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의 마지막 한 마디에 신온은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올랐다.“의술을 모르신다고요? 그럼 오신 이유가 무엇이죠? 오셔서 풍경구경하러 오신 겁니까?!” 강책은 오해가 생겼다고 생각하여 “어, 제 뜻은 그게 아니라, 저한테 당신 집안 유전병을 고칠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가져온...” 이라며 급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그가 다 말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석문병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말했다.“입 다물어!” 강책은 멈칫하며 고개를 돌려 석문병을 바라보았다. 석문병은 옷을 정리하면서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입 열자마자 다 들통이 나네요. 집안에서 내려오는 의술도 아니고, 의과 대학에서도 공부해 본 적이 없다면 의술에 대해 알지도 못할 텐데 무슨 자격으로 여기 와서 큰 소리 이신거죠? 고칠 방법이 있다고요? 허허, 장난 치시는 겁니까? 의술도 모르는 외문한이 의학계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해결 못 한 고질병을 고칠 수 있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하.. 신아가씨, 아가씨께서 부친의 병을 고치기 위해 내놓은 희생적인 조건에 이런 파리들이 꼬이니 난감하시겠습니다.” 신온은 화가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부친의 병을 고치는 것이기에 강책을 무시하고 바로 석문병에게 물었다.“석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소개는 필요 없으십니다. 의학사 사장님의 아들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여기까지 와 주셨으니, 저도 기대해보겠습니다.” “네, 믿어주십시오.” 석문병은 강책을 흝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과는 다를 것 입니다. 신 아가씨, 제가 들은 바로는 아가씨 집안의 유전병은 보기 드문 ‘한질’이라고 들었습니다. 상생상극의 논리로 제가 ‘염화 치료법’을 연구해냈습니다....”이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석문병은 치료방법을 구사하였고, 신온은 열심히 그의 말을 들었다.두 사람 모두 쓸만한 치료법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 였다. 위험한 것 빼고, 치료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때 침묵을 지키고 있던 강책이 입을 열었다.
신온은 책상을 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가리키며 “당장 나가세요!” 라며 소리질렀다. 아니 어떻게 된 거지? 오빠 이름을 듣고 그리워하는 게 아니라 화를 낸다니? 강책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다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전 그쪽 오빠 분과 전우 사이였습니다. 유전병의 증상이 악화되었지만 항상 하던 약한 치료법은 하지않고, 새로운 치료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10가지나 되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어요. 방금 말씀하신 그 방법도 그 10가지 안에 있었고요. 증상이 더욱 더 악화되어 당신 오빠 분은 죽을 수 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죽기 전에 신기가 유전병 치료법을 찾았어요. 그 치료법을 저한테 전해달라고 하면서 부탁한거고요. 신 아가씨, 당신 오빠의 마음을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그의 목숨과 맞바꾼 거에요.” 그리고는 ‘팔괘기침’을 꺼내 책상에 두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이 책 마지막 페이지에 당신 오빠가 연구해낸 치료법이 담아 져 있습니다. 받아주세요.” 마지막 한마디는 꽤 감동적 이였지만 신온의 얼굴에는 변동이 없었다. 그녀는 오히려 화를 내었다.“ 신기? 허허, 누가 그런 놈을 보고싶기라도 한데요?! 저의 집안에 기둥 이였어요, 아버지가 늙고 나서 모든 집안의 책임은 그 놈이 지기로 했는데, 집안일은 모두 제쳐두고 서경으로 도망갔어요. 그 탓에 아버지는 계속해서 일을 하셨고, 은퇴는 계속 미루 시다가 지금 증상이 더 악화됐어요. 그래요, 이건 그렇다고 쳐요. 하지만 제일 용서 못하는 건, 3년 전 모친이 병에 위급할 때, 저희 집안 모두 그 놈을 데리고 오기 위해 모든 수단을 썼지만 오지도 않았어요!엄마는 죽기 전까지도 자기 아들 얼굴 모습도 못 보고 그냥 돌아 가신 거에요. 사람이 할 짓 이에요 그게? 자기 엄마 장례식도 안 오고, 허허 오빠라고 하셨죠? 저는 그런 자기밖에 모르는 파렴치한 인간 오빠는 없어요! 죽었다고 하셨죠? 그거 다 벌 받은 거에요! 인정도 없고 의리도 없고 불효막심한 사람이 일찍 죽는 건 오히려 다행
