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손씨 가문의 손님이기 때문에 난동을 피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잠시 행동을 접고 묵묵히 상대를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머릿속엔 온통 상대를 쫓아 낼 방법뿐이었다.이때, 한 중년 남자가 로비로 들어왔다. 다름 아닌 손씨 가문의 가주 손창민이다.강책과 이보겸 두 사람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십니까. 앉아서 이야기합시다.”손창민은 자신의 자리에 앉아 다시 말을 이어갔다.“두 분이 저희 가문에 찾아오신 이유에 대해서는 집사를 통해 잘 들었습니다.저희 가문의 천금방을 빌려 가고 싶으신 겁니까.”이보겸이 강책보다 빠르게 입을 열었다.“네! 그렇습니다! 빌려주시기만 한다면 저희 화상그룹이 얼마든지 내어드릴 수 있습니다. 적어도 1억은 드리겠습니다!”그저 잠시 빌리는 값이 1억이라면 꽤 큰 돈이다. 하지만 역사상 많은 귀족들이 그들에게 천금방을 요구하고, 아무리 큰 유혹이라 할지라도 손 씨 사람들은 천금방을 쉽게 내놓지 않았다.그들의 태도에서 알 수 있듯이 ‘돈’으로 쉽게 빌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손창민은 이보겸이 내놓은 조건을 듣고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마치 1억을 높은 금액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이어서 강책에게 고개를 돌렸다.“강 선생님께서는 어떤 조건을 내놓으실 겁니까.”자신을 떠보는 질문에 강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천금방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물건입니다. 만약 돈으로 천금방을 빌릴 수 있었다면 하늘 아래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오늘 가주님께서 저희를 내쫓지 않으신 이유는 아마 가주님께서 원하시는 물건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제가 아무리 말씀을 드려도 마음에 드시지 않을 겁니다.”이보겸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돈 없다고 말도 제대로 못 하면서 무슨 허세를 부리고 있어?”하지만 손창민은 연이어 박수를 치더니 강책을 칭찬했다.“어떻게 제 마음을 정확히 알고 계시는 겁니까.”이보겸은 손창민의 말에 눈이
모두가 알다시피 천금방에는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이 있다. 약물요법은 손창민이 가지고 있고, 식이요법은 가문의 가장이 보관하고 있다. 이 보관 방식은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하늘의 뜻을 예측할 수 없듯 지난주에 가장은 갑자기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사람은 늙으면 예측하지 못한 건강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이 경우엔 아무리 뛰어난 최첨단 의료기기를 동원할지라도 병을 고치지 못한다. 지금까지 건강검진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던 가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날 줄 누가 알았을까?늙은 가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식이요법의 행방은 수수께끼가 되었다. 손창민은 식이요법이 보관되어 있는 곳을 알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꺼내는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손창민은 관공서와 머리를 싸매어 식이요법을 꺼낼 수 있는 방법을 상의했다. 이렇게 계속 못 찾게 된다면, 식이요법은 결국 훼손될 것이다.현재 천금방 중 오직 약물요법만이 남았다. 즉, 천금방의 반만 남은 것이다. 반쪽짜리 천금방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완전한 천금방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한 보물이다. 하지만 반만 남은 천금방은 전혀 쓸모없다. 손창민은 천금방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역으로 추리하기로 결정했다.약물요법과 식이요법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수준 높은 의사라면 반쪽짜리 천금방을 가지고 역으로 추리하여 나머지 반을 보완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손창민은 알고 있는 식이요법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강책에게 알려줬다. 강책은 손창민의 말을 듣고 바로 해결 방법을 생각해 냈다. 손창민은 본인의 능력으로는 역으로 추리할 수 없기 때문에 강책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강책과 이보겸이 때 마침 잘 도착했다고 할 수 있다. 손창민은 말했다. “제가 식이요법에 대한 정보를 드리고 하루 더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추리를 성공한다면, 완전한 천금방을 가지고 가시면 됩니다. 하지만 실패하면, 그냥 돌아가세요.”강책은 흔쾌하게 대답했다. “아주 재미있는 도전이군요.