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거북해도 결국 사실이었다.신태열은 자리를 떴다, 떠나는 그의 뒷모습은 실망과 허탈함이 섞여 있었다.반면, 신태희는 기분이 좋았다. 그녀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화산그룹은 파산에 직면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때가 되면 신태열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이미 해외에서 머무를 집, 비행기 표 까지 모두 준비를 마쳤다, 굳이 권력놀이의 악순환에서 괴로워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한편, 청장 김한철의 집.강책과 김한철이 바둑을 두고 있다. 김한철의 얼굴에는 웃음 꽃이 피었다.“강 선생님께서 그런 방법을 쓸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신태열이 정말 큰 타격을 받았을 겁니다! 아무리 그의 내면이 강한다고 한들,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겁니다.”제일 행복했던 순간에 무너뜨리는 것 이야말로 상대방을 망치는 탁월한 방법이다.강책은 일부로 신태열에게 다시 권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제일 자신만만할 때, 치명타를 입혔다. 즉, 이보겸이 훔쳐 간 천금방은 가짜였다. 강책의 공격은 순식간에 신태열의 멘탈을 무너뜨렸다. 그는 더 이상 쉽게 무언가를 계획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심지어는 은퇴를 생각할 수도 있다.신태열이 완전히 무너지면, 화산 그룹도 같이 무너지게 된다. 동시에 김한철은 다시 연산의 질서를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이 모든 것이 ‘강책’ 덕에 생긴 일이다.“강 선생님, 정말 감사드립니다.”강책이 손을 내저었다.“제가 할 일이였는데요, 뭘. 하지만 아직 기뻐하기는 이릅니다, 저희 앞에는 아직 제일 큰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눈빛만으로도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용맥.’신태열이 이미 절벽 끝으로 몰린 상황에 용맥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김 청장님, 최근 용맥이 이상한 행동을 한 적은 없었습니까?”“사실 이상한 행동이라고 한 것도 없습니다, 움직이지도 않아요. 말씀드리기는 민망하지
강책은 순간 노문강이 떠올랐다. 잡지 ‘향기’ 의 편집장인 그는 장훈과 사이가 몹시 좋다. 따라서 강책은 노문강에게 부탁하여 장훈과 접촉하는 걸로 계획을 바꾸었다.생각을 끝내고 김한철에게 다급히 작별 인사를 건넸다.“청장님, 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실례하겠습니다.”“벌써 가시게요? 아직 바둑도 다 안 두셨지 않습니까.”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세 번만 두어도 저의 승리입니다.”“세 번?”강책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떴다. 김청장은 바둑판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잠시 뒤, 헛웃음을 짓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 사람 진짜 천재 아니야?”강책의 말대로 그 판은 이미 그의 승리였다...화상그룹 건물 안.소헌이 사무실에 앉아 있었고 이보겸을 부른 뒤, 문을 닫았다.본론에 들어가기 전, 방 안 곳곳을 검사했다. 그리고 도청을 방해하는 기계까지 열며 보안을 철저히 지켰다.이보겸은 소헌의 태도를 보고 회사 기밀에 관한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다.모든 검사가 끝나고 소현이 자리에 앉자 그가 먼저 질문을 던졌다.“어르신, 회사 기밀에 관한 내용이지요?”소헌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아주 중요한 건이야. 신형 서심산이 실패했다는 소식은 이미 들었을 게지?”“네, 알고 있습니다. 사실, 그 일은 제 탓도 있습니다. 쉽게 훔쳐왔을 때 이상함을 감지 했어야 했습니다. 죄송합니다.”소헌이 손을 내저었다.“이미 지나간 일은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는 걸로 해, 그리고 모두 자네의 탓은 아니야. 나를 포함해서 회장님도 모두 속았어.오늘 자네를 부른 이유는 다른 조사가 필요해서야.”“무슨 조사입니까?”소헌은 일부로 머뭇거리고는 대답했다.“스파이 찾기.”“네? 스파이요? 스파이라면 어르신의... 양아들 이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미 잡으셨잖아요.”“아니, 내가 잘못 짚었어. 다시 생각해봐도 그 놈이 나를 배신할 이유가 없었어. 돈, 권력, 여자까지 모두 줬는데, 강책과 손을 잡을 이유가 없
