀란과 AC밀란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구장이었고, 오늘 이곳에서 두 구단은 승부를 겨룬다.밀란 시만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축구 팬이었고, 노부인과 기진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하지만 그들은 모두 AC밀란의 팬이었다.오늘 노부인은 특별히 AC밀란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기진과 강책, 소

  • 자유로운 군신   제 341화

    남자가 기양에게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 “술 깨는 차예요. 드세요.”기양은 그제서야 어젯밤 강책과 술을 마시고 취해서 업혀 들어와 침대에서 잠이 든 것이 기억났다. 잠에서 깨니 이미 오후 2시가 다 되었다. 기양은 차를 마시며 시계를 보고 놀라 벌떡 일어났다. “벌써 2시야? 유사야, 왜 지금까지 날 안 깨웠어?”“내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어떡해?”유사는 침착하게 차를 따르며 말했다. “2시 시합이에요. 축구 한 경기당 110분이니까 아직 시간 많이 남았어요. 조금 더 주무셔도 됩니다. “시간이 많이 남아? 너 정말 대단하다.”기양은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 "어젯밤에 그렇게 술 잘 마시는 놈이 어디서 왔는지 아무리 먹어도 안 취하더라니까. 어젯밤에 강책이 말리지만 안았으면 기진은 내 손에 죽었어.”“그 자식이 비행기에서 어머니를 구해주지 않았으면 지금 살아있을까? 내 실수지. 약을 좀 더 진하게 탔으면 죽었을 텐데.”물에 약을 탄 것은 다름 아닌 기양이었다.유사가 말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예요. 두 번이나 실패했지만 들키지 않았잖아요. 오늘 시합 끝나고 어머니랑 기진이는 분명 “그럼 기가 집안의 주인은 바로 기양님입니다.”기양은 생각만으로도 기뻤다. 기양이 유사에게 물었다. “준비됐어?”“당연하죠.”“세계 최상급 킬러들이라 노약자나 병약자는 물론 부자들을 암살하는 것도 문제없어요.”“할머니께서 AC 미란 선수의 팬이어서 킬러에게 미란 유니폼을 입혔어요.”“그리고 축구팬들이 싸울 때를 틈타 살해할 거에요.”“어머니랑 기진이 죽으면 기양님이 기가 집안의 주인이 될 수 있어요. 두 사람이 축구 팬들하고 싸우다 죽었으니 아무도 모를 거예요.”“기가 집안 가장자리는 문제없습니다.”기양은 이 순간을 즐겼다. 기양은 매우 기뻐 손가락을 ‘탁’ 하며 말했다. “내가 지금 가서 사람들을 불러 모아야겠어. 노군이 죽으면 바로 기씨 가문을 넘겨받아야지. 내 말에 따르지 않는 사람은 죽여버리겠어!”유사가 말했다. “기양님, 마지막

최신 챕터

  • 자유로운 군신   제 2419화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 자유로운 군신   제 2418화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 자유로운 군신   제 2417화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 자유로운 군신   제 2416화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 자유로운 군신   제 2415화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 자유로운 군신   제 2414화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 자유로운 군신   제 2413화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 자유로운 군신   제 2412화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 자유로운 군신   제 2411화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