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휴식기를 가졌어도 그의 실력은 전과 똑같았다. 여전히 지하 세계의 ‘TOP1 킬러’ 그대로였다.검은색 옷 차림의 남자의 정체를 알고 나서 신태열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유명하신 분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김상혁이 차갑게 답했다.“강책을 죽이자마자 당신의 자리를 이어받으러 오겠습니다.”그는 말을 끝내고 자리에서 떠났다. 한편, 신태열은 김상혁의 뒷모습을 보면서 자신만만해졌다.“강책 그놈, 진용과 싸우고 나서 몸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을 거야.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죽일 수 있겠어.”…한사랑 병원 문 앞.김상혁이 문 앞에 서서 안의 상황을 살폈다. 그는 신태열의 계획과 다르게 암살 대신 ‘도전’을 선택했다.지금까지 해왔던 ‘방법’과는 다르게 모두의 앞에서 강책을 죽이고 명성을 떨치고 싶었다.병실 안.강책이 침대에 누워있다, 그는 김상혁의 도전장을 이미 읽은 뒤였다.“업계 1순위 킬러가 나한테 도전장을 내밀 줄이야, 심지어 5년 동안 사라졌다가 병원 앞에 나타날 줄 누가 알았겠어.”옆에 있던 물고기자리가 답했다.“총수님,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김상혁과 싸우게 되면 불리 해집니다. 게다가 이 모든 건 신태열의 계획이 분명합니다, 그냥 무시하시는 게 어떻습니까.”강책이 고개를 저었다.“만약 암살을 하러 온 거라면 황금 십이궁한테 부탁했을 거야, 하지만 김상혁은 나를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어. 무시한다면 내가 진 거랑 다름없어, 규칙은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물고기자리의 눈빛은 분노로 가득했다, 규칙을 지키다가 목숨을 잃는 것보다는 무시하는 쪽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닌가.그는 심지어 물병자리가 변장을 하고 강책 대신 결투에 나가기를 바랐다.잠시 뒤, 강책은 진통제를 먹고 몸을 풀기 시작했다.“내가 죽으면 그냥 운명이라고 받아들여. 기억해, 복수 때문에 김상혁을 찾아가면 안돼.”그는 모두의 시선 속에 병실을 떠났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와서 김상혁과 마주섰다.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정체
강책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시체를 바라보았다, 상대방의 실력이 전설에 비해서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강책은 상대방의 실력이 TOP 1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공백기를 가지면서 실력이 퇴보된 걸까.하지만 다른 사람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물고기자리가 강책에게 달려갔다.“겨우 이 수준에 서열 1위가 말이 됩니까? 치사하게 총수님이 회복하기도 전에 도전하더니, 결국 한 방에 황천길 건넜습니다.”강책이 칼을 집어넣었다.“다른 사람들 눈에 안 보이게 잘 처리해, 적어도 무술인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해.”물고기자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나머지 일은 잘 처리하겠습니다, 총수님께서는 들어가셔서 휴식하시면 됩니다.”강책이 헛기침을 하고는 자리를 떴다. 이어서 물고기자리가 사람을 시켜서 김상혁의 시체를 처리했다.…깊은 산 속, 죽옥 안.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남자가 눈을 떴다, 그리고 탁자 위에 놓인 편지를 발견했다. 손을 뻗어 편지를 열어 보았다, 내용은 이러했다.‘형, 형한테 15년 동안 검술 배우면서 어느 순간, 내 구역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마침 연산 시에 ‘신태열’이라는 회장이 현상금을 걸고 ‘강책’에 대한 암살을 계획 중이야, 꼭 강책의 목을 따서 내 명성을 펼칠 거야! 기대해도 좋아! 동생 김석호가.’과거, 김석호는 김상혁과 함께 임무를 실행하면서 여러 차례 살해를 면했다.이후로 김석호는 항상 자신의 형과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이어서 김상혁은 자신의 모든 검술을 김석호에게 알려주었다. 하지만 각자의 천부적인 재능이 있듯이, 김상혁이 열심히 가르쳐주어도 김석호는 겨우 절반만 따라 할 수 있었다.일반인을 상대로 기술을 쓰면 이길 수 있지만 겨우 절반의 실력으로는 강책을 이길 수 없었다.김석호는 김상혁의 이름으로 임무를 맡고 나서 ‘수라 군신’ 강책을 죽이고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싶었다.하지만 자신과 강책의 실력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는 사실을 죽어서야 알게 되었다.중상으로 인해