이보겸은 소헌을 계속 바라보았다. 소헌의 태도로 보아, 스파이가 예상외의 인물 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무자비한 소헌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은 분명히 특별한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곧이어 그의 입에서 나오는 이름은 이보겸을 떨게 만들었다.소헌은 침을 삼켰다, 전전긍긍하며 한마디를 뱉었다.“신태희.”이보겸은 순식간에 몸이 얼었다, 큰 눈으로 소헌을 바라보았다. ‘신태열’ 을 말했어도 같은 반응이었을 것이다.그는 한참이 지나서야 제정신을 되찾았다.“어르신, 농담도 지나치십니다. 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자리에 일어나겠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이보겸은 겁에 질렸다, 그 이름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이보겸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더 큰 일이 생긴다면, 곧이어 회사 내전이 일어나 피투성이 싸움이 될거다.그는 그저 ‘아르바이트’ 신분이기 때문에 조용히 돈만 벌고 가고 싶을 뿐, 내전에 끼어들고 싶지는 않았다.하지만 일어나려는 이보겸을 소헌이 붙잡았다.“믿기지 않을 거라는 사실은 나도 알고 있네. 하지만 내가 긴 시간을 들여서 찾아낸 사실이야. 나는 아무 이유없이 함부로 그 사람을 의심하지 않아.”“흠흠.”이보겸이 민망한 듯 코를 만졌다.“어르신, 그렇지만.. 그게 중요한건 아니지 않습니까. 부회장님을 스파이라고 의심 하시다니… 그 분은 회장님의 따님입니다! 화상그룹은 신 씨 집안의 재산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만약 회장님께서 돌아가시면, 이 회사는 부회장님께서 상속 받으실 텐데, 부회장님이 왜 그런 행동을 하시겠습니까. 부회장님이 강책과 손을 잡고 회장님과 맞선다는 것은 자신의 편을 상대한다는 뜻 입니다. 화상그룹이 망하면 회장님을 제외하고 부회장님이 제일 큰 손해를 입을 텐데, 어찌 그런 의심을 하시겠어요. 어르신, 아무리 그래도 부회장님을 의심하시는 건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이보겸의 말이 맞다.화상그룹에서 신태열을 제외하고 제일 믿을 만한 사람은 신태희다. 소헌은 외부인일 뿐, 신태희는 신태열과 피가 섞인 가족이기
소헌이 비밀스러운 말투로 다시 말을 이었다.“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자네가 필요 해서야. 우리가 잘 협력만 한다면, 신태희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어.”이보겸은 의심의 눈초리로 소헌을 바라보았다.“어르신,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일이 커지면 안돼요.”“걱정하지말게, 신태희를 건들지는 않을 거야.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게.”이어서 소헌이 자신의 계획을 이보겸에 알려주었다. 그의 계획은 결국 이보겸을 설득시켰다.소헌이 말한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도 회사에 아무런 영향이 가지 않지만, 정확하게 그녀의 실체를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바로 부회장님을 모셔 오는 게 어떨까요?”소헌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곧이어 소헌이 자신의 부하에게 신태희를 데리고 오라는 지시를 내렸다.몇 분 뒤, 신태희가 그들이 있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들어가고 창문과 문을 굳게 닫았다.신태희가 주위를 둘러보고는 물었다.“뭐가 이렇게 비밀스러워요? 비서님,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는 거에요?”“너네 두 사람을 부른 이유는 강책에게 반격을 하기 위해서야.”신태희는 눈살을 찌푸렸다.“회장님께서 알고 계십니까?”이보겸이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왜 갑자기 반격을 생각하신 겁니까.”“총 두 가지 이유가 있지.첫 번째, 이제 강책한테 반격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기회가 없어. 두 번째, 강책이 자신만만하고 있을 때 공격한다면, 생각지도 못한 효과가 나올 수 있어!”신태희는 그의 말이 일리가 있지만, 타당하지는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이런 큰 계획은 회장님과 먼저 상의하고 나서 움직여야 합니다.” 하지만 소헌이 그녀의 말을 부정했다.“아니, 회장님은 이미 강책 때문에 힘들어 하셔. 만약 지금 이 타이밍에 말씀을 드린다면, 절대로 동의하시지 않을 거야. 그냥 우리 셋이서 계획하고 움직이는 게 제일 빨라. 성공해서 회장님께 선물로 드리면, 분명히 좋아하실 거야.” “글쎄요..”이때, 이보겸이 다시 한번 더 입을 열