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강책은 이 선후배 관계를 절대 인정하지 않았다. 강책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 따로 없네. 당신이 신태열한테 간 이후로 선후배 관계는 이제 존재하지 않아. 내가 조만간 김 씨 어르신을 대신해 서열을 정리하고 배신자인 당신을 이 세상에서 지워 버릴 거야.”정해운은 ‘배신자’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강책, 말 조심해! 서열을 정리해? 하하,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좋아, 누가 이기는지 한 번 해보자!정해운은 버럭 화를 내고 화면을 꺼버렸다. 이보겸은 노트북을 닫고 아무 말 없이 강책을 쳐다봤다. 방 안에는 어색한 공기만이 흘렀다. 하지만 손창민은 이 또한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강책과 정해운의 갈등이 깊으면, 둘은 서로를 이기려고 전력을 다해 추리 할 것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 중 한 명은 반드시 추리를 성공하여 완전한 천금방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가주인 손창민의 유일한 바람은 완전한 천금방을 되찾는 것 뿐이다. 잠시 후, 순식간에 한 시간이 흘렀다. 손창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시간이 거의 다 됐습니다. 집사님, 두 분을 방으로 안내해주세요. 제한 시간은 24시간입니다.”“네!”집사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저를 따라오세요.”강책과 이보겸은 서로를 한 번 쓱 쳐다보고 동시에 일어나 집사를 따라갔다. 잠시 후, 집사는 두 방 사이에 도착한 후 말했다. “왼쪽은 강 선생님의 방이고, 오른쪽은 이 선생님 방입니다. 자, 각자의 방 안으로 들어가주세요.”두 사람이 방 안으로 들어가자 집사는 방 문을 잠갔다. 정말 마치 엄격한 시험을 보는 듯했다. 강책은 방 안을 살펴봤다. 방 안에는 책상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책상 위에는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에 관련 단서, 그리고 종이와 펜이 있었다. 심지어 방 안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어서 두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이 찍히고 있었다. 잠시 후,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강책은 의자에 앉아 약물요법을 정독하고 약물요법에 대한 단서를 보며 연
이 시각 화상 그룹, 신태열은 초조해하며 사무실 안을 왔다 갔다 했다. 신태열은 소헌에게 말했다. “정해운이 할 수 있을까?”소헌은 웃으며 말했다.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정해운의 하는 짓은 믿을 수 없지만 의술은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김 씨 어르신이 절대 제자로 받아주지 않았을 겁니다.”하지만 신태열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 어르신이 강책도 제자로 받아들였잖아? 두 사람의 스승은 같아. 강책이 예전에 강남 쪽에서 의술을 배웠어서 정해운이 강책을 이기지 못할까 봐 걱정이야.”소헌은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신 회장님,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강책이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을지라도 김 씨 어르신에게 기술을 배운 건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반면에 정해운은 김 씨 어르신 밑에서 몇 년을 배웠으니 강책과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절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신태열은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 정해운을 믿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정해운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라야지, 내가 거액을 들여서 키웠는데 실망시킨다면, 내 돈이 물거품 되는 거 아니야?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해운이 실패하면, 서심산 업그레이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어. 예상 밖의 사고가 있어서는 절대 안 돼.”신태열은 정해운이 이기길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신태희는 강책이 이기길 기도했다. ‘강책 씨, 반드시 정해운을 이겨야 해요. 절대 저를 실망시키지 마세요.”부녀는 각자 지지하는 사람이 달랐다. 과연 누가 승리를 할까?이 시각 화상 그룹 연구실, 정해운은 젖 먹던 힘까지 모두 쏟아내며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정해운이 평소에 건들거리고 주책이지만, 본업을 할 때는 아주 믿음직스럽다. 이런 사람이 진짜 천재이다. 심성을 떠나 이 세상에서 정해운처럼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은 극히 드물다. 정해운이 일에 집중하면 김 씨 어르신도 정해운을 이길 수 없다. 정해운은 이번 시합이 자신과의 시합이라고 생각