“총수님, 김상혁이라고 하는 자가 다시 나타났습니다!”물고기자리가 허겁지겁 병실로 달려왔다, 김상혁이 돌아왔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웠다.하지만 강책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침착했다.“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물고기자리가 갸우뚱거렸다.“처음부터 이렇게 될 걸 알고 계셨습니까?”“사실, 저번에 상대하면서 가짜가 아닌지 의심이 들었어. 서열 1위의 킬러라고 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했거든.”물고기자리는 오히려 걱정되기 시작했다, 만약 추측이 사실이라면 강책 측이 불리해진다.“총수님, 이번에는 나서면 안 되십니다. 그냥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이런 상대에게 예의를 차리실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강책이 손을 저었다.“아니, 내가 할 거야.”물고기자리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강책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강책에게 진통제를 먹이고, 칼을 건네주었다.잠시 뒤, 강책이 병원 문 앞에 도착하자 김상혁과 마주쳤다.“김상혁?”“그래.”“며칠 전에 찾아왔던 사람은?”“그건 내 동생이야.”김상혁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그는 죽을 각오를 하고 찾아온 것이다. 강책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도 동생을 잃어봤기 때문에 김상혁의 슬픔과 분노를 가늠할 수 있었다.만약 강책이 처음부터 인물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이런 비극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 ‘만약’은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이 칼을 쥐고 자세를 잡고 김상혁과 10미터 정도 떨어져서 그를 마주 보았다.능력자들은 몸이 아닌 머리 싸움으로도 실력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잠시 뒤, 김상혁도 검을 꺼냈다.“수라 군신, 강책. 역시 전설대로군, 이번 대결은 내가 졌어.”정식으로 대결하기도 전에 김상혁이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이미 머리 싸움에서 강책에게 패배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미 승패가 결정된 싸움에도 도망치려고 하지 않았다, 이는 그의 신념이자 가치관이었다. 만약 자리에서 도망친다면 움직이는 시체와 다를 게 없다, 강책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이런 상황에는 공격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김상혁은 강책의 공격을 피하지 않았다. 김상혁은 더 이상 잃을 게 없었다, 게다가 이미 승패가 끝난 싸움에 도망쳐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푹 소리와 함께 김상혁의 칼이 강책의 가슴팍을 찔렀다. 하지만 강책의 칼은 김상혁의 머리 바로 옆에서 멈추었다.김상혁은 상대를 향해 공격했지만 강책은 오히려 공격을 거두었다.“대체 왜?”김상혁은 놀란 눈으로 강책을 바라보았다, 상대가 공격을 멈추었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강책은 피를 머금으며 김상혁에게 미소 지었다.“나도 내 동생을 떠나보낸 적이 있어. 얼마나 비통한지 잘 알고 있어. 만약 내 죽음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네. 김상혁, 당신은 과거의 나와 너무 닮았어.”김상혁은 강책의 말을 듣고 어쩔 줄 몰라했다. 그는 강책의 한번 공격으로 고통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희생하는 그의 모습에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아!”그는 강책의 심장을 짓누르던 검을 다시 뽑았다, 다행히도 심장을 꿰뚫지 않았다.“강책, 네가 이겼어. 난 널 죽이지 못해.”탕 소리와 함께 김상혁이 쥐고 있던 검이 바닥에서 부러졌다. 곧이어 자리를 떴다.김상혁은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지만 강책과 같은 ‘적’에게는 공격을 할 수 없었다.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강책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잠시 뒤, 강책은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자리에 쓰러졌다.“총수님!”물고기자리가 달려왔다, 곧이어 의료진들이 강책을 들 것에 실어서 응급 처치를 진행했다.다행히도 강책의 빠른 회복 능력, 최상급의 의료 기계 그리고 골든 타임 덕분에 목숨은 지킬 수 있었다.강책은 오랜 시간 동안 적과 싸우면서 처음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물고기자리가 말했다.“황금 십이궁을 모두 불러서 24시간 동안 총수님의 안전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누가 찾아오든 절대로 가시면 안 됩니다!”강책이 미소를 지었다.“네 똑똑한 머리로 다시 한번