한편, 식약식당 안.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식약식당의 인기는 여전히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많은 손님들 가운데 특별한 손님이 식당을 찾았다. 손님은 다름 아닌 노문강이었다. 강책은 그를 위해 직접 나서서 진수성찬을 차려 대접했다.노문강은 음식을 먹으며 음미하기 바빴다.“강 사장님께서 이렇게 불러주시니 감사할 따름 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다른 목적이 있어 저를 부르신거겠죠?”강책이 헛기침을 하고는 미소를 지었다.“역시 노 선생님의 눈은 못 피해가나 봅니다. 사실, 지금 선생님의 도움이 몹시도 필요합니다.”“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셨는데, 제가 도와드리는 게 맞지요. 무슨 도움이 필요하신 겁니까?”노문강이 질문을 던지면서 고기반찬을 입 안에 넣었다, 강책은 그의 귀에다가 속삭이며 조용히 말했다. “엄수집안의 장훈 가주를 만나 뵙고 싶습니다.”노문강은 갸우뚱했다.“그냥 그에게 찾아가시면 되는 일 아닙니까, 이제 다 아시는 사이가 아닙니까. 굳이 저를 통해서 만나 뵙고 싶다고요?”“장 회장님과 만날 수 있었던 이유는 장유나씨의 거식증 치료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거식증이 다 나았으니, 더 이상 엄수집안을 들어갈 수 있는 이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장 회장님과 만났다는 사실은 알려주고 싶지 않습니다.”노문강이 눈살을 찌푸렸다.“그러니까, 회장님과 몰래 만나고 싶다는 말씀 이십니까.”“네, 그렇습니다.”“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제가 잘 전달해 드리도록하죠. 회장님의 동의가 떨어지는 데로 바로 말씀 드리겠습니다.”“감사합니다.”상의를 끝내고 강책은 노문강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공손한 태도로 그를 대접했다.이때, 물고기 자리가 강책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의 소매를 잡아 당겼다.“응?”강책은 잠시 자리에서 나와 물고기 자리와 대화를 나누었다.“무슨 일이야?”물고기가 작게 중얼거렸다.“방금 전 신태희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오늘 오후 3시에 장하골목에 있는 공원에서 만나자고
오후 2시 쯤.화상그룹의 문 밖으로 한 여자가 나왔다. 여자는 선글라스를 끼고 긴 셔츠를 입고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는 이상, 그녀가 신태희라는 사실은 알아채지 못한다.그녀는 일행 없이 혼자서 움직였다, 이어서 볼품 없는 검은색 아우디 차를 끌고 회사를 나갔다. 이때, 그녀를 지켜보는 두 쌍의 눈이 있었다. 다름아닌 소헌과 이보겸이다.소헌이 미소를 지었다.“이제 내 말이 믿기지?”이보겸은 컴퓨터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설마 했는데, 부회장님이 스파이 였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대체 왜 회장님을 배신하려는 걸까요? 부회장님께 이득이라도 있는 겁니까?”“그 점은 나도 아직 파악하지 못 했어. 하지만 지금이라도 회장님께 상황을 말씀 드려야해.”하지만 이보겸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이 하나로는 충분한 설명이 어렵습니다. 아니면 저희가 직접 현장에 찾아가서 사진을 증거로 남기는게 어떻겠습니까, 회장님을 더 설득 시킬 수 있게 말입니다.”소헌은 이보겸의 말이 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전화 한 통으로 증거를 내밀면, 신태희는 변명을 내놓으면서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사진을 증거로 남겨둔다면, 빼도 박도 못하겠지.“그래, 따라가자.”곧이어 소헌은 이보겸의 차에 올라탔다. 두 사람은 신태희와 강책이 만나는 장소로 향했다.20분 뒤, 장소에 도착했다. 신태희가 공원 옆에 차를 세운 뒤, 차 안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3시가 다 되었을 때, 기다리던 인물이 등장했다, 다름 아닌 강책이였다.강책이 택시 안에서 내리더니 신태희의 차 안으로 들어갔다.이보겸의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장면을 목격하니 더욱 충격적이었다.한편, 소헌은 머리 끝까지 화가 났다.주먹을 불끈 쥐고 사진을 찍으면서 욕을 뱉었다.“배은망덕한 년! 회장님께서 얼마나 아끼시는데, 그걸 모르고 강책이랑 손을 잡아? 저게 인간이야?!”영상과 사진을 모두 찍고 나서 소헌이 신태희를 혼내기 위해
