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이 호텔에서 나왔을 때, 하늘은 이미 어둑어둑했다. 물고기자리는 초조한 마음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는 강책을 보자마자 빠르게 다가갔다.“총수님, 괜찮으십니까.”방금 전, 그는 신태열이 먼저 호텔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강책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까봐 걱정하기 바빴다. 과거의 신태열의 계획이 항상 실패로 돌아갔다고 해도 걱정은 들기 마찬가지였다.강책이 미소를 지었다.“난 괜찮아. 근데, 신태열과 좁혀질 수 있는 가능성이 모두 사라졌어.”지금까지 일어났던 일을 생각하면 두 사람 사이의 원한은 깊어 질 수밖에 없다. 이때, 김한철이 다가왔다.“강책 씨께서 괜찮으신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입니다. 연산시는 아직도 강책 씨를 필요로 합니다, 절대로 다치시면 안됩니다.”강책이 물었다.“청장님께서 나타나셔서 도와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물고기자리가 청장님께 부탁한 겁니까?”김한철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중요한 일 때문에 식약 식당에 찾아 갔다가 여기에 계신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실 이건모 호텔도 오래전부터 단속해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강 선생님을 도와드리면서 이건모도 처리한 겁니다.”“그렇군요. 중요한 일이라면 어떤 일입니까.”김한철이 직접 강책을 찾아왔다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저를 따라오시죠.”김한철과 강책이 검은 색 차량에 올라탔다. 차는 특별 개조되었으며, 외부의 신호를 차단시켜 정보의 노출을 막을 수 있다.두 사람은 차 문을 닫고 대화를 이어 나갔다.“사실 큰일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꼭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찾아왔습니다.”“말씀하세요.”곧이어 김한철은 내용을 쭉 이야기해주었다. 그는 요즘에 이용진의 행적에 대해 조사했다고 알려주었다. 김한철은 신태열보다 더 높은 계급과 강책을 공격하고 연산시에 큰 사건을 일으킨 인물은 감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어서 사람을 시켜 계속 감시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이용진이 새로운 행동을 보였다고 알려주었다.김한철 부하의 말에 의하면
기계식 암살 무기? 전혀 접해본 적이 없는 흥미로운 것이다. 강책은 말했다. “이용진이 조씨 집안을 찾아간 이유를 추측만 하는 것은 무의미해. 내일 내가 직접 조씨 집안에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 봐야겠어.”강책은 조씨 집안은 중립의 입장이기 때문에 싸움에 발을 들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용진이 조명훈과 만났다면 강책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강책은 반드시 직접 가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협의가 끝난 후, 강책과 물고기자리는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김한철은 남아서 일을 처리하고 호텔을 폐쇄했다. 하루가 금세 지나갔다. 다음 날 아침.강책은 세수를 하고 아침밥을 먹은 후 물고기자리와 함께 조씨 집안으로 향했다. 잠시 후, 조씨 집안 집사는 강책과 물고기자리를 거실로 안내했다. 가주 조명훈은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김한철이 어젯밤 말한 것처럼 조명훈은 건들건들하고 세상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늠름한 가주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머리도 감지 않고 잠옷 차림 그대로의 모습을 보니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듯했다. 조명훈은 강책을 만나러 거실에 나왔을 때도 게임에 푹 빠져 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경우일까?예의가 전혀 없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화가 나서 그냥 가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강책은 전혀 화를 내지 않고 흥미로운 표정으로 조명훈을 쳐다봤다. “가주님, 안녕하세요.”조명훈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말했다. “가주님 소리 듣기 싫으니까 그냥 조 선생님이라고 불러.”“아…” 무례한 조명훈의 태도에 강책과 물고기자리는 서로를 쳐다봤다. “네, 조 선생님. 제가 오늘 선생님을 찾아 뵙게 된 이유는 부탁할 일이 있어서입니다.”강책은 말은 하면서도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했다. 이용진의 일을 대놓고 물어보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 하지만 무례한 조명훈에게 예의를 차릴 필요가 있을까? 강책이 고민하고 있을 때 조명훈이 말했다. “아, 당신이 강책이야? 어제 이용진이라는 사람이 찾아와서 당신 죽
