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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4화

해가 지고, 노을의 붉은 빛이 큰 창문에 내비췄다. 그 탓에 바닥,회사 안, 사무실, 의자도 모두 붉은 빛으로 변했다. 강책은 슬픈 표정으로 의자에 기대어 앉아 고개를 살짝 들어 그의 전우 신기와 같이 지냈던 시절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는 의사였다. 같은 부서는 아니 였지만 강책과 수 없이 많은 고비들을 이겨 낸 전우였다. 매번 다칠 때 마다 신기는 최선을 다해 치료를 해주었다. 그는 소문난 명의로 성품, 수술 실력 모두 흠잡을 곳 없었기에 그에게 직접 부탁하러 찾아오는 사람도 많았다. 신기는 그런 사람들도 모두 정성껏 치료를 해주었다. 그의 눈엔 신분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으며, 전쟁을 증오했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 이였다. 신기는 강책이 믿고 의지하는 사람 중 한명이였다. 강책이 몇 번이나 적에게 당하고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와도 신기가 직접 그를 치료 해주었고, 강책은 농담으로 “신기, 네가 있는 한 난 죽는 것도 무섭지가 않아. 아무리 다쳐도 네가 다 치료해 줄 거잖아?”라고 그에게 말했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명의, 평화주의자였던 신기는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강책은 그의 죽음을 받아 들일 수 없었고, 한 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신기는 어떻게 죽은 거야?”

목양일이 그에게 답했다.

“신기의사집안에는 유전으로 내려오는 병이 있다고 합니다. 매년에 딱 한번 나타나는 데, 그 강도가 점점 세져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신기의사는 항상 약한 방법으로 치료하였다고 합니다. 맞는 치료법인지는 모르지만 고통을 살짝 낮추는 치료만 했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고통에서 몸부림을 치셨다고 합니다. 젊었을 때는 그래도 이겨 낼 수 있었으나 나이가 들고 나서는 점점 버거워 지기 시작했으며, 신의사가 10가지 유전병 치료 방법을 가지고 나타나는 증상에서 신의사는 약한 방법이 아닌 10가지 치료 방법 모두 실행했다고 합니다. 10가지 모두 부담이 큰 치료 방법 이였습니다. 보통사람이면 한 가지 방법에도 아파서 몸부림을 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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