화상 그룹 회장 사무실. 신태열은 발길질을 하며 버럭 화를 냈다. “1위 킬러 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네! 쓰레기만도 못한 놈! 강책을 죽일 수 있었는데 풀어주다니, 열 받아 죽겠네.”이때, 신태열의 비서 윤은재가 말했다. “사실 어느 정도 효과는 있습니다. 강책은 중상을 입었으니 저희에게 아직 기회가 있어요.”기회?무슨 기회? 신태열은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 “황금 십이궁 놈들이 보통인 줄 알아? 누가 강책을 암살할 수 있을 것 같아? 황금 십이궁 놈들이 강책 옆에서 24시간 경호하고, 김한철도 수많은 경찰들을 배치해 뒀어. 이 상황에서 강책을 죽일 생각을 해? 말도 안 되는 소리지.”윤은재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김상혁은 강책을 죽였어야 했다. 김상혁은 칼을 끝까지 찌르지 않았다. 윤은재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회장님, 노여움을 푸세요. 제가 당장 현상금 걸겠습니다. 현상금을 준다고 하면 분명 위험을 감수할 사람이 있을 겁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윤은재는 현상금을 발표하러 떠났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한 일이 생겼다. 지난번과 달리 이번 현상금 발표 이후에 임무를 받으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윤은재는 컴퓨터가 고장 난 줄 알았다. 하지만 컴퓨터는 멀쩡했다. 킬러들은 강책이 두려워 임무를 받지 않은 것이었다.이렇게 겁쟁이일까? 윤은재는 예전에 협력했던 킬러에게 직접 전화를 했지만 거절당했다. 게다가 킬러는 현재 강책은 킬러 조직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했다! 킬러 조직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것은 킬러들이 절대 암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천만 명 중에 한 명이다. 강책은 영광스럽게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르게 되었다. 킬러들도 죽일 수 없는 강책을 누가 죽일 수 있을까? 게다가 강책의 동료들은 강책의 의리에 크게 감동했다. 강책은 정과 의리가 있고, 실력도 뛰어나다. 그리고 훌륭한 부하들이 강책 옆을 지키고 있다. 킬러들은 감히 범접할 수
신상 정보를 보니 74세 할머니였다!윤은재는 할 말을 잃었다.장난하는 건가? 실력자인 김상혁도 강책을 죽일 수 없는데 74세 할머니가 뭘 할 수 있을까? 금보라 할머니가 무슨 이유로 임무를 받은 지는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강책을 암살하기 위한 것이다. 윤은재는 평소 같았으면 할머니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누가 됐든 상관없었다. 할머니를 한 번 만나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윤은재는 금보라 할머니와 약속을 잡았다. 회사에서는 나이가 많은 금보라 할머니에게 예의를 갖추어 대접했다. 신태열 또한 금보라 할머니를 만나러 왔다. 금보라 할머니를 만난 윤은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금보라 할머니는 신상 정보대로 늙은 할머니였다. 심지어 허리가 휘어서 걷는 것도 힘들어했다. 윤은재와 신태열을 서로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저었다. 금보라 할머니가 정말 강책을 죽일 수 있을까? 금보라 할머니는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들어 보였다. 윤은재는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할머니, 정말 강책 암살 임무를 맡으시겠어요?” 금보라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네. 제가 강책을 죽이겠습니다. 그 대신 대가로 화상 그룹을 저한테 넘겨주세요.” 윤은재는 쓴웃음을 짓고 고개를 저었다. “할머니, 그 연세에 가능하세요? 지금 걷기도 힘들어 보이시는데 정말 강책을 죽일 수 있겠어요?”금보라 할머니는 윤은재를 똑바로 쳐다보고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세요. 네, 아가씨 말이 맞아요. 저는 나이가 많아서 거동도 불편해서 강책을 죽일 수 없어요. 제가 20대였어도 강책에게 상대가 안 되죠.”그런데 무슨 강책을 죽이겠다는 건가?장난하는 건가? 윤은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때, 신태열은 책상을 ‘탁’하고 치며 화를 내며 말했다. “시간 낭비하지 말고 당장 나가세요!” 금보라 할머니는 신태열이 쫓아내려고 하자 황급히 말했다. “강책을 죽이려는 거 아니에요?
