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님, 김상혁이라고 하는 자가 다시 나타났습니다!”물고기자리가 허겁지겁 병실로 달려왔다, 김상혁이 돌아왔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웠다.하지만 강책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침착했다.“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물고기자리가 갸우뚱거렸다.“처음부터 이렇게 될 걸 알고 계셨습니까?”“사실, 저번에 상대하면서 가짜가 아닌지 의심이 들었어. 서열 1위의 킬러라고 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했거든.”물고기자리는 오히려 걱정되기 시작했다, 만약 추측이 사실이라면 강책 측이 불리해진다.“총수님, 이번에는 나서면 안 되십니다. 그냥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이런 상대에게 예의를 차리실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강책이 손을 저었다.“아니, 내가 할 거야.”물고기자리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강책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강책에게 진통제를 먹이고, 칼을 건네주었다.잠시 뒤, 강책이 병원 문 앞에 도착하자 김상혁과 마주쳤다.“김상혁?”“그래.”“며칠 전에 찾아왔던 사람은?”“그건 내 동생이야.”김상혁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그는 죽을 각오를 하고 찾아온 것이다. 강책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도 동생을 잃어봤기 때문에 김상혁의 슬픔과 분노를 가늠할 수 있었다.만약 강책이 처음부터 인물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이런 비극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 ‘만약’은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이 칼을 쥐고 자세를 잡고 김상혁과 10미터 정도 떨어져서 그를 마주 보았다.능력자들은 몸이 아닌 머리 싸움으로도 실력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잠시 뒤, 김상혁도 검을 꺼냈다.“수라 군신, 강책. 역시 전설대로군, 이번 대결은 내가 졌어.”정식으로 대결하기도 전에 김상혁이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이미 머리 싸움에서 강책에게 패배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미 승패가 결정된 싸움에도 도망치려고 하지 않았다, 이는 그의 신념이자 가치관이었다. 만약 자리에서 도망친다면 움직이는 시체와 다를 게 없다, 강책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이런 상황에는 공격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김상혁은 강책의 공격을 피하지 않았다. 김상혁은 더 이상 잃을 게 없었다, 게다가 이미 승패가 끝난 싸움에 도망쳐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푹 소리와 함께 김상혁의 칼이 강책의 가슴팍을 찔렀다. 하지만 강책의 칼은 김상혁의 머리 바로 옆에서 멈추었다.김상혁은 상대를 향해 공격했지만 강책은 오히려 공격을 거두었다.“대체 왜?”김상혁은 놀란 눈으로 강책을 바라보았다, 상대가 공격을 멈추었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강책은 피를 머금으며 김상혁에게 미소 지었다.“나도 내 동생을 떠나보낸 적이 있어. 얼마나 비통한지 잘 알고 있어. 만약 내 죽음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네. 김상혁, 당신은 과거의 나와 너무 닮았어.”김상혁은 강책의 말을 듣고 어쩔 줄 몰라했다. 그는 강책의 한번 공격으로 고통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희생하는 그의 모습에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아!”그는 강책의 심장을 짓누르던 검을 다시 뽑았다, 다행히도 심장을 꿰뚫지 않았다.“강책, 네가 이겼어. 난 널 죽이지 못해.”탕 소리와 함께 김상혁이 쥐고 있던 검이 바닥에서 부러졌다. 곧이어 자리를 떴다.김상혁은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지만 강책과 같은 ‘적’에게는 공격을 할 수 없었다.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강책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잠시 뒤, 강책은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자리에 쓰러졌다.“총수님!”물고기자리가 달려왔다, 곧이어 의료진들이 강책을 들 것에 실어서 응급 처치를 진행했다.다행히도 강책의 빠른 회복 능력, 최상급의 의료 기계 그리고 골든 타임 덕분에 목숨은 지킬 수 있었다.강책은 오랜 시간 동안 적과 싸우면서 처음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물고기자리가 말했다.“황금 십이궁을 모두 불러서 24시간 동안 총수님의 안전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누가 찾아오든 절대로 가시면 안 됩니다!”강책이 미소를 지었다.“네 똑똑한 머리로 다시 한번