강책이 자리를 떠나자 석문병은 차가운 미소를 보이며 “개나소나 다 와서 지껄이네. 의술에 ‘의’도 모르는 사람이 이래라 저래라 하다니.” 라며 중얼거렸다. 신온은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생활에서 느끼는 부담에서도 힘들어서 숨이 턱턱 막혔는데, 오빠 신기의 소식을 들으니 화가 나 참을 수 없었다. 시간이 좀 흐르고 나서야 그녀는 천천히 말을 꺼냈다.“방금 그 분은 못 봤던 걸로 하고, 저희는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죠. 석선생님, 저희 부친유전병에 관해 더 알고 있는 게 있습니까?” “하하, 네. 당연합니다. 열에 열 이라고 하면 너무 가짜 같으니, 구에 구라고 합시다.” 석문병이 ‘구에 구’라고 말하는 당당함을 보고 마음의 위로를 얻은 신온은 얼굴에 기쁨이 들어났다. “석선생님, 그럼 제 부친 잘 부탁드립니다. 당장 치료하러 가시죠.” 석문병은 헛기침을 하고는 “저, 그 전에 신아가씨께서 약속하신 조건 아직도 유효 합니까?” 라며 물었다. “유효합니다! 제 부친의 병만 고쳐 주신다면 이 병원의 반은 선생님께 될 것입니다.” “아니요. 조건이 하나 더 있지 않습니까.” 신온은 멈칫하고는 바로 석문병의 뜻을 깨달았다. 신온을 바라는 것이였다. 사실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영웅이 미인을 사랑하는 것, 모든 남자의 로망 이기도 하고 석문병 역시 남자였기에 미인을 사랑하는 건 당연한 일 이였다.신온은 입술을 깨물었다. 석가집안과 자신의 집안 싸움이 작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에 석문병에게 큰 관심은 없었다. 하지만 부친의 병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기로 다짐을 한 것 이였다. 사실, 석가집안도 큰 집안이며 석문병 부친도 의학계에서는 잘 나가는 인물이였기에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 였다. 신온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네, 유효합니다.” 라며 답했다. “좋아요!” 석문병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약물은 제가 다 가져왔습니다. 치료 시작할까요?” 라고 말했다. 신온은 손을 내밀고는 “이쪽으로” 라고 하며 자리를 안내했다. 그녀의 지도아
”별말씀을요, 이건 기본적인 약물일 뿐이고, 그다음 단계가 있을……”그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신자민이 갑자기 울부짖기 시작하며 침대 위에서 고통스러운 듯 발버둥 쳤다.“아빠!!!”신온은 다급하게 신자민을 불렀다.“아빠, 왜 그래?”그녀가 손을 뻗어 신자민의 몸을 만지자, 손에서 펄펄 끓는 주전자에 닿은 것만 같은 열기가 느껴졌다!‘한질’은 분명 제거되었지만, 온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워졌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신온은 고개를 돌려 석문병을 바라보며 소리쳤다.“저, 저, 저는……모르겠습니다.”석문병은 땀을 뻘뻘 흘렸다, 그는 이러한 방법으로 이때까지 많은 ‘한질’ 환자를 치료해 오면서 신자민처럼 이상한 병세를 보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한질’을 치료했는데, 어떻게 다시 열병이 도질 수 있단 말이지?신자민은 뜨거운 물에서 목욕을 하고 나온 듯 온몸이 새빨갛게 변해 있었고, 팔과 얼굴, 다리에 발진이 나기 시작했다.신자민은 아프고 간지러운 걸 참지 못하고 손으로 긁기 시작했고, 긁자마자 고름이 터지며 피가 흘러나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속을 메스껍게 했다.이 광경을 본 신온은 매우 다급해졌다.그녀는 의사였고, 눈앞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얼마 안가 아버지가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석문병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식은땀만 줄줄 흘릴 뿐이었다.“어떻게 이럴 수가……이럴 수는 없어.”“저는 이전에 각종 ‘한질’을 치료해 왔었지만 이런 경우는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신온은 그제서야 석문병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이 돌팔이 의사는 신 씨 집안의 유전병을 일반적인 ‘한질’과 혼동했던 것이다.만약 일반적인 한질이었다면, 신 씨 집안의 능력으로 그 많은 조상들 중 누구라도 치료법을 생각해 낼 수 있지 않았을까.신 씨네 집안의 유전병은 워낙 특이해서 백 년째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신온은 눈물이 날 정도로 초조해졌고, 순간 그녀는 강책이 했던