조명훈의 실체가 드러났다. 조명훈은 한 상대를 이용해 다른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즉, 조명훈은 1억으로 강책을 제압하려는 것이다. 강책도 1억을 내놓는다면 조명훈은 강책을 도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망설임 없이 조명훈에게 갈 것이다.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조명훈은 비즈니스를 할 줄 아는 장사꾼이다. 바보가 아닌 강책은 조명훈의 뜻을 알아렸다. 잠시 후, 강책은 테이블 위에 은행 카드를 올려놓고 말했다. “조 선생님, 카드 받으세요. 카드에 2억 입금하겠습니다.”“뭐?” 조명훈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왜 2억이나 줘? 1억만 줘도 이용진 것은 안 만들 수 있어.” 강책은 웃으며 말했다. “이용진이 분명히 만들어 달라고 비용을 더 지불할 겁니다. 그러니 이용진 부탁을 거절해달라는 의미에서 2억을 드리는 겁니다.”조명훈은 매우 만족해하며 말했다. “좋아, 약속할게. 이용진이 10억을 줘도 거절할게. 사업가들에게는 신용이 가장 중요하지.” “감사합니다.”“별말씀을!”조명훈이 눈짓을 하자 부하는 카드를 챙겼다. 해야 할 이야기가 끝나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잠시 후, 조명훈은 자리에서 일어나자 강책이 조명훈을 불렀다. “조 선생님.”“또 할 말이 있어? “아, 다름이 아니라 계속해서 게임하시는 것도 그렇고, 거실에 있는 피규어들도 그렇고 게임을 참 좋아하시나 봐요.”조명훈은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지. 내가 허풍 떠는 게 아니라 게임을 30년 동안 해서 모르는 게임이 없어!” “조 선생님께 드리고 싶은 선물이 있습니다.” 강책은 웃으며 말했다.“선물? 뭔데?”“특별한 선물이라 나중에 사람 시켜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2억도 바로 보내드릴게요.”“알겠어.”조명훈은 대답을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떠났다. 무엇보다 게임이 더 중요한 것 같았다. 물고기자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저런 가주는 처음 봤습니다. 이미지 관리는 전혀 안 하는군요. 다크
강책은 물고기자리가 가리키는 곳을 보자 이용진이 길거리에서 누군가와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겁에 질린 엄마가 딸을 꼭 안고 있었다. 강책은 보자마자 이용진이 또 사람을 괴롭힌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렇게 우연히 식약 식당 근처에서 시비가 붙었을까? 이용진이 시간이 남아 돌아서 여기까지 와서 싸울까?강책은 생각할수록 이상했다. 강책은 차에서 내려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가자마자 이용진이 노발대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장사를 이렇게 합니까? 옷을 입었으면 무조건 사야 됩니까? 이건 강매 아닌가요?”상인도 뒤지지 않고 받아 쳤다. “강매라뇨? 저 아줌마 딸이 우리 가게 옷을 입었잖아요. 이 옷을 누구한테 팔아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이용진은 말했다. “옷을 입어보고 사는 게 맞지 않아요? 입으면 바로 사야 합니까?”“하하, 그건 다른 가게죠. 저희 가게는 아닙니다! 저희 가게 옷은 고가라 눈으로 볼 수만 있고 마음대로 입어볼 수는 없어요! 손님들은 다른 사람이 입어 본 옷은 안 사요.” 강책은 두 사람의 대화를 모두 듣고 있었다. 딸은 엄마가 골라준 옷을 입어봤는데 사이즈가 작았다. 하지만 가게에 한 치수 큰 사이즈가 없어서 옷을 살 수 없었다. 옷을 입어 보기만 하고 나가려는 모녀가 못마땅했던 가게 주인은 모녀를 뒤쫓아갔다. 그리고 가게 옷이 고가라 마음대로 입어볼 수 없다며 강매를 요구한 것이다. 입어봤으면 무조건 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구매하지 않을 거면 옷값의 절반을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즉, 있는 돈을 다 털어서 옷을 사거나 옷값의 절반을 배상해야만 끝날 수 있다. 이게 강매가 아니면 뭔가?지나가는 행인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모녀를 돕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잔뜩 겁을 먹었다. 이 장면을 보면 누구나 간이 콩알만 해질 것이다. 모녀를 위해 감히 5~6명을 상대하다니? 감히 그럴 수 없다! 모녀가 눈물을 터뜨리려고 할 때 이용진이 나선 것이다