화상 그룹 회장 사무실. 신태열은 발길질을 하며 버럭 화를 냈다. “1위 킬러 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네! 쓰레기만도 못한 놈! 강책을 죽일 수 있었는데 풀어주다니, 열 받아 죽겠네.”이때, 신태열의 비서 윤은재가 말했다. “사실 어느 정도 효과는 있습니다. 강책은 중상을 입었으니 저희에게 아직 기회가 있어요.”기회?무슨 기회? 신태열은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 “황금 십이궁 놈들이 보통인 줄 알아? 누가 강책을 암살할 수 있을 것 같아? 황금 십이궁 놈들이 강책 옆에서 24시간 경호하고, 김한철도 수많은 경찰들을 배치해 뒀어. 이 상황에서 강책을 죽일 생각을 해? 말도 안 되는 소리지.”윤은재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김상혁은 강책을 죽였어야 했다. 김상혁은 칼을 끝까지 찌르지 않았다. 윤은재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회장님, 노여움을 푸세요. 제가 당장 현상금 걸겠습니다. 현상금을 준다고 하면 분명 위험을 감수할 사람이 있을 겁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윤은재는 현상금을 발표하러 떠났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한 일이 생겼다. 지난번과 달리 이번 현상금 발표 이후에 임무를 받으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윤은재는 컴퓨터가 고장 난 줄 알았다. 하지만 컴퓨터는 멀쩡했다. 킬러들은 강책이 두려워 임무를 받지 않은 것이었다.이렇게 겁쟁이일까? 윤은재는 예전에 협력했던 킬러에게 직접 전화를 했지만 거절당했다. 게다가 킬러는 현재 강책은 킬러 조직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했다! 킬러 조직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것은 킬러들이 절대 암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천만 명 중에 한 명이다. 강책은 영광스럽게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르게 되었다. 킬러들도 죽일 수 없는 강책을 누가 죽일 수 있을까? 게다가 강책의 동료들은 강책의 의리에 크게 감동했다. 강책은 정과 의리가 있고, 실력도 뛰어나다. 그리고 훌륭한 부하들이 강책 옆을 지키고 있다. 킬러들은 감히 범접할 수
신상 정보를 보니 74세 할머니였다!윤은재는 할 말을 잃었다.장난하는 건가? 실력자인 김상혁도 강책을 죽일 수 없는데 74세 할머니가 뭘 할 수 있을까? 금보라 할머니가 무슨 이유로 임무를 받은 지는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강책을 암살하기 위한 것이다. 윤은재는 평소 같았으면 할머니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누가 됐든 상관없었다. 할머니를 한 번 만나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윤은재는 금보라 할머니와 약속을 잡았다. 회사에서는 나이가 많은 금보라 할머니에게 예의를 갖추어 대접했다. 신태열 또한 금보라 할머니를 만나러 왔다. 금보라 할머니를 만난 윤은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금보라 할머니는 신상 정보대로 늙은 할머니였다. 심지어 허리가 휘어서 걷는 것도 힘들어했다. 윤은재와 신태열을 서로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저었다. 금보라 할머니가 정말 강책을 죽일 수 있을까? 금보라 할머니는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들어 보였다. 윤은재는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할머니, 정말 강책 암살 임무를 맡으시겠어요?” 금보라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네. 제가 강책을 죽이겠습니다. 그 대신 대가로 화상 그룹을 저한테 넘겨주세요.” 윤은재는 쓴웃음을 짓고 고개를 저었다. “할머니, 그 연세에 가능하세요? 지금 걷기도 힘들어 보이시는데 정말 강책을 죽일 수 있겠어요?”금보라 할머니는 윤은재를 똑바로 쳐다보고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세요. 네, 아가씨 말이 맞아요. 저는 나이가 많아서 거동도 불편해서 강책을 죽일 수 없어요. 제가 20대였어도 강책에게 상대가 안 되죠.”그런데 무슨 강책을 죽이겠다는 건가?장난하는 건가? 윤은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때, 신태열은 책상을 ‘탁’하고 치며 화를 내며 말했다. “시간 낭비하지 말고 당장 나가세요!” 금보라 할머니는 신태열이 쫓아내려고 하자 황급히 말했다. “강책을 죽이려는 거 아니에요?