차량이 곧바로 준비되자, 신온은 부하직원에게 계속 신자민을 돌보게 하고 그녀는 기모 엔터테인먼트로 출발했다.가는 길 내내 신온은 마음이 타는 듯 조급해졌다.아버지의 그런 상태를 보니, 한순간 세상을 떠날까 두려웠고 모두 그녀의 탓인 것만 같았다.만약 그녀가 고집을 부리지 않고, 석문병의 말을 믿지 않았더라면 신자민이 지금처럼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이 생각을 하자 신온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자신이 아버지를 ‘살해’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끼익—검은색 링컨 한 대가 비스듬히 옆으로 지나쳐 억지로 길을 막아섰고, 신온의 차는 어쩔 수 없이 멈춰 서며 타이어가 지면과 미끄러지면서 긴 스크래치가 생겼다.급브레이크로 신온은 하머터면 앞 등받이에 부딪힐 뻔했다.그녀는 화가 나서 물었다.“무슨 일이야?”“아가씨, 갑자기 차 한 대가 길 한가운데를 막아서 가질 못합니다!”신자민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갑자기 차 한 대가 길을 막아서니 신온은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그녀는 차 문을 열고 상대방 차 쪽으로 걸어갔다.언제나 이성적인 태도를 보여온 그녀는 이 순간만큼은 욕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차를 왜 이딴 식으로 몰고 있어? 길 막은 거 안 보여? 급한 일 있으니까 빨리 비켜!”하지만 링컨 차량은 움직이지 않았고, 뒷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책 한권을 들고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그 사람은 강책이었고, 그가 들고 있는 책은 ‘팔괘기침’이었다.신온은 순간 멍해졌고, 강책이 덤덤하게 말을 건넸다.“뭘 멀뚱히 서 있습니까? 빨리 차에 타세요, 제 차가 더 빠르니까.”“아……”신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책의 차에 올라탔고, 차는 신가병원으로 향했다.차 안.신온이 물었다.“돌아가지 않은 건가요?”“원래는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분명 다시 절 찾아오실 거라고 생각해서요. 그런데 제가 돌아가 버리면 시간이 지체돼서 당신 아버지의 병환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합니까.”강책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신온의 얼굴이 빨개지며 민망해했다.“
’이 기운은 열기를 가하면 열이 오르고, 한기를 더하면 열이 내리기에 종잡을 수 없는 병이며 제거할 수 없다. 그렇기에 신 씨 집안 유전병의 가장 치명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치료를 반복한다면 치료가 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몸을 괴롭히는 격이 되어 목숨까지 잃게 된다.’‘이 때문에 나는 구양 치료법을 개발하였다. 구양은 인체의 아홉 개의 혈도를 기초하여 한질을 혈도 안으로 끌어들인다. 한기가 열기로 변하게 되면 ‘한’의 혈도는 안정을 되찾게 되고, 열기가 한기로 변하면 ‘양’의 혈도 또한 안정을 되찾게 된다.’‘그렇게 되면, 음과 양이 균형 잡힌 미묘한 상태가 되고, 그 기운이 사람의 혈도의 양분이 되어 사람의 몸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모든 책의 묘사를 본 신온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러한 치료법을 생각해 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쉽게 말해, 일반적인 치료는 병을 몸에서 끄집어 내는 것이지만, 신 씨 집안의 유전병은 너무나도 강력해서 꺼낼 수조차 없는 병이었다.결국 신기는 병을 몸에서 빼내지 않고 인체의 9대 혈도에 넣어 음양의 조화를 이뤄 내어 신체의 양분이 되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다.매우 대담한 방법이었다, 한번 잘못하면 병이 잘 낫지 않고 오히려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때가 되면 틀림없이 죽게 될 것이었지만 만약 이 방법을 따르지 않는다면 신자민이 살 날은 얼마 남지 않게 된다.신온은 더 이상 많은 것들을 신경 쓰지 않고 직원에게 침을 가져오게 시킨 다음 책에 기록된 내용 그대로 신자민의 몸에 있는 ‘기’를 아홉 개의 혈도에 분산시켰다.곧바로, 기는 모두 사라졌고 신자민은 더 이상 아무런 통증이나 화끈거림이 없이 숨 쉬는 것도 한결 편해졌다.신온은 또 사람을 시켜 외용약을 가져왔고, 신자민의 몸에 난 고름들을 모두 깨끗이 정리하였다.하지만 그녀는 아직 안심하지 못하고 남아서 계속 신자민을 지켜보았다.그 결과 놀랍게도 병의 진행은 정말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기가 완전히 흡수되고 기의 변