신태열은 금보라 할머니에게 신뢰가 갔다. 신태열은 먼저 일을 처리하고 나중에 돈을 받는 사람을 좋아한다. 일이 처리되면 화상 그룹을 기꺼이 넘길 것이다. 하지만 일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도 상관없다. 신태열은 한 푼도 들이지 않았으니 손해볼 것이 없다. 신태열에게는 전혀 손해볼 것 없는 장사이다. 신태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어르신 말대로 합시다. 임무는 언제까지 완수할 수 있습니까?” 금보라 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얼마 안 걸려요. 3일이면 충분해요. 지금 강책은 힘이 없기 때문에 공격하기 딱 좋은 시기예요. 그런데 신태열 씨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 혼자서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러는데, 한 가지만 도와줄 수 있나요?”“뭔데요? 뭐든지 말씀하세요.” “강책의 생년월일과 피 한 방울이 필요해요.”신태열은 윤은재에게 말했다. “가능해?”윤은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문제없습니다. 강책의 신상 정보는 이미 다 조사했습니다. 피 한 방울쯤은 어렵지 않습니다. 강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피를 뽑아내고 있으니 간호사한테 부탁하면 됩니다.”계획은 이미 정해졌으니 곧바로 실행되었다. 윤은재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강책의 피를 구했다. 또한 신태열은 금보라 할머니의 요구대로 방 하나를 마련해 불상 위에 돼지, 소, 양의 머리를 올려놓았다. 방 안에 부적을 붙이고, 바닥에는 북두칠성 모양으로 등불을 켜 두었다. 그야말로 방 안의 분위기는 매우 음산했다. 방 안에 들어가기는커녕 밖에서 보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금보라 할머니는 옷을 갈아입은 후 검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금보라 할머니는 소맷자락에서 허수아비를 꺼냈다. 그리고 부적에 붓으로 강책의 생년월일을 적어 종이 인형에 붙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피 한 방울을 종이 인형 머리에 떨어뜨렸다. 금보라 할머니는 모든 준비를 끝냈다. 잠시 후, 금보라 할머니는 괴상한 춤을 추며 알아듣지 못할 말을 중얼거리기
강책의 병세는 점점 더 심각해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산 시민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물고기자리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의사를 초청했다. 하지만 이들마저 속수무책이었다. 강책은 훌륭한 의사이다. 훌륭한 의사인 본인 마저도 치료방법이 없었으니 다른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한동안 연산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연산 시민들은 모두 불안에 떨었다. 만약 강책의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강책이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 강책의 상태는 좋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틀 후, 강책의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강책은 생명이 위독해 보였다. 다음 날 새벽, 강책은 세상과 영원히 작별을 했다. 수라 군신은 참혹하게 생을 마감했다. 뉴스에는 온통 강책의 사망 소식으로 떠들썩했다. 연산 시민들은 대성통곡을 했다. 김한철은 강책을 위해 성대한 장례식을 준비했다. 강책, 참 불쌍하다. 두 사람이 강책의 관을 들고 입관을 했다. 장례식에는 강책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강책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도 있었고,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다. 제일 기뻐하는 사람은 신태열이었다. 신태열은 드디어 강책을 죽였다는 기쁨에 덩실덩실 춤까지 췄다. 이제야 강책도 그저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태열도 강책을 이길 수 있다. 강책도 병에 걸릴 수 있고, 죽을 수 있다! “대박! 금보라 할머니 진짜 대단하군!” 신태열은 금보라 할머니에게 극진한 대접을 하며 저주를 어디서 배웠는지 물었다. 하지만 금보라 할머니는 그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금보라 할머니가 쉽게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리가 있을까? 잠시 후, 금보라 할머니는 신태열에게 직접적으로 말했다. “저는 신태열 씨를 그냥 도와준 게 아닙니다. 강책을 죽이면 화상 그룹을 저에게 주기로 했던 약속 잊지 마세요.” 신태열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걱정 마세요. 화상 그룹은 이제 어르신 것입니다!” 이날 밤, 신태열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