신태열은 금보라 할머니에게 신뢰가 갔다. 신태열은 먼저 일을 처리하고 나중에 돈을 받는 사람을 좋아한다. 일이 처리되면 화상 그룹을 기꺼이 넘길 것이다. 하지만 일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도 상관없다. 신태열은 한 푼도 들이지 않았으니 손해볼 것이 없다. 신태열에게는 전혀 손해볼 것 없는 장사이다. 신태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어르신 말대로 합시다. 임무는 언제까지 완수할 수 있습니까?” 금보라 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얼마 안 걸려요. 3일이면 충분해요. 지금 강책은 힘이 없기 때문에 공격하기 딱 좋은 시기예요. 그런데 신태열 씨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 혼자서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러는데, 한 가지만 도와줄 수 있나요?”“뭔데요? 뭐든지 말씀하세요.” “강책의 생년월일과 피 한 방울이 필요해요.”신태열은 윤은재에게 말했다. “가능해?”윤은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문제없습니다. 강책의 신상 정보는 이미 다 조사했습니다. 피 한 방울쯤은 어렵지 않습니다. 강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피를 뽑아내고 있으니 간호사한테 부탁하면 됩니다.”계획은 이미 정해졌으니 곧바로 실행되었다. 윤은재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강책의 피를 구했다. 또한 신태열은 금보라 할머니의 요구대로 방 하나를 마련해 불상 위에 돼지, 소, 양의 머리를 올려놓았다. 방 안에 부적을 붙이고, 바닥에는 북두칠성 모양으로 등불을 켜 두었다. 그야말로 방 안의 분위기는 매우 음산했다. 방 안에 들어가기는커녕 밖에서 보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금보라 할머니는 옷을 갈아입은 후 검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금보라 할머니는 소맷자락에서 허수아비를 꺼냈다. 그리고 부적에 붓으로 강책의 생년월일을 적어 종이 인형에 붙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피 한 방울을 종이 인형 머리에 떨어뜨렸다. 금보라 할머니는 모든 준비를 끝냈다. 잠시 후, 금보라 할머니는 괴상한 춤을 추며 알아듣지 못할 말을 중얼거리기
강책의 병세는 점점 더 심각해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산 시민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물고기자리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의사를 초청했다. 하지만 이들마저 속수무책이었다. 강책은 훌륭한 의사이다. 훌륭한 의사인 본인 마저도 치료방법이 없었으니 다른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한동안 연산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연산 시민들은 모두 불안에 떨었다. 만약 강책의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강책이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 강책의 상태는 좋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틀 후, 강책의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강책은 생명이 위독해 보였다. 다음 날 새벽, 강책은 세상과 영원히 작별을 했다. 수라 군신은 참혹하게 생을 마감했다. 뉴스에는 온통 강책의 사망 소식으로 떠들썩했다. 연산 시민들은 대성통곡을 했다. 김한철은 강책을 위해 성대한 장례식을 준비했다. 강책, 참 불쌍하다. 두 사람이 강책의 관을 들고 입관을 했다. 장례식에는 강책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강책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도 있었고,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다. 제일 기뻐하는 사람은 신태열이었다. 신태열은 드디어 강책을 죽였다는 기쁨에 덩실덩실 춤까지 췄다. 이제야 강책도 그저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태열도 강책을 이길 수 있다. 강책도 병에 걸릴 수 있고, 죽을 수 있다! “대박! 금보라 할머니 진짜 대단하군!” 신태열은 금보라 할머니에게 극진한 대접을 하며 저주를 어디서 배웠는지 물었다. 하지만 금보라 할머니는 그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금보라 할머니가 쉽게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리가 있을까? 잠시 후, 금보라 할머니는 신태열에게 직접적으로 말했다. “저는 신태열 씨를 그냥 도와준 게 아닙니다. 강책을 죽이면 화상 그룹을 저에게 주기로 했던 약속 잊지 마세요.” 신태열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걱정 마세요. 화상 그룹은 이제 어르신 것입니다!” 