천금방에 숨겨진 비밀은 아주 많다. 완전한 천금방을 얻었다고 해도 손 씨 가문의 사용법이 없으면 완전히 무용지물이다. 때문에 손 씨 가문은 천금방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었다. 천금방을 손에 넣어도 사용 방법을 모르면 쓸데없는 헛수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24시간의 시간은 길다고 하면 길고, 짧다고 하면 짧다. 강책과 이보겸 그리고 정해운은 하루 종일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다. 강책과 정해운은 열심히 연구를 하고 이보겸은 잠만 잤다. 드디어 제한 시간이 끝났다. 손창민과 집사는 두 사람의 방 문 앞에 도착했다. 집사는 열쇠를 꺼내어 방문을 모두 열었다. “강 선생님, 이 선생님의 연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까” 손창민은 두 사람에게 물었다. 강책은 눈을 비비며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성공했습니다.”강책의 말에 모두 깜짝 놀랐다. 손창민은 지금까지 수십 명의 의사들에게 추리를 시켰지만, 단 한 명도 성공한 사람이 없었다. 강책이 성공했다는 말에 손창민은 기분이 날아갈 듯 기뻤다. 다른 한편, 이보겸은 웹캠에 대고 말했다. “정해운 씨, 시간 다 됐어요. 어떻게 됐습니까?”정해운은 대답이 없었다. 정해운은 실패한 듯 했다. 이때, 손창민은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이 선생님, 손에 있는 거 모두 내려놓고 나가주세요.”이보겸은 분노에 찬 얼굴로 방에서 나왔다. 이보겸은 강책이 성공한 것을 정해운은 왜 못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해운의 말대로라면, 강책은 김 씨 어르신에게 고작 열흘 배운 햇병아리이다. 그런데 어떻게 강책이 정해운보다 실력이 뛰어날 수 있을까? 정말 천부적인 재능은 이길 수 없는 걸까? 손창민은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 “이 선생님, 추리에 실패하셨습니다. 죄송하지만 나가주세요.”이보겸은 목 끝까지 차오르는 말을 삼켰다.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고, 강책보다 기술이 뒤떨어지는데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이보겸은 화가 나 발길질을 하고 자리
손창민은 강책의 말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원래 강책의 거짓말을 들추어내고 쓴맛을 보여주려고 했던 손창민이였지만, 오히려 자신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당황한 손창민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잠시 후, 손창민은 진정하고 말했다. “강 선생님 재치가 있네요. 손 씨 집안의 천금방은 없어진게 맞습니다.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손창민은 여전히 시치미를 뗐다. 강책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손 씨 집안에서 수백 년 동안 보관한 천금방을 감히 가주가 잃어버릴 수 있습니까? 식이요법을 보관하고 있던 영감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물려주지 못해서 이런 거짓을 꾸민 거겠죠.게다가 영감님께서 죽었다고 해도 손 씨 집안은 절대 서둘러 식이요법을 가져오지 않았을 겁니다. 가주님께서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관공서와 손을 잡아 강제로 식이요법을 빼돌리는 바람에 훼손된 겁니다. 가주님의 이러한 행동을 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강책은 손창민을 노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주님께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거 말고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가주님은 영감님께서 죽을 것을 알고 계셨고, 영감님은 이미 식이요법을 물려줬을 겁니다. 하지만 가주님께서 식이요법을 숨기고 거짓을 꾸민 거죠.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영감님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는 바람에 식이요법을 물려받지 못했다고 믿은 거죠. 그리고 가주님께서 관공서와 손을 잡고 식이요법이 훼손됐다고 사람들을 속인 거죠. 와, 정말 상황이 재밌게 흘러가군요.”손창민은 강책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마음 졸였다. 손창민은 본인의 완벽한 각본을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강책에게 들통날 줄 누가 알았을까?강책은 절대로 속일 수 없는 상대였다. 손창민은 처음에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강책의 말이 끝나자 손창민은 분노가 사라지고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쳤다. “강 선생님, 정말 똑똑하네요. 저의 세밀한 계획이 이렇게 쉽게 들통날 줄은 몰랐습니다. 맞아