소헌이 크게 소리질렀다.“어디서 모르는 척 하고 있어! 대체 왜 이런 스파이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왜 회장님을 배신했냐고!”그의 고함소리에 신태희는 깜짝 놀랐다. “계속 네 뒤를 밟았어, 마음 한켠에는 거짓말이라고도 믿고 싶었어. 다른 사람이 배신해도 넌 배신하면 안되니깐. 태희야, 너는 회장님의 친자식이야. 근데 왜 강책이랑 손을 잡고 네 아버지를 상대하려는 거지? 대체 네가 뭐가 부족해서 이딴 짓을 벌이는 거야?! 돈, 권력 아니면 위치? 말해, 네가 원하는 게 대체 뭐야?!”소헌의 마지막 말 한마디는 거의 포효에 가까웠다, 그는 신태희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들려오는 신태희의 대답은 그를 순식간에 침착하게 만들어 주었다.“가족이요.”그녀의 한 마디에 소헌은 어쩔 줄 몰라했다. “저희 아버지와 같이 지내신지 10년도 더 넘은 비서님은 요즘 아버지께 무슨 변화가 생겼는지. 제가 말한 가족이라는 말도 무슨 뜻인지 잘 아실거라 믿습니다.”소헌은 당연히 알고 있다.신태열은 권력을 쥐기 위해 난폭하게 변해버렸다. 그에게 가족은 형식적인 존재였고 부녀의 감정 또한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사실 신태열과 마찬가지로 소헌도 똑같았다. 자신의 친아들과 양아들이 모두 죽었을 때야 비로소 오랜시간 동안 그들과 놀아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소헌의 목소리가 작아졌다.“그렇구나, 이게 네가 배신한 이유구나.”“네, 저희가 가진 재산은 이미 많습니다. 화상 그룹이 만약 파산하더라도 저희에게는 한 평생 동안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 쌓여 있어요. 그러니 이제 그만 해도 되지 않을까요? 저는 오로지 화상 그룹을 파산시키고, 저희 아버지를 욕망 속에서 구해내는 게 목적이에요, 제가 원하는 건 그 화목했던 가족으로 다시 돌아가는 겁니다.”소헌은 그제야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신태희는 돈, 권력 또는 위치를 바란 것이 아닌 부친의 사랑을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신태희는 오랜 시간동안 산과 같은 아버지의 사랑을 느낀 적이
이제 두 사람 사이에 남은 정은 없다.소헌은 신태희가 크게 울부짖으며 도망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반대로 신태희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소헌이 차갑게 말했다.“왜, 완전히 포기 한 거야?”신태희는 소헌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앞을 바라보며 전혀 상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때, 이보겸이 천천히 걸어왔다. 그가 조수석의 차문을 열며 말했다. “어르신, 부르셨습니까?”“자기가 스파이라는걸 이미 다 인정했어. 얼른 화상 그룹으로 데려가. 나머지 일은 회장님께서 처리하실 거야.”소헌은 일이 일단락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 벌어졌다.이보겸이 뒤에서 칼을 꺼내 들고는 신태희가 아닌 소헌의 목에 갖다 댔다.“뭐야?!”소헌이 깜짝 놀랐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이보겸, 이게 뭐하는 짓이야?”이보겸이 대답하기 전에 신태희가 먼저 말했다.“정말로 제가 비서님의 계획에 순순히 속았다고 생각하세요?”소헌은 그제야 무언가 깨달았다. 그는 이보겸과 신태희를 번갈아 보면서 화를 냈다.“같은 편이였어?!”이보겸이 한숨을 내쉬었다.“어르신, 그러니까 제가 부회장님은 건들지 말자고 누누히 말씀 드렸지 않았습니까. 부회장님과 어르신 중에 한 명을 선택하라고 하면, 저는 어르신의 희생을 선택 할 겁니다.”“이보겸! 자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 알고는 있어?! 신태희가 대체 자네한테 뭘 줬 길래 이런 짓을 하는 거야? 말해, 돈이야? 그럼 내가 3배로 줄게!”“돈이요?”이보겸이 미소를 지었다.“어르신, 죄송하지만 이 세상에는 돈으로도 해결하지 못할 일이 있습니다. 태희를 도울 수만 있다면, 단 한 푼도 원하지 않습니다.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수 있습니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신태희를 ‘부회장님’이라고 부르던 이보겸의 모습은 사라지고, ‘태희’ 라고 다정하게 그녀를 불렀다. 그의 말투에서는 신태희를 향한 ‘사랑’ 이 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