평소와 같았다면 이용진은 가만히 멱살을 잡히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이용진에게는 부하가 있으며, 본인 힘도 매우 강하다. 그런데 지금 주인이 멱살을 잡게 가만히 두다니, 배짱이 대단하다. 이용진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 “본인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면서 왜 제 멱살을 잡으세요? 잘 들으세요. 이치에 맞으면 천하를 누빌 수 있지만 이치에 맞지 않으면 한 치 앞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얼마든지 힘써보세요. 저는 하나도 안 무섭습니다.”“좋아, 내가 오늘 무서운 게 뭔지 보여줄게!”주인은 이용진의 뺨을 한 대 때렸다. 그러자 이용진의 뺨에 손바닥 자국이 남았다. 주인의 손은 매우 매서웠다. 이 장면을 본 강책은 이용진에게 감탄을 금치 못했다. 만약 강책이 이 상황이었다면 가만히 맞고만 있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용진은 화를 억누르며 반격을 하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인내심이 있을 수 있을까? 강책은 처음으로 이용진이 자신보다 나은 점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강책에게 이용진과 같은 인내력은 찾아볼 수 없다. 잠시 후, 몇몇 옷 가게 주인들의 직원들이 이용진을 향해 다가왔다. 이때, 이용진이 손짓을 하자 사람들 사이에서 한 무리의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나왔다. 심지어 남자들은 손에 칼을 쥐고 있었다. 칼을 든 남자 무리들을 보고 겁먹지 않을 사람은 있을까? 옷 가게 주인은 당황해하며 말했다. “당… 당신들 뭐야?”이용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겁먹지 마세요. 제 경호원들이에요.”“경… 경호원?”주인은 깜짝 놀랐다. 경호원도 있으면서 왜 가만히 뺨을 맞고만 있었을까? 이용진, 도대체 뭐지? 주인은 뒷걸음질을 쳤다. 하지만 몇 걸음 가지 못해 남자들 무리에 둘러싸여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이용진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았다. 이용진은 얼굴을 닦으며 말했다. “저는 준법을 아주 중요시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 앞에서 강매를 해 놓고 발뺌하시려고요?”주인은 칼을 쥐고
천만 원? 주인은 잘못 들은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만 원이요? 알겠습니다.”이용진은 웃으며 말했다. “귀먹었어요? 천만 원이요. 만 원이 아니라 천만 원이요. 이제 제대로 들었죠?”주인은 깜짝 놀라 다리에 힘이 풀렸다. 천만 원이 누구 집 개 이름인가?“너무하네요!” 주인은 또다시 이용진의 멱살을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용진은 이번에 가만히 있지 않고 옷 가게 주인의 배에 발을 갖다 댔다. 이용진의 자신의 뺨을 가리키며 말했다. “방금 제 뺨을 때렸죠? 김호석, 뺨 한 대에 배상비 얼마인지 말해 줘.”김호석은 휴대폰을 꺼내 계산기를 두드리고 말했다. “3천만 원입니다.”이용진은 한 발짝 더 다가가 옷 가게 주인의 뺨을 ‘툭’ 치며 말했다. “잘 들었죠? 3천만 원이에요. 우선 천만 원부터 받을게요. 얼마나 너그럽습니까? 당신이 제 뺨까지 때렸는데 당신을 못 죽일 것 같습니까?”주인은 이제야 사람을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평소에 남을 업신여기던 주인은 이번에 상대하기 힘든 사람을 만났다. 어떻게 해야 할까? 주인은 억울해하며 말했다. “하지만... 저는 돈이 없어요. 제 가게를 팔아도 그렇게 큰돈은 없어요.”이용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저도 남에게 억지로 강요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가게를 팔아서 보상하세요. 얼마든지 상관없습니다. 천만 원이 안 돼도 괜찮아요.”이게 강요 아닌가?주인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것 아닌가?주인은 가게를 잃으면 삶이 힘들어질 것이다!“안 됩니다. 저는 가게를 팔 수 없어요.”“가게를 못 팔겠다고요?”이용진이 명령을 하기도 전에 김호석이 손짓을 하자 부하들이 주인과 주인의 부하들을 에워쌌다. 그리고 칼을 이들의 손목에 가져다 댔다. 이용진은 말했다. “다시 한번 물을게요. 똑바로 대답하지 않으면 손목 잘립니다.”주인과 주인의 부하들은 겁에 질렸다. 손이 없으면 어떻게 살까?“안 돼요. 절대 안 돼요.”“손목은 당신 대답에 달