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솔직히 저는 천금방이 딱히 필요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화상 그룹입니다. 제가 천금방을 손에 넣으려는 이유도 화상 그룹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손창민은 강책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강 선생님도 가서 천금방이 훼손됐다고 거짓말하세요. 그럼 화상 그룹도 천금방을 포기하지 않을까요? 이것이야말로 저희 모두에게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강책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화상 그룹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더 못된 수작을 부려 근본을 파헤치려고 할 겁니다. 저는 화상 그룹의 시선을 끌고 싶습니다.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손창민은 강책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강책은 말했다. “가주님께서 추리한 식이요법이 진짜라고 하고 저에게 완전한 천금방을 빌려줬다고 하세요. 그럼 화상 그룹이 가주님이든 저에게든 천금방을 뺏으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가주님보다 저에게 뺏는 것이 훨씬 더 쉬울 테니 화상 그룹이 저를 찾아오겠죠? 그럼 그때 가짜 천금방을 화상 그룹에게 넘겨주고 쓴맛을 보여주는 거죠!”손창민이 웃으며 말했다. “강 선생님, 정말 못됐네요.”강책은 말했다. “나쁜 놈에게는 더욱 나쁘게 상대해 줘야죠. 그리고 앞으로 천금방을 탐내는 사람에게는 제가 추리한 이 가짜 천금방을 주세요. 그럼 무슨 일이 생겨도 가주님은 저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천금방과 손 씨 집안의 명예를 모두 지킬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죠.”손창민은 강책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강책에게 큰 짐을 짊어지게 한 것 같아 미안할 뿐이었다. 강책은 평온하게 말했다. “저는 원래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으니 하나 더해져도 상관없습니다. 가주님, 그럼 제 말대로 해도 되겠습니까?”손창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네, 그렇게 합시다!”잠시 후, 손창민은 강책에게 완전한 천금방과 상세 사용 설명서를 건네주었다. 물론 이 약물요법과 식이요법 그리고 사용 설명서는 모두 가짜이다. 가
이 시각, 화상 그룹은 발칵 뒤집혔다. 신태열은 근심 걱정이 가득한 표정의 정해운을 정말 발로 걷어차고 싶었다! 신태열은 지금까지 정해운을 위해 거액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정해운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김 씨 어르신에게 고짝 열흘 배운 강책에게 패배했다. 그야말로 쓸모없는 인간 아닌가?다행히 소헌이 막았기에 신태열은 정해운을 때리지 못했다. 소헌은 정해운에게 말했다. “정해운, 도대체 왜 실패한 거야? 이유를 말해 봐.”이유?정해운도 그 이유를 알고 싶다! 정해운도 왜 강책에게 패배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정해운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저도 정말 모르겠어요. 약물요법에 빠진 것들도 너무 많고 단서도 정확하지 않았어요. 이 조건으로는 절대 약물요법을 추리할 수 없어요!”사실 정해운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이 전에 수백 명의 훌륭한 의사들 중 추리에 성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강책은 수많은 사람이 실패한 것을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강책의 의술을 따라올 자가 없는 건가?“강책이 거짓말하는 거 아닐까요? 사실 강책도 추리에 실패한 거 아닐까요?” 소헌은 수염을 만지며 생각했다. 신태열이 말했다. “강책이 한 말이면 거짓말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손창민이 한 말이니 강책이 추리에 성공한 게 틀림없어. 손창민과 강책은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 강책을 도와 거짓말을 할 리가 없어.”이거야말로 이상하다. 강책은 절대 추리할 수 없는 식이요법을 추리했다. 이는 강책이 세상에서 제일 뛰어난 천재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소헌은 말했다. “강책, 진짜 대단하네요. 저희는 정말 강책을 이길 수 없겠죠? 휴, 생각만 해도 울화통이 터지네요.”이때, 정해운이 말했다. “그런데 강책이 식이요법을 추리한 것도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뭐? 그게 무슨 말이야?” 신태열은 말했다. “신 회장님, 그 누구도 식이요법을 추리하지 못했다면, 천금방이 정말 훼손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지금 저희는 서심산 업그레이드 계획도 중단해야 하는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