이날 밤, 신태열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신태열이 가장 기쁘고 행복했을 때는 돈을 벌기 시작하여 가족들이 풍족한 삶을 보냈을 때이다. 신태열은 그 당시 억대 연봉을 받았다. 신태열의 집은 보통 가정에 비해 부유한 집안이었다. 그 당시 신태열의 가족은 먹고 살 걱정 없이 화목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신태열은 권력과 돈에 눈이 멀어 어둠의 나락으로 발을 들였다. 그 후로 신태열에게 가족은 중요하지 않았다. 신태열은 돈과 권세만 있다면 무엇이든 포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태열은 수십 년이 지나서야 권력과 돈은 아무 소용이 없고, 따뜻한 사랑만이 진실하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이 순간, 신태열은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신태열은 꿈속에서 딸을 만나기 위해 잠을 청했다. 신태열은 만약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권력과 돈 때문에 가족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세상에 ‘만약’은 없다. 깊은 밤, 신태열은 깊은 잠에 빠졌다. 이때, 신태열은 몸에 떨림을 느꼈다. 신태열은 눈을 떠보니 고대시대 관청에 있었다. 게다가 주위에는 검은색 옷을 입은 저승사자들이 신태열을 둘러싸고 있었다. 신태열의 눈앞에는 테이블이 있었다. 그리고 테이블 뒤에는 검은색 얼굴이 앉아 있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나는 분명 호텔에서 자고 있었는데 왜 여기 있는 거야?” 이때, 검은색 얼굴은 테이블을 ‘탁’하고 치며 말했다. “신태열 씨, 수명을 다 한 거 모르십니까?” ‘수명을 다 하다니? 내가 죽었다는 거야?’신태열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검은색 얼굴을 쳐다봤다. 그리고 그제야 검은색 얼굴의 정체가 전설의 염라대왕이라는 것을 알았다. “제… 제가 죽었다고요?”염라대왕은 계속해서 말했다. “신태열 씨, 당신은 지은 죄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당신에게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벌을 주겠습니다. 신태열 씨, 본인의 죄를 인정합니까?” 신태열은 넋이 나갔다. 죄를 지으면 지옥에 가서 벌을 받는다는 것은 어린아이들도 다 알고
염라대왕은 펑펑 울고 있는 신태열에게 말했다. “이제야 후회됩니까?”신태열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 와서 후회하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잃어버린 것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을까? 이미 죽은 목숨인 신태열은 다른 것은 생각할 필요 없이 벌을 달게 받으면 된다. 하지만, 염라대왕은 신태열에게 물었다. “만약 당신에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강책과 죽을 때까지 싸울 겁니까? 아니면 딸과 화해를 할 겁니까?”다시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신태열은 고개를 들어 갈망하는 눈빛으로 염라대왕을 쳐다보았다. 죽음의 문턱에 선 신태열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딸과 화해를 하겠습니다. 딸을 보고 싶습니다!”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들었다. “불 켜!” 신태열은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어리둥절했다. 이때, 등불이 켜지면서 캄캄했던 방 안이 밝아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관청이 아닌 영화 세트장처럼 꾸며진 것이었다. 저승사자, 염라대왕, 하인들 모두 연기자들이었다. 모두 가짜였다. 신태열은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얼떨떨했다. 이때, 염라대왕이 웃으며 말했다. “저희는 연산 시 연극팀입니다. 저희는 돈을 받고 연극을 한 겁니다. 신태열 씨, 도대체 얼마나 많은 죄를 지은 겁니까?”연극?신태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이제 와서 모든 것이 연극이라니? 감히 누가 이런 짓을 한 걸까?“도대체 누가 시킨 거야?” 신태열은 버럭 화를 냈다. “접니다.” 이때, 병풍 뒤에서 누군가 말했다.신태열은 병풍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자 느낌이 좋지 않았다. 아주 낯익은 목소리였다. “그럴 리 없어. 절대 그럴 리가 없어.” 신태열은 병풍 뒤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림자가 보였다. 그 사람은 바로 죽은 강책이었다! 강책이 다시 살아 돌아왔다. 깜짝 놀란 신태열은 넋을 잃었다. “강책, 너 귀신이야? 죽은 사람이 어떻게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있어?”강책은 말했다. “저는 원래 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