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2094화

신태희는 정해운의 눈빛에서 이상함을 감지했다, 불순한 요구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지는 정해운의 말은 신태희의 예상과 들어맞았다.

“제 옆에 있는 두 여성분들이 이제 제가 질렸는지 저를 잘 챙겨주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 제가 어떻게 독약을 연구하고, 완성하겠습니까.

제가 아닌 독약 연구를 위해서라도 다른 분들로 바꿔 주셨으면 합니다.”

새로운 여자를 들이고 싶다는 이야기를 거창하게 늘어놓는 정해운의 태도는 뻔뻔하기 그지없었다.

신태열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회장님, 제가 이미 두 여성분들을 생각해 두었습니다.”

신태열이 물었다.

“누구죠?”

정해운은 또 한 번 더 신태희를 향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정해운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신태희는 자신의 딸이 아닌가.

“부회장님 곁에 있는 여지원, 김하윤 비서들입니다. 꼼꼼하시고 친절하셔서 늘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신태열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신의 딸만 아니면 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태희는 달랐다.

“네가 감히 지원이랑 하윤이를 넘봐?!”

이때, 신태열이 탁자를 쳤다.

“입 닥쳐!”

신태희는 말을 멈추고 신태열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정해운과 한편이었다. 신태희는 서글픈 마음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입술을 꽉 깨물고 신태열에게 말했다.

“아버지, 지원이랑 하윤이는 제 친자매 와도 같은 사람들입니다. 제 비서인 동시에 가족이라고요, 제발...”

이어서 무릎을 꿇고는 신태열에게 빌었다.

‘회장님’ 아닌 ‘아버지’ 로 신태열을 부르는 모습에서 그녀의 절망이 그대로 느껴졌다. 하지만 신태열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두 사람을 평생 정 선생님 곁을 지키라고 한 것도 아니고, 죽으라고 한 것도 아니 잖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마.

정 선생님, 두 사람을 데리고 가셔도 좋습니다.”

신태희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그대로 기절할 것 같았다, 정녕 정(情)은 이익 앞에서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인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