신온의 말을 들은 강책은 놀라 기절할 뻔했다. 수많은 전쟁과 온갖 어려움을 다 겪어도 놀라지 않던 강책이 그 말을 듣고는 몹시 놀랐던 것이다.그는 어색하게 헛기침을 한 뒤 말했다.“그게, 필요 없습니다.”신온은 순간 멍해졌다.“필요 없다니요?”“네, 저는 당신과 결혼하지 않습니다.”그의 대답은 신온에게 매우 의외로 다가왔고, 약간의 화도 났다.그녀 곁에 있는 거의 모든 남자들은 그녀의 환심을 사려고 했고, 그녀는 그러한 남자들의 수법에 매우 익숙해졌다.그런 남자를 많이 만나봤기에 그녀는 남자들에게 환멸이 났고, 어떤 남자도 그녀의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그녀는 계속해서 솔로로 지내왔던 것이다.그녀가 보기에도 그녀가 원한다면 어떤 남자라도 가질 수 있었고, 그녀만이 남자를 고를 수 있는 권한이 있을 뿐, 상대방이 자신을 고를 수 있는 가능성은 없었다.하지만 오늘, 강책이 그녀에게 생동감 있는 교훈을 주었다. 그녀의 미모를 거절할 수 있는 남자도 있다는 것을.신온은 기분이 언짢은 듯한 말투로 물었다.“왜, 내가 당신한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나요?”“아뇨.”“그럼 내가 예쁘지 않아서?”“그것도 아닙니다.”신온은 미간을 찌푸리며 계속해서 물었다.“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면, 왜 나를 거절하는 거죠?”“그게……저는 이미 아내가 있습니다.”공기가 순식간에 어색해졌다.신온은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며 그렇게 많이 생각을 했는데 왜 상대방이 이미 결혼을 했다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그녀는 어색하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죄송해요, 제가 몰랐어요……”강책도 매우 어색한 듯 대답했다.“괜찮습니다, 제가 당신을 도와준 것도 그런 약속 때문이 아니라 고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것일 뿐이니까요.”묘한 분위기가 맴돌았고, 두 사람은 어떤 이야기로 말을 이어가야 할지 몰라 하던 때에,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신자민이 드디어 깨어났다.“아빠!”신온은 서둘러 신자민에게 다가가며 자초지종을 낱낱이 털어놓았고, 이를 들은 신자민은 강책에게
사랑이 깊으면 미움도 깊어지는 법.그러한 까닭에 신온은 그렇게나 오빠를 죽도록 미워했었다.이제서야 진실을 알게 된 신윤은 약간의 자책과 함께 오빠에 대한 원한이 깨끗이 사라졌고, 어렸을 적 오빠에 대한 존경심이 다시금 피어났다.신자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내저었다.“다 신기의 운명이었지! 하지만 당신 말을 듣고 나니 신기가 서경에서 우리 신 씨 집안을 부끄럽게 하지 않았을뿐더러 나라의 영웅으로서도 책임을 다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이 드는군. 또한 유전병의 치료법도 혼자서 찾아냈으니 우리 신 씨 가문의 자랑 아닌가!”줄곧 집안의 멸시를 받던 아이는 마침내 인정을 받게 되었다.강책이 다시 말을 건넸다.“신기가 죽기 직전에 두 가지 소원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가족의 유전병을 고치는 것이고, 둘째는 ‘팔괘기침’을 가족에게 물려주어 나중에 빛을 발하는 것이었죠. 제가 이제 이 책을 넘겨 드리면 제 임무는 끝이 납니다.”신자민과 신온은 서로를 바라보며 애통한 표정을 지었고, 신자민은 허탈한 표정으로 강책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마 당신은 임무를 완수하지 못할 것 같소.”“네? 왜죠?”“’팔괘기침’은 신 씨 집안 의술 중 아주 특별한 ‘기술(气术)‘을 바탕으로 진화했고, 신기는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이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을 하지 못했습니다. 신 씨 가문은 백 년 동안 1세대만 ‘기’가 있었고, 이후에 아무도 없었다가 신기가 그 ‘기’를 가지게 된 겁니다.”“신기는 유일하게 ‘기’를 가진 아이이고, 이 의술은 오직 신기만이 완벽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기술을 연습하려 해도 그럴듯할 뿐이지 통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이 기술이 빛을 발하겠습니까?”신자민이 말을 마치자, 신온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제가 방금 사용한 마지막 장인 ‘구양’같은 경우는 사실 저도 60% 정도 밖에 발휘하지 못했는데, 만약 이 책대로 100%를 발휘한다면 아버지는 이제 침상에서 내려와 뛰어다니실 수도 있어요.”강책은 그제서야 문제점을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