주인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게를 이용진에게 넘겨줬다. 이용진은 뒤처리를 김호석에게 맡기고 모녀에게 향했다. 아이 엄마는 딸아이를 꼭 끌어안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이용진을 쳐다봤다. 이용진은 모녀를 구해줬다. 하지만 이용진은 옷 가게 주인보다 더욱 흉포스럽고 악랄했다. 때문에 아이 엄마는 이용진을 보고 겁먹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용진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나쁜 사람은 더욱 악하게 상대해야 합니다. 저를 그런 눈빛으로 쳐다봐도 상관없어요. 당신들을 구했으니 그걸로 됐습니다.”이용진의 말에 감동을 받은 아이 엄마는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이용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감사할 필요 없어요. 두 사람이 제가 아는 사람과 너무 닮아서 제 이기심 때문에 도와준 것뿐입니다.” 이용진 같은 사람을 처음 본 아이 엄마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착한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행동이 매우 흉포스럽고, 나쁜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선행을 베풀며 이치에 맞는 말만 했다. 이용진은 그야말로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잠시 후, 이용진은 수표 한 장을 꺼내 숫자를 적어 아이 엄마에게 건넸다. “받으세요. 이건 옷 가게 주인이 두 사람에게 주는 배상금입니다.”아이 엄마는 수표를 힐끔 보자 ‘천만 원’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아이 엄마는 깜짝 놀랐다. ‘천… 천만 원? 이렇게 큰돈은 받을 수 없어!’ “돈… 돈은 필요 없어요.”“네? 왜요?”“저희는 별로 피해 본 게 없으니 배상금도 필요 없어요. 성의만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이 엄마가 딸을 데리고 가려고 하자 4~5명의 남자들이 두 사람을 막았다. 이용진은 단호하게 말했다. “이 돈 안 받으면 절대 못 갑니다.”사람들은 처음 본 광경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천만 원을 받으라고 강요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게다가 힘을 써가면서…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아이 엄마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부들부들 떨며 이용진
사람들은 이용진을 이상한 사람 보듯 쳐다봤다. 이용진은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없다. 이용진, 그야말로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이 상황을 모두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강책은 이용진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이용진은 매섭게 아이 엄마에게 강요를 했다. 하지만 이 또한 모녀를 위해서였다. 평범한 사람 또는 가난한 사람에게 천만 원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돈이다. 갑자기 이렇게 큰돈이 생긴다고 가정 형편이 좋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싸움이 날 수 있다. 때문에 감히 돈을 쓰지 못하고 경찰에게 줄 것이다. 친척이나 친구들이 돈이 생긴 것을 알고 돈을 빌리러 올 것이다. 하지만 절대 돈을 갚지 않을 것이다. 빌려주지 않으면 가족의 관계도 친구도 모두 끊을 것이다. 게다가 부모님과 자녀들과 돈 때문에 싸움이 날 것이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이용진은 아이 엄마에게 돈을 쓰도록 강요한 것이다. 한 달 안에 천만 원을 쓰려면 고민할 시간이 없다.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집도 사고 차도 사서 삶을 개선했을 것이다. 게다가 이용진이 사람을 보내 감시한다는 것도 모녀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모녀의 돈을 탐내는 사람은 이용진의 부하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한두 명 쓴맛을 보면 감히 돈을 탐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용진 부하들 성격이라면 소란을 피우는 사람은 손과 발을 부러뜨릴 것이다. 철통 보안을 하면 모녀는 천만 원으로 본인들을 위해 쓰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이용진이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용진은 모녀에게 좋게 말하지 않고 일부러 강압적으로 말했다. 그래서 이용진은 선행을 베풀고 있지만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때문에 사람들은 이용진을 나쁜 사람으로 보기도 했다. 상황이 종료되자 행인들은 각자 갈 길을 갔다. 강책은 이용진에게 다가가 가게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한테 착한 면이 있을 줄 몰랐네요.”이용진은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고, 저는 나쁜 사람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